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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소치 동계올림픽
되살아난 판정 악연에 고개 숙인 김연아
입력 2014.02.21 (04:55) 수정 2014.02.21 (09:23) 연합뉴스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2회 연속 우승은 이루지 못한 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연아는 2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4.19점을 획득, 전날 1위를 차지한 쇼트프로그램에서의 점수(74.92점)를 더해 합계 219.11점으로 2위에 올랐다.

쇼트프로그램에서 0.28점 차로 2위를 차지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224.59점)에게 역전을 허용해 대회 2연패를 이루지 못했다.

쇼트프로그램에 이어 이날도 김연아의 점수는 경쟁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박한 편이었다.

특히 러시아의 금메달 후보로 꼽히던 새별 율리야 리프니츠카야가 부진한 사이 복병으로 떠오른 소트니코바에 대한 점수는 지나치게 후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소트니코바는 김연아가 구사하는 필살기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10.10)보다 기본점에서 1.90 떨어지는 트리플 토루프-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8.20점)를 시도해 무려 1.60점의 가산점(GOE)을 챙겼다.

'교과서 점프'로 인정받은 김연아가 시도한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의 가산점이 1.50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점수다.

소트니코바는 여기에 세 차례 스핀 과제(레이백·체인지 풋 콤비네이션·플라잉 카멜)와 한 차례 스텝 시퀀스를 모두 레벨 4로 소화했다.

김연아는 레이백 스핀과 스텝 시퀀스에서 각각 레벨 3을 받았다.

프리스케이팅에서도 김연아는 플라잉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레벨4)에 이어 화려한 스텝 연기를 펼쳤지만 심판진은 그의 스텝에 전날에 이어 최고 수준보다 한 단계 낮은 레벨 3을 줬다.

반면 김연아에 앞서 연기를 벌인 소트니코바는 한 차례 점프 실수가 있었음에도 149.95점이라는 놀라운 점수를 받았다.

소트니코바는 트리플 플립-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마지막 착지 때 많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으나 심판진은 GOE에서 0.90점만 감점했다.

반대로 네 번의 스핀과 스텝에 모두 레벨 4가 붙었고, 한 차례 실수한 점프 외에는 모두 1점 이상의 GOE를 보탰다.

소트니코바가 받은 점수는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김연아가 작성한 역대 최고점(228.56점)에 고작 3.97점 모자랄 뿐이다.

김연아는 오랫동안 세계 피겨계의 중심에 서 있었던 만큼 억울한 일도 여러 차례 겪었다.

그 중 김연아의 팬들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는 기억이 테크니컬 패널과의 악연이다.

밴쿠버올림픽을 전후로 특정 심판이 테크니컬 패널로 김연아의 연기를 심사하면서 까다롭게 롱에지(잘못된 에지 사용)나 지금은 사라진 어텐션(에지 사용에 주의) 판정 등을 내린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다.

현행 피겨 채점 제도에서 심판진은 '테크니컬 패널'과 '심판'으로 나뉘어 역할을 분담한다.

테크니컬 패널은 선수들이 기술을 제대로 수행했는지를 점검해 기본점수 산정에 영향을 주고, 심판들은 각 기술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임무를 한다.

이 가운데 테크니컬 패널이 한 선수에게만 유독 '현미경 잣대'를 들이대면 억울한 일이 생길 수밖에 없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의 테크니컬 패널에 알렉산더 라케르니크(러시아·컨트롤러), 바네사 구스메롤리(프랑스·스페셜리스트), 올가 바라노바(핀란드·어시스턴트 스페셜리스트) 등을 임명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최종 판단의 권한을 지닌 컨트롤러의 임무를 러시아인인 라케르니크가 맡게 된 것이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김연아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물론 김연아는 4년 전 밴쿠버올림픽에서도 똑같이 악조건이라는 우려를 받았으나 환상적인 연기를 펼쳐 이를 일축했다.

당시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에는 김연아에게 자주 미심쩍은 롱에지 판정을 내려 논란을 일으켰던 미리암 로리올-오버윌러(스위스)가 임명됐다. 그러나 김연아의 완벽한 연기 앞에서 오버윌러는 내내 '완벽하다'는 판단밖에 내리지 못했다.

김연아는 결국 아직도 역대 최고점으로 남아 있는 228.56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연아는 선수 여정의 마지막으로 소치올림픽 무대를 택했다. 그리고 금빛 피날레로 선수 생활의 끝을 장식하려했다.

하지만 되살아난 판정 악연에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 되살아난 판정 악연에 고개 숙인 김연아
    • 입력 2014-02-21 04:55:29
    • 수정2014-02-21 09:23:58
    연합뉴스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2회 연속 우승은 이루지 못한 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연아는 2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4.19점을 획득, 전날 1위를 차지한 쇼트프로그램에서의 점수(74.92점)를 더해 합계 219.11점으로 2위에 올랐다.

쇼트프로그램에서 0.28점 차로 2위를 차지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224.59점)에게 역전을 허용해 대회 2연패를 이루지 못했다.

쇼트프로그램에 이어 이날도 김연아의 점수는 경쟁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박한 편이었다.

특히 러시아의 금메달 후보로 꼽히던 새별 율리야 리프니츠카야가 부진한 사이 복병으로 떠오른 소트니코바에 대한 점수는 지나치게 후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소트니코바는 김연아가 구사하는 필살기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10.10)보다 기본점에서 1.90 떨어지는 트리플 토루프-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8.20점)를 시도해 무려 1.60점의 가산점(GOE)을 챙겼다.

'교과서 점프'로 인정받은 김연아가 시도한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의 가산점이 1.50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점수다.

소트니코바는 여기에 세 차례 스핀 과제(레이백·체인지 풋 콤비네이션·플라잉 카멜)와 한 차례 스텝 시퀀스를 모두 레벨 4로 소화했다.

김연아는 레이백 스핀과 스텝 시퀀스에서 각각 레벨 3을 받았다.

프리스케이팅에서도 김연아는 플라잉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레벨4)에 이어 화려한 스텝 연기를 펼쳤지만 심판진은 그의 스텝에 전날에 이어 최고 수준보다 한 단계 낮은 레벨 3을 줬다.

반면 김연아에 앞서 연기를 벌인 소트니코바는 한 차례 점프 실수가 있었음에도 149.95점이라는 놀라운 점수를 받았다.

소트니코바는 트리플 플립-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마지막 착지 때 많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으나 심판진은 GOE에서 0.90점만 감점했다.

반대로 네 번의 스핀과 스텝에 모두 레벨 4가 붙었고, 한 차례 실수한 점프 외에는 모두 1점 이상의 GOE를 보탰다.

소트니코바가 받은 점수는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김연아가 작성한 역대 최고점(228.56점)에 고작 3.97점 모자랄 뿐이다.

김연아는 오랫동안 세계 피겨계의 중심에 서 있었던 만큼 억울한 일도 여러 차례 겪었다.

그 중 김연아의 팬들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는 기억이 테크니컬 패널과의 악연이다.

밴쿠버올림픽을 전후로 특정 심판이 테크니컬 패널로 김연아의 연기를 심사하면서 까다롭게 롱에지(잘못된 에지 사용)나 지금은 사라진 어텐션(에지 사용에 주의) 판정 등을 내린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다.

현행 피겨 채점 제도에서 심판진은 '테크니컬 패널'과 '심판'으로 나뉘어 역할을 분담한다.

테크니컬 패널은 선수들이 기술을 제대로 수행했는지를 점검해 기본점수 산정에 영향을 주고, 심판들은 각 기술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임무를 한다.

이 가운데 테크니컬 패널이 한 선수에게만 유독 '현미경 잣대'를 들이대면 억울한 일이 생길 수밖에 없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의 테크니컬 패널에 알렉산더 라케르니크(러시아·컨트롤러), 바네사 구스메롤리(프랑스·스페셜리스트), 올가 바라노바(핀란드·어시스턴트 스페셜리스트) 등을 임명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최종 판단의 권한을 지닌 컨트롤러의 임무를 러시아인인 라케르니크가 맡게 된 것이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김연아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물론 김연아는 4년 전 밴쿠버올림픽에서도 똑같이 악조건이라는 우려를 받았으나 환상적인 연기를 펼쳐 이를 일축했다.

당시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에는 김연아에게 자주 미심쩍은 롱에지 판정을 내려 논란을 일으켰던 미리암 로리올-오버윌러(스위스)가 임명됐다. 그러나 김연아의 완벽한 연기 앞에서 오버윌러는 내내 '완벽하다'는 판단밖에 내리지 못했다.

김연아는 결국 아직도 역대 최고점으로 남아 있는 228.56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연아는 선수 여정의 마지막으로 소치올림픽 무대를 택했다. 그리고 금빛 피날레로 선수 생활의 끝을 장식하려했다.

하지만 되살아난 판정 악연에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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