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싹 안 트는 호밀 종자, 사료 부족 우려

입력 2014.03.21 (21:33) 수정 2014.03.22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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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농협이 키워서 가축 사료로 쓰라고 축산 농가에 호밀 종자를 공급했는데요, 제대로 싹이 트지 않고 있습니다.

종자가 불량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는데, 사료 부족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진성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삼척의 논, 사료용 호밀이 파릇파릇 자라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중순에 심은 호밀 씨앗이 싹을 틔운 겁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다른 호밀 씨앗을 심은 논은 누런 흙 그대로입니다.

싹이 트지 않은 겁니다.

<인터뷰> 김재하(피해 농민) : "(올해 작황은 좀 어떻습니까?) 씨앗 문제로 인해 가지고 이건 수확 자체가 안 돼요."

삼척 인근에서만 20여 농가가 똑같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처럼 싹이 자라지 않는 논에는 농협이 공급한 특정 종류의 종자가 뿌려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수입한 '엘본'이라는 품종으로 2012년 미국 오클라호마에서 수확한 겁니다.

벌레 먹거나 뿌려도 싹이 나오지 않는다는 피해 신고가 전국 농가에서 잇따르고 있습니다.

KBS 취재진 입수한 자료에는 강원도에서 신고된 불량 종자가 10톤을 넘었고 전북과 경북에서도 불량 종자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농민들은 사료 부족으로 걱정이 태산입니다.

<인터뷰> 신현동(피해 농민) : "5월부터 10월 볏집 나올 동안에 (소에게)먹일 게 없어요. 지금 당장. 그래서 속이 타는 겁니다."

불량의혹 종자는 지난해 농협 자회사 NH 무역이 수입했습니다.

농민들이 피해보상을 요구하자, 뒤늦게 원인 조사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김흥주(NH 무역 경영기획팀장) : "보험사에서 발아 불량이 발생할 수 있는 소지가 조사가 되려면 약간 기간이 소요된다고... (그러니까 언제요?) 한 6개월 정도 소요가 된다고 하는데..."

당장 두 달 뒤면 사료 부족이 시작되지만 농민들이 보상받을 수 있는 길은 멀기만 합니다.

현장추적 이진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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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싹 안 트는 호밀 종자, 사료 부족 우려
    • 입력 2014-03-21 21:36:40
    • 수정2014-03-22 08:3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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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농협이 키워서 가축 사료로 쓰라고 축산 농가에 호밀 종자를 공급했는데요, 제대로 싹이 트지 않고 있습니다.

종자가 불량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는데, 사료 부족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진성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삼척의 논, 사료용 호밀이 파릇파릇 자라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중순에 심은 호밀 씨앗이 싹을 틔운 겁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다른 호밀 씨앗을 심은 논은 누런 흙 그대로입니다.

싹이 트지 않은 겁니다.

<인터뷰> 김재하(피해 농민) : "(올해 작황은 좀 어떻습니까?) 씨앗 문제로 인해 가지고 이건 수확 자체가 안 돼요."

삼척 인근에서만 20여 농가가 똑같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처럼 싹이 자라지 않는 논에는 농협이 공급한 특정 종류의 종자가 뿌려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수입한 '엘본'이라는 품종으로 2012년 미국 오클라호마에서 수확한 겁니다.

벌레 먹거나 뿌려도 싹이 나오지 않는다는 피해 신고가 전국 농가에서 잇따르고 있습니다.

KBS 취재진 입수한 자료에는 강원도에서 신고된 불량 종자가 10톤을 넘었고 전북과 경북에서도 불량 종자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농민들은 사료 부족으로 걱정이 태산입니다.

<인터뷰> 신현동(피해 농민) : "5월부터 10월 볏집 나올 동안에 (소에게)먹일 게 없어요. 지금 당장. 그래서 속이 타는 겁니다."

불량의혹 종자는 지난해 농협 자회사 NH 무역이 수입했습니다.

농민들이 피해보상을 요구하자, 뒤늦게 원인 조사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김흥주(NH 무역 경영기획팀장) : "보험사에서 발아 불량이 발생할 수 있는 소지가 조사가 되려면 약간 기간이 소요된다고... (그러니까 언제요?) 한 6개월 정도 소요가 된다고 하는데..."

당장 두 달 뒤면 사료 부족이 시작되지만 농민들이 보상받을 수 있는 길은 멀기만 합니다.

현장추적 이진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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