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160여 명 사망

입력 2014.02.25 (18:01) 수정 2014.02.25 (21: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사망한 지 일년 만에 베네수엘라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2주 넘게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면서 열 네명이 숨지고 백 오십여명이 다치는 등 내분이 격화되고 있는데요.

살인적인 인플레와 극심한 치안 불안에 마두로 대통령, 의회의 승인 없이 대통령이 법안을 만들 수 있는 특별권한까지 스스로 부여하며 상황을 해결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정정 불안은 갈수록 더 심해지는 모양샙니다.

브라질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상황 들어보겠습니다.

박전식 특파원!

<질문>
베네수엘라 시위 3주차 접어들며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요?

<답변>
네.

살인적인 물가와 생필품 부족으로 경제는 파탄 지경에 이른데다 치안도 불안해지면서 극에 달한 국민들의 불만이 폭발하면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노조 지도자 출신인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초 차베스가 암투병 끝에 숨진 뒤 4월 대선에서 야권 후보를 간발의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지만 연간 56퍼센트에 이르는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이때문에 정부가 고정환율로 통제하고 있지만 암시장에서 달러 가치가 치솟고 있습니다.

1달러당 6.3 볼리바르로, 공식 환율의 무려 열 배입니다.

결국 지난 12일 카라카스에서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만여명이 마두로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고 지난주부터는 이에 맞서 친정부 세력도 맞불 시위를 벌이면서 최악의 유혈 충돌로 치닫고 있는 상황입니다.

<녹취> "카프릴레스 여러분은 지금 죽어가는 정부를 목격하고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이를 '집단학살'이라고 말합니다. 지난 토요일은, 역사가 실패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다급해진 베네수엘라 정부는 TV와 신문을 사실상 장악한데 이어 SNS 규제까지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 SNS는 베네수엘라에서 확산중인 반정부 시위 사태를 외부에 생생하게 전달하는 통로이자 시위대 간의 주요 연락망이었는데요.

현지시간 어제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일시 폐쇄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민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시민 : "베네수엘라를 위해서, 더 나은 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저의 부모님도 제가 이곳에 있는 것을 모르지만 저는 조국을 위해 위험을 감수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더 나은 대통령과 새로운 변화를 필요로 합니다."

<질문>
내부 상황도 이렇게 좋지 않지만 대외관계, 특히 미국과의 관계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죠?

<답변>
네.

1999년부터 14년간 장기 집권했던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사망 이후 마두로 대통령은 차베스의 '적통'을 주장하면서 전 정권의 대표적인 정책들과 반미주의까지 그대로 이어받았습니다.

현재 마두로는 이번 시위를 2002년 서민층에 높은 인기를 누렸던 차베스 전 대통령이 미국이 지원한 군사 쿠데타로 며칠간 실각했던 사태에 빗대면서 미국 정부의 음모를 물리치기 위해 친정부 세력이 결집해야 한다며 강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마두로 : "베네수엘라는 우파 극단주의자들의 공격에 희생됐습니다. 그들은 이 나라를 와해시키고 우리 내부에서 내전이 일어나도록 몰아가고 있습니다. 합법적인 정부를 붕괴하려고 하고 미국 일부 분파의 지원을 받아 볼리바르 혁명을 파괴하려 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 측에서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체포한 인사들을 석방하고 야권과 대화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대화를 요청한 마두로에 대해서는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탭니다.

<녹취> 제이 카니(미 백악관 대변인) : "마두로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대화와 대사 교환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베네수엘라 국민과의 대화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겁니다. 그것이 바로 현재의 쟁점입니다. 오늘날의 사태는 미국의 문제가 아닙니다."

<질문>
이제 국제사회의 시선은 현지시간 내일 열릴 '평화회의'에 몰리고 있는데... 이번 사태의 분수령이 되겠지요?

<답변>
네.

이틀 전 마두로 대통령, 정치-사회분야 대표들로 구성된 평화회의를 개최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관심은 이제 대표적인 야권 지도자 엔리케 카프릴레스의 참석 여부인데요.

아직까지 그의 정확한 입장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카프릴레스, 어제 열렸던 '국민적 대화'에는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마두로 대통령은 "대결이 아닌 해결을 원한다"며 이번 평화회의를 통해 베네수엘라 사태를 종식시키겠다는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질문>
베네수엘라는 중남미 최대 산유국이죠, 정정 불안으로 유가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

<답변>
그렇습니다.

현지시간 어제 국제유가는 수급 우려가 부각되면서 상승세로 장을 마감했는데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 지난주 종가보다 1.9달러 오른 배럴당 102.82달러에서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지금의 혼란 사태가 지속될 경우 원유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상파울루였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24 현장] 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160여 명 사망
    • 입력 2014-02-25 19:47:38
    • 수정2014-02-25 21:00:11
    글로벌24
<앵커 멘트>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사망한 지 일년 만에 베네수엘라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2주 넘게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면서 열 네명이 숨지고 백 오십여명이 다치는 등 내분이 격화되고 있는데요.

살인적인 인플레와 극심한 치안 불안에 마두로 대통령, 의회의 승인 없이 대통령이 법안을 만들 수 있는 특별권한까지 스스로 부여하며 상황을 해결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정정 불안은 갈수록 더 심해지는 모양샙니다.

브라질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상황 들어보겠습니다.

박전식 특파원!

<질문>
베네수엘라 시위 3주차 접어들며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요?

<답변>
네.

살인적인 물가와 생필품 부족으로 경제는 파탄 지경에 이른데다 치안도 불안해지면서 극에 달한 국민들의 불만이 폭발하면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노조 지도자 출신인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초 차베스가 암투병 끝에 숨진 뒤 4월 대선에서 야권 후보를 간발의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지만 연간 56퍼센트에 이르는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이때문에 정부가 고정환율로 통제하고 있지만 암시장에서 달러 가치가 치솟고 있습니다.

1달러당 6.3 볼리바르로, 공식 환율의 무려 열 배입니다.

결국 지난 12일 카라카스에서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만여명이 마두로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고 지난주부터는 이에 맞서 친정부 세력도 맞불 시위를 벌이면서 최악의 유혈 충돌로 치닫고 있는 상황입니다.

<녹취> "카프릴레스 여러분은 지금 죽어가는 정부를 목격하고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이를 '집단학살'이라고 말합니다. 지난 토요일은, 역사가 실패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다급해진 베네수엘라 정부는 TV와 신문을 사실상 장악한데 이어 SNS 규제까지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 SNS는 베네수엘라에서 확산중인 반정부 시위 사태를 외부에 생생하게 전달하는 통로이자 시위대 간의 주요 연락망이었는데요.

현지시간 어제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일시 폐쇄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민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시민 : "베네수엘라를 위해서, 더 나은 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저의 부모님도 제가 이곳에 있는 것을 모르지만 저는 조국을 위해 위험을 감수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더 나은 대통령과 새로운 변화를 필요로 합니다."

<질문>
내부 상황도 이렇게 좋지 않지만 대외관계, 특히 미국과의 관계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죠?

<답변>
네.

1999년부터 14년간 장기 집권했던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사망 이후 마두로 대통령은 차베스의 '적통'을 주장하면서 전 정권의 대표적인 정책들과 반미주의까지 그대로 이어받았습니다.

현재 마두로는 이번 시위를 2002년 서민층에 높은 인기를 누렸던 차베스 전 대통령이 미국이 지원한 군사 쿠데타로 며칠간 실각했던 사태에 빗대면서 미국 정부의 음모를 물리치기 위해 친정부 세력이 결집해야 한다며 강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마두로 : "베네수엘라는 우파 극단주의자들의 공격에 희생됐습니다. 그들은 이 나라를 와해시키고 우리 내부에서 내전이 일어나도록 몰아가고 있습니다. 합법적인 정부를 붕괴하려고 하고 미국 일부 분파의 지원을 받아 볼리바르 혁명을 파괴하려 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 측에서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체포한 인사들을 석방하고 야권과 대화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대화를 요청한 마두로에 대해서는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탭니다.

<녹취> 제이 카니(미 백악관 대변인) : "마두로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대화와 대사 교환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베네수엘라 국민과의 대화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겁니다. 그것이 바로 현재의 쟁점입니다. 오늘날의 사태는 미국의 문제가 아닙니다."

<질문>
이제 국제사회의 시선은 현지시간 내일 열릴 '평화회의'에 몰리고 있는데... 이번 사태의 분수령이 되겠지요?

<답변>
네.

이틀 전 마두로 대통령, 정치-사회분야 대표들로 구성된 평화회의를 개최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관심은 이제 대표적인 야권 지도자 엔리케 카프릴레스의 참석 여부인데요.

아직까지 그의 정확한 입장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카프릴레스, 어제 열렸던 '국민적 대화'에는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마두로 대통령은 "대결이 아닌 해결을 원한다"며 이번 평화회의를 통해 베네수엘라 사태를 종식시키겠다는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질문>
베네수엘라는 중남미 최대 산유국이죠, 정정 불안으로 유가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

<답변>
그렇습니다.

현지시간 어제 국제유가는 수급 우려가 부각되면서 상승세로 장을 마감했는데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 지난주 종가보다 1.9달러 오른 배럴당 102.82달러에서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지금의 혼란 사태가 지속될 경우 원유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상파울루였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