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현장] 청마, 실제로 있을까?

입력 2014.01.27 (15:07) 수정 2014.01.2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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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014년 갑오년을 청마의 해라고 합니다.

청마처럼 행운과 도약, 변화의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은데요.

푸른색 말, 청마는 과연 있는 걸까요?

홍희정 기자와 함께 살펴봅니다

<질문>
홍 기자, 청마 찾으러 다니셨다면서요?

멀리 제주도까지 다녀오셨다는데 청마, 있던가요?

<답변>
네, 국내산 승용마를 육성중인 제주 난지축산시험장을 다녀왔는데요,

국내산 승용마는 토종 유전자원인 제주마와 경주용 말인 더러브렛을 교배시킨 말로 현재 품종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난지 축산 시험장은 제주도 한라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는데요,

삼십여 마리의 말들이 무리지어 뛰어가는 모습이 보이죠.

멀리 눈덮인 한라산이 보이고...

농장 너머엔 푸른 바다가 펼쳐집니다.

전부 국내산 승용마 씨암말 들인데요,

유전자 교배를 통해 털의 색깔은 모두 짙은 검은색 계통으로 품종을 정했습니다.

털빛이 온통 검은 말인 가라말과, 검은 바탕에 흰색 얼룩이 있는 가라월라말이 대부분입니다.

가라말은 검은말, 월라는 얼룩의 옛말입니다.

이외에도 말은 털 색깔에 따라 유마와 적다 등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말의 털 색깔을 결정하는 것은 MC1R과 ASIP라는 기본 유전잔데요,

이들 유전자의 조합에 따라 털 색깔이 결정됩니다.

그렇다면, 청마, 즉 푸른색 말은 과연 실제로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인터뷰> 김남영(난지축산시험장 농업연구사) : "말의 털 색을 분류할 때 블루블랙이라는 색이 있긴 있습니다. 이건 어떤 말이냐면 검은색 말인데요. 검은색 말이 까마귀 같은 경우에 보면 검은색이 아주 짙어서 약간 푸른 빛깔이 도는 이런 색깔이 있긴 있는데요."

<질문>
짙은 검은색이여서 조명에 따라 푸른 빛을 띤다는 블루블랙이라는 색깔... 들어본 것도 같은데요,

그렇다면 혹시 경주마나 승용마 중에 푸른 빛이 도는 말이 있지 않을까요?

<답변>
네, 그래서 취재진이 한국마사회가 운영하는 목장을 찾았는데요,

경주마들을 주로 짙은색 말들이 많았습니다.

취재진이 찾아갔을때, 빠른 속도로 스타트를 끊는 발주 연습이 한창이었는데요,

짙은색 말들이 보여주는 그 속도와 역동성...

사람들을 경마장으로 불러모으는 원동력입니다.

말 산업 구조가 경마에 치중되다 보니 말 자체에 대한 한국 사회의 편견은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정지원(포니랜드 매니저) : "사람들의 인식이 좀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말에 관련된 일을 하면 도박하는 거에 종사한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고... "

경주마들의 색깔은 대부분 짙은 갈색...

푸른 말, 청마는 찾지 못했습니다. 승마장에서도 청마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는데요,

대신 높은 보험료와 말을 훈련시킬 수 있는 전문인력 부족에 대한 승마업계의 고충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질문>
말과 관련된 곳이면 정말 여러군데 찾아가 보셨는데, 청마는 그럼 실재하지는 않는 것인가요?

<답변>
네, 앞서 블루블랙이라는 색이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가장 청마와 유사한 청마 후보는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아주 짙은 검은색 말인데요,

서울 경마공원 마방입니다.

경주용 말에서부터 관상용 말까지 각종 말을 보유중인데요,

말굽 손질을 마친 검은말 한마리가 마방으로 들어옵니다.

네덜란드 북부에 서식하는 프리지안 호스입니다.

갈기와 긴 꼬리털까지 전부 칠흑같은 검은색입니다.

조명에 따라선 푸르스름한 빛을 띠기도 합니다.

가장 청마에 가깝다는 프리지안 종. 가격은 수천만 원댑니다.

우리나라엔 현재 2마리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푸른말은 끝내 찾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김남영 : "난지축산시험장 농업연구사 청마는 상상 속의 말이죠. 청마는 서양에서 유니콘 이라고도 하고, 행운을 가져다주는 말이라고도 하는데요. 실질적으로 아주 청색을 띄는 그런 말은 없습니다."

<질문>
실제로 청색 말은 없지만, 비슷한 말은 있었군요.

블루블랙 근사한데.

근데, 왜 갑오년을 청마의 해라고 하는 건가요?

<답변>
해마다 상징이 되는 띠와 색깔은 명리학의 10간과 12지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여기서, 갑을병정으로 시작되는 10간이 다섯가지 색깔로 분류되는데요.

갑을이 푸른색을 뜻합니다.

이렇게 해서, 2014년인 갑오년은 푸른 말, 청마의 해가 되는 겁니다.

지난 2007년.

황금돼지의 해라며 떠들석했던 그해는 사실은 정해년.

황색돼지가 아닌 붉은 돼지의 해였습니다.

<녹취> 역술인 : "중국에서 (황금돼지의 해라고) 부른다는 말이 있긴 한데요. 사실 그게 학술적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고, 실제로 중국에서 그렇게 부르지도 않죠.(완전히 상술 때문에 그렇게 부른 것이네요?)네, 완전히 상술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죠."

<질문>
황금돼지의 해가 사실이 아니었군요.

붉은돼지의 해였다는 말이죠?

(네..) 청마의 해라서 행운과 도약의 해가 될 것이라는데, 역사적으로 보면 실제로 그랬던가요?

<답변>
조선왕조 이래 올해 이전까지 갑오년은 모두 10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동학혁명과 청일전쟁이 있었던 1894년을 빼면, 대체로 조용하게 지났다고 합니다.

<인터뷰> 계승범(서강대 사학과 교수) : "10개의 사례중에서 다이나믹하고 격동적이고 큰 사건이 일어나고 그런 사례는 오히려 1번 밖에 없고, 반증이 2개 있는 셈이고. 나머지 7개도 별로 문제가 없는. 한 10 퍼센트 정도의 적중률이라면 그런 예측은 차라리 무의미한 것이죠."

도약을 상징한다는 푸른 말, 실재로 푸른색 말, 청마를 찾기는 쉽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청마에 대한 뜨거운 관심에서 변화를 향한 사람들의 기대와 희망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지방 선거와 월드컵 경기, 아시안 게임까지...

이제 일주일 뒤면 설...

갑오년 청마의 해가 비로소 막이 오릅니다.

네, 홍희정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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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현장] 청마, 실제로 있을까?
    • 입력 2014-01-27 15:13:13
    • 수정2014-01-27 16: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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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014년 갑오년을 청마의 해라고 합니다.

청마처럼 행운과 도약, 변화의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은데요.

푸른색 말, 청마는 과연 있는 걸까요?

홍희정 기자와 함께 살펴봅니다

<질문>
홍 기자, 청마 찾으러 다니셨다면서요?

멀리 제주도까지 다녀오셨다는데 청마, 있던가요?

<답변>
네, 국내산 승용마를 육성중인 제주 난지축산시험장을 다녀왔는데요,

국내산 승용마는 토종 유전자원인 제주마와 경주용 말인 더러브렛을 교배시킨 말로 현재 품종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난지 축산 시험장은 제주도 한라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는데요,

삼십여 마리의 말들이 무리지어 뛰어가는 모습이 보이죠.

멀리 눈덮인 한라산이 보이고...

농장 너머엔 푸른 바다가 펼쳐집니다.

전부 국내산 승용마 씨암말 들인데요,

유전자 교배를 통해 털의 색깔은 모두 짙은 검은색 계통으로 품종을 정했습니다.

털빛이 온통 검은 말인 가라말과, 검은 바탕에 흰색 얼룩이 있는 가라월라말이 대부분입니다.

가라말은 검은말, 월라는 얼룩의 옛말입니다.

이외에도 말은 털 색깔에 따라 유마와 적다 등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말의 털 색깔을 결정하는 것은 MC1R과 ASIP라는 기본 유전잔데요,

이들 유전자의 조합에 따라 털 색깔이 결정됩니다.

그렇다면, 청마, 즉 푸른색 말은 과연 실제로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인터뷰> 김남영(난지축산시험장 농업연구사) : "말의 털 색을 분류할 때 블루블랙이라는 색이 있긴 있습니다. 이건 어떤 말이냐면 검은색 말인데요. 검은색 말이 까마귀 같은 경우에 보면 검은색이 아주 짙어서 약간 푸른 빛깔이 도는 이런 색깔이 있긴 있는데요."

<질문>
짙은 검은색이여서 조명에 따라 푸른 빛을 띤다는 블루블랙이라는 색깔... 들어본 것도 같은데요,

그렇다면 혹시 경주마나 승용마 중에 푸른 빛이 도는 말이 있지 않을까요?

<답변>
네, 그래서 취재진이 한국마사회가 운영하는 목장을 찾았는데요,

경주마들을 주로 짙은색 말들이 많았습니다.

취재진이 찾아갔을때, 빠른 속도로 스타트를 끊는 발주 연습이 한창이었는데요,

짙은색 말들이 보여주는 그 속도와 역동성...

사람들을 경마장으로 불러모으는 원동력입니다.

말 산업 구조가 경마에 치중되다 보니 말 자체에 대한 한국 사회의 편견은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정지원(포니랜드 매니저) : "사람들의 인식이 좀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말에 관련된 일을 하면 도박하는 거에 종사한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고... "

경주마들의 색깔은 대부분 짙은 갈색...

푸른 말, 청마는 찾지 못했습니다. 승마장에서도 청마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는데요,

대신 높은 보험료와 말을 훈련시킬 수 있는 전문인력 부족에 대한 승마업계의 고충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질문>
말과 관련된 곳이면 정말 여러군데 찾아가 보셨는데, 청마는 그럼 실재하지는 않는 것인가요?

<답변>
네, 앞서 블루블랙이라는 색이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가장 청마와 유사한 청마 후보는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아주 짙은 검은색 말인데요,

서울 경마공원 마방입니다.

경주용 말에서부터 관상용 말까지 각종 말을 보유중인데요,

말굽 손질을 마친 검은말 한마리가 마방으로 들어옵니다.

네덜란드 북부에 서식하는 프리지안 호스입니다.

갈기와 긴 꼬리털까지 전부 칠흑같은 검은색입니다.

조명에 따라선 푸르스름한 빛을 띠기도 합니다.

가장 청마에 가깝다는 프리지안 종. 가격은 수천만 원댑니다.

우리나라엔 현재 2마리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푸른말은 끝내 찾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김남영 : "난지축산시험장 농업연구사 청마는 상상 속의 말이죠. 청마는 서양에서 유니콘 이라고도 하고, 행운을 가져다주는 말이라고도 하는데요. 실질적으로 아주 청색을 띄는 그런 말은 없습니다."

<질문>
실제로 청색 말은 없지만, 비슷한 말은 있었군요.

블루블랙 근사한데.

근데, 왜 갑오년을 청마의 해라고 하는 건가요?

<답변>
해마다 상징이 되는 띠와 색깔은 명리학의 10간과 12지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여기서, 갑을병정으로 시작되는 10간이 다섯가지 색깔로 분류되는데요.

갑을이 푸른색을 뜻합니다.

이렇게 해서, 2014년인 갑오년은 푸른 말, 청마의 해가 되는 겁니다.

지난 2007년.

황금돼지의 해라며 떠들석했던 그해는 사실은 정해년.

황색돼지가 아닌 붉은 돼지의 해였습니다.

<녹취> 역술인 : "중국에서 (황금돼지의 해라고) 부른다는 말이 있긴 한데요. 사실 그게 학술적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고, 실제로 중국에서 그렇게 부르지도 않죠.(완전히 상술 때문에 그렇게 부른 것이네요?)네, 완전히 상술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죠."

<질문>
황금돼지의 해가 사실이 아니었군요.

붉은돼지의 해였다는 말이죠?

(네..) 청마의 해라서 행운과 도약의 해가 될 것이라는데, 역사적으로 보면 실제로 그랬던가요?

<답변>
조선왕조 이래 올해 이전까지 갑오년은 모두 10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동학혁명과 청일전쟁이 있었던 1894년을 빼면, 대체로 조용하게 지났다고 합니다.

<인터뷰> 계승범(서강대 사학과 교수) : "10개의 사례중에서 다이나믹하고 격동적이고 큰 사건이 일어나고 그런 사례는 오히려 1번 밖에 없고, 반증이 2개 있는 셈이고. 나머지 7개도 별로 문제가 없는. 한 10 퍼센트 정도의 적중률이라면 그런 예측은 차라리 무의미한 것이죠."

도약을 상징한다는 푸른 말, 실재로 푸른색 말, 청마를 찾기는 쉽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청마에 대한 뜨거운 관심에서 변화를 향한 사람들의 기대와 희망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지방 선거와 월드컵 경기, 아시안 게임까지...

이제 일주일 뒤면 설...

갑오년 청마의 해가 비로소 막이 오릅니다.

네, 홍희정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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