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0원 횡령이 해고 사유?…버스운전사 반발

<앵커 멘트>

한 시외버스 운전사가 17년을 다니던 회사로부터 갑작스레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승객이 낸 요금 2천4백 원을 횡령했다는 게 회사의 이유인데요.

어찌된 일인지, 조선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북 완주와 서울을 오가는 시외버스 운전기사인 이희진 씨.

17년째 다니던 회사로부터 1주일 전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지난 1월, 간이정류소에서 태운 어른 승객 4명의 요금을, 학생 요금으로 잘못 계산해 회사에 2천4백 원을 덜 입금한 게 문제였습니다.

잠시 멈춰 승객을 태우는 간이정류소는 이처럼 따로 매표소가 없어 버스운전사가 직접 현금으로 요금을 받아야 합니다.

14시간 넘게 운전을 한 뒤라 착오로 요금을 잘못 계산했다고 해명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인터뷰> 이희진(해고 버스운전기사) : "사건으로 볼 수도 없죠. 횡령하지도 않았는데 2천 4백원을 가지고 횡령으로 몰아가지고 해고를 시킨다는 거는 말도 안 되는 소리고"

회사 측은 명백한 횡령이고 징계위원회도 거친만큼 징계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장선규(시외버스회사 부장) : "금액의 소액 여부를 떠나서 착복 행위 자체를 문제 삼고 있는 것입니다. 회사의 이번 처분에 대해서는 정당하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고요."

지난해 전북의 한 시외버스회사에서 요금 3천 원을 입금시키지 않은 운전기사를 해고했습니다.

그러나 1심 법원은 해고당할 정도의 책임은 아니라며 해고 무효 판결을 내린 적이 있어 이번 해고도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조선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