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재수 학원비에 등골 휘는 학부모

입력 2014.02.13 (08:15) 수정 2014.02.13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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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곧 대학 입학을 앞둔 신입생들은 한창 즐거울 때지만 재수생들은 지금 참 어려울 시기죠,

마음을 다잡는 것만도 도전일 텐데, 비싼 학원비가 재수생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취재를 해봤는데요,

박예원 기자, 대학 등록금은 저리 가라 수준이라고요?

<기자 멘트>

네 그렇습니다,

재수생을 대상으로 수업하는 입시 학원의 경우 1년 공부하려면 직장인 한해 연봉과 비슷한 금액이 들어가더군요.

재수를 준비하는 학생이나 학부모는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얼마까지만 받을 수 있도록 정부에서 가이드라인을 정한 수강료 말고 기타 비용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금액을 올리다 보니 법적으로 규제하기도 어렵습니다.

대학등록금보다 비싼 재수생 입시학원비, 어느 정도고 뭐가 문제인지 확인해봤습니다.

<리포트>

대학입시에 실패한 재수생들이 학원가로 몰리는 이맘때쯤이면, 입시학원 광고가 봇물처럼 쏟아집니다.

마치 학원을 다니기만하면 명문대 합격이 보장될 것 같은 광고문구들

<녹취> "교육비가 월 215만 원"

<녹취> "1년간 들어가게 되는 비용이 2,000만 원 정도입니다"

하지만 적게는 월 100만 원에서 많게는 300만 원까지 나가는 학원비 때문에 재수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부모님께 1년간의 학원비 부담을 지워야 한다는 현실 때문이겠죠.

<녹취> "학원비는 비싸죠."

<녹취> "죄송한 마음이죠. 부모님한테"

<녹취> "어쩔 수 없이 다니는 거죠. 안 다니면 공부하기 힘드니까"

재수를 하는 데는 어느 정도의 비용이 필요할까.

직접 상담을 해봤습니다.

숙식까지 책임진다는 한 기숙학원입니다.

<인터뷰> 기숙 학원 관계자 : "학원비가 얼마인가요? (교육비가 우리가 월 215만 원) 거기에 어떤 것들이 포함된 거예요? (전 과목 수강료 그 다음에 기숙사비, 식사비, 간식비, 기타 부대 비용 약간...)"

기타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는데, 전체 비용 중 수강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요

<인터뷰> "우리가 215만 원 중 115만 원 정도가 교육비라고 생각하면 되고 그 다음에 100만 원 정도가 식·생활비입니다. (숙식이 왜 이렇게 비싸요?) 그 100만 원을... 왜 이렇게 비싼 게 아니라 싼 거죠. 우리가 장을 봐서 우리가 해줘야 돼요. 나도 먹어야 하고 너도 먹어야 하고 이런 상황인데 깨끗하고 좋은 걸 안 쓸 수가 없는 거잖아요."

숙식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일반 종합학원은 어떨까요.

기숙학원에 비해서 저렴하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인터뷰> 종합 학원 관계자 : "많이 들어가요, 돈이... 한 2,000만 원 정도 들어간다고 보면 됩니다. (이 종합 학원에서요?) 보통 종합반 다니면. 기숙 학원 다니면 3,500 정도"

이 학원의 한 달 수강료는 96만 원.

하지만 학원 관계자가 수천만 원을 얘기하는 이유는 수강료 외에 발생하는 추가 비용 때문입니다.

<인터뷰> 종합 학원 관계자 : "(교재비가 20만 원이나 해요?) 20만 원이 넘어갈 거예요. 아마. 교재비를 보통 한 3개월마다 한 번씩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나마 학원비가 저렴하다고 소문난 서울의 한 종합학원입니다.

하지만 보충수업 등의 명목으로 학원비가 추가되면서 결국 백만 원을 훌쩍 넘기는데요.

<인터뷰> "그러면 학원비 85만 원 따로 하고 사회탐구비 준비할 비용도 따로 추가로 드려야 해요 제가? (그렇죠.) 얼마예요? (20만 원대 정도. 한 과목이 그 정도 되니까 2과목에 50만 원 정도.)"

서울시내 의과 대학 한 학기 등록금이 500만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숙학원에서 같은 기간 공부할 때 드는 돈이 의대 등록금의 2배 이상 인 거죠.

재수생을 둔 학부모들은 등골이 휜다는 표현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재수생 학부모 : "제일 힘든 건 돈이죠. 돈이 너무 힘들었어요. 대충 계산하면 학원비가 거의 100만 원 그러니까 학원에서는 70~80만 원이라고 얘기를 해도 또 모의고사비 또는 검사비 또는 무슨 부교재 이렇게 하면 100만 원이 됐던 거 같고요."

또한, 학원비가 적정한 가격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학원에서 내라는 대로 수업료를 납부할 수밖에 없다는데요

<인터뷰> 재수생 학부모 : "아이들을 위한 거니까 돈이 얼마가 들어도 엄마 아빠들은 맞벌이를 해서라도 그 비용을 대거든요. 그 심리를 잘 악용해서 어떤 그 소수의 사람들이 배부른 게 아닌가……."

구조적으로 뭔가가 너무 많이 잘못되어 있는데 어디다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방관하는 거죠.

부담스런 학원 수강료 법적으로 문제는 없는 걸까요?

해당교육청에 알아봤습니다.

<녹취> 교육청 관계자 : "(1분당) 수업료가 따로 다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녹취> "기숙 학원은 (1분당) 120원 정도 가이드라인이 돼 있습니다.

<녹취> "일반 종합 학원은 110원요. 단과가 150원이고요."

<녹취> "숙박비나 이런 것들은 어떤 식으로 정해지나요?"

<녹취> "숙박비 같은 경우에 따로 가이드라인을 정해 놓은 게 없기 때문에 신고된 금액으로 받고 있습니다."

입시학원 수강료의 경우 각 시도 교육청에서 정한 1분당 상한선이 있는데요,

한 달 수업료로 계산했을 경우 대략 기숙학원은 백5만 6천 원 종합학원은 52만 8 천원 선입니다.

대부분의 학원들이 수업료로는 정해진 금액을 지키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부대비용에 대해서는 기준이 없죠.

재수생 입시 학원 관계자 입장에서 보면 어떨까요.

<인터뷰> 심재육(전 학원 관계자) : "수익을 내죠. 음식비로 수익을 내야죠. 왜냐면 사기업이잖아요. 당연히 수익이 나야 정상이죠. 수익이 만약에 안 난다면 학원을 할 이유가 없잖아요."

이 관계자는 학원비가 비싸질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이유에 대해서도 털어놨습니다.

<인터뷰> 심재육(전 학원 관계자) "기숙 학원비에 마케팅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들어갑니다. 전체 기숙 학원이 65개까지가 있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제가 어림잡아서 계산해보니까 전체 기숙 학원에서 사용하는 마케팅 비용이 100억이 넘어가더라고요."

서로 경쟁하면서 마케팅비를 쓰는 것은 다 학부모들에게 소비자들에게 비용이 전가되는 거죠.

한 번의 실패를 딛고 다시 도약하기 위해 시험을 준비하는 재수생들.

지나친 사교육비 부담으로 이들의 꿈이 깨지지 않도록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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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재수 학원비에 등골 휘는 학부모
    • 입력 2014-02-13 08:23:24
    • 수정2014-02-13 09: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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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곧 대학 입학을 앞둔 신입생들은 한창 즐거울 때지만 재수생들은 지금 참 어려울 시기죠,

마음을 다잡는 것만도 도전일 텐데, 비싼 학원비가 재수생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취재를 해봤는데요,

박예원 기자, 대학 등록금은 저리 가라 수준이라고요?

<기자 멘트>

네 그렇습니다,

재수생을 대상으로 수업하는 입시 학원의 경우 1년 공부하려면 직장인 한해 연봉과 비슷한 금액이 들어가더군요.

재수를 준비하는 학생이나 학부모는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얼마까지만 받을 수 있도록 정부에서 가이드라인을 정한 수강료 말고 기타 비용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금액을 올리다 보니 법적으로 규제하기도 어렵습니다.

대학등록금보다 비싼 재수생 입시학원비, 어느 정도고 뭐가 문제인지 확인해봤습니다.

<리포트>

대학입시에 실패한 재수생들이 학원가로 몰리는 이맘때쯤이면, 입시학원 광고가 봇물처럼 쏟아집니다.

마치 학원을 다니기만하면 명문대 합격이 보장될 것 같은 광고문구들

<녹취> "교육비가 월 215만 원"

<녹취> "1년간 들어가게 되는 비용이 2,000만 원 정도입니다"

하지만 적게는 월 100만 원에서 많게는 300만 원까지 나가는 학원비 때문에 재수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부모님께 1년간의 학원비 부담을 지워야 한다는 현실 때문이겠죠.

<녹취> "학원비는 비싸죠."

<녹취> "죄송한 마음이죠. 부모님한테"

<녹취> "어쩔 수 없이 다니는 거죠. 안 다니면 공부하기 힘드니까"

재수를 하는 데는 어느 정도의 비용이 필요할까.

직접 상담을 해봤습니다.

숙식까지 책임진다는 한 기숙학원입니다.

<인터뷰> 기숙 학원 관계자 : "학원비가 얼마인가요? (교육비가 우리가 월 215만 원) 거기에 어떤 것들이 포함된 거예요? (전 과목 수강료 그 다음에 기숙사비, 식사비, 간식비, 기타 부대 비용 약간...)"

기타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는데, 전체 비용 중 수강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요

<인터뷰> "우리가 215만 원 중 115만 원 정도가 교육비라고 생각하면 되고 그 다음에 100만 원 정도가 식·생활비입니다. (숙식이 왜 이렇게 비싸요?) 그 100만 원을... 왜 이렇게 비싼 게 아니라 싼 거죠. 우리가 장을 봐서 우리가 해줘야 돼요. 나도 먹어야 하고 너도 먹어야 하고 이런 상황인데 깨끗하고 좋은 걸 안 쓸 수가 없는 거잖아요."

숙식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일반 종합학원은 어떨까요.

기숙학원에 비해서 저렴하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인터뷰> 종합 학원 관계자 : "많이 들어가요, 돈이... 한 2,000만 원 정도 들어간다고 보면 됩니다. (이 종합 학원에서요?) 보통 종합반 다니면. 기숙 학원 다니면 3,500 정도"

이 학원의 한 달 수강료는 96만 원.

하지만 학원 관계자가 수천만 원을 얘기하는 이유는 수강료 외에 발생하는 추가 비용 때문입니다.

<인터뷰> 종합 학원 관계자 : "(교재비가 20만 원이나 해요?) 20만 원이 넘어갈 거예요. 아마. 교재비를 보통 한 3개월마다 한 번씩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나마 학원비가 저렴하다고 소문난 서울의 한 종합학원입니다.

하지만 보충수업 등의 명목으로 학원비가 추가되면서 결국 백만 원을 훌쩍 넘기는데요.

<인터뷰> "그러면 학원비 85만 원 따로 하고 사회탐구비 준비할 비용도 따로 추가로 드려야 해요 제가? (그렇죠.) 얼마예요? (20만 원대 정도. 한 과목이 그 정도 되니까 2과목에 50만 원 정도.)"

서울시내 의과 대학 한 학기 등록금이 500만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숙학원에서 같은 기간 공부할 때 드는 돈이 의대 등록금의 2배 이상 인 거죠.

재수생을 둔 학부모들은 등골이 휜다는 표현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재수생 학부모 : "제일 힘든 건 돈이죠. 돈이 너무 힘들었어요. 대충 계산하면 학원비가 거의 100만 원 그러니까 학원에서는 70~80만 원이라고 얘기를 해도 또 모의고사비 또는 검사비 또는 무슨 부교재 이렇게 하면 100만 원이 됐던 거 같고요."

또한, 학원비가 적정한 가격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학원에서 내라는 대로 수업료를 납부할 수밖에 없다는데요

<인터뷰> 재수생 학부모 : "아이들을 위한 거니까 돈이 얼마가 들어도 엄마 아빠들은 맞벌이를 해서라도 그 비용을 대거든요. 그 심리를 잘 악용해서 어떤 그 소수의 사람들이 배부른 게 아닌가……."

구조적으로 뭔가가 너무 많이 잘못되어 있는데 어디다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방관하는 거죠.

부담스런 학원 수강료 법적으로 문제는 없는 걸까요?

해당교육청에 알아봤습니다.

<녹취> 교육청 관계자 : "(1분당) 수업료가 따로 다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녹취> "기숙 학원은 (1분당) 120원 정도 가이드라인이 돼 있습니다.

<녹취> "일반 종합 학원은 110원요. 단과가 150원이고요."

<녹취> "숙박비나 이런 것들은 어떤 식으로 정해지나요?"

<녹취> "숙박비 같은 경우에 따로 가이드라인을 정해 놓은 게 없기 때문에 신고된 금액으로 받고 있습니다."

입시학원 수강료의 경우 각 시도 교육청에서 정한 1분당 상한선이 있는데요,

한 달 수업료로 계산했을 경우 대략 기숙학원은 백5만 6천 원 종합학원은 52만 8 천원 선입니다.

대부분의 학원들이 수업료로는 정해진 금액을 지키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부대비용에 대해서는 기준이 없죠.

재수생 입시 학원 관계자 입장에서 보면 어떨까요.

<인터뷰> 심재육(전 학원 관계자) : "수익을 내죠. 음식비로 수익을 내야죠. 왜냐면 사기업이잖아요. 당연히 수익이 나야 정상이죠. 수익이 만약에 안 난다면 학원을 할 이유가 없잖아요."

이 관계자는 학원비가 비싸질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이유에 대해서도 털어놨습니다.

<인터뷰> 심재육(전 학원 관계자) "기숙 학원비에 마케팅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들어갑니다. 전체 기숙 학원이 65개까지가 있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제가 어림잡아서 계산해보니까 전체 기숙 학원에서 사용하는 마케팅 비용이 100억이 넘어가더라고요."

서로 경쟁하면서 마케팅비를 쓰는 것은 다 학부모들에게 소비자들에게 비용이 전가되는 거죠.

한 번의 실패를 딛고 다시 도약하기 위해 시험을 준비하는 재수생들.

지나친 사교육비 부담으로 이들의 꿈이 깨지지 않도록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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