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희 “동메달도 저에겐 큰 값진 선물”

입력 2014.02.13 (22:37) 수정 2014.02.13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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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첫 메달을 따낸 박승희(22·화성시청)는 아쉬움 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박승희는 13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대회 여자 500m 경기를 마치고 "아쉽지만, 동메달도 저에게는 값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박승희는 준준결승·준결승 1위로 결승에 올랐으나 결승 초반 선수들과 뒤엉켜 넘어지는 불운 속에 54초207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박승희는 1998년 나가노에서 전이경이 동메달을 딴 이후 16년 만에 한국에 여자 500m 메달을 안기는 수확을 남겼다.

16년 만에 여자 500m에서 동메달이 나왔다는 말에 박승희는 놀란 표정으로 미소를 지으며 "그러면 잘한 거죠"라고 취재진에 되묻는 등 씩씩한 모습이었다.

그는 "준결승에서 좋은 경기를 해서 금메달을 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부러 하지 않으려고 했다"면서 "결승에서 1번 자리 받은 것까지는 하늘에서 도와주셔서 결승에서 제 실력을 발휘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쉬움은 남는다"고 곱씹었다.

이어 "처음에 넘어지고 나서는 빨리 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면서 "두 번째 넘어질 때는 마음이 급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그러나 "이것도 결국엔 실력"이라면서 결과를 의연하게 받아들였다.

또 "저와 부딪친 영국 선수가 계속 울고 있더라"면서 "아마 많이 미안해하고 있을 것"이라며 상대를 배려하기도 했다.

처음에 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설 때는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던 그는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앞서 방송 인터뷰에서 가족에 대해 물어보시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며 눈물을 훔쳤다.

박승희의 언니인 박승주(24)는 이번 올림픽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로 출전했고, 남동생 박세영(21)은 쇼트트랙에 함께 출전했다.

박승희는 "언니와 숙소에서 많이 보고 얘기도 나눴는데 오늘 아마 경기를 앞두고 있어 제 경기는 못 봤을 것"이라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 기쁘다"고 우애를 과시했다.

또 "부모님께서 좋은 유전자를 물려주신 것 같다"며 고마움도 전했다.

이날 동메달은 2010년 밴쿠버 올림픽 여자 1,000m·1,500m 동메달에 이어 박승희가 올림픽에서 따낸 세 번째 메달이다.

밴쿠버에서는 여자 3,000m 계주에 출격, 1위로 들어오고도 실격의 아픔을 맛봤던 박승희는 "4년 전에는 아쉬움이 컸지만, 지금은 좋은 게 더 많다"면서 "당시에는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는데 지금은 스스로 대견하다"고 말했다.

특히 "500m에서 욕심이 났기에 오늘 더 긴장했다"면서 "후배들에게 단거리에서도 메달 가능성이 있다는 걸 보여줘서 뿌듯하다"고 기쁜 마음을 표현했다.

이어 "이번에는 3,000m 계주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면서 "오늘은 다 잊고 남은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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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승희 “동메달도 저에겐 큰 값진 선물”
    • 입력 2014-02-13 22:37:39
    • 수정2014-02-13 23:07:38
    연합뉴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첫 메달을 따낸 박승희(22·화성시청)는 아쉬움 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박승희는 13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대회 여자 500m 경기를 마치고 "아쉽지만, 동메달도 저에게는 값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박승희는 준준결승·준결승 1위로 결승에 올랐으나 결승 초반 선수들과 뒤엉켜 넘어지는 불운 속에 54초207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박승희는 1998년 나가노에서 전이경이 동메달을 딴 이후 16년 만에 한국에 여자 500m 메달을 안기는 수확을 남겼다.

16년 만에 여자 500m에서 동메달이 나왔다는 말에 박승희는 놀란 표정으로 미소를 지으며 "그러면 잘한 거죠"라고 취재진에 되묻는 등 씩씩한 모습이었다.

그는 "준결승에서 좋은 경기를 해서 금메달을 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부러 하지 않으려고 했다"면서 "결승에서 1번 자리 받은 것까지는 하늘에서 도와주셔서 결승에서 제 실력을 발휘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쉬움은 남는다"고 곱씹었다.

이어 "처음에 넘어지고 나서는 빨리 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면서 "두 번째 넘어질 때는 마음이 급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그러나 "이것도 결국엔 실력"이라면서 결과를 의연하게 받아들였다.

또 "저와 부딪친 영국 선수가 계속 울고 있더라"면서 "아마 많이 미안해하고 있을 것"이라며 상대를 배려하기도 했다.

처음에 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설 때는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던 그는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앞서 방송 인터뷰에서 가족에 대해 물어보시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며 눈물을 훔쳤다.

박승희의 언니인 박승주(24)는 이번 올림픽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로 출전했고, 남동생 박세영(21)은 쇼트트랙에 함께 출전했다.

박승희는 "언니와 숙소에서 많이 보고 얘기도 나눴는데 오늘 아마 경기를 앞두고 있어 제 경기는 못 봤을 것"이라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 기쁘다"고 우애를 과시했다.

또 "부모님께서 좋은 유전자를 물려주신 것 같다"며 고마움도 전했다.

이날 동메달은 2010년 밴쿠버 올림픽 여자 1,000m·1,500m 동메달에 이어 박승희가 올림픽에서 따낸 세 번째 메달이다.

밴쿠버에서는 여자 3,000m 계주에 출격, 1위로 들어오고도 실격의 아픔을 맛봤던 박승희는 "4년 전에는 아쉬움이 컸지만, 지금은 좋은 게 더 많다"면서 "당시에는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는데 지금은 스스로 대견하다"고 말했다.

특히 "500m에서 욕심이 났기에 오늘 더 긴장했다"면서 "후배들에게 단거리에서도 메달 가능성이 있다는 걸 보여줘서 뿌듯하다"고 기쁜 마음을 표현했다.

이어 "이번에는 3,000m 계주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면서 "오늘은 다 잊고 남은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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