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뜰 태극전사7] 알파인스키 에이스 정동현

입력 2014.01.07 (07:36) 수정 2014.01.0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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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현(26·경기도체육회)은 여전히 저변이 얕은 한국 알파인스키에서 어린 시절부터 최강자로 굳게 자리를 지키는 '기둥' 같은 존재다.

한국 스키가 유럽의 강국의 수준에 접근하기는커녕 이웃 나라 일본과 비교해도 턱없이 부족한 선수층과 열악한 환경에 시달리는 가운데 정동현은 한국 스키의 자존심을 지켜줄 기대주로 성장해왔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선수로 활동한 그는 4학년 때 동계체전에서 '형'들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세 개나 따는 등 '스키 신동'으로 불렸다.

2004년부터 국제대회에 출전해 숱하게 메달을 획득하며 올림픽에서도 통할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으나 유독 가장 큰 대회인 올림픽을 앞두고서 힘든 상황을 많이 겪었다.

2005년 처음 출전한 성인부 국제대회인 일본 오타루 알파인스키 대회 회전에서 1위에 올랐고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출전 자격도 얻었지만, 정작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국가대표 소집에 응하지 않고 개인 훈련을 했다는 이유로 2년간 종합대회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은 것이다. 학생 신분에 긴 합숙 훈련이 부담스러워 내린 판단에 발목을 잡히
고 말았다.

2009년 국가대표로 돌아온 그는 하얼빈에서 열린 동계유니버시아드에서 메달 도전에는 실패했으나 대회전 5위, 슈퍼대회전 9위에 올라 가능성을 입증했다.

절치부심하고 다시 '첫 올림픽'의 꿈을 키운 정동현은 2010년 밴쿠버 올림픽 회전 종목에 출전해 올림픽 무대를 처음으로 밟았다.

그러나 대회 직전 오른쪽 허벅지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하며 코스를 완주하지도 못한 채 아쉬움을 삼켰다.

좌절의 연속이었지만 굴하지 않은 정동현은 2011년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스키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자신의 주력 종목인 회전과 대회전이 열리지 않았으나 슈퍼복합에서 우승을 차지, 1999년 강원 대회 2관왕 허승욱(현 스키협회 알파인위원장) 이후 12년 만에 알파인스키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려 '기대주'에서 한국 스키의 '간판'으로 존재감을 알렸다.

2013년 동계체전에서는 일반부로 처음 출전, 대회전과 회전, 복합에서 모두 1위에 올라 대회 3관왕의 영예를 안으며 건재함을 뽐냈다.

이제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소치 올림픽에서 새로운 도전을 앞둔 정동현은 또 하나의 역사를 꿈꾸고 있다.

한국 알파인스키는 1998년 나가노 올림픽에서 허승욱이 결선에 올라 21위에 오른 것이 역대 최고 성적이다.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는 김형철이 28위에 오른 바 있다.

이를 뛰어넘어 사상 최초로 20위 내에 진입하는 것이 소치에서 한국 알파인스키의 과제다. 서구적인 신체조건에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정동현은 그 목표에 가장 가까운 선수로 꼽힌다.

아직 스키 종목 올림픽 출전권 배분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지만 2013년 12월 현재 한국 알파인스키가 보유한 5장의 소치행 티켓 중 한 장은 정동현의 몫이 될 것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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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치 뜰 태극전사7] 알파인스키 에이스 정동현
    • 입력 2014-01-07 07:36:29
    • 수정2014-01-07 11:11:03
    연합뉴스
정동현(26·경기도체육회)은 여전히 저변이 얕은 한국 알파인스키에서 어린 시절부터 최강자로 굳게 자리를 지키는 '기둥' 같은 존재다.

한국 스키가 유럽의 강국의 수준에 접근하기는커녕 이웃 나라 일본과 비교해도 턱없이 부족한 선수층과 열악한 환경에 시달리는 가운데 정동현은 한국 스키의 자존심을 지켜줄 기대주로 성장해왔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선수로 활동한 그는 4학년 때 동계체전에서 '형'들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세 개나 따는 등 '스키 신동'으로 불렸다.

2004년부터 국제대회에 출전해 숱하게 메달을 획득하며 올림픽에서도 통할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으나 유독 가장 큰 대회인 올림픽을 앞두고서 힘든 상황을 많이 겪었다.

2005년 처음 출전한 성인부 국제대회인 일본 오타루 알파인스키 대회 회전에서 1위에 올랐고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출전 자격도 얻었지만, 정작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국가대표 소집에 응하지 않고 개인 훈련을 했다는 이유로 2년간 종합대회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은 것이다. 학생 신분에 긴 합숙 훈련이 부담스러워 내린 판단에 발목을 잡히
고 말았다.

2009년 국가대표로 돌아온 그는 하얼빈에서 열린 동계유니버시아드에서 메달 도전에는 실패했으나 대회전 5위, 슈퍼대회전 9위에 올라 가능성을 입증했다.

절치부심하고 다시 '첫 올림픽'의 꿈을 키운 정동현은 2010년 밴쿠버 올림픽 회전 종목에 출전해 올림픽 무대를 처음으로 밟았다.

그러나 대회 직전 오른쪽 허벅지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하며 코스를 완주하지도 못한 채 아쉬움을 삼켰다.

좌절의 연속이었지만 굴하지 않은 정동현은 2011년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스키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자신의 주력 종목인 회전과 대회전이 열리지 않았으나 슈퍼복합에서 우승을 차지, 1999년 강원 대회 2관왕 허승욱(현 스키협회 알파인위원장) 이후 12년 만에 알파인스키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려 '기대주'에서 한국 스키의 '간판'으로 존재감을 알렸다.

2013년 동계체전에서는 일반부로 처음 출전, 대회전과 회전, 복합에서 모두 1위에 올라 대회 3관왕의 영예를 안으며 건재함을 뽐냈다.

이제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소치 올림픽에서 새로운 도전을 앞둔 정동현은 또 하나의 역사를 꿈꾸고 있다.

한국 알파인스키는 1998년 나가노 올림픽에서 허승욱이 결선에 올라 21위에 오른 것이 역대 최고 성적이다.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는 김형철이 28위에 오른 바 있다.

이를 뛰어넘어 사상 최초로 20위 내에 진입하는 것이 소치에서 한국 알파인스키의 과제다. 서구적인 신체조건에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정동현은 그 목표에 가장 가까운 선수로 꼽힌다.

아직 스키 종목 올림픽 출전권 배분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지만 2013년 12월 현재 한국 알파인스키가 보유한 5장의 소치행 티켓 중 한 장은 정동현의 몫이 될 것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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