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불법 스테로이드 유통 성행…남용시 부작용 심각

입력 2014.02.26 (00:03) 수정 2014.02.26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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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도 서울의 낮기온이 14도로 예보돼 봄 날씨인데요.

이렇게 날이 풀리면 겨우내 두터운 외투에 가려졌던 몸매 관리에 신경 쓰게 되고, 운동 더 열심히 하게 되는데요.

반면에, 손쉽게 빠른 시간 안에 근육을 키우려고 약물을 찾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중국 등지에서 스테로이드 제제를 불법 수입, 제조한 일당이 적발됐는데, 부작용 우려가 큽니다.

자세한 소식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질문>
김세정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적발한 스테로이드 제제, 규모가 꽤 크던데요.

얼마나 유통된 겁니까?

<답변>
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3년 동안 스테로이드 제제를 불법 수입, 제조한 일당을 적발했는데요.

이들이 유통한 액수가 17억 원이 넘습니다.

식약처는 지난 2011년부터 3년 동안 중국과 태국에서 스테로이드 제제를 불법 수입, 제조한 안모 씨 등 3명을 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또 이를 불법 유통한 전직 보디빌딩 선수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이들은 완제품을 국내로 들여와 판매하거나 대용량 형태의 의약품을 밀반입해 용기에 나눠 판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식약처 관계자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김진석(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장) : "라벨과 홀로그램을 부착해 정상적인 의약품으로 오인시키는 방식으로 제품을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질문>
어떻게 유통한건가요?

<답변>
주로 알음알음 지인들간의 직거래 방식으로 유통했다고 하는데요.

인터넷 사이트와 휴대전화 메신저를 이용했습니다.

불법 의약품이기 때문에 정해진 가격이 없고, 6주 동안 먹을 약으로 100만 원에서 3백만 원까지 팔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암암리에 불법 스테로이드 제제를 이용하는 것은 근육 만들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많이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헬스 트레이너 : "근육을 좀 더 비대하게 하기 위해서 쉽게 사용한다고 하고요. 남들한테 육체미를 보여주기 위해…"

<질문>
스테로이드 제제, 이렇게 근육 강화에 쓰여도 되는 약입니까?

<답변>
네, 1988년 서울 올림픽 육상 남자 100미터 금메달리스트 벤 존슨 기억하실텐데요.

당시 세계기록으로 우승했다가 도핑 테스트에 걸려 메달을 박탈당했는데요.

근육을 강화시켜주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투약했기 때문입니다.

남성호르몬과 비슷한 합성 약물인데요.

실제 이 약을 투약하고 운동을 하면 짧은 시간에 단백질을 합성해, 근육을 4-5배 폭발적으로 성장시켜줍니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지난 2007년 오남용 우려 때문에 전문의약품으로 지정됐는데요.

현재, 몸에서 단백질이 계속 빠져나가는 악성 빈혈이나 일부 갱년기 환자에게만 쓰이고 있습니다.

<질문>
어떤 부작용이 있을 수 있죠?

<답변>
남성 호르몬이 충분한 상태에서 이 약을 쓰다 보면 원래 몸에 있는 본인의 남성 호르몬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전문가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권혁상(가톨릭의대 내분비내과 교수) : "본인 호르몬이 나오는 걸 자체적으로 방해해서 남성의 경우는 무정자증, 고환 위축, 심혈관계 질환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질문>
적발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정부의 적극적인 방지 노력이 필요한 게 아닌가 싶은데요.

<답변>
네, 불과 석 달 전인 지난해 11월에도 스테로이드 제제 14억 원어치를 불법 유통한 일당이 적발됐는데요.

이들은 전, 현직 보디빌더와 트레이너들로 필리핀과 태국 등지에서 약을 구해 여행객 소지품이나 국제 택배를 통해 국내로 몰래 반입했습니다.

식약처는 불법 의약품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관세청 등 관련 부처와 협의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불법 스테로이드제를 판매한 업자는 처벌할 수 있지만, 구매자는 처벌할 근거는 없어 오남용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근육 강화를 위한 의약품은 없는 만큼 개인 스스로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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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2-26 00:06:58
    • 수정2014-02-26 00:5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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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도 서울의 낮기온이 14도로 예보돼 봄 날씨인데요.

이렇게 날이 풀리면 겨우내 두터운 외투에 가려졌던 몸매 관리에 신경 쓰게 되고, 운동 더 열심히 하게 되는데요.

반면에, 손쉽게 빠른 시간 안에 근육을 키우려고 약물을 찾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중국 등지에서 스테로이드 제제를 불법 수입, 제조한 일당이 적발됐는데, 부작용 우려가 큽니다.

자세한 소식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질문>
김세정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적발한 스테로이드 제제, 규모가 꽤 크던데요.

얼마나 유통된 겁니까?

<답변>
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3년 동안 스테로이드 제제를 불법 수입, 제조한 일당을 적발했는데요.

이들이 유통한 액수가 17억 원이 넘습니다.

식약처는 지난 2011년부터 3년 동안 중국과 태국에서 스테로이드 제제를 불법 수입, 제조한 안모 씨 등 3명을 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또 이를 불법 유통한 전직 보디빌딩 선수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이들은 완제품을 국내로 들여와 판매하거나 대용량 형태의 의약품을 밀반입해 용기에 나눠 판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식약처 관계자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김진석(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장) : "라벨과 홀로그램을 부착해 정상적인 의약품으로 오인시키는 방식으로 제품을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질문>
어떻게 유통한건가요?

<답변>
주로 알음알음 지인들간의 직거래 방식으로 유통했다고 하는데요.

인터넷 사이트와 휴대전화 메신저를 이용했습니다.

불법 의약품이기 때문에 정해진 가격이 없고, 6주 동안 먹을 약으로 100만 원에서 3백만 원까지 팔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암암리에 불법 스테로이드 제제를 이용하는 것은 근육 만들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많이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헬스 트레이너 : "근육을 좀 더 비대하게 하기 위해서 쉽게 사용한다고 하고요. 남들한테 육체미를 보여주기 위해…"

<질문>
스테로이드 제제, 이렇게 근육 강화에 쓰여도 되는 약입니까?

<답변>
네, 1988년 서울 올림픽 육상 남자 100미터 금메달리스트 벤 존슨 기억하실텐데요.

당시 세계기록으로 우승했다가 도핑 테스트에 걸려 메달을 박탈당했는데요.

근육을 강화시켜주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투약했기 때문입니다.

남성호르몬과 비슷한 합성 약물인데요.

실제 이 약을 투약하고 운동을 하면 짧은 시간에 단백질을 합성해, 근육을 4-5배 폭발적으로 성장시켜줍니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지난 2007년 오남용 우려 때문에 전문의약품으로 지정됐는데요.

현재, 몸에서 단백질이 계속 빠져나가는 악성 빈혈이나 일부 갱년기 환자에게만 쓰이고 있습니다.

<질문>
어떤 부작용이 있을 수 있죠?

<답변>
남성 호르몬이 충분한 상태에서 이 약을 쓰다 보면 원래 몸에 있는 본인의 남성 호르몬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전문가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권혁상(가톨릭의대 내분비내과 교수) : "본인 호르몬이 나오는 걸 자체적으로 방해해서 남성의 경우는 무정자증, 고환 위축, 심혈관계 질환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질문>
적발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정부의 적극적인 방지 노력이 필요한 게 아닌가 싶은데요.

<답변>
네, 불과 석 달 전인 지난해 11월에도 스테로이드 제제 14억 원어치를 불법 유통한 일당이 적발됐는데요.

이들은 전, 현직 보디빌더와 트레이너들로 필리핀과 태국 등지에서 약을 구해 여행객 소지품이나 국제 택배를 통해 국내로 몰래 반입했습니다.

식약처는 불법 의약품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관세청 등 관련 부처와 협의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불법 스테로이드제를 판매한 업자는 처벌할 수 있지만, 구매자는 처벌할 근거는 없어 오남용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근육 강화를 위한 의약품은 없는 만큼 개인 스스로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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