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소니의 몰락…신용등급 ‘투자 부적격’

입력 2014.01.28 (18:04) 수정 2014.01.2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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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커 멘트>

현지시간 어제, 일본의 대표적인 전자업체 소니의 신용등급이 '투기 등급', 즉 투자 부적격 등급까지 떨어졌습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속적인 적자 등을 고려해 투자 등급을 Baa3에서 Ba1로 한 단계 낮춘 겁니다.

세계 최초의 트랜지스터 라디오에서 워크맨 오디오 돌풍, 첨단의 게임기에 이르기까지 세계 전자업계의 총아로 군림하던 소니는 왜 추락했을까요?

현지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상황 들어보겠습니다.

이재호 특파원!

<질문>
소니 신용등급 강등 얘기부터 들어볼까요?

<답변>
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7일 소니의 장기 신용등급을 Ba1로 한 단계 강등한다고 밝혔습니다.

파나소닉, 샤프와 더불어 일본 3대 전자회사로 꼽히는 소니의 강등은 일본 시민들에게도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는데요.

무디스는 강등의 이유로 소니가 전반적인 수익성을 개선하는데 어려움에 직면했다는 점을 꼽았구요.

또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지출을 줄이기 위해 공격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습니다.

현재 소니는 작년 4월부터 9월까지의 중간결산에서 tv사업 등이 부진하면서 158억엔의 적자를 기록해 중간 결산 기준으로 3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에 빠진 상탭니다.

<질문>
한때 정보기술 황제 기업이라고 불렸던 소니의 몰락, 원인이 뭘까요?

<답변>
네. '혁신 기업'으로 이름을 날리던 소니가 '총체적 난국'에 빠진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2000년대부터 무리하게 고집한 '자사 표준'의 타격이 크다며 지적하고 있습니다.

IT 산업에서 큰 변화의 시기가 올 때마다 무리하게 '자사 표준'을 고집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적응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소니는 과거 비디오 시장에서 자사의 '베타맥스' 방식을 고수하고 시장을 독점 지배하기 위해 기술을 공개하지 않았죠.

하지만 소니의 라이벌 마쓰시타는 이에 맞서 VHS 방식을 도입한 후 이를 대중에게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비디오 시장의 승리를 차지한 건 마쓰시타의 VHS 방식이었는데요.

유사한 실수가 음악시장에서도 반복되면서 결국 소니는 MP3 시장을 애플에게, TV 시장은 삼성에게 주도권을 넘겨야만 했습니다.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시죠.

최고경영자의 실책도 뼈아팠습니다.

소니의 4대 수장인 이데이 노부유키 회장과 그 뒤를 이은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은 투자 실패, 인사 실패 등으로 구설수가 끊이지 않았구요.

또 새로운 연구개발이나 투자 없이 기존 기술로 수익을 내려는 관성이 소니의 기업 문화에 자리잡은 것도 패인으로 분석되는 상황입니다.

<질문>
소니, 일본 최초의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비롯해 브라운관 TV, 워크맨 등 잇따라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으며 전 세계의 생활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일본의 고도 경제성장을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전자부문에서만 85억 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 적자를 기록하며 재무구조는 엉망이 됐고, 주가는 전성기 시절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는데요.

이 특파원!

향후 소니는 어떻게 될까요?

<답변>
소니를 보는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만약 소니의 신용 부도 위험도, 즉 CDS 프리미엄이 현재보다 더 최소 200에서 220bp까지 뛴다면 일본 신용평가 기관들도 소니의 등급을 강등할 거라고 전망하는 비관적인 의견이 있구요,

반면 골드만삭스와 BNP파리바 등은 소니가 엔저와 구조조정, 그리고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새 회계연도에서 4년만에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며 최근 급격한 상승세를 보인 CDS 프리미엄이 오히려 투자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소니, 앞으로 기업 재생을 위해 혹독한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질문>
어제 일본 시장엔 지난해 12월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우리돈 121조 원이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발표됐는데...

여기에 소니 신용등급 강등까지 겹쳤죠.

아베노믹스로 활기를 띠던 일본 경기에도 영향이 있겠어요?

<답변>
무제한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한다는 아베노믹스 덕분에 엔화 가치가 떨어지고, 수출 기업엔 날개가 달렸지만 소니는 그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는데요.

소니의 추락에 따라 '아베노믹스' 역시 일정 부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한편 지난해 일본 무역수지 적자가 사장 최대치를 경신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시장이 긴장하고 있는데요.

엔화 약세에다 원유 등 원자재 수입이 급증한 탓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동일본 대지진이 터졌던 2011년 2조 5650억엔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일본은 3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데요.

이렇게 세 해 연속 적자가 발생한 건 1979년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그러면서 엔저로 수출을 늘려 국내 생산과 고용 확대로 연결시키겠다던 아베 총리의 경제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시죠.

무역 적자 구조가 고착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4월 소비세 인상을 앞둔 아베노믹스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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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소니의 몰락…신용등급 ‘투자 부적격’
    • 입력 2014-01-28 18:14:55
    • 수정2014-01-28 18:30:28
    글로벌24
<엥커 멘트>

현지시간 어제, 일본의 대표적인 전자업체 소니의 신용등급이 '투기 등급', 즉 투자 부적격 등급까지 떨어졌습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속적인 적자 등을 고려해 투자 등급을 Baa3에서 Ba1로 한 단계 낮춘 겁니다.

세계 최초의 트랜지스터 라디오에서 워크맨 오디오 돌풍, 첨단의 게임기에 이르기까지 세계 전자업계의 총아로 군림하던 소니는 왜 추락했을까요?

현지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상황 들어보겠습니다.

이재호 특파원!

<질문>
소니 신용등급 강등 얘기부터 들어볼까요?

<답변>
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7일 소니의 장기 신용등급을 Ba1로 한 단계 강등한다고 밝혔습니다.

파나소닉, 샤프와 더불어 일본 3대 전자회사로 꼽히는 소니의 강등은 일본 시민들에게도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는데요.

무디스는 강등의 이유로 소니가 전반적인 수익성을 개선하는데 어려움에 직면했다는 점을 꼽았구요.

또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지출을 줄이기 위해 공격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습니다.

현재 소니는 작년 4월부터 9월까지의 중간결산에서 tv사업 등이 부진하면서 158억엔의 적자를 기록해 중간 결산 기준으로 3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에 빠진 상탭니다.

<질문>
한때 정보기술 황제 기업이라고 불렸던 소니의 몰락, 원인이 뭘까요?

<답변>
네. '혁신 기업'으로 이름을 날리던 소니가 '총체적 난국'에 빠진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2000년대부터 무리하게 고집한 '자사 표준'의 타격이 크다며 지적하고 있습니다.

IT 산업에서 큰 변화의 시기가 올 때마다 무리하게 '자사 표준'을 고집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적응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소니는 과거 비디오 시장에서 자사의 '베타맥스' 방식을 고수하고 시장을 독점 지배하기 위해 기술을 공개하지 않았죠.

하지만 소니의 라이벌 마쓰시타는 이에 맞서 VHS 방식을 도입한 후 이를 대중에게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비디오 시장의 승리를 차지한 건 마쓰시타의 VHS 방식이었는데요.

유사한 실수가 음악시장에서도 반복되면서 결국 소니는 MP3 시장을 애플에게, TV 시장은 삼성에게 주도권을 넘겨야만 했습니다.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시죠.

최고경영자의 실책도 뼈아팠습니다.

소니의 4대 수장인 이데이 노부유키 회장과 그 뒤를 이은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은 투자 실패, 인사 실패 등으로 구설수가 끊이지 않았구요.

또 새로운 연구개발이나 투자 없이 기존 기술로 수익을 내려는 관성이 소니의 기업 문화에 자리잡은 것도 패인으로 분석되는 상황입니다.

<질문>
소니, 일본 최초의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비롯해 브라운관 TV, 워크맨 등 잇따라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으며 전 세계의 생활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일본의 고도 경제성장을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전자부문에서만 85억 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 적자를 기록하며 재무구조는 엉망이 됐고, 주가는 전성기 시절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는데요.

이 특파원!

향후 소니는 어떻게 될까요?

<답변>
소니를 보는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만약 소니의 신용 부도 위험도, 즉 CDS 프리미엄이 현재보다 더 최소 200에서 220bp까지 뛴다면 일본 신용평가 기관들도 소니의 등급을 강등할 거라고 전망하는 비관적인 의견이 있구요,

반면 골드만삭스와 BNP파리바 등은 소니가 엔저와 구조조정, 그리고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새 회계연도에서 4년만에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며 최근 급격한 상승세를 보인 CDS 프리미엄이 오히려 투자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소니, 앞으로 기업 재생을 위해 혹독한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질문>
어제 일본 시장엔 지난해 12월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우리돈 121조 원이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발표됐는데...

여기에 소니 신용등급 강등까지 겹쳤죠.

아베노믹스로 활기를 띠던 일본 경기에도 영향이 있겠어요?

<답변>
무제한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한다는 아베노믹스 덕분에 엔화 가치가 떨어지고, 수출 기업엔 날개가 달렸지만 소니는 그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는데요.

소니의 추락에 따라 '아베노믹스' 역시 일정 부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한편 지난해 일본 무역수지 적자가 사장 최대치를 경신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시장이 긴장하고 있는데요.

엔화 약세에다 원유 등 원자재 수입이 급증한 탓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동일본 대지진이 터졌던 2011년 2조 5650억엔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일본은 3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데요.

이렇게 세 해 연속 적자가 발생한 건 1979년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그러면서 엔저로 수출을 늘려 국내 생산과 고용 확대로 연결시키겠다던 아베 총리의 경제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시죠.

무역 적자 구조가 고착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4월 소비세 인상을 앞둔 아베노믹스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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