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이슈] “종교계 중재 요청”…경찰 대응은?

입력 2013.12.25 (23:31) 수정 2013.12.26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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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철도노조 일부 지도부가 있는 조계사는 종교 시설이라 공권력이 쉽게 행사될 수 없는 곳입니다.

철도노조는 왜 조계사를 선택했고 앞으로 대치 국면은 어떻게 될지 취재기자와 더 깊이 알아봅니다.

<질문> 철도노조 부위원장 등 일부 집행부가 조계사로 들어간 과정을 먼저 설명해주시죠?

<답변>

조계사에 들어간 철도노조 집행부는 박태만 수석 부위원장입니다.

박 위원장은 어젯밤 8시쯤 조계사에 들어갔습니다.

일반 노조원 3명과 함께 승용차를 타고 경내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위원장은 몸을 숨긴 지 만 하룻만인 오늘 저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박 위원장은 허락 없이 경내에 들어온 것을 사과한다면서도 갈 곳이 조계사밖에 없어서 들어왔다고 말했습니다.

조계종 측은 내일쯤 공식 입장을 밝히겠지만 일단 종교시설로 몸을 피한 철도노조원들을 강제로 내보내지는 않겠다는 방침입니다.

<질문> 조계사는 종교 시설인데 경찰이 체포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나요?

<답변>

경찰은 박 부위원장의 소재가 파악되자 경찰 병력을 증강 투입해 조계사 주변에서 검문검색을 강화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보시는 것처럼 사복 경찰 3명이 경내에 진입했다가 신분이 밝혀지면서 철도노조원들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박태만 부위원장이 몸을 숨긴 조계사는 명동성당과 더불어 수배된 사람들의 대표적 은신처로 꼽힙니다.

당국이 종교 시설에 대한 공권력 투입을 극도로 꺼리기 때문입니다.

실제 경찰은 조계사 주변에 경찰력을 늘리면서도, 종교 시설에 대한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경내에 경찰력을 투입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자칫 종교계까지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점들 때문에 촛불시위가 거세던 지난 2008년에도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 등이 조계사에서 120일 동안 장기 농성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당시 경찰이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스님의 차량 트렁크를 검문했다가 논란에 휘말린 사실도 경찰 대응이 쉽지 않음을 시사합니다.

하지만 지난 2002년에는 경찰이 경내로 진입해 농성중인 발전노조원을 체포한 적도 있어 상황에 따라 변수는 있습니다.

<질문> 현재 철도노조는 어떤 입장인가요?

<답변>

조계사에 은신해 있던 철도노조 부위원장은 오늘 저녁 기자회견을 자청했습니다.

대화를 원하며 종교계가 중재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박태만 부위원장의 말입니다.

<녹취> 박태만(철도노조 부위원장) : "간곡한 심정으로 조계사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대승적 차원에서 다시 한번 중재 등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철도노조는 이에 앞서 정의당 박원석 의원을 통해 정치권과 종교계가 대화의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을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재 정부와는 비공식적인 대화도 하지 않고 있지만 지도부는 여건이 되는대로 빠른 시간 안에 공식석상에 당당히 나오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질문> 코레일 측은 어떻게 대응할까요?

<답변>

오늘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열차 운행 현장을 찾았습니다.

파업 뒤 처음으로 노조원들과 마주쳤습니다.

최 사장은 수서발 ktx 법인이 코레일 자회사로 최종 확정된 만큼 민영화될 수 없는 회사라며 파업을 철회하고 일터로 돌아와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피켓을 든 손을 붙잡아 악수를 청하고, 구호를 외치는 노조원에게도 일일이 손을 내밀었습니다.

최연혜 사장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최연혜(코레일 사장) : "아무리 반대를 해도 조합의 직원들도 우리의 직원입니다. 간부 여러분들께서 그분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지금까지 평행선을 달리던 철도 노사가 대화의 의지를 보인 겁니다.

앞으로 협상의 물꼬가 트일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질문> 이번 주말부터는 연말연시 관광객 이동이 많아질 텐데 운행 상황 어떨까요?

<답변>

연말연시가 다가오면서 철도 파업 여파가 더 큰 양상입니다.

당장 올해 마지막 주말 열차표 예매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서울에서 출발하는 표는 수요일인데도 이미 거의 동났습니다.

연말연시 해돋이 관광객이 몰리는 다음주가 더 큰 고비입니다.

강릉행은 완전 매진됐고 포항행은 입석표 일부만 남아있습니다.

코레일은 파업4주차인 오는 30일부터 운행률을 더 줄여 60퍼센트 안팎의 필수 유지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때문에 대부분 노선이 매진인 상황에서 뒤늦게 운행 감축이 이뤄지면 대규모 환불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한편, 오늘 경북 구미역에서 출발 대기 중이던 무궁화호 열차에서 객실 전원이 차단되면서 41분동안 운행이 지연되기도 했습니다.

파업에 따른 대체 인력 투입 여파로 열차 사고 우려도 커진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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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2-26 07:41:43
    • 수정2013-12-26 08:2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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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일부 지도부가 있는 조계사는 종교 시설이라 공권력이 쉽게 행사될 수 없는 곳입니다.

철도노조는 왜 조계사를 선택했고 앞으로 대치 국면은 어떻게 될지 취재기자와 더 깊이 알아봅니다.

<질문> 철도노조 부위원장 등 일부 집행부가 조계사로 들어간 과정을 먼저 설명해주시죠?

<답변>

조계사에 들어간 철도노조 집행부는 박태만 수석 부위원장입니다.

박 위원장은 어젯밤 8시쯤 조계사에 들어갔습니다.

일반 노조원 3명과 함께 승용차를 타고 경내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위원장은 몸을 숨긴 지 만 하룻만인 오늘 저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박 위원장은 허락 없이 경내에 들어온 것을 사과한다면서도 갈 곳이 조계사밖에 없어서 들어왔다고 말했습니다.

조계종 측은 내일쯤 공식 입장을 밝히겠지만 일단 종교시설로 몸을 피한 철도노조원들을 강제로 내보내지는 않겠다는 방침입니다.

<질문> 조계사는 종교 시설인데 경찰이 체포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나요?

<답변>

경찰은 박 부위원장의 소재가 파악되자 경찰 병력을 증강 투입해 조계사 주변에서 검문검색을 강화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보시는 것처럼 사복 경찰 3명이 경내에 진입했다가 신분이 밝혀지면서 철도노조원들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박태만 부위원장이 몸을 숨긴 조계사는 명동성당과 더불어 수배된 사람들의 대표적 은신처로 꼽힙니다.

당국이 종교 시설에 대한 공권력 투입을 극도로 꺼리기 때문입니다.

실제 경찰은 조계사 주변에 경찰력을 늘리면서도, 종교 시설에 대한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경내에 경찰력을 투입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자칫 종교계까지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점들 때문에 촛불시위가 거세던 지난 2008년에도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 등이 조계사에서 120일 동안 장기 농성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당시 경찰이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스님의 차량 트렁크를 검문했다가 논란에 휘말린 사실도 경찰 대응이 쉽지 않음을 시사합니다.

하지만 지난 2002년에는 경찰이 경내로 진입해 농성중인 발전노조원을 체포한 적도 있어 상황에 따라 변수는 있습니다.

<질문> 현재 철도노조는 어떤 입장인가요?

<답변>

조계사에 은신해 있던 철도노조 부위원장은 오늘 저녁 기자회견을 자청했습니다.

대화를 원하며 종교계가 중재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박태만 부위원장의 말입니다.

<녹취> 박태만(철도노조 부위원장) : "간곡한 심정으로 조계사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대승적 차원에서 다시 한번 중재 등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철도노조는 이에 앞서 정의당 박원석 의원을 통해 정치권과 종교계가 대화의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을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재 정부와는 비공식적인 대화도 하지 않고 있지만 지도부는 여건이 되는대로 빠른 시간 안에 공식석상에 당당히 나오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질문> 코레일 측은 어떻게 대응할까요?

<답변>

오늘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열차 운행 현장을 찾았습니다.

파업 뒤 처음으로 노조원들과 마주쳤습니다.

최 사장은 수서발 ktx 법인이 코레일 자회사로 최종 확정된 만큼 민영화될 수 없는 회사라며 파업을 철회하고 일터로 돌아와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피켓을 든 손을 붙잡아 악수를 청하고, 구호를 외치는 노조원에게도 일일이 손을 내밀었습니다.

최연혜 사장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최연혜(코레일 사장) : "아무리 반대를 해도 조합의 직원들도 우리의 직원입니다. 간부 여러분들께서 그분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지금까지 평행선을 달리던 철도 노사가 대화의 의지를 보인 겁니다.

앞으로 협상의 물꼬가 트일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질문> 이번 주말부터는 연말연시 관광객 이동이 많아질 텐데 운행 상황 어떨까요?

<답변>

연말연시가 다가오면서 철도 파업 여파가 더 큰 양상입니다.

당장 올해 마지막 주말 열차표 예매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서울에서 출발하는 표는 수요일인데도 이미 거의 동났습니다.

연말연시 해돋이 관광객이 몰리는 다음주가 더 큰 고비입니다.

강릉행은 완전 매진됐고 포항행은 입석표 일부만 남아있습니다.

코레일은 파업4주차인 오는 30일부터 운행률을 더 줄여 60퍼센트 안팎의 필수 유지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때문에 대부분 노선이 매진인 상황에서 뒤늦게 운행 감축이 이뤄지면 대규모 환불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한편, 오늘 경북 구미역에서 출발 대기 중이던 무궁화호 열차에서 객실 전원이 차단되면서 41분동안 운행이 지연되기도 했습니다.

파업에 따른 대체 인력 투입 여파로 열차 사고 우려도 커진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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