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숙청 이유…종파 행위서 여자문제까지

입력 2013.12.09 (10:11) 수정 2013.12.0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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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어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을 모든 직무에서 해임하고 출당·제명하기로 결정했다.

북한은 9일 이를 장문의 조선중앙통신 기사를 통해 발표하면서 "장성택과 그 추종자들이 저지른 범죄행위는 상상을 초월하며 우리 당과 혁명에 끼친 해독적 후과는 대단히 크다"고 밝혔다.

북한이 장 부위원장의 숙청 사유로 든 것을 조목별로 정리해본다.

◇ 반당·반혁명 종파행위

북한이 장 부위원장 숙청의 가장 주된 사유로 제시한 것은 '반당·반혁명 종파행위'다. 북한에서 '종파'(宗派)란 개인이나 분파의 이익을 추구하며 당과 혁명운동을 분열·파괴하는 집단을 가리킨다.

장 부위원장이 자신을 추종하는 분파를 만들어 김정은 제1위원장과 당의 영도에 반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북한은 '장성택과 그 추종자들'이 김 제1위원장의 명령에 불복했으며 당의 노선과 정책을 집행하는 데도 태만하거나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또 "사법검찰, 인민보안기관에 대한 당적 지도를 약화시킴으로써 제도 보위, 정책 보위, 인민 보위사업에 엄중한 해독적 후과를 끼쳤다"고 덧붙였다.

이는 장 부위원장이 장악한 당 행정부가 반당행위의 중심지가 됐다는 말로 풀이된다. 당 행정부는 검찰과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 등 공안기관을 관장하며 '체제 보위'를 담당한다. 공개처형된 것으로
알려진 장 부위원장의 측근 리룡하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도 당 행정부 소속이다.

장 부위원장에 대해서는 '동상이몽', '양봉음위'(陽奉陰違·앞에서는 받드는 척하지만 뒤로는 다른 행동을 함) 등 사자성어를 사용하며 겉과 속이 다른 인물로 묘사했다.

또 그가 '정치적 야심'에 따라 '자기에 대한 환상'을 지어내고 '신념이 떨떨한(분명하지 못하고 모호한) 자들', '아첨분자들'을 모아 분파를 만들고 '지난 시기 엄중한 과오를 범해 처벌을 받은 자들'을 주요 직위에 앉혀 세력을 키웠다고 덧붙였다.

◇ 내각의 경제사업 방해

북한은 '장성택 일당'이 "교묘한 방법으로 나라의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에서 주요한 몫을 담당한 부문과 단위들을 걷어쥐고 내각을 비롯한 경제지도기관들이 자기 역할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또 장 부위원장은 "당이 제시한 내각중심제, 내각책임제 원칙을 위반했다"고 덧붙였다.

내각중심제와 내각책임제 원칙이란 경제사업에서 내각과 산하 행정기관들의 권한을 강화해 이들이 자율적으로 사업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으로, 김정은 시대 들어 강조되고 있다.

장 부위원장은 북한의 주요 기구를 장악하고 기득권층으로 군림하며 김정은 정권이 추구하는 경제사업의 곳곳에서 걸림돌이 됐다는 일부의 관측이 있었다.

북한은 또 '장성택 일당'이 "국가재정관리 체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나라의 귀중한 자원을 헐값으로 팔아버리는 매국행위를 했다"며 주체철과 주체비료, 주체비날론 공업 발전에도 해독을 끼쳤다고 지적했
다.

이는 장 부위원장이 북·중 경제협력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중국에 지하자원을 헐값이 파는 등 과도한 이권을 넘겼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 부정부패·타락행위

장성택 부위원장의 독직행위와 문란한 사생활도 문제를 삼았다.

북한은 "장성택은 자본주의 생활양식에 물젖어 부정부패 행위를 감행하고 부화타락한 생활을 했다"며 "여러 여성들과 부당한 관계를 가졌으며 고급식당의 뒤골방들에서 술놀이와 먹자판을 벌였다"고 지적
했다.

북한이 배격하는 '썩어빠진 부르주아 생활양식'에 장 부위원장이 오염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장 부위원장은 여자관계가 깨끗하지 않아 젊은 시절 바람기 때문에 부인 김경희 당 비서와 별거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부위원장이 2002년 경제시찰단에 포함돼 서울을 방문했을 때는 "자본주의 문화를 맛보자"며 룸살롱을 찾았다는 소문도 있다.

북한은 장 부위원장이 심지어 마약까지 사용했으며 "당의 배려로 다른 나라에 병 치료를 가 있는 기간에는 외화를 탕진하며 도박장까지 찾아다녔다"고 덧붙였다.

장 부위원장은 1990년대 초 병을 치료하기 위해 프랑스에 머무는 등 외국에서 수차례 요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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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성택 숙청 이유…종파 행위서 여자문제까지
    • 입력 2013-12-09 10:11:07
    • 수정2013-12-09 16:30:33
    연합뉴스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어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을 모든 직무에서 해임하고 출당·제명하기로 결정했다.

북한은 9일 이를 장문의 조선중앙통신 기사를 통해 발표하면서 "장성택과 그 추종자들이 저지른 범죄행위는 상상을 초월하며 우리 당과 혁명에 끼친 해독적 후과는 대단히 크다"고 밝혔다.

북한이 장 부위원장의 숙청 사유로 든 것을 조목별로 정리해본다.

◇ 반당·반혁명 종파행위

북한이 장 부위원장 숙청의 가장 주된 사유로 제시한 것은 '반당·반혁명 종파행위'다. 북한에서 '종파'(宗派)란 개인이나 분파의 이익을 추구하며 당과 혁명운동을 분열·파괴하는 집단을 가리킨다.

장 부위원장이 자신을 추종하는 분파를 만들어 김정은 제1위원장과 당의 영도에 반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북한은 '장성택과 그 추종자들'이 김 제1위원장의 명령에 불복했으며 당의 노선과 정책을 집행하는 데도 태만하거나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또 "사법검찰, 인민보안기관에 대한 당적 지도를 약화시킴으로써 제도 보위, 정책 보위, 인민 보위사업에 엄중한 해독적 후과를 끼쳤다"고 덧붙였다.

이는 장 부위원장이 장악한 당 행정부가 반당행위의 중심지가 됐다는 말로 풀이된다. 당 행정부는 검찰과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 등 공안기관을 관장하며 '체제 보위'를 담당한다. 공개처형된 것으로
알려진 장 부위원장의 측근 리룡하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도 당 행정부 소속이다.

장 부위원장에 대해서는 '동상이몽', '양봉음위'(陽奉陰違·앞에서는 받드는 척하지만 뒤로는 다른 행동을 함) 등 사자성어를 사용하며 겉과 속이 다른 인물로 묘사했다.

또 그가 '정치적 야심'에 따라 '자기에 대한 환상'을 지어내고 '신념이 떨떨한(분명하지 못하고 모호한) 자들', '아첨분자들'을 모아 분파를 만들고 '지난 시기 엄중한 과오를 범해 처벌을 받은 자들'을 주요 직위에 앉혀 세력을 키웠다고 덧붙였다.

◇ 내각의 경제사업 방해

북한은 '장성택 일당'이 "교묘한 방법으로 나라의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에서 주요한 몫을 담당한 부문과 단위들을 걷어쥐고 내각을 비롯한 경제지도기관들이 자기 역할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또 장 부위원장은 "당이 제시한 내각중심제, 내각책임제 원칙을 위반했다"고 덧붙였다.

내각중심제와 내각책임제 원칙이란 경제사업에서 내각과 산하 행정기관들의 권한을 강화해 이들이 자율적으로 사업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으로, 김정은 시대 들어 강조되고 있다.

장 부위원장은 북한의 주요 기구를 장악하고 기득권층으로 군림하며 김정은 정권이 추구하는 경제사업의 곳곳에서 걸림돌이 됐다는 일부의 관측이 있었다.

북한은 또 '장성택 일당'이 "국가재정관리 체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나라의 귀중한 자원을 헐값으로 팔아버리는 매국행위를 했다"며 주체철과 주체비료, 주체비날론 공업 발전에도 해독을 끼쳤다고 지적했
다.

이는 장 부위원장이 북·중 경제협력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중국에 지하자원을 헐값이 파는 등 과도한 이권을 넘겼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 부정부패·타락행위

장성택 부위원장의 독직행위와 문란한 사생활도 문제를 삼았다.

북한은 "장성택은 자본주의 생활양식에 물젖어 부정부패 행위를 감행하고 부화타락한 생활을 했다"며 "여러 여성들과 부당한 관계를 가졌으며 고급식당의 뒤골방들에서 술놀이와 먹자판을 벌였다"고 지적
했다.

북한이 배격하는 '썩어빠진 부르주아 생활양식'에 장 부위원장이 오염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장 부위원장은 여자관계가 깨끗하지 않아 젊은 시절 바람기 때문에 부인 김경희 당 비서와 별거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부위원장이 2002년 경제시찰단에 포함돼 서울을 방문했을 때는 "자본주의 문화를 맛보자"며 룸살롱을 찾았다는 소문도 있다.

북한은 장 부위원장이 심지어 마약까지 사용했으며 "당의 배려로 다른 나라에 병 치료를 가 있는 기간에는 외화를 탕진하며 도박장까지 찾아다녔다"고 덧붙였다.

장 부위원장은 1990년대 초 병을 치료하기 위해 프랑스에 머무는 등 외국에서 수차례 요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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