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현장] 급발진 의심차 중대 결함…알고도 ‘쉬쉬’
입력 2014.03.28 (15:06)
수정 2014.03.2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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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자동차 급발진 의심 사고는 최근까지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자동차 제조사와 사고를 당한 운전자 사이에서 운전자 실수였냐 자동차 결함이었냐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급발진 의심 사고 차량에서 중대 결함이 발견됐습니다.
탐사제작부 이석재 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이 기자, 자 먼저 급발진 의심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 얘기를 먼저 해볼까요?
지금까지는 급발진이라고 주장하는 많은 영상이 공개됐었는 데요.
이 영상은 다른 점이 있나요?
<답변>
네 해당 차량은 지난해 1월 사고가 났었는데요.
취재진은 그 사고만큼은 운전자의 실수가 아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영상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주행 중 갑자기 굉음과 함께 질주가 시작됩니다.
다른 차량들을 피하다가 결국 신호등을 들이받고 멈췄는데요.
이 영상만 봐서는 운전자가 실수로 가속페달을 밟았는지 아니면 기계적 결함 때문에 급발진이 생긴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 차량 블랙박스에는 운전자 모습도 정확하게 찍혀있었습니다.
갑자기 차량이 튀어나가자 운전자는 크게 당황하는 모습입니다.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세게 밟으면서 이런 반응을 보일 수는 없는데.
그 말은 본인이 전혀 의도하지 않은 속도가 났다는 얘깁니다.
<질문>
그렇다면 차량 자체에 문제가 있어 급발진으로 추정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볼 수도 있을 텐데요.
그렇다는 근거를 찾을 수 있었나요?
<답변>
네 해당 사고 차량은 사고 당시 KT 렌탈이 소유하고 있었는데요.
KT 측은 사고 차량을 정비한 뒤 매각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취재진은 수소문 끝에 해당 차량의 핵심 부품을 어렵게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ECU라는 엔진제어장치인데요.
가속과 감속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자동차 속도를 제어하는 부품입니다.
해당 부품에 대해 X-레이 등 정밀 검사를 의뢰했고요.
그 결과 이상한 점이 발견됐습니다.
ECU 내부의 코일 콘덴서 부분에서 기포처럼 보이는 흰색 점들이 포착된 겁니다.
이 납땜 불량은 ECU 내부에서 전압을 안정적으로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못하면서 ECU가 오작동을 일으키게 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죠.
<리포트>
<인터뷰>고국원(선문대 정보통신공학과 교수) : "코일은 ECU 내에서 고전압을 일으키는 부품인데요, 이 부분에 불량이 날 경우 예상치 못한 고전압을 만들어 그 고전압으로 인해서 ECU 오동작이 발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질문>
ECU가 오작동을 일으킬 정도라면 심각한 수준의 불량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요.
현대기아 측은 해당 ECU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면서요?
<답변>
네, 현대기아 측은 자체 조사 결과 주행 중 시동 꺼짐 등 심각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 2012년 5월 YF 소나타 LPG 차량을 정밀 조사했습니다.
앞서 보셨던 사고 영상의 차량과 같은 차종인데요, 급발진 의심 사고도 가장 많이 접수됐던 차종이기도 합니다.
현대기아 측은 조사 결과 엔진을 제어하는 핵심장치인 ECU가 시동 꺼짐 현상 등의 원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ECU 내부 회로기판 불량이 반도체 칩 등의 접지 불량 등으로 이어져 시동 꺼짐 현상으로 나타나게 된 겁니다.
취재진이 불량을 확인했던 바로 그 ECU와 같은 제품입니다.
주행 중 시동이 꺼지면 브레이크도 핸들도 작동이 제대로 안 돼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질문>
자 그런 정도 결함인데도 그걸 계속 숨겨왔다고요?
<답변>
네 현대기아 측은 고장 신고가 접수된 차량에 한해서만 문제의 ECU 엔진제어장치를 몰래 교체해줬습니다.
현대기아 측의 공식 입장 들어보시죠.
"공정 상 문제가 확인이 되어서 ECU를 교체한 적이 있으며 고객의 불편사항이 접수되면 원인 조사를 하고 이에 따른 조치를 하고 있습니다."
ECU 제조 공정상의 문제라면 한두 개가 아니라는 말인데요, 그런데도 정부에 결함 내용을 신고하지 않고 감춰왔던 것입니다.
현대기아 측은 문제의 ECU 결함이 급발진 현상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취재 결과 현대기아 측은 지난 2012년 초 ECU에 문제가 있어 가속 오작동이 생긴다며 3만여 개의 ECU를 리콜 형태로 고쳐줬던 적이 있었는데요,
결국, ECU에 문제가 생기면 가속 오작동, 즉 의도하지 않은 가속은 생길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인정한 바 있습니다.
<질문>
그러면 미국에서 벌어졌던 토요타 급발진 사태 얘기를 좀 해볼까요 최근 미국 오클라호마에서 있었던 급발진 사고 재판 과정을 취재했는데요.
당시 급발진 현상이 재현됐다고요?
<답변>
네 미국 오클라호마에서 있었던 급발진 사고 재판이 갑자기 합의로 마무리됐는데요, 그 재판 과정을 취재하면서 급발진 현상이 재현됐던 것을 확인했습니다.
해당 재판은 2005년 식 토요타 캠리 승용차 운전자가 토요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던 건인데요, 당시 운전자 측 변호인과 기술 자문을 해줬던 전문가들이 문제의 캠리 승용차로 급발진 현상을 재현한 것입니다.
그 재현실험을 주도했던 전문가의 말 들어보시죠.
<리포트>
<인터뷰> 마이클 바(캠리 운전자 측 전문가) : "도요다 엔진 소프트웨어에서 여러 결함들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이들 결함을 구체적인 급발진 사건과 관련지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저희는 그런 결함들이 2005년, 2008년 캠리 차량에서 급발진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걸 증명해보였습니다."
크루즈 컨트롤 즉 자동주행시스템으로 달리던 차량에서 운전자는 감속을 하려고 하는데 오히려 가속이 되는 상황이 재현됐고요, 결국 토요타 측이 판결을 하루 앞두고 갑자기 거액을 주고 합의를 한 것입니다.
놀라운 점은 이들 전문가들이 다음 타겟으로 현대기아차를 지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미국에서의 현대기아차 리콜 부품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는데요, 그 시스템의 불안정성이 토요타와 비슷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션 케인(자동차 고장 분석 전문가) : "어떻게 스위치에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운전자가 스로틀 시스템의 제어력까지 잃게 되나요? 이 부분을 통해 현대 자동차의 소프트웨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고, 거기엔 운전자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을 만큼의 올바른 안전성 기준이 내장돼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리콜은 우리에게 엄청난 통찰력을 줍니다. 그들은 (현대기아차는) 그저 일회용 밴드를 붙여놨을 뿐이에요. 거슬러 올라가면 더 큰 문제가 있다는 거예요. 토요타처럼요."
토요타의 경우 미국에서 ECU 소프트웨어 오류 등 차량 결함과 급발진 사고 자체에 대한 정보를 정부와 소비자에게 공개하지 않았고 그게 1조3천억 원의 벌금을 내는 주요 원인이 됐습니다.
자동차 급발진 의심 사고는 최근까지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자동차 제조사와 사고를 당한 운전자 사이에서 운전자 실수였냐 자동차 결함이었냐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급발진 의심 사고 차량에서 중대 결함이 발견됐습니다.
탐사제작부 이석재 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이 기자, 자 먼저 급발진 의심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 얘기를 먼저 해볼까요?
지금까지는 급발진이라고 주장하는 많은 영상이 공개됐었는 데요.
이 영상은 다른 점이 있나요?
<답변>
네 해당 차량은 지난해 1월 사고가 났었는데요.
취재진은 그 사고만큼은 운전자의 실수가 아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영상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주행 중 갑자기 굉음과 함께 질주가 시작됩니다.
다른 차량들을 피하다가 결국 신호등을 들이받고 멈췄는데요.
이 영상만 봐서는 운전자가 실수로 가속페달을 밟았는지 아니면 기계적 결함 때문에 급발진이 생긴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 차량 블랙박스에는 운전자 모습도 정확하게 찍혀있었습니다.
갑자기 차량이 튀어나가자 운전자는 크게 당황하는 모습입니다.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세게 밟으면서 이런 반응을 보일 수는 없는데.
그 말은 본인이 전혀 의도하지 않은 속도가 났다는 얘깁니다.
<질문>
그렇다면 차량 자체에 문제가 있어 급발진으로 추정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볼 수도 있을 텐데요.
그렇다는 근거를 찾을 수 있었나요?
<답변>
네 해당 사고 차량은 사고 당시 KT 렌탈이 소유하고 있었는데요.
KT 측은 사고 차량을 정비한 뒤 매각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취재진은 수소문 끝에 해당 차량의 핵심 부품을 어렵게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ECU라는 엔진제어장치인데요.
가속과 감속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자동차 속도를 제어하는 부품입니다.
해당 부품에 대해 X-레이 등 정밀 검사를 의뢰했고요.
그 결과 이상한 점이 발견됐습니다.
ECU 내부의 코일 콘덴서 부분에서 기포처럼 보이는 흰색 점들이 포착된 겁니다.
이 납땜 불량은 ECU 내부에서 전압을 안정적으로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못하면서 ECU가 오작동을 일으키게 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죠.
<리포트>
<인터뷰>고국원(선문대 정보통신공학과 교수) : "코일은 ECU 내에서 고전압을 일으키는 부품인데요, 이 부분에 불량이 날 경우 예상치 못한 고전압을 만들어 그 고전압으로 인해서 ECU 오동작이 발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질문>
ECU가 오작동을 일으킬 정도라면 심각한 수준의 불량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요.
현대기아 측은 해당 ECU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면서요?
<답변>
네, 현대기아 측은 자체 조사 결과 주행 중 시동 꺼짐 등 심각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 2012년 5월 YF 소나타 LPG 차량을 정밀 조사했습니다.
앞서 보셨던 사고 영상의 차량과 같은 차종인데요, 급발진 의심 사고도 가장 많이 접수됐던 차종이기도 합니다.
현대기아 측은 조사 결과 엔진을 제어하는 핵심장치인 ECU가 시동 꺼짐 현상 등의 원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ECU 내부 회로기판 불량이 반도체 칩 등의 접지 불량 등으로 이어져 시동 꺼짐 현상으로 나타나게 된 겁니다.
취재진이 불량을 확인했던 바로 그 ECU와 같은 제품입니다.
주행 중 시동이 꺼지면 브레이크도 핸들도 작동이 제대로 안 돼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질문>
자 그런 정도 결함인데도 그걸 계속 숨겨왔다고요?
<답변>
네 현대기아 측은 고장 신고가 접수된 차량에 한해서만 문제의 ECU 엔진제어장치를 몰래 교체해줬습니다.
현대기아 측의 공식 입장 들어보시죠.
"공정 상 문제가 확인이 되어서 ECU를 교체한 적이 있으며 고객의 불편사항이 접수되면 원인 조사를 하고 이에 따른 조치를 하고 있습니다."
ECU 제조 공정상의 문제라면 한두 개가 아니라는 말인데요, 그런데도 정부에 결함 내용을 신고하지 않고 감춰왔던 것입니다.
현대기아 측은 문제의 ECU 결함이 급발진 현상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취재 결과 현대기아 측은 지난 2012년 초 ECU에 문제가 있어 가속 오작동이 생긴다며 3만여 개의 ECU를 리콜 형태로 고쳐줬던 적이 있었는데요,
결국, ECU에 문제가 생기면 가속 오작동, 즉 의도하지 않은 가속은 생길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인정한 바 있습니다.
<질문>
그러면 미국에서 벌어졌던 토요타 급발진 사태 얘기를 좀 해볼까요 최근 미국 오클라호마에서 있었던 급발진 사고 재판 과정을 취재했는데요.
당시 급발진 현상이 재현됐다고요?
<답변>
네 미국 오클라호마에서 있었던 급발진 사고 재판이 갑자기 합의로 마무리됐는데요, 그 재판 과정을 취재하면서 급발진 현상이 재현됐던 것을 확인했습니다.
해당 재판은 2005년 식 토요타 캠리 승용차 운전자가 토요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던 건인데요, 당시 운전자 측 변호인과 기술 자문을 해줬던 전문가들이 문제의 캠리 승용차로 급발진 현상을 재현한 것입니다.
그 재현실험을 주도했던 전문가의 말 들어보시죠.
<리포트>
<인터뷰> 마이클 바(캠리 운전자 측 전문가) : "도요다 엔진 소프트웨어에서 여러 결함들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이들 결함을 구체적인 급발진 사건과 관련지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저희는 그런 결함들이 2005년, 2008년 캠리 차량에서 급발진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걸 증명해보였습니다."
크루즈 컨트롤 즉 자동주행시스템으로 달리던 차량에서 운전자는 감속을 하려고 하는데 오히려 가속이 되는 상황이 재현됐고요, 결국 토요타 측이 판결을 하루 앞두고 갑자기 거액을 주고 합의를 한 것입니다.
놀라운 점은 이들 전문가들이 다음 타겟으로 현대기아차를 지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미국에서의 현대기아차 리콜 부품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는데요, 그 시스템의 불안정성이 토요타와 비슷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션 케인(자동차 고장 분석 전문가) : "어떻게 스위치에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운전자가 스로틀 시스템의 제어력까지 잃게 되나요? 이 부분을 통해 현대 자동차의 소프트웨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고, 거기엔 운전자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을 만큼의 올바른 안전성 기준이 내장돼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리콜은 우리에게 엄청난 통찰력을 줍니다. 그들은 (현대기아차는) 그저 일회용 밴드를 붙여놨을 뿐이에요. 거슬러 올라가면 더 큰 문제가 있다는 거예요. 토요타처럼요."
토요타의 경우 미국에서 ECU 소프트웨어 오류 등 차량 결함과 급발진 사고 자체에 대한 정보를 정부와 소비자에게 공개하지 않았고 그게 1조3천억 원의 벌금을 내는 주요 원인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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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4-03-28 15:14:50
- 수정2014-03-28 16: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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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급발진 의심 사고는 최근까지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자동차 제조사와 사고를 당한 운전자 사이에서 운전자 실수였냐 자동차 결함이었냐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급발진 의심 사고 차량에서 중대 결함이 발견됐습니다.
탐사제작부 이석재 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이 기자, 자 먼저 급발진 의심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 얘기를 먼저 해볼까요?
지금까지는 급발진이라고 주장하는 많은 영상이 공개됐었는 데요.
이 영상은 다른 점이 있나요?
<답변>
네 해당 차량은 지난해 1월 사고가 났었는데요.
취재진은 그 사고만큼은 운전자의 실수가 아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영상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주행 중 갑자기 굉음과 함께 질주가 시작됩니다.
다른 차량들을 피하다가 결국 신호등을 들이받고 멈췄는데요.
이 영상만 봐서는 운전자가 실수로 가속페달을 밟았는지 아니면 기계적 결함 때문에 급발진이 생긴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 차량 블랙박스에는 운전자 모습도 정확하게 찍혀있었습니다.
갑자기 차량이 튀어나가자 운전자는 크게 당황하는 모습입니다.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세게 밟으면서 이런 반응을 보일 수는 없는데.
그 말은 본인이 전혀 의도하지 않은 속도가 났다는 얘깁니다.
<질문>
그렇다면 차량 자체에 문제가 있어 급발진으로 추정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볼 수도 있을 텐데요.
그렇다는 근거를 찾을 수 있었나요?
<답변>
네 해당 사고 차량은 사고 당시 KT 렌탈이 소유하고 있었는데요.
KT 측은 사고 차량을 정비한 뒤 매각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취재진은 수소문 끝에 해당 차량의 핵심 부품을 어렵게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ECU라는 엔진제어장치인데요.
가속과 감속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자동차 속도를 제어하는 부품입니다.
해당 부품에 대해 X-레이 등 정밀 검사를 의뢰했고요.
그 결과 이상한 점이 발견됐습니다.
ECU 내부의 코일 콘덴서 부분에서 기포처럼 보이는 흰색 점들이 포착된 겁니다.
이 납땜 불량은 ECU 내부에서 전압을 안정적으로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못하면서 ECU가 오작동을 일으키게 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죠.
<리포트>
<인터뷰>고국원(선문대 정보통신공학과 교수) : "코일은 ECU 내에서 고전압을 일으키는 부품인데요, 이 부분에 불량이 날 경우 예상치 못한 고전압을 만들어 그 고전압으로 인해서 ECU 오동작이 발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질문>
ECU가 오작동을 일으킬 정도라면 심각한 수준의 불량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요.
현대기아 측은 해당 ECU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면서요?
<답변>
네, 현대기아 측은 자체 조사 결과 주행 중 시동 꺼짐 등 심각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 2012년 5월 YF 소나타 LPG 차량을 정밀 조사했습니다.
앞서 보셨던 사고 영상의 차량과 같은 차종인데요, 급발진 의심 사고도 가장 많이 접수됐던 차종이기도 합니다.
현대기아 측은 조사 결과 엔진을 제어하는 핵심장치인 ECU가 시동 꺼짐 현상 등의 원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ECU 내부 회로기판 불량이 반도체 칩 등의 접지 불량 등으로 이어져 시동 꺼짐 현상으로 나타나게 된 겁니다.
취재진이 불량을 확인했던 바로 그 ECU와 같은 제품입니다.
주행 중 시동이 꺼지면 브레이크도 핸들도 작동이 제대로 안 돼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질문>
자 그런 정도 결함인데도 그걸 계속 숨겨왔다고요?
<답변>
네 현대기아 측은 고장 신고가 접수된 차량에 한해서만 문제의 ECU 엔진제어장치를 몰래 교체해줬습니다.
현대기아 측의 공식 입장 들어보시죠.
"공정 상 문제가 확인이 되어서 ECU를 교체한 적이 있으며 고객의 불편사항이 접수되면 원인 조사를 하고 이에 따른 조치를 하고 있습니다."
ECU 제조 공정상의 문제라면 한두 개가 아니라는 말인데요, 그런데도 정부에 결함 내용을 신고하지 않고 감춰왔던 것입니다.
현대기아 측은 문제의 ECU 결함이 급발진 현상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취재 결과 현대기아 측은 지난 2012년 초 ECU에 문제가 있어 가속 오작동이 생긴다며 3만여 개의 ECU를 리콜 형태로 고쳐줬던 적이 있었는데요,
결국, ECU에 문제가 생기면 가속 오작동, 즉 의도하지 않은 가속은 생길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인정한 바 있습니다.
<질문>
그러면 미국에서 벌어졌던 토요타 급발진 사태 얘기를 좀 해볼까요 최근 미국 오클라호마에서 있었던 급발진 사고 재판 과정을 취재했는데요.
당시 급발진 현상이 재현됐다고요?
<답변>
네 미국 오클라호마에서 있었던 급발진 사고 재판이 갑자기 합의로 마무리됐는데요, 그 재판 과정을 취재하면서 급발진 현상이 재현됐던 것을 확인했습니다.
해당 재판은 2005년 식 토요타 캠리 승용차 운전자가 토요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던 건인데요, 당시 운전자 측 변호인과 기술 자문을 해줬던 전문가들이 문제의 캠리 승용차로 급발진 현상을 재현한 것입니다.
그 재현실험을 주도했던 전문가의 말 들어보시죠.
<리포트>
<인터뷰> 마이클 바(캠리 운전자 측 전문가) : "도요다 엔진 소프트웨어에서 여러 결함들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이들 결함을 구체적인 급발진 사건과 관련지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저희는 그런 결함들이 2005년, 2008년 캠리 차량에서 급발진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걸 증명해보였습니다."
크루즈 컨트롤 즉 자동주행시스템으로 달리던 차량에서 운전자는 감속을 하려고 하는데 오히려 가속이 되는 상황이 재현됐고요, 결국 토요타 측이 판결을 하루 앞두고 갑자기 거액을 주고 합의를 한 것입니다.
놀라운 점은 이들 전문가들이 다음 타겟으로 현대기아차를 지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미국에서의 현대기아차 리콜 부품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는데요, 그 시스템의 불안정성이 토요타와 비슷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션 케인(자동차 고장 분석 전문가) : "어떻게 스위치에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운전자가 스로틀 시스템의 제어력까지 잃게 되나요? 이 부분을 통해 현대 자동차의 소프트웨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고, 거기엔 운전자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을 만큼의 올바른 안전성 기준이 내장돼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리콜은 우리에게 엄청난 통찰력을 줍니다. 그들은 (현대기아차는) 그저 일회용 밴드를 붙여놨을 뿐이에요. 거슬러 올라가면 더 큰 문제가 있다는 거예요. 토요타처럼요."
토요타의 경우 미국에서 ECU 소프트웨어 오류 등 차량 결함과 급발진 사고 자체에 대한 정보를 정부와 소비자에게 공개하지 않았고 그게 1조3천억 원의 벌금을 내는 주요 원인이 됐습니다.
자동차 급발진 의심 사고는 최근까지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자동차 제조사와 사고를 당한 운전자 사이에서 운전자 실수였냐 자동차 결함이었냐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급발진 의심 사고 차량에서 중대 결함이 발견됐습니다.
탐사제작부 이석재 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이 기자, 자 먼저 급발진 의심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 얘기를 먼저 해볼까요?
지금까지는 급발진이라고 주장하는 많은 영상이 공개됐었는 데요.
이 영상은 다른 점이 있나요?
<답변>
네 해당 차량은 지난해 1월 사고가 났었는데요.
취재진은 그 사고만큼은 운전자의 실수가 아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영상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주행 중 갑자기 굉음과 함께 질주가 시작됩니다.
다른 차량들을 피하다가 결국 신호등을 들이받고 멈췄는데요.
이 영상만 봐서는 운전자가 실수로 가속페달을 밟았는지 아니면 기계적 결함 때문에 급발진이 생긴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 차량 블랙박스에는 운전자 모습도 정확하게 찍혀있었습니다.
갑자기 차량이 튀어나가자 운전자는 크게 당황하는 모습입니다.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세게 밟으면서 이런 반응을 보일 수는 없는데.
그 말은 본인이 전혀 의도하지 않은 속도가 났다는 얘깁니다.
<질문>
그렇다면 차량 자체에 문제가 있어 급발진으로 추정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볼 수도 있을 텐데요.
그렇다는 근거를 찾을 수 있었나요?
<답변>
네 해당 사고 차량은 사고 당시 KT 렌탈이 소유하고 있었는데요.
KT 측은 사고 차량을 정비한 뒤 매각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취재진은 수소문 끝에 해당 차량의 핵심 부품을 어렵게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ECU라는 엔진제어장치인데요.
가속과 감속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자동차 속도를 제어하는 부품입니다.
해당 부품에 대해 X-레이 등 정밀 검사를 의뢰했고요.
그 결과 이상한 점이 발견됐습니다.
ECU 내부의 코일 콘덴서 부분에서 기포처럼 보이는 흰색 점들이 포착된 겁니다.
이 납땜 불량은 ECU 내부에서 전압을 안정적으로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못하면서 ECU가 오작동을 일으키게 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죠.
<리포트>
<인터뷰>고국원(선문대 정보통신공학과 교수) : "코일은 ECU 내에서 고전압을 일으키는 부품인데요, 이 부분에 불량이 날 경우 예상치 못한 고전압을 만들어 그 고전압으로 인해서 ECU 오동작이 발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질문>
ECU가 오작동을 일으킬 정도라면 심각한 수준의 불량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요.
현대기아 측은 해당 ECU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면서요?
<답변>
네, 현대기아 측은 자체 조사 결과 주행 중 시동 꺼짐 등 심각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 2012년 5월 YF 소나타 LPG 차량을 정밀 조사했습니다.
앞서 보셨던 사고 영상의 차량과 같은 차종인데요, 급발진 의심 사고도 가장 많이 접수됐던 차종이기도 합니다.
현대기아 측은 조사 결과 엔진을 제어하는 핵심장치인 ECU가 시동 꺼짐 현상 등의 원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ECU 내부 회로기판 불량이 반도체 칩 등의 접지 불량 등으로 이어져 시동 꺼짐 현상으로 나타나게 된 겁니다.
취재진이 불량을 확인했던 바로 그 ECU와 같은 제품입니다.
주행 중 시동이 꺼지면 브레이크도 핸들도 작동이 제대로 안 돼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질문>
자 그런 정도 결함인데도 그걸 계속 숨겨왔다고요?
<답변>
네 현대기아 측은 고장 신고가 접수된 차량에 한해서만 문제의 ECU 엔진제어장치를 몰래 교체해줬습니다.
현대기아 측의 공식 입장 들어보시죠.
"공정 상 문제가 확인이 되어서 ECU를 교체한 적이 있으며 고객의 불편사항이 접수되면 원인 조사를 하고 이에 따른 조치를 하고 있습니다."
ECU 제조 공정상의 문제라면 한두 개가 아니라는 말인데요, 그런데도 정부에 결함 내용을 신고하지 않고 감춰왔던 것입니다.
현대기아 측은 문제의 ECU 결함이 급발진 현상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취재 결과 현대기아 측은 지난 2012년 초 ECU에 문제가 있어 가속 오작동이 생긴다며 3만여 개의 ECU를 리콜 형태로 고쳐줬던 적이 있었는데요,
결국, ECU에 문제가 생기면 가속 오작동, 즉 의도하지 않은 가속은 생길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인정한 바 있습니다.
<질문>
그러면 미국에서 벌어졌던 토요타 급발진 사태 얘기를 좀 해볼까요 최근 미국 오클라호마에서 있었던 급발진 사고 재판 과정을 취재했는데요.
당시 급발진 현상이 재현됐다고요?
<답변>
네 미국 오클라호마에서 있었던 급발진 사고 재판이 갑자기 합의로 마무리됐는데요, 그 재판 과정을 취재하면서 급발진 현상이 재현됐던 것을 확인했습니다.
해당 재판은 2005년 식 토요타 캠리 승용차 운전자가 토요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던 건인데요, 당시 운전자 측 변호인과 기술 자문을 해줬던 전문가들이 문제의 캠리 승용차로 급발진 현상을 재현한 것입니다.
그 재현실험을 주도했던 전문가의 말 들어보시죠.
<리포트>
<인터뷰> 마이클 바(캠리 운전자 측 전문가) : "도요다 엔진 소프트웨어에서 여러 결함들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이들 결함을 구체적인 급발진 사건과 관련지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저희는 그런 결함들이 2005년, 2008년 캠리 차량에서 급발진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걸 증명해보였습니다."
크루즈 컨트롤 즉 자동주행시스템으로 달리던 차량에서 운전자는 감속을 하려고 하는데 오히려 가속이 되는 상황이 재현됐고요, 결국 토요타 측이 판결을 하루 앞두고 갑자기 거액을 주고 합의를 한 것입니다.
놀라운 점은 이들 전문가들이 다음 타겟으로 현대기아차를 지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미국에서의 현대기아차 리콜 부품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는데요, 그 시스템의 불안정성이 토요타와 비슷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션 케인(자동차 고장 분석 전문가) : "어떻게 스위치에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운전자가 스로틀 시스템의 제어력까지 잃게 되나요? 이 부분을 통해 현대 자동차의 소프트웨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고, 거기엔 운전자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을 만큼의 올바른 안전성 기준이 내장돼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리콜은 우리에게 엄청난 통찰력을 줍니다. 그들은 (현대기아차는) 그저 일회용 밴드를 붙여놨을 뿐이에요. 거슬러 올라가면 더 큰 문제가 있다는 거예요. 토요타처럼요."
토요타의 경우 미국에서 ECU 소프트웨어 오류 등 차량 결함과 급발진 사고 자체에 대한 정보를 정부와 소비자에게 공개하지 않았고 그게 1조3천억 원의 벌금을 내는 주요 원인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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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재 기자 sukjae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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