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럼픽 결산 ①] 4년 후 평창 앞두고 과제 확인

입력 2014.03.17 (07:05) 수정 2014.03.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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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소치 동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이 17일(한국시간) 열전의 막을 내렸다.

이번 패럴림픽은 역대 동계 패럴림픽 사상 최다인 45개국에서 542명이 출전해 5개 종목, 72개 경기에서 경쟁했다.

패럴림픽은 재활에 완벽히 성공한 선수들이 세계 최고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장애인 엘리트 선수들의 지구촌 축제다.

소치 대회는 선수단 규모뿐만 아니라 입장권 판매량, 중계 영역, 시청률, 대회 홈페이지 접속률에서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장애인 스포츠 경기를 재미있게 관전한 것이다.

이는 패럴림픽이 전하는 감동과 더불어 최고 선수들이 펼치는 기량 경쟁에도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를 방증한다.

한국도 이런 추세에 발맞춰 알파인 스키, 크로스컨트리, 휠체어컬링, 아이스슬레지하키 등 4종목에 역대 최다인 27명의 선수를 내보냈다.

선수들은 전력을 다해 극복과 도전의 메시지를 전했으나 메달을 획득하지는 못했다.

성적이 지상 과제는 아니지만 한국은 2018년 평창 동계 패럴림픽의 개최국 입장에서 적지 않은 고민을 안게됐다.

◇ 젖먹던 힘까지 짜낸 태극전사들

알파인 스키에는 박종석(47), 이치원(34), 양재림(여·25) 등 세 명이 출전했다.

박종석은 2000년 8월 전기기술자로서 전신주에 올랐다가 추락한 뒤 척수장애 진단을 받았으나 2006년 토리노 대회부터 올해까지 세 차례 연속으로 패럴림픽을 밟은 베테랑으로 우뚝 섰다.

이치원은 7세 때 소아마비를 앓은 뒤 두 다리에 장애가 생겼으나 만능 스포츠맨으로 활약했다.

그는 휠체어농구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를 지낸 뒤 이번에 좌식스키를 타고 동계 패럴림픽에 데뷔했다.

양재림은 영아 때 시각장애를 얻었으나 스키에 대한 열정 하나로 가이드러너 이지열과 함께 최고의 무대에 출전했다.

그는 이화여대 조형예술학부에서 동양학을 전공해 미술에도 특별한 재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회전에서 4위를 기록, 한국 선수들 가운데 가장 입상권에 가까이 다가선 선수로 기록됐다.

크로스컨트리에는 좌식 부문에 서보라미(28·여), 시각장애 부문에 최보규(20)가 나섰다.

서보라미는 고교 시절 계단에서 떨어져 하반신이 마비됐으나 이를 극복하고 가장 힘들고 어려운 종목에 도전하고 있다.

두 차례 패럴림픽 출전하고 이번 대회 성화봉송에도 참여한 서보라미는 장애인들의 롤모델이 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최보규는 탁월한 운동능력 덕분에 평창 패럴림픽에서 주인공을 노리는 기대주로, 가이드러너 서정륜과 함께 설원을 질주했다.

◇ 기대 모은 '쌍두마차'까지 부진

선수들은 불굴의 의지를 불태웠지만 노메달 성적표가 보여주듯 세계의 벽은 높기만 했다.

특히 입상권 진입이 기대된 아이스슬레지하키, 휠체어컬링의 4강 탈락은 아쉬움을 남겼다.

아이스슬레지하키는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개막전에서 연장전 끝에 짜릿한 역전승을 낚았다.

그러나 조별리그 2, 3차전, 순위결정전을 패한 뒤 7-8위전에서 이겨 최하위는 면했다.

홈 텃세로 무장한 러시아를 꺾을 만큼 기본적인 전력은 탄탄했다.

간판 골잡이 정승환은 다른 나라 선수들보다 빠르고 정교한 플레이로 최고 스타의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성적 부진의 원인은 선수층이 두텁지 않아 소수 주축 선수가 계속 기용되면서 발생한 급격한 체력저하였다.

김익환 한국 감독은 "첫 두 경기를 마치자 선수들이 체력고갈, 부상을 견뎌내지 못했다"고 선수층 강화를 해결 과제로 제시했다.

휠체어컬링 대표팀은 노르웨이와의 1차전에서 0-10으로 완패한 것을 시작으로 계속 흔들리다가 풀리그를 10개국 가운데 9위로 마쳤다.

2010년 밴쿠버 패럴림픽에서 준우승하는 쾌거를 이룬 터라 부진은 더욱 아프게 다가왔다.

선수단은 빙질에 빨리 적응하는 능력이 모자라고 작전이 다양하지 않아 패배를 거듭했다는 자체 분석을 내놓았다.

클럽 단위로 치러지는 현행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다른 클럽에 소속된 정상급 선수가 배제될 수 있다는 사실도 논란이 됐다.

설상 종목에서는 양재림을 제외하고 상위권에 진입한 선수가 전혀 없어 우수한 잠재력을 지닌 선수를 발굴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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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3-17 07:05:04
    • 수정2014-03-17 08:00:57
    연합뉴스
2014년 소치 동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이 17일(한국시간) 열전의 막을 내렸다.

이번 패럴림픽은 역대 동계 패럴림픽 사상 최다인 45개국에서 542명이 출전해 5개 종목, 72개 경기에서 경쟁했다.

패럴림픽은 재활에 완벽히 성공한 선수들이 세계 최고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장애인 엘리트 선수들의 지구촌 축제다.

소치 대회는 선수단 규모뿐만 아니라 입장권 판매량, 중계 영역, 시청률, 대회 홈페이지 접속률에서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장애인 스포츠 경기를 재미있게 관전한 것이다.

이는 패럴림픽이 전하는 감동과 더불어 최고 선수들이 펼치는 기량 경쟁에도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를 방증한다.

한국도 이런 추세에 발맞춰 알파인 스키, 크로스컨트리, 휠체어컬링, 아이스슬레지하키 등 4종목에 역대 최다인 27명의 선수를 내보냈다.

선수들은 전력을 다해 극복과 도전의 메시지를 전했으나 메달을 획득하지는 못했다.

성적이 지상 과제는 아니지만 한국은 2018년 평창 동계 패럴림픽의 개최국 입장에서 적지 않은 고민을 안게됐다.

◇ 젖먹던 힘까지 짜낸 태극전사들

알파인 스키에는 박종석(47), 이치원(34), 양재림(여·25) 등 세 명이 출전했다.

박종석은 2000년 8월 전기기술자로서 전신주에 올랐다가 추락한 뒤 척수장애 진단을 받았으나 2006년 토리노 대회부터 올해까지 세 차례 연속으로 패럴림픽을 밟은 베테랑으로 우뚝 섰다.

이치원은 7세 때 소아마비를 앓은 뒤 두 다리에 장애가 생겼으나 만능 스포츠맨으로 활약했다.

그는 휠체어농구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를 지낸 뒤 이번에 좌식스키를 타고 동계 패럴림픽에 데뷔했다.

양재림은 영아 때 시각장애를 얻었으나 스키에 대한 열정 하나로 가이드러너 이지열과 함께 최고의 무대에 출전했다.

그는 이화여대 조형예술학부에서 동양학을 전공해 미술에도 특별한 재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회전에서 4위를 기록, 한국 선수들 가운데 가장 입상권에 가까이 다가선 선수로 기록됐다.

크로스컨트리에는 좌식 부문에 서보라미(28·여), 시각장애 부문에 최보규(20)가 나섰다.

서보라미는 고교 시절 계단에서 떨어져 하반신이 마비됐으나 이를 극복하고 가장 힘들고 어려운 종목에 도전하고 있다.

두 차례 패럴림픽 출전하고 이번 대회 성화봉송에도 참여한 서보라미는 장애인들의 롤모델이 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최보규는 탁월한 운동능력 덕분에 평창 패럴림픽에서 주인공을 노리는 기대주로, 가이드러너 서정륜과 함께 설원을 질주했다.

◇ 기대 모은 '쌍두마차'까지 부진

선수들은 불굴의 의지를 불태웠지만 노메달 성적표가 보여주듯 세계의 벽은 높기만 했다.

특히 입상권 진입이 기대된 아이스슬레지하키, 휠체어컬링의 4강 탈락은 아쉬움을 남겼다.

아이스슬레지하키는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개막전에서 연장전 끝에 짜릿한 역전승을 낚았다.

그러나 조별리그 2, 3차전, 순위결정전을 패한 뒤 7-8위전에서 이겨 최하위는 면했다.

홈 텃세로 무장한 러시아를 꺾을 만큼 기본적인 전력은 탄탄했다.

간판 골잡이 정승환은 다른 나라 선수들보다 빠르고 정교한 플레이로 최고 스타의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성적 부진의 원인은 선수층이 두텁지 않아 소수 주축 선수가 계속 기용되면서 발생한 급격한 체력저하였다.

김익환 한국 감독은 "첫 두 경기를 마치자 선수들이 체력고갈, 부상을 견뎌내지 못했다"고 선수층 강화를 해결 과제로 제시했다.

휠체어컬링 대표팀은 노르웨이와의 1차전에서 0-10으로 완패한 것을 시작으로 계속 흔들리다가 풀리그를 10개국 가운데 9위로 마쳤다.

2010년 밴쿠버 패럴림픽에서 준우승하는 쾌거를 이룬 터라 부진은 더욱 아프게 다가왔다.

선수단은 빙질에 빨리 적응하는 능력이 모자라고 작전이 다양하지 않아 패배를 거듭했다는 자체 분석을 내놓았다.

클럽 단위로 치러지는 현행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다른 클럽에 소속된 정상급 선수가 배제될 수 있다는 사실도 논란이 됐다.

설상 종목에서는 양재림을 제외하고 상위권에 진입한 선수가 전혀 없어 우수한 잠재력을 지닌 선수를 발굴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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