‘어게인 2010’ 빙속 삼총사, 출발부터 펄펄

입력 2013.11.11 (10:30) 수정 2013.12.2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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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짐이 좋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빙속 신화'가 소치에서 고스란히 되풀이될 기미가 보인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을 이끄는 대들보인 이상화(24·서울시청), 모태범(24·대한항공), 이승훈(25·대한항공)이 새 시즌 월드컵 시리즈 첫 무대부터 '쾌속 질주'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세 선수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를 합작하는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 '빙속 삼총사'라는 애칭을 얻었다.

이후 이들의 컨디션 사이클은 서로 일치하지 못하고 등락이 엇갈려 왔다.

그러다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둔 올 시즌 들어 거짓말처럼 나란히 페이스를 끌어올려 기대를 모은다.

9∼11일 캐나다 캘거리에서 벌어진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에서 빙속 삼총사는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휩쓸었다.

가장 선두에 선 것은 '빙속 여제' 이상화다.

이상화는 여자 500m 2차 레이스에서 36초74라는 기록으로 자신의 통산 두 번째 시니어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는 등 두 개의 금메달을 휩쓸며 의심의 여지 없는 최강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두 차례 모두 2위에 오른 예니 볼프(독일)와의 격차는 1차 레이스에서 0.23초였다가 2차 레이스에서 0.44초로 벌어졌다.

0.1초의 차이도 상당히 크다고 평가받는 500m의 특성을 참작하면 두 번의 레이스 모두 압도적인 승리였던 셈이다.

게다가 올해 1월에 이어 10개월 사이에 두 차례 세계기록을 갈아치우며 가파르게 상승세를 탄 페이스까지 떠올린다면 소치에서 이상화의 적수는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이상화는 1,000m에서도 4위에 오르며 점점 입상권에 가까워지고 있다.

부상 없이 지금의 기세만 유지한다면 소치 올림픽에서는 500m 2연패는 물론이고 한국 여자 스케이터 사상 첫 '멀티 메달'도 기대할 만하다.

은메달 2개의 주인공은 모태범이다.

1차 레이스에서 34초523을 기록해 로날드 물더(네덜란드·34초41)에게 0.11초 뒤진 모태범은 2차 레이스에서는 기록을 34초47로 끌어올렸다. 1위 터커 프레드릭스(미국·34초46)와의 격차도 불과 0.01초에 불과했다.

모태범은 원래 금메달이 많은 스타일은 아니다. 월드컵에서 통산 금메달 숫자는 1개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2011-2012시즌 한 차례 금메달과 세 번의 은메달, 두 번의 동메달로 500m 월드컵 랭킹 1위에 오르는 등 꾸준함을 갖췄다.

무명이던 2010년 밴쿠버에서의 깜짝 활약과 2012∼2013년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에서 드러나듯 큰 경기에서의 집중력도 모태범의 장점으로 꼽힌다.

이날 성적에서 보이듯 계속 기록이 좋아지고 있어 결전의 무대인 소치 동계올림픽이 다가올수록 집중력을 끌어올려 더 나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기록이 정체돼 있던 이승훈도 모처럼 5,000m에서 한국신기록(6분07초04)을 세우며 컨디션을 절정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승훈은 2009년 자신이 작성한 한국기록을 4년 만에 단숨에 7초 이상 단축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 기록이다.

당시에도 이승훈은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에 데뷔하자마자 세 차례나 한국 기록을 갈아치우며 상승세를 탔다.

여전히 국제무대에 통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이승훈은 그 기세를 몰아 밴쿠버에서 금·은메달을 1개씩 거머쥔 바 있다.

4년 만에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살아나는 분위기다.

게다가 이번에는 주형준·김철민(이상 한국체대)이라는 든든한 동료도 있다.

이승훈은 이들과 함께 남자 팀추월에 출전해 동메달을 수확했다.

밴쿠버에서 사상 첫 단체전 메달까지 목에 걸겠다는 이승훈의 꿈도 그만큼 무르익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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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1-11 10:30:00
    • 수정2013-12-26 16:09:38
    연합뉴스
조짐이 좋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빙속 신화'가 소치에서 고스란히 되풀이될 기미가 보인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을 이끄는 대들보인 이상화(24·서울시청), 모태범(24·대한항공), 이승훈(25·대한항공)이 새 시즌 월드컵 시리즈 첫 무대부터 '쾌속 질주'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세 선수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를 합작하는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 '빙속 삼총사'라는 애칭을 얻었다.

이후 이들의 컨디션 사이클은 서로 일치하지 못하고 등락이 엇갈려 왔다.

그러다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둔 올 시즌 들어 거짓말처럼 나란히 페이스를 끌어올려 기대를 모은다.

9∼11일 캐나다 캘거리에서 벌어진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에서 빙속 삼총사는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휩쓸었다.

가장 선두에 선 것은 '빙속 여제' 이상화다.

이상화는 여자 500m 2차 레이스에서 36초74라는 기록으로 자신의 통산 두 번째 시니어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는 등 두 개의 금메달을 휩쓸며 의심의 여지 없는 최강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두 차례 모두 2위에 오른 예니 볼프(독일)와의 격차는 1차 레이스에서 0.23초였다가 2차 레이스에서 0.44초로 벌어졌다.

0.1초의 차이도 상당히 크다고 평가받는 500m의 특성을 참작하면 두 번의 레이스 모두 압도적인 승리였던 셈이다.

게다가 올해 1월에 이어 10개월 사이에 두 차례 세계기록을 갈아치우며 가파르게 상승세를 탄 페이스까지 떠올린다면 소치에서 이상화의 적수는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이상화는 1,000m에서도 4위에 오르며 점점 입상권에 가까워지고 있다.

부상 없이 지금의 기세만 유지한다면 소치 올림픽에서는 500m 2연패는 물론이고 한국 여자 스케이터 사상 첫 '멀티 메달'도 기대할 만하다.

은메달 2개의 주인공은 모태범이다.

1차 레이스에서 34초523을 기록해 로날드 물더(네덜란드·34초41)에게 0.11초 뒤진 모태범은 2차 레이스에서는 기록을 34초47로 끌어올렸다. 1위 터커 프레드릭스(미국·34초46)와의 격차도 불과 0.01초에 불과했다.

모태범은 원래 금메달이 많은 스타일은 아니다. 월드컵에서 통산 금메달 숫자는 1개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2011-2012시즌 한 차례 금메달과 세 번의 은메달, 두 번의 동메달로 500m 월드컵 랭킹 1위에 오르는 등 꾸준함을 갖췄다.

무명이던 2010년 밴쿠버에서의 깜짝 활약과 2012∼2013년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에서 드러나듯 큰 경기에서의 집중력도 모태범의 장점으로 꼽힌다.

이날 성적에서 보이듯 계속 기록이 좋아지고 있어 결전의 무대인 소치 동계올림픽이 다가올수록 집중력을 끌어올려 더 나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기록이 정체돼 있던 이승훈도 모처럼 5,000m에서 한국신기록(6분07초04)을 세우며 컨디션을 절정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승훈은 2009년 자신이 작성한 한국기록을 4년 만에 단숨에 7초 이상 단축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 기록이다.

당시에도 이승훈은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에 데뷔하자마자 세 차례나 한국 기록을 갈아치우며 상승세를 탔다.

여전히 국제무대에 통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이승훈은 그 기세를 몰아 밴쿠버에서 금·은메달을 1개씩 거머쥔 바 있다.

4년 만에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살아나는 분위기다.

게다가 이번에는 주형준·김철민(이상 한국체대)이라는 든든한 동료도 있다.

이승훈은 이들과 함께 남자 팀추월에 출전해 동메달을 수확했다.

밴쿠버에서 사상 첫 단체전 메달까지 목에 걸겠다는 이승훈의 꿈도 그만큼 무르익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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