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북한 저비용 비대칭 전력 분석

입력 2014.04.08 (21:10) 수정 2014.04.08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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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이라크 전 당시 미군이 가장 두려워한 건 첨단 전투기나 미사일이 아니라, 이른바 IED로 불리는 이런 조잡한 형태의 급조 폭발물이었습니다.

이라크에서 사망한 미군 4,500여 명 가운데 무려 절반가량의 이 급조폭발물 공격을 받아 숨졌는데요,

이런 불발탄에 간단한 기폭장치를 붙여 우리 돈 30만 원 정도면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어서 급속히 확산 됐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소형 무인기도 아직은 조악한 수준이지만, 그 위협을 과소평가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 있는데요.

이슈 앤 뉴스 오늘은 틈새를 노리고 날로 확산 되는 북한의 비대칭 위협과 우리 대응책의 문제점을 집중 점검합니다.

먼저, 북한의 비대칭 전력을 김성주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북한이 1000문 넘게 보유중인 장사정포는 사거리가 60km 정도로, 트럭에 싣고 다녀 발사 장소에 제한이 없습니다.

휴전선으로 이동해 한꺼번에 발사하면 수도권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우리 군의 9배가 넘는 20만 명 규모의 북한 특수부대.

여기에 이 특수 군을 수송하는 AN-2기도 개발된 지 50년 넘은 구형이지만 위협적인 비대칭 전력입니다.

지상 수백 미터 높이로 저공비행이 가능해 산악지형을 타고 이동하면 레이더 감시를 피해 후방 깊숙이 침투할 수 있습니다.

특수군의 해안 침투를 위해 만든 공기부양정 등 상륙함정도 우리보다 무려 20배가 넘습니다.

특히, 무게 5톤, 길이 10m 안팎의 반잠수정은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아 우리 군함에 은밀히 다가가 공격할 수 있습니다.

수심이 낮은 바다에서는 기뢰를 설치한 공격도 가능합니다.

<인터뷰> 김진무(국방연구원 책임연구원) : "북한이 그동안 비대칭 전력에 집중해왔기 때문에 남북한의 어떤 전력을 단순하게 비교하는 건 무의미합니다."

북한은 극심한 경제난이 시작된 1990년대부터 싸면서도 우리 군의 약점을 파고들 수 있는 비대칭 전력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왔습니다

<기자 멘트>

북한군의 포 사격을 틈타 백령도에 무인기가 출현했던 지난달 31일 상황으로 돌아가 볼까요?

당시 서해상에는 북한의 전투기를 감시하기 위해 4,500억 원짜리 공중조기경보통제기 피스아이가 떠있었고, 유사시 원점 타격을 위해 첨단 레이더를 갖춘 1,000억 원짜리 F-15K도 비행중이었습니다.

여기에 500개의 표적을 동시에 추적한다는 3천억 원짜리 유도탄 고속함, 인천함과 적의 포격 원점을 찾아내는 100억 원짜리 대포병 레이더도 배치됐습니다.

가격으로 치면 무려 8천6백억 원어치나 되는데요.

이런 첨단 감시망을 뚫고 2천만 원이면 만들 수 있다는 북한의 무인기가 유유히 우리 영공을 넘어온 겁니다.

그것도 대청도와 소청도를 훑으며 마치 스캔을 하듯 사진을 찍은 뒤 백령도까지 가서 떨어졌는데, 군은 까맣게 모르고,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습니다.

우리 군은 이 밖에도 북한의 비대칭 전력에 맞서 고가의 각종 첨단 장비를 운용중인데요.

북한의 AN-2기 침투를 막기 위해 저고도 탐지 레이더를 장착한 K-30 복합화기 '비호'를 운용중이고, 반잠수정 등을 이용한 해상 침투에 대비해서는 무려 1조 원짜리 이지스함을 동-서-남해에 모두 3척을 배치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첨단장비가 있다고 해서 틈새를 노리는 북한의 도발을 다 막아낼 수 없다는 건데요.

이번 무인기 사건을 계기로 취약점을 보완한 맞춤형 대응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김민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미 당국은 지난해 북한의 핵위협에 대한 '맞춤형 억제정책'을 완성했습니다.

핵위기 상황을 세 단계로 나눠 사용 임박 단계에선 미군과 연합해 선제 대응한다는 전략입니다.

<녹취> 김관진(국방부 장관/지난해 10월 3일) : "한반도 안보환경에 최적화된 맞춤형 억제전략을 완성하여 합의서명하였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에도 십조 원을 넘게 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과 대형 무기 위협에만 신경 써 온 나머지 적은 비용으로 효과를 극대화한 저비용 비대칭 전력엔 큰 취약점을 노출했습니다.

이 때문에 장사정포와 잠수함정, 그리고 무인기까지 북한의 새로운 위협이 우리 약점을 칠 때마다, 즉흥적인 대응이 적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연구위원) : "상대방이 대응할 수 없는 역 비대칭 수단을 강구를 해서 이런 것을 정책화하고 전력화함으로써 전쟁 억제력을 획득하는 방안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군이 일이 터질 때마다 비싼 해외 무기 도입으로 해결하려는 타성을 버려야 한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이와 함께 군 지휘부가 미군의 전술교리를 답습하기보다는 우리 실정에 맞는 독자 무기 전략과 전술 개발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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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북한 저비용 비대칭 전력 분석
    • 입력 2014-04-08 21:12:30
    • 수정2014-04-08 22: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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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이라크 전 당시 미군이 가장 두려워한 건 첨단 전투기나 미사일이 아니라, 이른바 IED로 불리는 이런 조잡한 형태의 급조 폭발물이었습니다.

이라크에서 사망한 미군 4,500여 명 가운데 무려 절반가량의 이 급조폭발물 공격을 받아 숨졌는데요,

이런 불발탄에 간단한 기폭장치를 붙여 우리 돈 30만 원 정도면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어서 급속히 확산 됐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소형 무인기도 아직은 조악한 수준이지만, 그 위협을 과소평가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 있는데요.

이슈 앤 뉴스 오늘은 틈새를 노리고 날로 확산 되는 북한의 비대칭 위협과 우리 대응책의 문제점을 집중 점검합니다.

먼저, 북한의 비대칭 전력을 김성주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북한이 1000문 넘게 보유중인 장사정포는 사거리가 60km 정도로, 트럭에 싣고 다녀 발사 장소에 제한이 없습니다.

휴전선으로 이동해 한꺼번에 발사하면 수도권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우리 군의 9배가 넘는 20만 명 규모의 북한 특수부대.

여기에 이 특수 군을 수송하는 AN-2기도 개발된 지 50년 넘은 구형이지만 위협적인 비대칭 전력입니다.

지상 수백 미터 높이로 저공비행이 가능해 산악지형을 타고 이동하면 레이더 감시를 피해 후방 깊숙이 침투할 수 있습니다.

특수군의 해안 침투를 위해 만든 공기부양정 등 상륙함정도 우리보다 무려 20배가 넘습니다.

특히, 무게 5톤, 길이 10m 안팎의 반잠수정은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아 우리 군함에 은밀히 다가가 공격할 수 있습니다.

수심이 낮은 바다에서는 기뢰를 설치한 공격도 가능합니다.

<인터뷰> 김진무(국방연구원 책임연구원) : "북한이 그동안 비대칭 전력에 집중해왔기 때문에 남북한의 어떤 전력을 단순하게 비교하는 건 무의미합니다."

북한은 극심한 경제난이 시작된 1990년대부터 싸면서도 우리 군의 약점을 파고들 수 있는 비대칭 전력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왔습니다

<기자 멘트>

북한군의 포 사격을 틈타 백령도에 무인기가 출현했던 지난달 31일 상황으로 돌아가 볼까요?

당시 서해상에는 북한의 전투기를 감시하기 위해 4,500억 원짜리 공중조기경보통제기 피스아이가 떠있었고, 유사시 원점 타격을 위해 첨단 레이더를 갖춘 1,000억 원짜리 F-15K도 비행중이었습니다.

여기에 500개의 표적을 동시에 추적한다는 3천억 원짜리 유도탄 고속함, 인천함과 적의 포격 원점을 찾아내는 100억 원짜리 대포병 레이더도 배치됐습니다.

가격으로 치면 무려 8천6백억 원어치나 되는데요.

이런 첨단 감시망을 뚫고 2천만 원이면 만들 수 있다는 북한의 무인기가 유유히 우리 영공을 넘어온 겁니다.

그것도 대청도와 소청도를 훑으며 마치 스캔을 하듯 사진을 찍은 뒤 백령도까지 가서 떨어졌는데, 군은 까맣게 모르고,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습니다.

우리 군은 이 밖에도 북한의 비대칭 전력에 맞서 고가의 각종 첨단 장비를 운용중인데요.

북한의 AN-2기 침투를 막기 위해 저고도 탐지 레이더를 장착한 K-30 복합화기 '비호'를 운용중이고, 반잠수정 등을 이용한 해상 침투에 대비해서는 무려 1조 원짜리 이지스함을 동-서-남해에 모두 3척을 배치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첨단장비가 있다고 해서 틈새를 노리는 북한의 도발을 다 막아낼 수 없다는 건데요.

이번 무인기 사건을 계기로 취약점을 보완한 맞춤형 대응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김민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미 당국은 지난해 북한의 핵위협에 대한 '맞춤형 억제정책'을 완성했습니다.

핵위기 상황을 세 단계로 나눠 사용 임박 단계에선 미군과 연합해 선제 대응한다는 전략입니다.

<녹취> 김관진(국방부 장관/지난해 10월 3일) : "한반도 안보환경에 최적화된 맞춤형 억제전략을 완성하여 합의서명하였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에도 십조 원을 넘게 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과 대형 무기 위협에만 신경 써 온 나머지 적은 비용으로 효과를 극대화한 저비용 비대칭 전력엔 큰 취약점을 노출했습니다.

이 때문에 장사정포와 잠수함정, 그리고 무인기까지 북한의 새로운 위협이 우리 약점을 칠 때마다, 즉흥적인 대응이 적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연구위원) : "상대방이 대응할 수 없는 역 비대칭 수단을 강구를 해서 이런 것을 정책화하고 전력화함으로써 전쟁 억제력을 획득하는 방안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군이 일이 터질 때마다 비싼 해외 무기 도입으로 해결하려는 타성을 버려야 한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이와 함께 군 지휘부가 미군의 전술교리를 답습하기보다는 우리 실정에 맞는 독자 무기 전략과 전술 개발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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