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결산 ②] 평창서는 ‘들러리’서지 않는다!

입력 2014.03.17 (07:05) 수정 2014.03.17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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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소치 동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의 성적 부진은 한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2018년 평창 동계 패럴림픽에서 개최국으로서 '들러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개최국의 경기력 수준은 어느 대회를 불문하고 전체의 흥행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개최국 관중의 높지 않은 호응도가 중계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노출될 때 지구촌 전체의 열기를 저해할 수도 있다.

메이저 국제종합대회 때마다 나라를 불문하고 동원 관중이 등장하는 현상도 이런 우려와 무관하지 않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장애인 동계 종목의 불모지나 마찬가지인 한국 개최를 둘러싸고 가장 걱정하는 부분 중에 하나도 경기력이다.

선수단의 경기력을 직접 책임지는 대한장애인체육회뿐만 아니라 시설과 운영을 맡는 평창 장애인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김진선 조직위 위원장은 "경기력이 대회 성공개최의 주요 변수"라며 "올림픽이 폐회하더라도 패럴림픽이 막을 내릴 때까지 대회가 끝난 것으로 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중앙·지방정부, 장애인체육회, 민간단체, 기업 등이 모두 합심해 경기력 향상의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정부는 최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대책회의에서 소치 패럴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을 평가하고 경기력을 끌어올릴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 장애인 동계종목의 등록 선수는 334명이고 실업팀도 강원도청 아이스슬레지하키팀, 하이원 스키 스포츠단 등 두 곳에 불과하다.

정부는 선수 저변이 넓지 않은 데다가 활동 선수들의 나이도 많아 경기력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잠재력이 충만한 신인을 발굴하고 훈련을 지원하는 효율적 체계도 자리 잡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는 이처럼 복합적인 문제를 세밀하게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지휘부 역할을 할 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하기로 했다.

종목별 경기단체, 대학 스포츠과학 전문가, 한국스포츠개발원 등이 참여하는 이 위원회는 도출된 해결책의 집행에도 관여할 계획이다.

경기력 향상을 실질적으로 책임져야 할 장애인체육회와 그 산하 단체들도 자구책 마련에 착수했다.

전략 종목으로 주목되는 휠체어컬링 대표팀은 전용경기장이 없고 다른 경기장을 대관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표팀은 2010년 밴쿠버 대회를 앞두고 경기장을 구할 수 없어 이천장애인종합훈련원의 수영장을 얼려 훈련하기도 했다.

한국 대표팀은 소치 패럴림픽에서 빙질에 빨리 적응하는 순발력이 떨어지고 상대의 다양한 작전을 견디지 못해 부진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장애인체육회는 국내 대회를 늘리고 국제대회 파견 빈도를 높여 국가대표들이 최대한 많은 빙질을 경험해 적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천장애인종합훈련원(장애인 국가대표 선수촌)에는 휠체어컬링을 위한 전용 경기장도 이르면 내년에 건립된다.

장애인체육회는 해외에서 우수한 지도자를 초빙해 대표팀의 작전 구사력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아이스슬레지하키는 전력이 상당한 수준으로 확인됐으나 얇은 선수층 때문에 지구력 문제를 노출했다.

소치 패럴림픽의 엔트리는 17명이지만 실업팀인 강원도청에서 활동하는 선수는 11명이었다.

한국은 러시아를 개막전에서 꺾었으나 주축 선수만 계속 기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빚은 체력난조, 부상 때문에 스스로 무너졌다.

정부는 아이스슬레하키 실업팀 한 곳의 창단을 유도해 일단 정예 선수단을 두 배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장애인체육회는 선수들이 마음 놓고 오래 훈련할 수 있도록 아이스슬레지하키 전용구장을 경기 수원에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체 72개 금메달 가운데 70개가 걸린 설상 종목에 대한 투자는 거의 원점에서 시작해야 하는 형편으로 확인됐다.

한국은 소치 패럴림픽에서 바이애슬론에 선수를 출전시키지 못했다.

정부는 잠재력이 있는 알파인 스키, 크로스컨트리 스키, 바이애슬론 선수를 찾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신인선수 발굴단'을 운영하기로 했다.

상이군경, 재활병원, 산업재해 관련 단체와 협의해 스포츠 열정이 충만하고 운동능력이 탁월하며 도전 의지가 뜨거운 젊은 선수를 찾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외국인 코치 제도를 도입하고 독일, 러시아, 미국 등 설상 종목에 강한 국가들과 교류하며 국가대표들의 각종 국제대회 출전 빈도도 높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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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3-17 07:05:04
    • 수정2014-03-17 07:47:37
    연합뉴스
2014년 소치 동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의 성적 부진은 한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2018년 평창 동계 패럴림픽에서 개최국으로서 '들러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개최국의 경기력 수준은 어느 대회를 불문하고 전체의 흥행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개최국 관중의 높지 않은 호응도가 중계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노출될 때 지구촌 전체의 열기를 저해할 수도 있다.

메이저 국제종합대회 때마다 나라를 불문하고 동원 관중이 등장하는 현상도 이런 우려와 무관하지 않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장애인 동계 종목의 불모지나 마찬가지인 한국 개최를 둘러싸고 가장 걱정하는 부분 중에 하나도 경기력이다.

선수단의 경기력을 직접 책임지는 대한장애인체육회뿐만 아니라 시설과 운영을 맡는 평창 장애인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김진선 조직위 위원장은 "경기력이 대회 성공개최의 주요 변수"라며 "올림픽이 폐회하더라도 패럴림픽이 막을 내릴 때까지 대회가 끝난 것으로 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중앙·지방정부, 장애인체육회, 민간단체, 기업 등이 모두 합심해 경기력 향상의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정부는 최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대책회의에서 소치 패럴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을 평가하고 경기력을 끌어올릴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 장애인 동계종목의 등록 선수는 334명이고 실업팀도 강원도청 아이스슬레지하키팀, 하이원 스키 스포츠단 등 두 곳에 불과하다.

정부는 선수 저변이 넓지 않은 데다가 활동 선수들의 나이도 많아 경기력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잠재력이 충만한 신인을 발굴하고 훈련을 지원하는 효율적 체계도 자리 잡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는 이처럼 복합적인 문제를 세밀하게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지휘부 역할을 할 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하기로 했다.

종목별 경기단체, 대학 스포츠과학 전문가, 한국스포츠개발원 등이 참여하는 이 위원회는 도출된 해결책의 집행에도 관여할 계획이다.

경기력 향상을 실질적으로 책임져야 할 장애인체육회와 그 산하 단체들도 자구책 마련에 착수했다.

전략 종목으로 주목되는 휠체어컬링 대표팀은 전용경기장이 없고 다른 경기장을 대관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표팀은 2010년 밴쿠버 대회를 앞두고 경기장을 구할 수 없어 이천장애인종합훈련원의 수영장을 얼려 훈련하기도 했다.

한국 대표팀은 소치 패럴림픽에서 빙질에 빨리 적응하는 순발력이 떨어지고 상대의 다양한 작전을 견디지 못해 부진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장애인체육회는 국내 대회를 늘리고 국제대회 파견 빈도를 높여 국가대표들이 최대한 많은 빙질을 경험해 적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천장애인종합훈련원(장애인 국가대표 선수촌)에는 휠체어컬링을 위한 전용 경기장도 이르면 내년에 건립된다.

장애인체육회는 해외에서 우수한 지도자를 초빙해 대표팀의 작전 구사력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아이스슬레지하키는 전력이 상당한 수준으로 확인됐으나 얇은 선수층 때문에 지구력 문제를 노출했다.

소치 패럴림픽의 엔트리는 17명이지만 실업팀인 강원도청에서 활동하는 선수는 11명이었다.

한국은 러시아를 개막전에서 꺾었으나 주축 선수만 계속 기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빚은 체력난조, 부상 때문에 스스로 무너졌다.

정부는 아이스슬레하키 실업팀 한 곳의 창단을 유도해 일단 정예 선수단을 두 배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장애인체육회는 선수들이 마음 놓고 오래 훈련할 수 있도록 아이스슬레지하키 전용구장을 경기 수원에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체 72개 금메달 가운데 70개가 걸린 설상 종목에 대한 투자는 거의 원점에서 시작해야 하는 형편으로 확인됐다.

한국은 소치 패럴림픽에서 바이애슬론에 선수를 출전시키지 못했다.

정부는 잠재력이 있는 알파인 스키, 크로스컨트리 스키, 바이애슬론 선수를 찾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신인선수 발굴단'을 운영하기로 했다.

상이군경, 재활병원, 산업재해 관련 단체와 협의해 스포츠 열정이 충만하고 운동능력이 탁월하며 도전 의지가 뜨거운 젊은 선수를 찾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외국인 코치 제도를 도입하고 독일, 러시아, 미국 등 설상 종목에 강한 국가들과 교류하며 국가대표들의 각종 국제대회 출전 빈도도 높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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