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실각설 제기 6일 만에 북 발표로 확인

입력 2013.12.09 (10:13) 수정 2013.12.0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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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정권의 2인자로 불렸던 장성택 국

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설이 9일 북한 당국의 발표에 의해 사실로 공식 확인됐다.

지난 3일 국가정보원이 장 부위원장의 실각설을 처음 제기한 이후 6일 만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북한이 지난 8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장성택 부위원장을 모든 직무에서 해임하고 당으로부터 출당·제명키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장 부위원장의 실각설은 지난 3일 국가정보원이 국회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 등에게 언급하면서 처음으로 세간에 전해졌다.

당시 국정원은 지난 11월 하순 북한이 당 행정부 내 장 부위원장의 핵심 측근인 리룡하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을 공개처형했다며 "장성택도 실각했을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보고했다.

사실일 경우 북한 권력지형을 요동치게 할 대형 사건이기에 국내 정치권과 언론을 물론, 미국과 중국 등 세계가 '장성택 실각설'의 진위와 배경,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런 가운데 북한은 장성택 실각설이 불거진 다음날인 4일 노동신문에 장성택을 겨냥한 듯 '혁명적 신념은 목숨보다 귀중하다'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통해 "아무리 오랜 기간 당에 충실하였다고 하여도 오늘 어느 한순간이라도 당에 충실하지 못하면 충신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북한의 실세 장 부위원장의 측근이 처형됐다는 사실만으로 그의 입지에 문제가 생겼다는 데 공감했지만, 실각이 사실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았다.

심지어 정부 부처 간에도 온도 차가 드러나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국정원이 장 부위원장의 실각 가능성을 언급한 다음 날인 4일 통일부와 국방부, 외교부는 장 부위원장의 측근이 처형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를 장 부위원장의 실각으로 단정 짓는 데 상당히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장성택 측근 망명설' 등 미확인 정보가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면서 각종 설이 난무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이어 남재준 국정원장은 지난 6일 국회 정보위 비공개 전체회의에 출석해 장 부위원장의 매형과 조카가 강제소환됐다며 실각성이 농후하다고 밝혀 다시 한번 '실각설'에 무게를 실었다.

이처럼 '장성택 실각설'에 국내가 떠들썩한 가운데서도 북한 매체는 아무런 반응도 내놓지 않은 채 계속 침묵했다. 북한군 역시 특이한 동향을 보이지 않았다.

북한은 장 부위원장이 마지막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난달 6일 이후에도 경제에 집중하며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김 제1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의 경제 행보도 꾸준히 이어졌고, 대외정책에서도 특별한 이상징후는 감지되지 않았다.

지난달부터 박근혜 정부를 거칠게 비난하고 '반정부 투쟁'을 선동하면서도 경제적 실리를 위한 개성공단 협의는 계속 하고 있다. 북핵 6자 회담과 관련해서도 과거와 비교해 위협 수위가 높아지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 이달 17일 김정일 2주기를 전후해 열리는 추모 행사에 장 부위원장이 참석할 것인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러한 와중에 장 부위원장의 실각을 확신하게 하는 징후가 포착됐다.

7일 북한 조선중앙TV가 장 부위원장의 모습을 삭제한 기록영화를 내보낸 데 이어 8일 조선중앙통신 웹사이트에서도 그와 관련된 기사가 사라진 것이 확인됐다.

북한은 그동안에도 주요 간부를 숙청하고 각종 보도 매체에서 이들 간부의 흔적을 지우는 모습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는 장 부위원장의 실각이 사실임을 강하게 시사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북한은 이날 오전 5시55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장 부위원장의 죄상과 해임 사실을 공식 발표함으로써 '장성택 실각설'을 둘러싼 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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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성택 실각설 제기 6일 만에 북 발표로 확인
    • 입력 2013-12-09 10:13:34
    • 수정2013-12-09 10: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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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정권의 2인자로 불렸던 장성택 국 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설이 9일 북한 당국의 발표에 의해 사실로 공식 확인됐다. 지난 3일 국가정보원이 장 부위원장의 실각설을 처음 제기한 이후 6일 만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북한이 지난 8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장성택 부위원장을 모든 직무에서 해임하고 당으로부터 출당·제명키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장 부위원장의 실각설은 지난 3일 국가정보원이 국회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 등에게 언급하면서 처음으로 세간에 전해졌다. 당시 국정원은 지난 11월 하순 북한이 당 행정부 내 장 부위원장의 핵심 측근인 리룡하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을 공개처형했다며 "장성택도 실각했을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보고했다. 사실일 경우 북한 권력지형을 요동치게 할 대형 사건이기에 국내 정치권과 언론을 물론, 미국과 중국 등 세계가 '장성택 실각설'의 진위와 배경,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런 가운데 북한은 장성택 실각설이 불거진 다음날인 4일 노동신문에 장성택을 겨냥한 듯 '혁명적 신념은 목숨보다 귀중하다'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통해 "아무리 오랜 기간 당에 충실하였다고 하여도 오늘 어느 한순간이라도 당에 충실하지 못하면 충신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북한의 실세 장 부위원장의 측근이 처형됐다는 사실만으로 그의 입지에 문제가 생겼다는 데 공감했지만, 실각이 사실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았다. 심지어 정부 부처 간에도 온도 차가 드러나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국정원이 장 부위원장의 실각 가능성을 언급한 다음 날인 4일 통일부와 국방부, 외교부는 장 부위원장의 측근이 처형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를 장 부위원장의 실각으로 단정 짓는 데 상당히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장성택 측근 망명설' 등 미확인 정보가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면서 각종 설이 난무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이어 남재준 국정원장은 지난 6일 국회 정보위 비공개 전체회의에 출석해 장 부위원장의 매형과 조카가 강제소환됐다며 실각성이 농후하다고 밝혀 다시 한번 '실각설'에 무게를 실었다. 이처럼 '장성택 실각설'에 국내가 떠들썩한 가운데서도 북한 매체는 아무런 반응도 내놓지 않은 채 계속 침묵했다. 북한군 역시 특이한 동향을 보이지 않았다. 북한은 장 부위원장이 마지막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난달 6일 이후에도 경제에 집중하며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김 제1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의 경제 행보도 꾸준히 이어졌고, 대외정책에서도 특별한 이상징후는 감지되지 않았다. 지난달부터 박근혜 정부를 거칠게 비난하고 '반정부 투쟁'을 선동하면서도 경제적 실리를 위한 개성공단 협의는 계속 하고 있다. 북핵 6자 회담과 관련해서도 과거와 비교해 위협 수위가 높아지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 이달 17일 김정일 2주기를 전후해 열리는 추모 행사에 장 부위원장이 참석할 것인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러한 와중에 장 부위원장의 실각을 확신하게 하는 징후가 포착됐다. 7일 북한 조선중앙TV가 장 부위원장의 모습을 삭제한 기록영화를 내보낸 데 이어 8일 조선중앙통신 웹사이트에서도 그와 관련된 기사가 사라진 것이 확인됐다. 북한은 그동안에도 주요 간부를 숙청하고 각종 보도 매체에서 이들 간부의 흔적을 지우는 모습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는 장 부위원장의 실각이 사실임을 강하게 시사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북한은 이날 오전 5시55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장 부위원장의 죄상과 해임 사실을 공식 발표함으로써 '장성택 실각설'을 둘러싼 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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