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확대경] “관세 면제도 싫다”…FTA 무시하는 유럽 고가품

입력 2014.01.10 (21:20) 수정 2014.01.10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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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해 말부터 프라다와 페라가모, 샤넬, 등 유럽 고가 수입품 가격이 잇따라 올랐는데요.

한-EU FTA로 관세가 줄거나 아예 없어졌는데, 이런 업체들은 안 내도 되는 관세를 내면서까지 비싼 가격을 받아온 걸로 드러났습니다.

조빛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대표적인 수입고가품인 프라다와 루이비통.

가죽이나 천 가방의 경우 수입가격이 200만 원 이라면 16만 원이 붙던 관세가 지난 2011년 한-EU FTA 발효로 사라졌습니다.

<인터뷰> 김은혜(서울시 영등포구) : "소비자 입장에서는 관세가 없는 부분만큼 소비자 가격에 반영해서 좀 더 낮은 가격을 책정하는 게 맞는 것 같거든요."

관세청에 이 두 고가 수입품 업체가 관세 감면을 신청했는지 알아봤습니다.

관세를 감면받기 위해선 수출업자가 유럽산과 유럽선적임을 인증받고, 그 인증받은 번호를 수입신고서에 기재해야 합니다.

관세청은 프라다와 루이비통이 FTA발효이후 한 번도 관세 감면을 신청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내지 않아도 되는 관세를 계속 내고 있다는 얘깁니다.

루이비통 측은 "본사 규정을 따르고 있다"며 더 이상의 답변을 피했고, 프라다 측은 "한국만을 위한 특별한 요청"이어서 시간이 걸린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홍기웅(산업부 FTA이행과 사무관) : "수출자가 스스로 인증받는 것이 행정적으로 부담이되거나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면 신청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관세 감면을 통해 소비자 판매가를 낮출 수 있는데도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낮추지 않는 고가수입품 업체들..

소비자의 이익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늘도 배짱영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한-EU FTA가 발효된 지 올해로 3년째인데요.

이런 고가 수입품 가격을 보면 유럽 현지와 한국 매장의 차이가 줄지 않고 있습니다.

한 소비자단체가 조사해 보니 한국에서 팔리는 가격을 100이라고 하면 런던과 파리 등 유럽 현지 가격은 평균 84에 불과했습니다.

한국 소비자의 이익은 고려하지 않는 듯한 이들 업체의 행태도 그렇지만, 고가 수입품을 구입하는 소비자 의식도 문제라는 게 조사 단체의 설명입니다.

성인 남녀 1,000명을 상대로 고가 수입품 구입 이유를 물었더니 품질이 좋아서 산다는 의견은 36%로 나타난 반면에, 없으면 뒤처지는 기분이 들기 때문에, 패션 리더로 보이고 싶어서 등 남의 눈을 의식한 '과시욕'에 따른 구매가 44%나 됐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다섯 명 중 4명은 고가 수입품 구입이 과소비라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비싸도 과시욕 때문에 수입 고가품을 사니까 수입 고가품 업체들이 유독 한국에서 더 비싸게 파는 겁니다.

KBS 뉴스 정다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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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 확대경] “관세 면제도 싫다”…FTA 무시하는 유럽 고가품
    • 입력 2014-01-10 21:23:49
    • 수정2014-01-10 21:46:40
    뉴스 9
<앵커 멘트>

지난해 말부터 프라다와 페라가모, 샤넬, 등 유럽 고가 수입품 가격이 잇따라 올랐는데요.

한-EU FTA로 관세가 줄거나 아예 없어졌는데, 이런 업체들은 안 내도 되는 관세를 내면서까지 비싼 가격을 받아온 걸로 드러났습니다.

조빛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대표적인 수입고가품인 프라다와 루이비통.

가죽이나 천 가방의 경우 수입가격이 200만 원 이라면 16만 원이 붙던 관세가 지난 2011년 한-EU FTA 발효로 사라졌습니다.

<인터뷰> 김은혜(서울시 영등포구) : "소비자 입장에서는 관세가 없는 부분만큼 소비자 가격에 반영해서 좀 더 낮은 가격을 책정하는 게 맞는 것 같거든요."

관세청에 이 두 고가 수입품 업체가 관세 감면을 신청했는지 알아봤습니다.

관세를 감면받기 위해선 수출업자가 유럽산과 유럽선적임을 인증받고, 그 인증받은 번호를 수입신고서에 기재해야 합니다.

관세청은 프라다와 루이비통이 FTA발효이후 한 번도 관세 감면을 신청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내지 않아도 되는 관세를 계속 내고 있다는 얘깁니다.

루이비통 측은 "본사 규정을 따르고 있다"며 더 이상의 답변을 피했고, 프라다 측은 "한국만을 위한 특별한 요청"이어서 시간이 걸린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홍기웅(산업부 FTA이행과 사무관) : "수출자가 스스로 인증받는 것이 행정적으로 부담이되거나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면 신청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관세 감면을 통해 소비자 판매가를 낮출 수 있는데도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낮추지 않는 고가수입품 업체들..

소비자의 이익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늘도 배짱영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한-EU FTA가 발효된 지 올해로 3년째인데요.

이런 고가 수입품 가격을 보면 유럽 현지와 한국 매장의 차이가 줄지 않고 있습니다.

한 소비자단체가 조사해 보니 한국에서 팔리는 가격을 100이라고 하면 런던과 파리 등 유럽 현지 가격은 평균 84에 불과했습니다.

한국 소비자의 이익은 고려하지 않는 듯한 이들 업체의 행태도 그렇지만, 고가 수입품을 구입하는 소비자 의식도 문제라는 게 조사 단체의 설명입니다.

성인 남녀 1,000명을 상대로 고가 수입품 구입 이유를 물었더니 품질이 좋아서 산다는 의견은 36%로 나타난 반면에, 없으면 뒤처지는 기분이 들기 때문에, 패션 리더로 보이고 싶어서 등 남의 눈을 의식한 '과시욕'에 따른 구매가 44%나 됐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다섯 명 중 4명은 고가 수입품 구입이 과소비라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비싸도 과시욕 때문에 수입 고가품을 사니까 수입 고가품 업체들이 유독 한국에서 더 비싸게 파는 겁니다.

KBS 뉴스 정다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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