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장성택 실각’ 확인으로 자존심 만회

입력 2013.12.09 (10:36) 수정 2013.12.0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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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9일 공식 확인으로 국가정보원이 처음 공개한 '장성택 실각설'은 엿새 만에 사실로 확인됐다.

북한 내부 정보 파악이 어렵다는 점에서 국정원이 처음 공개한 장성택 실각설에 대해 신빙성 논란도 일각에서 제기됐지만 북한의 이번 발표로 논란은 쑥 들어가게 됐다.

우리 정부 내에서는 만에 하나 국정원의 정보가 틀릴 경우 정부의 대북정보 수집능력은 물론 대북정책 전반에 대한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일부에서 제기돼 왔던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정부 내에서는 북한이 장성택 실각을 분명히 확인하자 안도하는 분위기도 일부 감지됐다.

안보당국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정원이 장성택의 신변에 촉각을 더욱 세우기 시작한 것은 올해 들어 그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수행한 횟수가 지난해보다 현저히 떨어진 때부터다.

장성택이 공개 행사에서 김정은을 수행한 횟수는 지난 9월 말까지 총 49회로, 2012년 106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상태였다.

이에 정보당국은 장성택의 지위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시긴트(SIGINT·신호감청)와 휴민트(HUMINT·인적첩보)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그의 신변과 관련한 정보 수집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장성택의 측근인 리룡하 노동당 행정부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이 공개처형됐다는 소식은 그의 실각설에 불을 댕기는 계기가 됐다.

북한은 내부적으로 당 행정부 고위 간부들을 처형하고 이 사실을 스피커 방송인 '제3방송'으로 주민들에게 알리면서 장성택을 '곁가지' 등으로 지칭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 같은 사실은 국정원 등에도 입수됐다.

이어 지난달 18일 장성택의 최측근 2명이 긴급 체포된 사실도 확인됐다.

결국 9일 조선중앙통신이 공식적으로 직위 해임 사실을 알리면서, 국정원은 김정일 사망 당시 구겼던 자존심을 '2인자 실각 최초 확인'으로 만회하게 된 셈이 됐다.

국정원은 2011년 김정일 사망 당시 북한의 공식 발표 때까지 전혀 관련 내용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대북정보에 구멍이 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받았다.

또 김정일 생존 당시 김정은에 대한 권력승계 구도가 확정됐을 때도 연합뉴스가 특종보도를 한 지 수개월이 지날 때까지 이를 공식 확인하지 못했다.

유동열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관은 "국정원이 이번에 과감하게 북한 첩보를 발표함으로써 북측에는 도발과 경거망동을 삼가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한편으로는 국정원 개혁문제에 맞서 존재 가치를 다시 입증하는 두 가지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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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정원, ‘장성택 실각’ 확인으로 자존심 만회
    • 입력 2013-12-09 10:36:16
    • 수정2013-12-09 10:36:56
    연합뉴스
북한의 9일 공식 확인으로 국가정보원이 처음 공개한 '장성택 실각설'은 엿새 만에 사실로 확인됐다. 북한 내부 정보 파악이 어렵다는 점에서 국정원이 처음 공개한 장성택 실각설에 대해 신빙성 논란도 일각에서 제기됐지만 북한의 이번 발표로 논란은 쑥 들어가게 됐다. 우리 정부 내에서는 만에 하나 국정원의 정보가 틀릴 경우 정부의 대북정보 수집능력은 물론 대북정책 전반에 대한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일부에서 제기돼 왔던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정부 내에서는 북한이 장성택 실각을 분명히 확인하자 안도하는 분위기도 일부 감지됐다. 안보당국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정원이 장성택의 신변에 촉각을 더욱 세우기 시작한 것은 올해 들어 그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수행한 횟수가 지난해보다 현저히 떨어진 때부터다. 장성택이 공개 행사에서 김정은을 수행한 횟수는 지난 9월 말까지 총 49회로, 2012년 106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상태였다. 이에 정보당국은 장성택의 지위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시긴트(SIGINT·신호감청)와 휴민트(HUMINT·인적첩보)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그의 신변과 관련한 정보 수집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장성택의 측근인 리룡하 노동당 행정부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이 공개처형됐다는 소식은 그의 실각설에 불을 댕기는 계기가 됐다. 북한은 내부적으로 당 행정부 고위 간부들을 처형하고 이 사실을 스피커 방송인 '제3방송'으로 주민들에게 알리면서 장성택을 '곁가지' 등으로 지칭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 같은 사실은 국정원 등에도 입수됐다. 이어 지난달 18일 장성택의 최측근 2명이 긴급 체포된 사실도 확인됐다. 결국 9일 조선중앙통신이 공식적으로 직위 해임 사실을 알리면서, 국정원은 김정일 사망 당시 구겼던 자존심을 '2인자 실각 최초 확인'으로 만회하게 된 셈이 됐다. 국정원은 2011년 김정일 사망 당시 북한의 공식 발표 때까지 전혀 관련 내용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대북정보에 구멍이 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받았다. 또 김정일 생존 당시 김정은에 대한 권력승계 구도가 확정됐을 때도 연합뉴스가 특종보도를 한 지 수개월이 지날 때까지 이를 공식 확인하지 못했다. 유동열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관은 "국정원이 이번에 과감하게 북한 첩보를 발표함으로써 북측에는 도발과 경거망동을 삼가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한편으로는 국정원 개혁문제에 맞서 존재 가치를 다시 입증하는 두 가지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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