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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신체·기술·정신 조화로 만든 기록
입력 2013.11.17 (09:44) 수정 2013.12.26 (16:09) 연합뉴스
'빙속 여제' 이상화(24·서울시청)의 세계신기록 행진은 완벽하게 다듬은 신체 조건과 스케이팅 기술, 흔들리지 않는 강한 정신력이 조화를 이뤄 나온 결과다.

이상화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 여자 500m 2차 레이스에서 36초36 만에 결승선을 통과, 올 시즌에만 벌써 세 번째 세계기록을 작성했다.

지난 시즌이던 1월 캘거리에서 만든 자신의 시니어 첫 이정표까지 더해 올해에만 4차례 세계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상화가 페이스를 끌어올리기 전까지 36초94에 머물던 여자 500m 세계기록은 불과 1년 사이에 36초36으로 0.58초나 단축됐다.

이렇게 놀라운 기록 향상이 가능한 배경에는 여자 스케이터로서의 한계를 넘어선 이상화의 '진화'가 자리 잡고 있다.

◇ 감량과 지구력 강화로 '스피드 업'

이상화가 거쳐 온 '진화의 흔적'으로 가장 먼저 거론되는 부분은 역시 신체 조건이다.

이상화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직전보다 5㎏ 가까이 체중을 감량했다고 밝혔다.

치고 나가는 힘을 중요하게 여기던 과거와 달리 날렵한 몸을 가꿔 같은 힘으로 더 많은 스피드를 낼 수 있게 하는 새로운 추세에 맞춘 것이다.

그러면서도 힘의 원천으로 불리던 하체 근력만큼은 유지함으로써 후반 이후 폭발하는 특유의 가속도를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었다.

특히 지난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1,000m의 기량을 다시 끌어올리기 시작하면서 후반 체력이 좋아져 이상화의 후반 스피드는 오히려 더 좋아졌다.

이날 레이스에서 이상화의 나중 400m 기록은 26초27에 달했다.

이상화 외에는 아직 26초30대에 진입한 선수조차 없다는 데에서 이상화의 독보적인 후반 가속도를 엿볼 수 있는 기록이다.

◇ 낮은 자세와 리듬감으로 안정감 얻어

기술적으로도 완성 단계에 도달했다.

처음 빙판을 박차고 출발할 때부터 마지막에 젖 먹던 힘까지 쥐어짜 내며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까지, 이상화는 흐트러짐 없이 상체를 숙인 낮은 자세를 유지한다.

낮은 자세를 유지할수록 공기의 저항을 덜 받고, 몸이 흔들리지 않아 힘도 분산되지 않는다.

스케이트를 옆으로 밀어내듯 차며 추진력을 얻는 '옆 방향 킥'도 자세가 낮을수록 더 완벽하게 이뤄진다.

앞서 설명했듯 강도 높은 훈련으로 하체의 힘을 더욱 키우고 마지막까지 흔들리지 않을 체력을 쌓으면서 낮은 자세를 철저히 유지할 원동력을 얻었다.

지난 시즌부터 향상의 기미가 보이던 초반 리듬감도 이제는 안정을 찾아 스타트에서도 세계 정상권으로 올라섰다.

낮은 자세로 리드미컬하게 몸을 움직이면서 10초30대에 머물 때가 많던 첫 100m 기록이 급격히 좋아졌다.

이날 이상화의 첫 100m 기록은 10초09를 찍었다.

여자 선수 가운데 가장 순발력 있는 스타트를 자랑하던 예니 볼프(독일)의 기록(10초13)마저 뛰어넘었다.

◇ 연속 신기록 행진 이끈 '강철 심장'

마지막으로 주변의 기대와 부담감, 다른 선수들의 성적 등에 흔들리지 않은 강한 정신력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를 회상하며 "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털어놓을 만큼 예민한 성격의 이상화가 2주 내내 절정의 레이스를 펼친 원동력이다.

이상화는 모두가 '소치 동계올림픽 금메달 1순위'라고 꼽는 부담 속에서 시즌을 출발했음에도 첫 대회에서 바로 세계기록을 작성했다.

16일 열린 2차 대회 1차 레이스에서는 앞서 달린 경쟁자 중 왕베이싱(중국)이 36초85, 헤서 리처드슨(미국)이 36초97을 기록하며 이상화를 위협했지만, 보란 듯이 자신의 기록을 경신하며 다시 1위에 올랐다.

이튿날인 17일에도 이상화는 '이제는 멈추리라'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이틀 연속 신기록 질주를 벌였다.

하루 만에 무려 0.21초를 앞당겨 올해 자신이 세운 기록 가운데 가장 큰 단축량을 기록했다.

거듭된 전력질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체력의 한계까지 이겨낸 질주였다.
  • 이상화, 신체·기술·정신 조화로 만든 기록
    • 입력 2013-11-17 09:44:28
    • 수정2013-12-26 16:09:38
    연합뉴스
'빙속 여제' 이상화(24·서울시청)의 세계신기록 행진은 완벽하게 다듬은 신체 조건과 스케이팅 기술, 흔들리지 않는 강한 정신력이 조화를 이뤄 나온 결과다.

이상화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 여자 500m 2차 레이스에서 36초36 만에 결승선을 통과, 올 시즌에만 벌써 세 번째 세계기록을 작성했다.

지난 시즌이던 1월 캘거리에서 만든 자신의 시니어 첫 이정표까지 더해 올해에만 4차례 세계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상화가 페이스를 끌어올리기 전까지 36초94에 머물던 여자 500m 세계기록은 불과 1년 사이에 36초36으로 0.58초나 단축됐다.

이렇게 놀라운 기록 향상이 가능한 배경에는 여자 스케이터로서의 한계를 넘어선 이상화의 '진화'가 자리 잡고 있다.

◇ 감량과 지구력 강화로 '스피드 업'

이상화가 거쳐 온 '진화의 흔적'으로 가장 먼저 거론되는 부분은 역시 신체 조건이다.

이상화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직전보다 5㎏ 가까이 체중을 감량했다고 밝혔다.

치고 나가는 힘을 중요하게 여기던 과거와 달리 날렵한 몸을 가꿔 같은 힘으로 더 많은 스피드를 낼 수 있게 하는 새로운 추세에 맞춘 것이다.

그러면서도 힘의 원천으로 불리던 하체 근력만큼은 유지함으로써 후반 이후 폭발하는 특유의 가속도를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었다.

특히 지난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1,000m의 기량을 다시 끌어올리기 시작하면서 후반 체력이 좋아져 이상화의 후반 스피드는 오히려 더 좋아졌다.

이날 레이스에서 이상화의 나중 400m 기록은 26초27에 달했다.

이상화 외에는 아직 26초30대에 진입한 선수조차 없다는 데에서 이상화의 독보적인 후반 가속도를 엿볼 수 있는 기록이다.

◇ 낮은 자세와 리듬감으로 안정감 얻어

기술적으로도 완성 단계에 도달했다.

처음 빙판을 박차고 출발할 때부터 마지막에 젖 먹던 힘까지 쥐어짜 내며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까지, 이상화는 흐트러짐 없이 상체를 숙인 낮은 자세를 유지한다.

낮은 자세를 유지할수록 공기의 저항을 덜 받고, 몸이 흔들리지 않아 힘도 분산되지 않는다.

스케이트를 옆으로 밀어내듯 차며 추진력을 얻는 '옆 방향 킥'도 자세가 낮을수록 더 완벽하게 이뤄진다.

앞서 설명했듯 강도 높은 훈련으로 하체의 힘을 더욱 키우고 마지막까지 흔들리지 않을 체력을 쌓으면서 낮은 자세를 철저히 유지할 원동력을 얻었다.

지난 시즌부터 향상의 기미가 보이던 초반 리듬감도 이제는 안정을 찾아 스타트에서도 세계 정상권으로 올라섰다.

낮은 자세로 리드미컬하게 몸을 움직이면서 10초30대에 머물 때가 많던 첫 100m 기록이 급격히 좋아졌다.

이날 이상화의 첫 100m 기록은 10초09를 찍었다.

여자 선수 가운데 가장 순발력 있는 스타트를 자랑하던 예니 볼프(독일)의 기록(10초13)마저 뛰어넘었다.

◇ 연속 신기록 행진 이끈 '강철 심장'

마지막으로 주변의 기대와 부담감, 다른 선수들의 성적 등에 흔들리지 않은 강한 정신력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를 회상하며 "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털어놓을 만큼 예민한 성격의 이상화가 2주 내내 절정의 레이스를 펼친 원동력이다.

이상화는 모두가 '소치 동계올림픽 금메달 1순위'라고 꼽는 부담 속에서 시즌을 출발했음에도 첫 대회에서 바로 세계기록을 작성했다.

16일 열린 2차 대회 1차 레이스에서는 앞서 달린 경쟁자 중 왕베이싱(중국)이 36초85, 헤서 리처드슨(미국)이 36초97을 기록하며 이상화를 위협했지만, 보란 듯이 자신의 기록을 경신하며 다시 1위에 올랐다.

이튿날인 17일에도 이상화는 '이제는 멈추리라'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이틀 연속 신기록 질주를 벌였다.

하루 만에 무려 0.21초를 앞당겨 올해 자신이 세운 기록 가운데 가장 큰 단축량을 기록했다.

거듭된 전력질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체력의 한계까지 이겨낸 질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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