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바나나 전염병 급속 확산

입력 2014.04.29 (18:09) 수정 2014.04.29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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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식사나 간식 대용으로 바나나 많이 드시죠?

바나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과일인데요.

그런데 지금 세계적으로 바나나 전염병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이 전염병을 막을 백신이 없기 때문에 이대로 가다가는 바나나가 멸종 위기에 놓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국제부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박수현 기자,

<질문>
바나나 전염병, 우리에게는 아주 생소한데요, 어떤 병인가요?

<답변>
예 곰팡이 균이 바나나 나무의 뿌리를 공격해서 바나나 잎을 말려 죽이는 전염병입니다.

지금 보시는 게 바나나 전염병을 옮기는 곰팡이 균인데요.

‘티피컬 레이스 4’로 불리며, 바나나 전염병인 '파나마 병'을 일으킵니다.

아직 이를 막을 백신이나 농약이 없는, 치명적인 균으로 바나나 농장의 '에이즈'로 불립니다.

<질문>
이 파나마 병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면서요?

<답변>
예 현재 번지고 있는 '변종 파나마 병'은 1990년대 중반 동남아시아에서부터 시작됐는데요.

최근 요르단 등 중동과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만약 최대 생산지인 라틴 아메리카로 번지면 최악의 경우 수년 내 세계 바나나의 멸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랜디 플뢰츠(플로리다 대학교 식물병리학과 교수) : "이 병균은 박멸할 수 없습니다. 매우 서서히 번지기 때문에, 큰 피해를 입기 전에는 미리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매우 광범위하게 퍼져 있습니다."

<질문>
바나나 생산업계 종사자들이 이미 큰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요?

<답변>
예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대륙은 이미 큰 손실을 입고 있는데요.

중남미로 확산 될 경우 엄청난 경제적 손실이 우려됩니다.

바나나의 천국으로 불리는 필리핀..

지난 20여 년 동안 서서히 번진 이 전염병 때문에 이제 문을 닫는 농장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녹취> 필리핀 농장주 : "(바나나 병이 돌면서) 소득은 줄고, 일꾼들 월급 주기도 힘들어서 바나나 농장을 그만뒀죠."

필리핀에서 바나나는 수출 상위 3위 안에 드는 품목인데요, 전염병 때문에 4억 달러, 우리 돈 4천 억 원이 넘는 손실을 입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현재 바나나 전염병으로 인한 세계적 손실은 약 2조 4천 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는데요.

문제는 남미로 번질 경우 입니다.

세계 최대 바나나 수출국인 에콰도르를 포함해서,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등이 속한 라틴 아메리카는 지난 2012년까지 전 세계 바나나 수출의 81%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수출량은 우리 돈 약 9조 5천억 원에 달해 전염병을 막지 못하면 엄청난 경제적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녹취> 랜디 플뢰츠(플로리다 대학교 식물병리학과 교수) : "바나나 생산 업체 관계자 산업적으로 매우 위험해질 수 있다.

<질문>
농가의 경제적 손실도 문제지만, 식량 문제도 낳을 수 있다면서요?

<답변>
네.

바나나는 세계 8대 농작물 가운데 4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쌀과 밀, 우유 다음으로 중요한 먹거리입니다.

지도를 한 번 보시면요, 세계적으로 바나나를 통해서 섭취하는 칼로리를 보여주는데요.

대부분의 국가에서 매일 1인당 3 %미만의 열량을 바나나를 통해 섭취하는 것을 보실 수 수 있죠.

남미의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등에서는 하루 평균 6~9%의 열량을 바나나로 해결하구요.

아프리카의 가봉, 가나, 르완다 등 세계적으로 하루 열량의 15~27%를 바나나에 의존하고 있는 인구는 무려 4억 명에 달합니다.

<질문>
과연 바나나가 쉽게 멸종할 수 있을까 생각하기 쉬운데요.

이미 60년대에 멸종 위기를 겪은 적이 있다고요?

<답변>
예 현재 우리나라 등 바나나 수입국에서 주로 먹는 바나나는 '캐번디시' 종인데요, 이보다 먼저, '그로 미셸'이라는 품종이 있었습니다.

껍질이 단단해서 장거리 운송이 가능했고, 맛과 향도 우리가 지금 먹는 캐번디시 종보다 좋았는데요, 1950년대 이 품종이 파나마 병에 감염됐고, 60년대 들어선 국제 수출용으로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생산성이 추락해 사실상 자취를 감췄습니다.

지금의 캐번디시 종이 살아남아서 그로 미셸을 대신한 건데요.

현재 변종 파나마병은 전 세계 수출 바나나의 95%를 차지하는 캐번디시 종까지 병들이기 시작했는데요..

지금은 대체 품종도 없습니다.

<질문>
그런데 파나마 병의 창궐이 인간의 의한 재앙일 수 있다는 논란이 있다면서요?

<답변>
예, 달고 맛좋은 바나나를 대량으로 얻기 위해서 정상적인 바나나의 번식을 인류가 뒤틀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입니다.

바나나가 수출품으로 인기를 얻은 것은 껍질이 단단해 장거리 수송에 적합한 그로 미셸 품종이 개발된 19세기 이후인데요.

이후 단일 품종에 기반을 둔 대량 생산과 소비가 자리잡게 됩니다.

그런데 다국적 기업들이 대량 생산하는 그로 미셸이나 그 후계자인 캐번디시는 모두 씨가 없어 뿌리줄기를 잘라 번식시킵니다.

즉 단 1개체의 유전자만 갖고 있는 '복제품'인 셈이죠.

이렇게 유전적 다양성이 사라진 생물은 치명적인 질병 하나로 일시에 멸종 위기로 몰릴 수 있다고 합니다.

<녹취> dan koeppel(journalist & author) : "바나나는 획일적인 유전자를 갖고 있기 때문에 특히 민감합니다. 한 바나나가 병들기 시작하면 모든 바나나가 병들게 됩니다. 만약 바나나가 전염병에 걸리면 매우 빠른속도로 퍼져나갑니다."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다양한 야생종 바나나는 상품성이 떨어져 수출은 되고 있지 않지만 현재 파나마 병에 저항력이 있는 품종들이 있다고 합니다.

과학자들은 이런 품종에서 현재 전염병을 이겨낼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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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바나나 전염병 급속 확산
    • 입력 2014-04-29 19:23:41
    • 수정2014-04-29 19:43:54
    글로벌24
<앵커 멘트>

식사나 간식 대용으로 바나나 많이 드시죠?

바나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과일인데요.

그런데 지금 세계적으로 바나나 전염병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이 전염병을 막을 백신이 없기 때문에 이대로 가다가는 바나나가 멸종 위기에 놓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국제부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박수현 기자,

<질문>
바나나 전염병, 우리에게는 아주 생소한데요, 어떤 병인가요?

<답변>
예 곰팡이 균이 바나나 나무의 뿌리를 공격해서 바나나 잎을 말려 죽이는 전염병입니다.

지금 보시는 게 바나나 전염병을 옮기는 곰팡이 균인데요.

‘티피컬 레이스 4’로 불리며, 바나나 전염병인 '파나마 병'을 일으킵니다.

아직 이를 막을 백신이나 농약이 없는, 치명적인 균으로 바나나 농장의 '에이즈'로 불립니다.

<질문>
이 파나마 병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면서요?

<답변>
예 현재 번지고 있는 '변종 파나마 병'은 1990년대 중반 동남아시아에서부터 시작됐는데요.

최근 요르단 등 중동과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만약 최대 생산지인 라틴 아메리카로 번지면 최악의 경우 수년 내 세계 바나나의 멸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랜디 플뢰츠(플로리다 대학교 식물병리학과 교수) : "이 병균은 박멸할 수 없습니다. 매우 서서히 번지기 때문에, 큰 피해를 입기 전에는 미리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매우 광범위하게 퍼져 있습니다."

<질문>
바나나 생산업계 종사자들이 이미 큰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요?

<답변>
예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대륙은 이미 큰 손실을 입고 있는데요.

중남미로 확산 될 경우 엄청난 경제적 손실이 우려됩니다.

바나나의 천국으로 불리는 필리핀..

지난 20여 년 동안 서서히 번진 이 전염병 때문에 이제 문을 닫는 농장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녹취> 필리핀 농장주 : "(바나나 병이 돌면서) 소득은 줄고, 일꾼들 월급 주기도 힘들어서 바나나 농장을 그만뒀죠."

필리핀에서 바나나는 수출 상위 3위 안에 드는 품목인데요, 전염병 때문에 4억 달러, 우리 돈 4천 억 원이 넘는 손실을 입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현재 바나나 전염병으로 인한 세계적 손실은 약 2조 4천 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는데요.

문제는 남미로 번질 경우 입니다.

세계 최대 바나나 수출국인 에콰도르를 포함해서,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등이 속한 라틴 아메리카는 지난 2012년까지 전 세계 바나나 수출의 81%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수출량은 우리 돈 약 9조 5천억 원에 달해 전염병을 막지 못하면 엄청난 경제적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녹취> 랜디 플뢰츠(플로리다 대학교 식물병리학과 교수) : "바나나 생산 업체 관계자 산업적으로 매우 위험해질 수 있다.

<질문>
농가의 경제적 손실도 문제지만, 식량 문제도 낳을 수 있다면서요?

<답변>
네.

바나나는 세계 8대 농작물 가운데 4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쌀과 밀, 우유 다음으로 중요한 먹거리입니다.

지도를 한 번 보시면요, 세계적으로 바나나를 통해서 섭취하는 칼로리를 보여주는데요.

대부분의 국가에서 매일 1인당 3 %미만의 열량을 바나나를 통해 섭취하는 것을 보실 수 수 있죠.

남미의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등에서는 하루 평균 6~9%의 열량을 바나나로 해결하구요.

아프리카의 가봉, 가나, 르완다 등 세계적으로 하루 열량의 15~27%를 바나나에 의존하고 있는 인구는 무려 4억 명에 달합니다.

<질문>
과연 바나나가 쉽게 멸종할 수 있을까 생각하기 쉬운데요.

이미 60년대에 멸종 위기를 겪은 적이 있다고요?

<답변>
예 현재 우리나라 등 바나나 수입국에서 주로 먹는 바나나는 '캐번디시' 종인데요, 이보다 먼저, '그로 미셸'이라는 품종이 있었습니다.

껍질이 단단해서 장거리 운송이 가능했고, 맛과 향도 우리가 지금 먹는 캐번디시 종보다 좋았는데요, 1950년대 이 품종이 파나마 병에 감염됐고, 60년대 들어선 국제 수출용으로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생산성이 추락해 사실상 자취를 감췄습니다.

지금의 캐번디시 종이 살아남아서 그로 미셸을 대신한 건데요.

현재 변종 파나마병은 전 세계 수출 바나나의 95%를 차지하는 캐번디시 종까지 병들이기 시작했는데요..

지금은 대체 품종도 없습니다.

<질문>
그런데 파나마 병의 창궐이 인간의 의한 재앙일 수 있다는 논란이 있다면서요?

<답변>
예, 달고 맛좋은 바나나를 대량으로 얻기 위해서 정상적인 바나나의 번식을 인류가 뒤틀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입니다.

바나나가 수출품으로 인기를 얻은 것은 껍질이 단단해 장거리 수송에 적합한 그로 미셸 품종이 개발된 19세기 이후인데요.

이후 단일 품종에 기반을 둔 대량 생산과 소비가 자리잡게 됩니다.

그런데 다국적 기업들이 대량 생산하는 그로 미셸이나 그 후계자인 캐번디시는 모두 씨가 없어 뿌리줄기를 잘라 번식시킵니다.

즉 단 1개체의 유전자만 갖고 있는 '복제품'인 셈이죠.

이렇게 유전적 다양성이 사라진 생물은 치명적인 질병 하나로 일시에 멸종 위기로 몰릴 수 있다고 합니다.

<녹취> dan koeppel(journalist & author) : "바나나는 획일적인 유전자를 갖고 있기 때문에 특히 민감합니다. 한 바나나가 병들기 시작하면 모든 바나나가 병들게 됩니다. 만약 바나나가 전염병에 걸리면 매우 빠른속도로 퍼져나갑니다."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다양한 야생종 바나나는 상품성이 떨어져 수출은 되고 있지 않지만 현재 파나마 병에 저항력이 있는 품종들이 있다고 합니다.

과학자들은 이런 품종에서 현재 전염병을 이겨낼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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