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확대경] ‘러 합병’ 결의…다시 요동치는 크림반도

입력 2014.03.07 (21:09) 수정 2014.03.1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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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크림반도가 다시 요동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지상은 물론, 흑해 해상과 제공권까지 장악하면서 크림반도를 사실상 점령하다시피 했습니다.

여기에 크림자치공화국 의회가 러시아와 합병 결의안까지 의결하자 우크라이나는 물론 서방국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박상용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심페로폴에서 차로 두 시간 거리의 우크라이나 공군기지.

기지 앞 검문소엔 우크라이나 국기 대신 러시아 국기가 펄럭이고 있습니다.

복장이 통일되지 않은 십여 명이 검문소를 지키고 있습니다.

친러시아계 의용군들입니다.

기지 안으로 들어가자, 철조망 너머 비행장에 각종 전투기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옛소련 공군의 붉은 별이 새겨진 낡은 전투기도 눈에 띕니다.

이 공군기지를 장악한 러시아군은 헬기 편대를 배치했습니다.

크림반도에 있는 이런 우크라이나 공군기지 3곳, 3개 연대가 러시아군에 투항했습니다.

<인터뷰> 바실리(크림반도 주민) : "러시아 군인들이 우리를 도와주러 여기, 다 들어왔습니다."

흑해 바다로 나가봤습니다.

방파제 한쪽 면에 우크라이나 국기와 러시아 국기가 함께 그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주요 바닷길 목을 지키고 있는 것은 러시아 군함들뿐입니다.

러시아 흑해함대 관할해역입니다.

이곳을 포함해 3백 킬로 미터 떨어진 전략적 요충지인 키르츠 해협까지 러시아 해군이 완전히 장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육지와 바다, 하늘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을 밀어내고 크림반도를 사실상 러시아 땅으로 만들었습니다.

기다렸다는 듯 크림 자치공화국 의회는 러시아와 합병하자는 결의안을 전격 통과시켰습니다.

찬반 주민 투표는 오는 16일, 열흘도 채 안 남았습니다.

<기자 멘트>

러시아도 합병 추진을 반기고 있습니다.

사실상 크림반도를 장악한 상황, 그래도 완전히 러시아땅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인데요.

푸틴 대통령은 긴급안보회의를 소집해 합병절차를 검토하라고 지시했고, 의회는 합병을 간소화하는 법안을 당장 다음주에 심의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크림반도의 상황, 8년 전 몰도바와 아주 비슷합니다.

몰도바 안에 있던 트란스니스트리아 공화국은 러시아계가 97%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2006년 주민투표를 거쳐 러시아와 합병했습니다.

하지만, 크림반도는 좀 다릅니다.

우크라이나 중앙정부가 크림반도를 포기할 리 없는데다 국제적인 반발도 크기 때문입니다.

국제사회는 앞서 말씀드린 트란스니스트리아를 포함해 조지아와 아제르바이잔에서 독립한 친러시아 국가들을 여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의 러시아 견제 움직임도 빨라졌습니다.

우크라이나 근처 폴란드와 라트비아에 전투기를 보냈고, 지중해에 있던 핵추진 미사일 구축함은 흑해로 향했습니다.

미-러 정상이 1시간 동안 통화를 하기도 했는데요.

크림반도에서 러시아 군대를 빼라, 절대 뺄 수 없다. 이런 입장차만 확인하고 끊었습니다.

크림반도 긴장 파고는 당분간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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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 확대경] ‘러 합병’ 결의…다시 요동치는 크림반도
    • 입력 2014-03-07 21:10:36
    • 수정2014-03-14 15:27:51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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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반도가 다시 요동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지상은 물론, 흑해 해상과 제공권까지 장악하면서 크림반도를 사실상 점령하다시피 했습니다.

여기에 크림자치공화국 의회가 러시아와 합병 결의안까지 의결하자 우크라이나는 물론 서방국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박상용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심페로폴에서 차로 두 시간 거리의 우크라이나 공군기지.

기지 앞 검문소엔 우크라이나 국기 대신 러시아 국기가 펄럭이고 있습니다.

복장이 통일되지 않은 십여 명이 검문소를 지키고 있습니다.

친러시아계 의용군들입니다.

기지 안으로 들어가자, 철조망 너머 비행장에 각종 전투기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옛소련 공군의 붉은 별이 새겨진 낡은 전투기도 눈에 띕니다.

이 공군기지를 장악한 러시아군은 헬기 편대를 배치했습니다.

크림반도에 있는 이런 우크라이나 공군기지 3곳, 3개 연대가 러시아군에 투항했습니다.

<인터뷰> 바실리(크림반도 주민) : "러시아 군인들이 우리를 도와주러 여기, 다 들어왔습니다."

흑해 바다로 나가봤습니다.

방파제 한쪽 면에 우크라이나 국기와 러시아 국기가 함께 그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주요 바닷길 목을 지키고 있는 것은 러시아 군함들뿐입니다.

러시아 흑해함대 관할해역입니다.

이곳을 포함해 3백 킬로 미터 떨어진 전략적 요충지인 키르츠 해협까지 러시아 해군이 완전히 장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육지와 바다, 하늘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을 밀어내고 크림반도를 사실상 러시아 땅으로 만들었습니다.

기다렸다는 듯 크림 자치공화국 의회는 러시아와 합병하자는 결의안을 전격 통과시켰습니다.

찬반 주민 투표는 오는 16일, 열흘도 채 안 남았습니다.

<기자 멘트>

러시아도 합병 추진을 반기고 있습니다.

사실상 크림반도를 장악한 상황, 그래도 완전히 러시아땅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인데요.

푸틴 대통령은 긴급안보회의를 소집해 합병절차를 검토하라고 지시했고, 의회는 합병을 간소화하는 법안을 당장 다음주에 심의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크림반도의 상황, 8년 전 몰도바와 아주 비슷합니다.

몰도바 안에 있던 트란스니스트리아 공화국은 러시아계가 97%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2006년 주민투표를 거쳐 러시아와 합병했습니다.

하지만, 크림반도는 좀 다릅니다.

우크라이나 중앙정부가 크림반도를 포기할 리 없는데다 국제적인 반발도 크기 때문입니다.

국제사회는 앞서 말씀드린 트란스니스트리아를 포함해 조지아와 아제르바이잔에서 독립한 친러시아 국가들을 여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의 러시아 견제 움직임도 빨라졌습니다.

우크라이나 근처 폴란드와 라트비아에 전투기를 보냈고, 지중해에 있던 핵추진 미사일 구축함은 흑해로 향했습니다.

미-러 정상이 1시간 동안 통화를 하기도 했는데요.

크림반도에서 러시아 군대를 빼라, 절대 뺄 수 없다. 이런 입장차만 확인하고 끊었습니다.

크림반도 긴장 파고는 당분간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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