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24 이슈] 끊이지 않는 ‘사형제 논란’

입력 2014.03.28 (18:06) 수정 2014.03.28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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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국에서 적극적으로 사형제 폐지 운동을 벌인 헬렌 프레전 수녀의 실화를 그린 영화 <데드맨 워킹>입니다.

살인을 저지른 극악한 죄수를 놓고 국가권력이 또 다른 살인을 명령할 수 있는가 라는 어려운 질문을 던지고 있는데요.

최근 이집트에선 수백 명에게 정치 보복 성격의 무더기 사형 판결이 내려져 큰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사형이 늘었다는 보고도 나왔습니다.

사형제를 둘러싼 끊이지 않는 논란에 대해 국제부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지난 해에 사형 건수가 전년에 비해 늘어났다면서요?

<답변>
예, 국제 앰네스티가 발간한 연례 사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처결된 사형수가 2012년에 비해 15%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지난해 세계적으로 22개국에서 778명이 사형돼 2012년의 682명에 비해 15% 증가했습니다.

사형수가 늘어난 것은 이란과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에서 사형 집행이 늘었기 때문으로 계산됐습니다.

하지만 이 수치에는 사형 관련 정보를 국가기밀로 취급하는 중국은 포함되지 않았는데요,

중국에선 매년 수 천 명이 사형에 처해지는 것으로 앰네스티는 추산하고 있습니다.

최근 무슬림 형제 단원 529명에게 무더기 사형 선고를 내린 이집트와, 내전 중인 시리아의 사형 집행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녹취> 오드리 고프란(국제 앰네스티 글로벌 이슈 국장) : “확실하지 않은 사형 선고나 불공평한 판결이 더 이상 없길 바랍니다. 우리는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이집트와 국제사회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질문>
사형 제도.

세계적으로 폐지되는 추세지만 아직 적지 않은 나라에서 유지되고 있죠?

<답변>
예 2013년 말 현재 모든 범죄에 대해서 사형을 법적으로 폐지한 국가는 모두 98개국입니다.

10년 전 85개 국에서 꾸준히 늘고 있죠.

반면 사형제를 폐지하지 않고 있는 나라는 대략 40개국입니다.

대륙별로 살펴보면 북미에선 미국만이 사형제가 남아 있구요.

남미에선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이 사형제를 폐지했습니다.

러시아와 중국,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아시아 국가들엔 사형제가 남아 있는 반면 유럽은 대부분 사형제를 없앴습니다.

세네갈, 남아공, 앙골라 등 아프리카 내에도 이미 15 개국 이상이 사형제를 폐지했습니다.

사형제가 남아는 있지만 최근 10년 간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 국가는 48개국입니다.

<질문>
선진국 중에선, 유럽과는 다르게 미국이 아직 사형제를 유지하고 있는게 눈에 띄네요.

<답변>
예 사형을 폐지하는 주가 늘어나고는 있지만, 미국은 원칙적으로 사형제 존치국입니다.

지난해에도 39건의 사형이 집행됐는데, 세계적으로 4번째으로 많은 수칩니다.

그래서 논란이 끊이지 않는데요.

최근엔 오하이오 주에서 사형수에게 집행한 약물이 큰 문제를 불러일으키며 사형제 폐지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습니다.

오하이오주 교정국은 지난 16일, 임신 중인 여성을 강간 살해한 데니스 맥과이어에 대해 독극물 주사 방식으로 사형을 집행했는데요.

사형수가 숨이 끊기기 전 10분 동안 엄청난 고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형에 쓰이던 기존 약물이 동이 나서 신약을 쓴 것이 문제가 됐습니다.

맥과이어가 고통 속에 숨을 거두자 "사형수가 신약의 실험대상으로 사용됐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녹취> 미주리 웨스턴 대학 교수 : “(약물로 인한)이러한 죽음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지에 대한 근거는 끊임없이 발견돼 왔습니다.”

<질문>
사형제에 반대하는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이른바 오심으로 인해 애꿎은 생명이 희생되는 것에 대한 우려 아닙니까?

최근 사형 판결을 받고 복역하다가 재심을 받거나 무죄로 풀려나는 사례도 늘고 있다면서요?

<답변>
예 사형제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인간의 판결이 완벽할 수 없다며 폐지를 주장하지 않습니까?

최근 과학 수사의 발전 등으로 이런 논리에 힘을 실어주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일본인 전직 복서 하카마다 이와오.

4명을 죽인 혐의로 사형 판결을 받고 34년을 감방에서 생활했는데요.

한결 같이 결백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다가 새로운 DNA 물증이 확인돼, 재심을 선고 받고 교도소를 나서게 됐습니다.

<녹취> 하카마다 에이코(하카마다 이와오 누나) : “여러분의 지지와 도움에 감사합니다. 그저 행복하단 말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미국에서도 이번달,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사형수가 무죄를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돼 30년 만에 풀려났습니다.

<녹취> 글렌 포드 : “내가 하지 않은 일로 30년 가까이 교도소에서 살았어요. 내가 서른다섯, 서른여덟, 마흔 살이 됐을 때처럼 난 아무 것도 못 합니다. 시간을 되돌릴 순 없잖아요.”

<질문>
극악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사형제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는 주장도 여전하죠?

<답변>

예 그래서 흉악 범죄가 빈발하자 사형제를 부활시키자는 여론이 일고 있는 나라도 있습니다.

필리핀은 지난 2006년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 시절부터 사형이 영구적으로 중단됐는데요.

최근 총격사건 등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극형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사형제 부활을 위한 법안이 공식 제출됐습니다.

<녹취> 빈센테 소토 3세(필리핀 상원 의원) : “잔혹하고도 무차별적인 범죄가 도처에서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극형인 사형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키노 대통령과 가톨릭교회는 사형제 부활에 제동을 걸며 팽팽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사형 제도는 법적으로 존재하지만 지난 97년 이후 사형이 집행되지는 않았습니다.

15대 국회이후 매 국회에서 사형폐지특별법안이 발의됐지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폐기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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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24 이슈] 끊이지 않는 ‘사형제 논란’
    • 입력 2014-03-28 19:16:48
    • 수정2014-03-28 19:26:26
    글로벌24
<앵커 멘트>

미국에서 적극적으로 사형제 폐지 운동을 벌인 헬렌 프레전 수녀의 실화를 그린 영화 <데드맨 워킹>입니다.

살인을 저지른 극악한 죄수를 놓고 국가권력이 또 다른 살인을 명령할 수 있는가 라는 어려운 질문을 던지고 있는데요.

최근 이집트에선 수백 명에게 정치 보복 성격의 무더기 사형 판결이 내려져 큰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사형이 늘었다는 보고도 나왔습니다.

사형제를 둘러싼 끊이지 않는 논란에 대해 국제부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지난 해에 사형 건수가 전년에 비해 늘어났다면서요?

<답변>
예, 국제 앰네스티가 발간한 연례 사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처결된 사형수가 2012년에 비해 15%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지난해 세계적으로 22개국에서 778명이 사형돼 2012년의 682명에 비해 15% 증가했습니다.

사형수가 늘어난 것은 이란과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에서 사형 집행이 늘었기 때문으로 계산됐습니다.

하지만 이 수치에는 사형 관련 정보를 국가기밀로 취급하는 중국은 포함되지 않았는데요,

중국에선 매년 수 천 명이 사형에 처해지는 것으로 앰네스티는 추산하고 있습니다.

최근 무슬림 형제 단원 529명에게 무더기 사형 선고를 내린 이집트와, 내전 중인 시리아의 사형 집행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녹취> 오드리 고프란(국제 앰네스티 글로벌 이슈 국장) : “확실하지 않은 사형 선고나 불공평한 판결이 더 이상 없길 바랍니다. 우리는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이집트와 국제사회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질문>
사형 제도.

세계적으로 폐지되는 추세지만 아직 적지 않은 나라에서 유지되고 있죠?

<답변>
예 2013년 말 현재 모든 범죄에 대해서 사형을 법적으로 폐지한 국가는 모두 98개국입니다.

10년 전 85개 국에서 꾸준히 늘고 있죠.

반면 사형제를 폐지하지 않고 있는 나라는 대략 40개국입니다.

대륙별로 살펴보면 북미에선 미국만이 사형제가 남아 있구요.

남미에선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이 사형제를 폐지했습니다.

러시아와 중국,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아시아 국가들엔 사형제가 남아 있는 반면 유럽은 대부분 사형제를 없앴습니다.

세네갈, 남아공, 앙골라 등 아프리카 내에도 이미 15 개국 이상이 사형제를 폐지했습니다.

사형제가 남아는 있지만 최근 10년 간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 국가는 48개국입니다.

<질문>
선진국 중에선, 유럽과는 다르게 미국이 아직 사형제를 유지하고 있는게 눈에 띄네요.

<답변>
예 사형을 폐지하는 주가 늘어나고는 있지만, 미국은 원칙적으로 사형제 존치국입니다.

지난해에도 39건의 사형이 집행됐는데, 세계적으로 4번째으로 많은 수칩니다.

그래서 논란이 끊이지 않는데요.

최근엔 오하이오 주에서 사형수에게 집행한 약물이 큰 문제를 불러일으키며 사형제 폐지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습니다.

오하이오주 교정국은 지난 16일, 임신 중인 여성을 강간 살해한 데니스 맥과이어에 대해 독극물 주사 방식으로 사형을 집행했는데요.

사형수가 숨이 끊기기 전 10분 동안 엄청난 고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형에 쓰이던 기존 약물이 동이 나서 신약을 쓴 것이 문제가 됐습니다.

맥과이어가 고통 속에 숨을 거두자 "사형수가 신약의 실험대상으로 사용됐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녹취> 미주리 웨스턴 대학 교수 : “(약물로 인한)이러한 죽음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지에 대한 근거는 끊임없이 발견돼 왔습니다.”

<질문>
사형제에 반대하는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이른바 오심으로 인해 애꿎은 생명이 희생되는 것에 대한 우려 아닙니까?

최근 사형 판결을 받고 복역하다가 재심을 받거나 무죄로 풀려나는 사례도 늘고 있다면서요?

<답변>
예 사형제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인간의 판결이 완벽할 수 없다며 폐지를 주장하지 않습니까?

최근 과학 수사의 발전 등으로 이런 논리에 힘을 실어주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일본인 전직 복서 하카마다 이와오.

4명을 죽인 혐의로 사형 판결을 받고 34년을 감방에서 생활했는데요.

한결 같이 결백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다가 새로운 DNA 물증이 확인돼, 재심을 선고 받고 교도소를 나서게 됐습니다.

<녹취> 하카마다 에이코(하카마다 이와오 누나) : “여러분의 지지와 도움에 감사합니다. 그저 행복하단 말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미국에서도 이번달,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사형수가 무죄를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돼 30년 만에 풀려났습니다.

<녹취> 글렌 포드 : “내가 하지 않은 일로 30년 가까이 교도소에서 살았어요. 내가 서른다섯, 서른여덟, 마흔 살이 됐을 때처럼 난 아무 것도 못 합니다. 시간을 되돌릴 순 없잖아요.”

<질문>
극악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사형제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는 주장도 여전하죠?

<답변>

예 그래서 흉악 범죄가 빈발하자 사형제를 부활시키자는 여론이 일고 있는 나라도 있습니다.

필리핀은 지난 2006년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 시절부터 사형이 영구적으로 중단됐는데요.

최근 총격사건 등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극형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사형제 부활을 위한 법안이 공식 제출됐습니다.

<녹취> 빈센테 소토 3세(필리핀 상원 의원) : “잔혹하고도 무차별적인 범죄가 도처에서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극형인 사형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키노 대통령과 가톨릭교회는 사형제 부활에 제동을 걸며 팽팽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사형 제도는 법적으로 존재하지만 지난 97년 이후 사형이 집행되지는 않았습니다.

15대 국회이후 매 국회에서 사형폐지특별법안이 발의됐지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폐기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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