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이슈] 구멍 뚫린 자동 이체…문제점은?

입력 2014.02.03 (23:33) 수정 2014.02.0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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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설 연휴 직전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은행 계좌에서 돈이 송금됐다며 100여명이 피해를 신고한 사건이 있었죠?

범인이 잡혔는데 자동이체의 허점을 이용한 신종 범죄였습니다.

경제부 임승창 기자와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임 기자, 먼저 사건 내용부터 다시 정리해 볼까요?

<답변>
지난 29일, 설 연휴 하루 전날이었죠.

15개 금융사 고객 100여 명이 피해 신고를 했는데요.

자동이체 신청도 하지 않았는데 통장에서 19,800원이 자동이체로 빠져나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렇게 피해 신고가 접수되니까 금융결제원이 자동이체를 중지시켰는데, 확인해보니까 자동이체가 신청된 사람이 모두 6천5백 명이었고, 이 가운데 천백여 명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간 뒤였다고 합니다.

<질문>
범인들이 잡혔죠?

어떤 사람들이었나요?

<답변>
요즘 개인정보 유출이 워낙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검찰이 바로 수사에 착수했는데요.

돈을 빼간 업체는 대리운전 기사용 앱을 운영하는 회사였는데, 이 앱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간 것이었습니다.

해당 업체는 사건이 알려진 직후 바로 연락이 끊겼는데, 업체 주소지가 강원도 원주의 한 건물로 돼 있어서 검찰이 조사를 해 보니까 텅 빈 건물이었고, 실체가 없는 유령회사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업체 대표는 구속됐고, 공범 2명, 사채업잔데요,

이 사람들도 긴급체포돼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탭니다.

<질문>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거죠?

<답변>
자동이체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볼까요?

소비자와 기업, 그리고 사이를 연결해주는 금융결제원이 있습니다.

소비자가 자동이체를 신청하면 금융결제원이 소비자가 거래하는 은행에 계좌를 확인하거든요,

그리고 맞으면 해당 기업에 돈을 보내주는 겁니다.

대신 금융결제원은 사전에 기업이 자동이체를 해도 되는 회산지 심사를 하고, 만약에 대비해 보증보험을 들도록 하거든요.

그런데 이번 사건을 되짚어보면 소비자가 아예 이 자동이체 신청을 안했다는 게 핵심이죠.

누군가가 이 신청을 대신 했다는 얘기밖에 안 되거든요.

검찰 수사도 바로 이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즉 자동이체에 필요한 소비자 정보를 어떻게 알아냈는지, 또 이 정보로 누가 어떻게 금융결제원에 자동이체를 신청했는지 이 두 가지가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부분입니다.

<질문>
현재로선 이런 범죄가 또 일어날 수 있겠네요?

그렇죠.

<답변>
자동이체 신청에 필요한 정보는 딱 3가지면 되는데요.

바로 이름과 계좌번호, 주민등록번홉니다.

이 3가지만 알면 다른 사람이 대리 신청을 할 수 있다는 얘긴데, 요즘 개인정보 유출이 워낙 많기 때문에 이 3가지 정보 구하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죠.

여기에 더 큰 문제가 있는데요, 좀 전에 그래픽을 다시 보면 다 연결이 돼 있는데 연결이 빠진 부분이 있죠.

바로 소비자와 은행의 연결고리가 없습니다.

자동이체 신청에 대한 본인 확인 절차가 전혀 없다는 얘긴데요.

이번 사건도 바로 이런 허점을 노린 겁니다.

자동이체는 현재 만 7천여개 기업과 기관이 이용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이체받은 돈만 89조 원이나 될 정도로 규모도 굉장히 크기 때문에 추가 범죄에 대한 우려가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질문>
그럼 이런 사고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뭡니까?

<답변>
끊어진 고리를 연결하는 게 중요한데요.

자동이체 신청을 정말 했는지 본인에게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방법은 문자메시지를 비롯해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죠.

또 자동이체를 받을 수 있는 기업에 대한 심사를 더 강화하고 또 이체받을 수 있는 상한액을 기업이 담보한 보증금 이내로 제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사건도 보증이 5천만 원까지였는데 자동이체가 신청된 6천5백 명 모두가 피해를 봤다고 가정하면 피해액이 1억 3천만 원 이거든요.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그리고 혹시 모를 경우에 대비해서 소비자들이 정기적으로 통장에서 모르게 빠져나가는 건 없는지 꼼곰히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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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2-04 08:22:24
    • 수정2014-02-04 08:5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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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설 연휴 직전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은행 계좌에서 돈이 송금됐다며 100여명이 피해를 신고한 사건이 있었죠?

범인이 잡혔는데 자동이체의 허점을 이용한 신종 범죄였습니다.

경제부 임승창 기자와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임 기자, 먼저 사건 내용부터 다시 정리해 볼까요?

<답변>
지난 29일, 설 연휴 하루 전날이었죠.

15개 금융사 고객 100여 명이 피해 신고를 했는데요.

자동이체 신청도 하지 않았는데 통장에서 19,800원이 자동이체로 빠져나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렇게 피해 신고가 접수되니까 금융결제원이 자동이체를 중지시켰는데, 확인해보니까 자동이체가 신청된 사람이 모두 6천5백 명이었고, 이 가운데 천백여 명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간 뒤였다고 합니다.

<질문>
범인들이 잡혔죠?

어떤 사람들이었나요?

<답변>
요즘 개인정보 유출이 워낙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검찰이 바로 수사에 착수했는데요.

돈을 빼간 업체는 대리운전 기사용 앱을 운영하는 회사였는데, 이 앱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간 것이었습니다.

해당 업체는 사건이 알려진 직후 바로 연락이 끊겼는데, 업체 주소지가 강원도 원주의 한 건물로 돼 있어서 검찰이 조사를 해 보니까 텅 빈 건물이었고, 실체가 없는 유령회사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업체 대표는 구속됐고, 공범 2명, 사채업잔데요,

이 사람들도 긴급체포돼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탭니다.

<질문>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거죠?

<답변>
자동이체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볼까요?

소비자와 기업, 그리고 사이를 연결해주는 금융결제원이 있습니다.

소비자가 자동이체를 신청하면 금융결제원이 소비자가 거래하는 은행에 계좌를 확인하거든요,

그리고 맞으면 해당 기업에 돈을 보내주는 겁니다.

대신 금융결제원은 사전에 기업이 자동이체를 해도 되는 회산지 심사를 하고, 만약에 대비해 보증보험을 들도록 하거든요.

그런데 이번 사건을 되짚어보면 소비자가 아예 이 자동이체 신청을 안했다는 게 핵심이죠.

누군가가 이 신청을 대신 했다는 얘기밖에 안 되거든요.

검찰 수사도 바로 이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즉 자동이체에 필요한 소비자 정보를 어떻게 알아냈는지, 또 이 정보로 누가 어떻게 금융결제원에 자동이체를 신청했는지 이 두 가지가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부분입니다.

<질문>
현재로선 이런 범죄가 또 일어날 수 있겠네요?

그렇죠.

<답변>
자동이체 신청에 필요한 정보는 딱 3가지면 되는데요.

바로 이름과 계좌번호, 주민등록번홉니다.

이 3가지만 알면 다른 사람이 대리 신청을 할 수 있다는 얘긴데, 요즘 개인정보 유출이 워낙 많기 때문에 이 3가지 정보 구하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죠.

여기에 더 큰 문제가 있는데요, 좀 전에 그래픽을 다시 보면 다 연결이 돼 있는데 연결이 빠진 부분이 있죠.

바로 소비자와 은행의 연결고리가 없습니다.

자동이체 신청에 대한 본인 확인 절차가 전혀 없다는 얘긴데요.

이번 사건도 바로 이런 허점을 노린 겁니다.

자동이체는 현재 만 7천여개 기업과 기관이 이용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이체받은 돈만 89조 원이나 될 정도로 규모도 굉장히 크기 때문에 추가 범죄에 대한 우려가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질문>
그럼 이런 사고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뭡니까?

<답변>
끊어진 고리를 연결하는 게 중요한데요.

자동이체 신청을 정말 했는지 본인에게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방법은 문자메시지를 비롯해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죠.

또 자동이체를 받을 수 있는 기업에 대한 심사를 더 강화하고 또 이체받을 수 있는 상한액을 기업이 담보한 보증금 이내로 제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사건도 보증이 5천만 원까지였는데 자동이체가 신청된 6천5백 명 모두가 피해를 봤다고 가정하면 피해액이 1억 3천만 원 이거든요.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그리고 혹시 모를 경우에 대비해서 소비자들이 정기적으로 통장에서 모르게 빠져나가는 건 없는지 꼼곰히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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