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희, 여 쇼트 500m 16년 만에 동메달

입력 2014.02.13 (19:16) 수정 2014.02.13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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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주축 박승희(22·화성시청)가 한국 선수로는 16년 만에 올림픽 여자 500m에서 동메달을 땄다.

박승희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레이스 초반 뒤따르던 선수에게 몸이 걸려 넘어지는 불운 속에 54초207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혼자 넘어지지 않은 리젠러우(중국·45초263)가 금메달을 챙겼고, 2010년 밴쿠버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아리안나 폰타나(이탈리아·51초250)가 은메달을 가져갔다.

아쉬운 결과지만 한국 쇼트트랙이 여자 500m에서 올림픽 메달을 수확한 것은 16년 만이다.

그동안은 1998년 일본 나가노 대회에서 전이경이 딴 동메달이 유일했을 정도로 여자 500m는 한국의 취약 종목이었다.

결승에 오른 것 자체도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의 원혜경 이후 박승희가 무려 20년 만이다.

나가노올림픽에서 전이경이 500m 동메달을 획득할 때에는 결승 출전 선수 네 명 중 두 명이 실격하거나 레이스를 마치지 못한 덕에 준결승에서 탈락한 선수들의 순위결정전(B파이널)에서 1위에 오른 전이경이 대신 시상대에 올랐다.

박승희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대회 2연패를 달성한 이상화(서울시청)에 이어 이번 소치올림픽에서 한국 선수 중 두 번째 메달리스트가 됐다.

또 4년 전 밴쿠버 대회 여자 1,000m와 1,500m에서 각각 동메달을 수확한 박승희는 자신의 올림픽 메달을 3개로 늘렸다.

박승희는 이번 대회에서 500m를 시작으로 1,000m와 1,500m, 단체전인 3,000m 계주까지 여자부 네 종목에 모두 출전해 메달 사냥을 이어간다.

박승희로서는 너무나도 안타까운 한판이었다.

이번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최근 두 차례 올림픽 여자 500m에서 모두 금메달을 딴 세계 최강 왕멍(중국)이 부상으로 참가할 수 없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박승희에게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사라진 셈이었다.

지난 10일 예선을 조 1위로 가볍게 통과한 박승희는 이날 준준결승에서도 43초392 만에 결승선을 지나 역시 1조 1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준결승에서는 판커신과 류추훙, 리젠러우 등 중국 선수 3명이 박승희와는 다른 2조에 한 데 몰리면서 수월하게 결승까지 나아갈 수 있었다.

박승희는 준결승에서 폰타나를 제치고 1조 1위로 결승에 선착했다.

이어 열린 준결승 2조 경기에서는 올 시즌 월드컵 여자 500m 랭킹 2위인 판커신이 레이스 도중 미끄러지면서 4위로 밀려나 박승희의 메달 획득 가능성을 더욱 높여줬다.

중국은 류추훙도 3위에 그치면서 엘리스 크리스티(영국)에 이어 2위에 오른 리젠러우만 결승 출발선에 서게 됐다.

박승희는 '금빛 예감'으로 충만한 채 결승에 나섰다.

맨 안쪽에 선 박승희는 다소 긴장한 듯 출발 총성보다 먼저 몸이 튀어나가는 바람에 한차례 부정출발을 했다. 하지만 이내 냉정을 찾고 차분히 레이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가장 맨 앞에서 첫 바퀴를 돌던 중 코너를 지날 때 뒤따르던 크리스티와 폰타나가 자리다툼을 하다 부딪치며 넘어졌고, 이 피해가 고스란히 박승희에게도 떠넘겨졌다.

잘 피해 빠져나가는가 싶었지만 크리스티와 살짝 부딪친 박승희도 중심을 잃고 나뒹구는 예상 밖의 일이 벌어졌다.

당황한 박승희는 일어나 바로 레이스를 이어가려다 한 번 더 앞으로 넘어지는 등 제 기량을 전혀 보여줄 수 없었다.

결국 최하위로 레이스를 끝내야 했지만 크리스티가 실격당해 박승희에게 동메달이 주어졌다.

예선부터 줄곧 1위로 결승까지 오를 만큼 페이스가 좋았던 터라 박승희로서는 더욱 억울할 법했다. 하지만 그래도 박승희는 웃으며 메달을 받아들었다.

박승희가 금메달을 땄더라면 한국은 최초로 올림픽 쇼트트랙 남녀 8개 종목 모두에서 금메달을 수확해본 나라가 될 수 있었다.

한편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김아랑(19·전주제일고)과 심석희(17·세화여고)는 여자 500m 준준결승에서 아쉽게 탈락했다.

김아랑은 43.673으로 3조 3위에 그쳤고, 심석희는 43초572의 기록으로 4조 4위에 머물러 준결승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남자 5,000m 계주에서도 불운이 따랐다.

이한빈(26·성남시청)-박세영(21·단국대)-신다운(21·서울시청)-이호석(28·고양시청)이 이어 달린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6분48초206의 기록으로 1조 3위에 처져 상위 두 팀에 주는 결승 진출 자격을 획득하지 못했다.

미국·네덜란드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던 한국은 네 바퀴를 남겨놓고 이호석이 코너를 돌던 도중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바람에 뒤로 크게 밀려났다.

한국 쇼트트랙 남자 계주팀이 결승 진출에 실패한 것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준결승에서 실격한 이후 12년 만다.

한국 국적을 포기한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2번 주자로 달린 러시아는 6분44초331의 기록으로 2조 1위에 올라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신다운과 이한빈은 남자 1,000m에서 명예 회복을 노린다.

신다운은 이날 예선에서 1분25초893만에 결승선을 지나 안현수(1분25초834)에 이어 7조 2위로 예선을 통과했다.

8조에 속한 이한빈도 1분26초502의 기록으로 1위에 올라 첫 관문을 가볍게 넘어섰다.

남자 1,000m의 준준결승 및 준결승·결승 경기는 15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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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4-02-13 23:06:28
    연합뉴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주축 박승희(22·화성시청)가 한국 선수로는 16년 만에 올림픽 여자 500m에서 동메달을 땄다.

박승희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레이스 초반 뒤따르던 선수에게 몸이 걸려 넘어지는 불운 속에 54초207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혼자 넘어지지 않은 리젠러우(중국·45초263)가 금메달을 챙겼고, 2010년 밴쿠버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아리안나 폰타나(이탈리아·51초250)가 은메달을 가져갔다.

아쉬운 결과지만 한국 쇼트트랙이 여자 500m에서 올림픽 메달을 수확한 것은 16년 만이다.

그동안은 1998년 일본 나가노 대회에서 전이경이 딴 동메달이 유일했을 정도로 여자 500m는 한국의 취약 종목이었다.

결승에 오른 것 자체도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의 원혜경 이후 박승희가 무려 20년 만이다.

나가노올림픽에서 전이경이 500m 동메달을 획득할 때에는 결승 출전 선수 네 명 중 두 명이 실격하거나 레이스를 마치지 못한 덕에 준결승에서 탈락한 선수들의 순위결정전(B파이널)에서 1위에 오른 전이경이 대신 시상대에 올랐다.

박승희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대회 2연패를 달성한 이상화(서울시청)에 이어 이번 소치올림픽에서 한국 선수 중 두 번째 메달리스트가 됐다.

또 4년 전 밴쿠버 대회 여자 1,000m와 1,500m에서 각각 동메달을 수확한 박승희는 자신의 올림픽 메달을 3개로 늘렸다.

박승희는 이번 대회에서 500m를 시작으로 1,000m와 1,500m, 단체전인 3,000m 계주까지 여자부 네 종목에 모두 출전해 메달 사냥을 이어간다.

박승희로서는 너무나도 안타까운 한판이었다.

이번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최근 두 차례 올림픽 여자 500m에서 모두 금메달을 딴 세계 최강 왕멍(중국)이 부상으로 참가할 수 없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박승희에게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사라진 셈이었다.

지난 10일 예선을 조 1위로 가볍게 통과한 박승희는 이날 준준결승에서도 43초392 만에 결승선을 지나 역시 1조 1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준결승에서는 판커신과 류추훙, 리젠러우 등 중국 선수 3명이 박승희와는 다른 2조에 한 데 몰리면서 수월하게 결승까지 나아갈 수 있었다.

박승희는 준결승에서 폰타나를 제치고 1조 1위로 결승에 선착했다.

이어 열린 준결승 2조 경기에서는 올 시즌 월드컵 여자 500m 랭킹 2위인 판커신이 레이스 도중 미끄러지면서 4위로 밀려나 박승희의 메달 획득 가능성을 더욱 높여줬다.

중국은 류추훙도 3위에 그치면서 엘리스 크리스티(영국)에 이어 2위에 오른 리젠러우만 결승 출발선에 서게 됐다.

박승희는 '금빛 예감'으로 충만한 채 결승에 나섰다.

맨 안쪽에 선 박승희는 다소 긴장한 듯 출발 총성보다 먼저 몸이 튀어나가는 바람에 한차례 부정출발을 했다. 하지만 이내 냉정을 찾고 차분히 레이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가장 맨 앞에서 첫 바퀴를 돌던 중 코너를 지날 때 뒤따르던 크리스티와 폰타나가 자리다툼을 하다 부딪치며 넘어졌고, 이 피해가 고스란히 박승희에게도 떠넘겨졌다.

잘 피해 빠져나가는가 싶었지만 크리스티와 살짝 부딪친 박승희도 중심을 잃고 나뒹구는 예상 밖의 일이 벌어졌다.

당황한 박승희는 일어나 바로 레이스를 이어가려다 한 번 더 앞으로 넘어지는 등 제 기량을 전혀 보여줄 수 없었다.

결국 최하위로 레이스를 끝내야 했지만 크리스티가 실격당해 박승희에게 동메달이 주어졌다.

예선부터 줄곧 1위로 결승까지 오를 만큼 페이스가 좋았던 터라 박승희로서는 더욱 억울할 법했다. 하지만 그래도 박승희는 웃으며 메달을 받아들었다.

박승희가 금메달을 땄더라면 한국은 최초로 올림픽 쇼트트랙 남녀 8개 종목 모두에서 금메달을 수확해본 나라가 될 수 있었다.

한편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김아랑(19·전주제일고)과 심석희(17·세화여고)는 여자 500m 준준결승에서 아쉽게 탈락했다.

김아랑은 43.673으로 3조 3위에 그쳤고, 심석희는 43초572의 기록으로 4조 4위에 머물러 준결승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남자 5,000m 계주에서도 불운이 따랐다.

이한빈(26·성남시청)-박세영(21·단국대)-신다운(21·서울시청)-이호석(28·고양시청)이 이어 달린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6분48초206의 기록으로 1조 3위에 처져 상위 두 팀에 주는 결승 진출 자격을 획득하지 못했다.

미국·네덜란드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던 한국은 네 바퀴를 남겨놓고 이호석이 코너를 돌던 도중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바람에 뒤로 크게 밀려났다.

한국 쇼트트랙 남자 계주팀이 결승 진출에 실패한 것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준결승에서 실격한 이후 12년 만다.

한국 국적을 포기한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2번 주자로 달린 러시아는 6분44초331의 기록으로 2조 1위에 올라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신다운과 이한빈은 남자 1,000m에서 명예 회복을 노린다.

신다운은 이날 예선에서 1분25초893만에 결승선을 지나 안현수(1분25초834)에 이어 7조 2위로 예선을 통과했다.

8조에 속한 이한빈도 1분26초502의 기록으로 1위에 올라 첫 관문을 가볍게 넘어섰다.

남자 1,000m의 준준결승 및 준결승·결승 경기는 15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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