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도 넘는 ‘세속 정치’

입력 2013.11.25 (07:35) 수정 2013.11.25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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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해설위원]

일부 천주교 신부들이 불법선거규탄과 대통령사퇴를 촉구하는 미사를 가졌습니다. 더군다나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해 북한을 두둔하는 발언에 나서 정치공방을 넘어선 이념적 논쟁에도 뛰어들었습니다. 사제들의 본분을 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천주교정의구현 사제단은 7,80년대 유신, 군사독재를 비판하고 수많은 의혹사건을 폭로하며 6.29선언을 이끌어내 민주화운동의 기폭제가 됐었습니다.
그때는 정의롭지 못한 세속의 일에 간여해 국민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정치현실에 발을 담그면서 그들의 세속정치가 도를 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사제단은 KAL폭파범 김현희를 가짜라고 주장했습니다. 노무현정부의 진상조사를 통해 허위로 규명됐지만 사과한 적은 없습니다. 미국 소 광우병 사태 때는 촛불집회를 주도하며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습니다. 평택 미군기지 이전, 한.미 FTA 협상, 제주 해군기지 건설 등 진영논리가 부딪칠 때 마다 어김없이 개입해 반대논리를 확산시켰습니다.

민주당은 그동안 대선과정의 불법성을 소리 높였지만 이것이 대선불복으로 이어지는 건 경계해왔습니다. 이번에 사제단이 제기한 대통령퇴진요구에는 정부여당이 귀를 기울여야한다고만 밝혔습니다. 민주당 스스로의 입장 없이 어정쩡한 자세에 머무른 것입니다.

청와대는 그들 사제단의 조국이 어디인지 의심스럽다고 했고 새누리당은 사제복 뒤에 숨어 반국가적 행위를 하고 있다고 자극했습니다.

종교가 세속의 일에 관심을 갖는건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나 극단으로 갈라선 사회적 갈등을 조절하고 분노를 가라 앉히는, 거기까지가 본연의 소임일 것입니다. 도를 넘는다면 안그래도 두 쪽으로 나뉜 사회전반에 분열과 혼란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정치권도 아전인수식 대응을 버려야 종교의 지나친 세속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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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도 넘는 ‘세속 정치’
    • 입력 2013-11-25 07:37:04
    • 수정2013-11-25 07: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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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해설위원]

일부 천주교 신부들이 불법선거규탄과 대통령사퇴를 촉구하는 미사를 가졌습니다. 더군다나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해 북한을 두둔하는 발언에 나서 정치공방을 넘어선 이념적 논쟁에도 뛰어들었습니다. 사제들의 본분을 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천주교정의구현 사제단은 7,80년대 유신, 군사독재를 비판하고 수많은 의혹사건을 폭로하며 6.29선언을 이끌어내 민주화운동의 기폭제가 됐었습니다.
그때는 정의롭지 못한 세속의 일에 간여해 국민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정치현실에 발을 담그면서 그들의 세속정치가 도를 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사제단은 KAL폭파범 김현희를 가짜라고 주장했습니다. 노무현정부의 진상조사를 통해 허위로 규명됐지만 사과한 적은 없습니다. 미국 소 광우병 사태 때는 촛불집회를 주도하며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습니다. 평택 미군기지 이전, 한.미 FTA 협상, 제주 해군기지 건설 등 진영논리가 부딪칠 때 마다 어김없이 개입해 반대논리를 확산시켰습니다.

민주당은 그동안 대선과정의 불법성을 소리 높였지만 이것이 대선불복으로 이어지는 건 경계해왔습니다. 이번에 사제단이 제기한 대통령퇴진요구에는 정부여당이 귀를 기울여야한다고만 밝혔습니다. 민주당 스스로의 입장 없이 어정쩡한 자세에 머무른 것입니다.

청와대는 그들 사제단의 조국이 어디인지 의심스럽다고 했고 새누리당은 사제복 뒤에 숨어 반국가적 행위를 하고 있다고 자극했습니다.

종교가 세속의 일에 관심을 갖는건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나 극단으로 갈라선 사회적 갈등을 조절하고 분노를 가라 앉히는, 거기까지가 본연의 소임일 것입니다. 도를 넘는다면 안그래도 두 쪽으로 나뉜 사회전반에 분열과 혼란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정치권도 아전인수식 대응을 버려야 종교의 지나친 세속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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