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현장] 압도적 합병 찬성…미, 러 제재 경고

입력 2014.03.17 (15:07) 수정 2014.03.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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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크라이나 사태가 대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러시아와의 합병을 결정할 크림공화국 주민투표가 끝이 났는데, 러시아와의 합병 찬성표가 대다수였습니다.

기로에선 우크라이나 사태가 주민투표를 계기로 어떻게 진행될 지 국제부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호을 기자!

<질문>
크림공화국의 러시아 합병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가 끝났는데, 역시 압도적인 찬성표가 나왔군요?

<답변>
주민투표 결과는 예상했던 것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크림 공화국 선관위가 개표가 50% 진행된 상황에서 잠정 결과를 내놨는데요.

주민의 95.5%가 러시아와의 합병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크라이나에 그대로 남아있기를 바라는 주민은 3.5%에 그쳤습니다.

이번 주민투표에는 유권자 150만 명 가운데 83%나 참여해서 지난 2012년에 있었던 총선 때보다 투표율이 두 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투표소에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투표장마다 중무장한 러시아 장갑차가 배치되기도 했습니다.

러시아와의 합병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는 사실 투표 전부터 그 결과가 이미 예상됐었습니다.

크림반도 인구의 60%를 러시아계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인구의 12% 정도인 타타르계 주민들이 집단적인 투표 거부에 나섰지만, 결과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리고 투표 문항 자체가 러시아와의 즉시 합병이냐, 우크라이나로부터의 독립이냐를 묻는 양자택일이어서, 현상 유지를 바라는 이들의 선택은 원천적으로 배제됐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주민투표의 최종 개표 결과는 우리 시간으로 오늘 오후 늦게 발표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미국과 서방사회는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넘어가는 걸 가만히 지켜보지만은 않겠다는 입장인 거죠?

<답변>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한 목소리로 이번 주민투표는 불법적인 것이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미국 백악관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배제된 이번 투표는 우크라이나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다, 따라서 국제사회는 이번 투표를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러시아가 크림 지역에서 물러나지 않을 경우 엄청난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도 잇따라 성명을 내고 이번 주민투표는 불법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러시아의 행동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이에 대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주민투표는 완전히 합법적인 것이다, 국제법과 유엔 헌장에도 어긋나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다음 수순이 궁금해지는데, 러시아가 곧바로 크림반도를 병합할까요?

<답변>
먼저, 크림 공화국은 투표결과가 최종 집계되면 곧바로 러시아에 병합을 요청할 계획입니다.

러시아 의회도 오는 21일부터 크림반도의 병합 문제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러시아 상.하원은 앞서, 크림반도의 자국민 보호를 위해 군사력 사용까지 승인해준 바 있기 때문에, 크림 병합안 역시 통과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되면 푸틴 대통령의 서명만 남게 되는데, 과연 푸틴이 크림을 병합할 지, 아니면 제3의 선택을 할지는 미지숩니다.

러시아로선 미국과 서방국가의 경제 제재가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 자산 동결과 비자 발급 거부 등 추가 제재를 공언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주식은 올들어 이미 20%가 폭락했고 그리고 통화가치도 10% 넘게 추락하는 등 경제가 크게 휘청이는 상황에서 추가 제재로 러시아 경제는 큰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 중단이라는 초강경 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서방국가와의 정면 충돌은 불가피하고요.

따라서 러시아가 전면전 가능성까지 있는 크림반도 병합을 서둘러 처리하지 않고, 주민투표 결과라는 대의명분을 손에 쥐고,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에서 영향력 확대라는 실리를 챙기지 않겠느냐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당장 오늘, 외무장관 회의를 열어 러시아에 대한 2차 제재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우크라이나와 크림반도의 운명을 놓고 이제 공은 푸틴에게 넘어간 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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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현장] 압도적 합병 찬성…미, 러 제재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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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크라이나 사태가 대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러시아와의 합병을 결정할 크림공화국 주민투표가 끝이 났는데, 러시아와의 합병 찬성표가 대다수였습니다.

기로에선 우크라이나 사태가 주민투표를 계기로 어떻게 진행될 지 국제부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호을 기자!

<질문>
크림공화국의 러시아 합병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가 끝났는데, 역시 압도적인 찬성표가 나왔군요?

<답변>
주민투표 결과는 예상했던 것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크림 공화국 선관위가 개표가 50% 진행된 상황에서 잠정 결과를 내놨는데요.

주민의 95.5%가 러시아와의 합병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크라이나에 그대로 남아있기를 바라는 주민은 3.5%에 그쳤습니다.

이번 주민투표에는 유권자 150만 명 가운데 83%나 참여해서 지난 2012년에 있었던 총선 때보다 투표율이 두 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투표소에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투표장마다 중무장한 러시아 장갑차가 배치되기도 했습니다.

러시아와의 합병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는 사실 투표 전부터 그 결과가 이미 예상됐었습니다.

크림반도 인구의 60%를 러시아계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인구의 12% 정도인 타타르계 주민들이 집단적인 투표 거부에 나섰지만, 결과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리고 투표 문항 자체가 러시아와의 즉시 합병이냐, 우크라이나로부터의 독립이냐를 묻는 양자택일이어서, 현상 유지를 바라는 이들의 선택은 원천적으로 배제됐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주민투표의 최종 개표 결과는 우리 시간으로 오늘 오후 늦게 발표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미국과 서방사회는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넘어가는 걸 가만히 지켜보지만은 않겠다는 입장인 거죠?

<답변>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한 목소리로 이번 주민투표는 불법적인 것이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미국 백악관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배제된 이번 투표는 우크라이나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다, 따라서 국제사회는 이번 투표를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러시아가 크림 지역에서 물러나지 않을 경우 엄청난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도 잇따라 성명을 내고 이번 주민투표는 불법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러시아의 행동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이에 대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주민투표는 완전히 합법적인 것이다, 국제법과 유엔 헌장에도 어긋나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다음 수순이 궁금해지는데, 러시아가 곧바로 크림반도를 병합할까요?

<답변>
먼저, 크림 공화국은 투표결과가 최종 집계되면 곧바로 러시아에 병합을 요청할 계획입니다.

러시아 의회도 오는 21일부터 크림반도의 병합 문제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러시아 상.하원은 앞서, 크림반도의 자국민 보호를 위해 군사력 사용까지 승인해준 바 있기 때문에, 크림 병합안 역시 통과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되면 푸틴 대통령의 서명만 남게 되는데, 과연 푸틴이 크림을 병합할 지, 아니면 제3의 선택을 할지는 미지숩니다.

러시아로선 미국과 서방국가의 경제 제재가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 자산 동결과 비자 발급 거부 등 추가 제재를 공언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주식은 올들어 이미 20%가 폭락했고 그리고 통화가치도 10% 넘게 추락하는 등 경제가 크게 휘청이는 상황에서 추가 제재로 러시아 경제는 큰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 중단이라는 초강경 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서방국가와의 정면 충돌은 불가피하고요.

따라서 러시아가 전면전 가능성까지 있는 크림반도 병합을 서둘러 처리하지 않고, 주민투표 결과라는 대의명분을 손에 쥐고,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에서 영향력 확대라는 실리를 챙기지 않겠느냐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당장 오늘, 외무장관 회의를 열어 러시아에 대한 2차 제재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우크라이나와 크림반도의 운명을 놓고 이제 공은 푸틴에게 넘어간 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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