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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규제” vs “방송의 공적 책임”
입력 2014.03.09 (17:09) 수정 2014.03.09 (18:01) 미디어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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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달 28일 2월 임시국회가 종료됐지만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단 한 건의 법안도 통과시키지 못했는데요.

방송법 개정안을 놓고 여야가 대치하면서 함께 처리될 예정이던 방송, 통신 관련 계류 법안들이 줄줄이 무산됐기 때문입니다.

이를 보도하는 언론은 어땠을까요?

입장에 따라 시청자들이 판단할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방송법 개정안 논란의 쟁점과 관련 보도의 문제점을 최서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질문>

최서희 기자, 2월 임시국회에서 방송법 개정안이 결국 통과되지 못했죠?

이유가 뭐였나요?

<답변>

네, 관련 소위원회의 여야 간사가 합의까지 했지만 새누리당이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꾸면서 통과가 무산됐습니다.

개정안이 민간 방송의 편성권까지 규제한다는 겁니다.

지난달 26일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통신위원회의 법안심사소위.

여야 간사가 합의한 법안은 프로그램 제작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방송사의 편성위원회의 구성과 운영방식 등을 법으로 규정한 방송법 개정안입니다.

그런데 다음날인 27일 오전, 새누리당이 방송법 개정안에 위헌 소지가 있다며 입장을 바꿨습니다.

방송법 개정안에서 편성규약을 만드는 편성위원회를 같은 수의 사측과 제작자로 구성한다는 내용이 민영방송의 편성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겁니다.

편성규약이란 방송 프로그램의 공익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취재, 제작자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책임자의 권한과 의무 등을 명문화한 방송사의 내부 규약입니다.

여기엔 편성위원회의 구성과 운영방식도 규정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내용은 이미 지난해 방송공정성 특별위원회에서 8개월간의 논의를 거쳐 여야가 거의 합의에 이른 내용이었습니다.

<녹취> 조해진 의원(새누리당 기자회견) : "방금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보낸 마지막 제안을 야당 원내지도부가 거부하면서 미방위에 오래 쌓여있던 현안 법안을 처리할 수 있을까 했던 기대가 물거품이 됐다."

<녹취> 유승희 의원(민주당 기자회견) : "책임은 온전히 100% 이상 새누리당에 있습니다. 저희들은 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질문>

최서희 기자, 언론의 자유와 공정성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담고 있는 방송법을 놓고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데 이를 다루는 언론의 보도 태도는 어땠나요?

<답변>

네, 각 언론사의 입장에 따라 방송법 개정안을 보는 시각은 나뉘었습니다.

그런데 논란이 된 방송법 개정안에 대한 객관적인 보도나 상세한 분석기사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여야 간사가 방송법 개정안에 합의한 다음날, 종편채널을 소유한 신문들의 지면엔 방송법 개정안을 다룬 기사가 일제히 실렸습니다.

주요 내용은 방송법 개정안이 민영 방송의 언론자유를 침해한다는 겁니다.

<녹취> 조선일보 : "방송법 개정안에 민간방송사 자율권 침해 독소조항."

<녹취> 중앙일보 : "민영방송 편성까지 규제 방송발전 막는 독소조항."

<녹취> 동아일보 : "노사 동수 편성위 의무화 미방위 법안소위 통과 민간방송까지 적용, 자율성 침해 우려."

<녹취> 매일경제 : "여야합의 방송법 개정안에 민간언론편집권 침해논란."

방송법 개정안 처리가 결국 이같은 보도를 의식한 여당의 반대로 무산되자, 일부 매체는 새누리당이 뒤늦게 심각성을 깨달았다고 평가했고 다른 매체는 새누리당의'종편 눈치보기'라며 비판했습니다.

<녹취> 중앙일보 : "방송법 개정안 위헌 뒤늦게 심각성 깨달은 새누리."

<녹취> 한겨레 : "종합편성채널의 이해관계와 새누리당의 종편눈치보기가 방송법, 단말기유통법, 원자력안전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법안 90여 건의 발목을 잡았다."

<녹취> 경향신문 : "여야 합의를 무시한 채 종편의 겁박에 놀아난 새누리당의 행태는 한심하기 짝이 없다."

논란이 된 방송법 개정안에 대해 일부 지상파 방송은 이번 논란을 거의 다루지 않거나 다각도의 보도를 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MBC : "전문가들은 방송사 고유업무에 노조가 공식적으로 개입할 수 있고 부당한 정치세력도 관여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방송법 개정안이 방송 공정성 확보 취지에 부합하는지 객관적으로 설명하거나 개정안이 사회에 미칠 영향 등을 다양한 각도로 분석한 언론 보도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질문>

최서희 기자, 앞서 언급한 것처럼 논란이 된 방송법 개정안은 처음에 공영방송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논의가 시작됐는데요.

공영방송 보다 종편을 소유한 언론사들이 이를 반대하고 나선 이유는 뭔가요?

<답변>

네, 현행 방송법에서는 편성에 관여하는 방송사업자를 공·민영 구분 없이 종합편성 또는 보도 전문편성으로 구분 짓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개정안이 통과되면 그 적용 범위가 종편채널에까지 미치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1년 12월 서비스를 새로 시작한 TV조선과 채널A, JTBC는 출범 일주일 만에 50여개 시민단체로부터 방송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습니다.

이유는 방송법이 규정하고 있는 편성규약을 제정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JTBC는 뒤늦게 편성규약을 제정해 발표했고, TV조선과 채널A 역시 뒤이어 편성규약 제정에 나섰습니다.

이처럼 현행 방송법에서 종편사업자들 역시 공, 민영 구분 없이 방송의 공적책임을 다할 의무가 있습니다.

<인터뷰> 고민수 교수(강릉원주대 법학과) : "이 사업자들은 전부 다 등록사업자가 아니라 허가나 승인대상 사업자거든요. 그러면 누구나 하지 못하는데 국가가 특별히 지위를 줘서 종편채널이나 보도전문채널을 할 수 있도록 지위를 부여한 거예요. 그 지위를 부여했다는 점에 우리가 핵심을 두고 본다면 이게 민간기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제한이다 공영과 민영은 따로 취급해야 한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없죠."

구체적인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이들 종편 사업자들은 자체 편성규약에서 노사 동수의 편성위원회를 구성한다는 내용의 세부조항을 명문화했습니다.

이번 방송법 개정안은 편성위원회의 구성방식을 법적으로 구체화한 것인데 이를 해석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나뉘었습니다.

<인터뷰> 최선규 교수(명지대 디지털미디어학과) : "민영방송의 주인은 국민이 아니라 민영방송을 소유하고 있는 주주들이죠. 그래서 다른 일반적인 회사와 마찬가지로 마음껏 편성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방송편성규약과 그 다음에 사후 규제인 재심사라든지 방송심의내용규제를 받고 있는데 사전적으로 방송편성위원회를 통해서 규제를 하는 것은 과잉 규제라고 보고요."

<인터뷰> 김서중 교수(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 "우리가 언론의 소유는 사적소유일 수 있지만 언론 자체는 공기, 공적기구다 이렇게 보는 게 언론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라고 봅니다. 언론기업이 갖고 있는 공공성을 무시하고 마치 그것을 침해다 생각한다면 언론에 부여된 다양한 특혜, 언론이 갖고 있는 헌법상의 권리 이런 것들이 개인이 전유한다는 뜻이 되는 거죠."

<질문>

최서희 기자, 그렇다면 편성규약이라는 게 방송의 공정성과 어떤 관계가 있는 건가요?

<답변>

네, 현행 방송법은 방송 프로그램 제작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취재, 제작자의 의견을 들어 편성규약을 제정하고 공표하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편성 규약의 제정이 어떤 과정을 거쳐 법에 반영된 것인지 살펴봤습니다.

과거 정치권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경영진과 언론 자유를 외치던 제작진 사이 갈등이 깊어지면서 1990년대 지상파방송을 대상으로 방송 민주화 운동이 본격적으로 전개됐습니다.

이후 방송의 공정성과 제작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노사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사회적으로 계속 논의돼왔습니다.

지난 2000년에 제정된 현행 방송법은 제 4조 4항에 방송프로그램 제작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취재와 제작자의 의견을 들어 방송편성규약을 제정하고 이를 공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방송사와 제작진 사이 편성규약이 체결됐지만 구체적인 내용과 이행 여부 등을 놓고 지금까지 크고 작은 갈등이 이어져왔습니다.

방송사 안팎에선 방송법에서 편성규약과 관련한 실효성이 있는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여야 합의로 추진된 방송공정성특위에서 편성규약 개정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지만, 활동기간 내내 여야 이견 차이를 보이다가 편성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등에만 가까스로 합의했던 것입니다.

일부 전문가는 정치권의 논의에 앞서 사회적 합의와 충분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인터뷰> 송종길 교수(경기대 언론미디어학과) : "지상파와 같은 높은 수준의 규제를 유료방송에까지 적용할 것이냐라고 하는 부분은 논의가 필요합니다. 방송환경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영향력이라고 하는 측면에서 그것들이 부정적으로 나타나면 많은 문제점들이 인정이 된다면 확대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겠죠. 그런 면에서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합니다."

또, 제도적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미 만들어진 편성규약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중요합니다.

<인터뷰> 이희완 사무처장(민주언론시민연합) : "편성규약을 아주 세세하게 조목조목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만들어진 편성규약을 지키려고 하는, 노사가 함께 지키려고 하는 그런 노력들이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고 보고요. 시청자의 알 권리를 위해 편성규약이 잘 마련되고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방송 제작자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편성규약은 방송의 공적 책무를 다하고 시청자들에게 방송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기본적인 장치이기도 합니다.

정치권과 언론이 각자의 이해관계에 빠져 시청자의 권리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할 것입니다.
  • “과잉 규제” vs “방송의 공적 책임”
    • 입력 2014-03-09 17:23:44
    • 수정2014-03-09 18: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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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달 28일 2월 임시국회가 종료됐지만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단 한 건의 법안도 통과시키지 못했는데요.

방송법 개정안을 놓고 여야가 대치하면서 함께 처리될 예정이던 방송, 통신 관련 계류 법안들이 줄줄이 무산됐기 때문입니다.

이를 보도하는 언론은 어땠을까요?

입장에 따라 시청자들이 판단할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방송법 개정안 논란의 쟁점과 관련 보도의 문제점을 최서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질문>

최서희 기자, 2월 임시국회에서 방송법 개정안이 결국 통과되지 못했죠?

이유가 뭐였나요?

<답변>

네, 관련 소위원회의 여야 간사가 합의까지 했지만 새누리당이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꾸면서 통과가 무산됐습니다.

개정안이 민간 방송의 편성권까지 규제한다는 겁니다.

지난달 26일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통신위원회의 법안심사소위.

여야 간사가 합의한 법안은 프로그램 제작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방송사의 편성위원회의 구성과 운영방식 등을 법으로 규정한 방송법 개정안입니다.

그런데 다음날인 27일 오전, 새누리당이 방송법 개정안에 위헌 소지가 있다며 입장을 바꿨습니다.

방송법 개정안에서 편성규약을 만드는 편성위원회를 같은 수의 사측과 제작자로 구성한다는 내용이 민영방송의 편성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겁니다.

편성규약이란 방송 프로그램의 공익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취재, 제작자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책임자의 권한과 의무 등을 명문화한 방송사의 내부 규약입니다.

여기엔 편성위원회의 구성과 운영방식도 규정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내용은 이미 지난해 방송공정성 특별위원회에서 8개월간의 논의를 거쳐 여야가 거의 합의에 이른 내용이었습니다.

<녹취> 조해진 의원(새누리당 기자회견) : "방금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보낸 마지막 제안을 야당 원내지도부가 거부하면서 미방위에 오래 쌓여있던 현안 법안을 처리할 수 있을까 했던 기대가 물거품이 됐다."

<녹취> 유승희 의원(민주당 기자회견) : "책임은 온전히 100% 이상 새누리당에 있습니다. 저희들은 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질문>

최서희 기자, 언론의 자유와 공정성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담고 있는 방송법을 놓고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데 이를 다루는 언론의 보도 태도는 어땠나요?

<답변>

네, 각 언론사의 입장에 따라 방송법 개정안을 보는 시각은 나뉘었습니다.

그런데 논란이 된 방송법 개정안에 대한 객관적인 보도나 상세한 분석기사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여야 간사가 방송법 개정안에 합의한 다음날, 종편채널을 소유한 신문들의 지면엔 방송법 개정안을 다룬 기사가 일제히 실렸습니다.

주요 내용은 방송법 개정안이 민영 방송의 언론자유를 침해한다는 겁니다.

<녹취> 조선일보 : "방송법 개정안에 민간방송사 자율권 침해 독소조항."

<녹취> 중앙일보 : "민영방송 편성까지 규제 방송발전 막는 독소조항."

<녹취> 동아일보 : "노사 동수 편성위 의무화 미방위 법안소위 통과 민간방송까지 적용, 자율성 침해 우려."

<녹취> 매일경제 : "여야합의 방송법 개정안에 민간언론편집권 침해논란."

방송법 개정안 처리가 결국 이같은 보도를 의식한 여당의 반대로 무산되자, 일부 매체는 새누리당이 뒤늦게 심각성을 깨달았다고 평가했고 다른 매체는 새누리당의'종편 눈치보기'라며 비판했습니다.

<녹취> 중앙일보 : "방송법 개정안 위헌 뒤늦게 심각성 깨달은 새누리."

<녹취> 한겨레 : "종합편성채널의 이해관계와 새누리당의 종편눈치보기가 방송법, 단말기유통법, 원자력안전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법안 90여 건의 발목을 잡았다."

<녹취> 경향신문 : "여야 합의를 무시한 채 종편의 겁박에 놀아난 새누리당의 행태는 한심하기 짝이 없다."

논란이 된 방송법 개정안에 대해 일부 지상파 방송은 이번 논란을 거의 다루지 않거나 다각도의 보도를 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MBC : "전문가들은 방송사 고유업무에 노조가 공식적으로 개입할 수 있고 부당한 정치세력도 관여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방송법 개정안이 방송 공정성 확보 취지에 부합하는지 객관적으로 설명하거나 개정안이 사회에 미칠 영향 등을 다양한 각도로 분석한 언론 보도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질문>

최서희 기자, 앞서 언급한 것처럼 논란이 된 방송법 개정안은 처음에 공영방송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논의가 시작됐는데요.

공영방송 보다 종편을 소유한 언론사들이 이를 반대하고 나선 이유는 뭔가요?

<답변>

네, 현행 방송법에서는 편성에 관여하는 방송사업자를 공·민영 구분 없이 종합편성 또는 보도 전문편성으로 구분 짓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개정안이 통과되면 그 적용 범위가 종편채널에까지 미치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1년 12월 서비스를 새로 시작한 TV조선과 채널A, JTBC는 출범 일주일 만에 50여개 시민단체로부터 방송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습니다.

이유는 방송법이 규정하고 있는 편성규약을 제정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JTBC는 뒤늦게 편성규약을 제정해 발표했고, TV조선과 채널A 역시 뒤이어 편성규약 제정에 나섰습니다.

이처럼 현행 방송법에서 종편사업자들 역시 공, 민영 구분 없이 방송의 공적책임을 다할 의무가 있습니다.

<인터뷰> 고민수 교수(강릉원주대 법학과) : "이 사업자들은 전부 다 등록사업자가 아니라 허가나 승인대상 사업자거든요. 그러면 누구나 하지 못하는데 국가가 특별히 지위를 줘서 종편채널이나 보도전문채널을 할 수 있도록 지위를 부여한 거예요. 그 지위를 부여했다는 점에 우리가 핵심을 두고 본다면 이게 민간기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제한이다 공영과 민영은 따로 취급해야 한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없죠."

구체적인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이들 종편 사업자들은 자체 편성규약에서 노사 동수의 편성위원회를 구성한다는 내용의 세부조항을 명문화했습니다.

이번 방송법 개정안은 편성위원회의 구성방식을 법적으로 구체화한 것인데 이를 해석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나뉘었습니다.

<인터뷰> 최선규 교수(명지대 디지털미디어학과) : "민영방송의 주인은 국민이 아니라 민영방송을 소유하고 있는 주주들이죠. 그래서 다른 일반적인 회사와 마찬가지로 마음껏 편성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방송편성규약과 그 다음에 사후 규제인 재심사라든지 방송심의내용규제를 받고 있는데 사전적으로 방송편성위원회를 통해서 규제를 하는 것은 과잉 규제라고 보고요."

<인터뷰> 김서중 교수(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 "우리가 언론의 소유는 사적소유일 수 있지만 언론 자체는 공기, 공적기구다 이렇게 보는 게 언론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라고 봅니다. 언론기업이 갖고 있는 공공성을 무시하고 마치 그것을 침해다 생각한다면 언론에 부여된 다양한 특혜, 언론이 갖고 있는 헌법상의 권리 이런 것들이 개인이 전유한다는 뜻이 되는 거죠."

<질문>

최서희 기자, 그렇다면 편성규약이라는 게 방송의 공정성과 어떤 관계가 있는 건가요?

<답변>

네, 현행 방송법은 방송 프로그램 제작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취재, 제작자의 의견을 들어 편성규약을 제정하고 공표하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편성 규약의 제정이 어떤 과정을 거쳐 법에 반영된 것인지 살펴봤습니다.

과거 정치권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경영진과 언론 자유를 외치던 제작진 사이 갈등이 깊어지면서 1990년대 지상파방송을 대상으로 방송 민주화 운동이 본격적으로 전개됐습니다.

이후 방송의 공정성과 제작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노사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사회적으로 계속 논의돼왔습니다.

지난 2000년에 제정된 현행 방송법은 제 4조 4항에 방송프로그램 제작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취재와 제작자의 의견을 들어 방송편성규약을 제정하고 이를 공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방송사와 제작진 사이 편성규약이 체결됐지만 구체적인 내용과 이행 여부 등을 놓고 지금까지 크고 작은 갈등이 이어져왔습니다.

방송사 안팎에선 방송법에서 편성규약과 관련한 실효성이 있는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여야 합의로 추진된 방송공정성특위에서 편성규약 개정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지만, 활동기간 내내 여야 이견 차이를 보이다가 편성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등에만 가까스로 합의했던 것입니다.

일부 전문가는 정치권의 논의에 앞서 사회적 합의와 충분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인터뷰> 송종길 교수(경기대 언론미디어학과) : "지상파와 같은 높은 수준의 규제를 유료방송에까지 적용할 것이냐라고 하는 부분은 논의가 필요합니다. 방송환경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영향력이라고 하는 측면에서 그것들이 부정적으로 나타나면 많은 문제점들이 인정이 된다면 확대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겠죠. 그런 면에서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합니다."

또, 제도적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미 만들어진 편성규약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중요합니다.

<인터뷰> 이희완 사무처장(민주언론시민연합) : "편성규약을 아주 세세하게 조목조목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만들어진 편성규약을 지키려고 하는, 노사가 함께 지키려고 하는 그런 노력들이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고 보고요. 시청자의 알 권리를 위해 편성규약이 잘 마련되고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방송 제작자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편성규약은 방송의 공적 책무를 다하고 시청자들에게 방송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기본적인 장치이기도 합니다.

정치권과 언론이 각자의 이해관계에 빠져 시청자의 권리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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