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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탐욕이 부른 참사
입력 2014.05.02 (22:53) 수정 2014.05.03 (00:59) 취재파일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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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취재파일 K 한상권입니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 벌써 17일째, 구조와 수색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직도 많은 실종자가 차갑고 어두운 바닷속에 있습니다.

이번 참사는 사고 원인부터 수습 과정까지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낸 인재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오늘 취재파일 K 이슈는 유병언 전 회장을 추적합니다.

<녹취> 이병도 (21일 뉴스9) :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 유병언 씨는 억만장자 사진작가로 알려진 아해 씨로 확인됐습니다."

<녹취> 청해진해운 직원 : "직원들이 부르기로 회장님이라고 부르니까요. 유병언 회장님…"

<녹취> 정순신(인천지검 특수부장/20일 특보 이재석) : "회사 경영이나 직원 관리 등에 문제가 없었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수사하게 될 것입니다."

<앵커 멘트>

탑승객을 버리고 먼저 탈출한 선장과 일부 선원, 초동대처와 구조에 무능함을 드러낸 해경과 정부.

오늘 우리는 먼저, 청해진 해운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 전 회장에게 주목하려 합니다.

최정근 기자와 함께 짚어봅니다.

<질문>
최 기자, 세월호 침몰의 원인이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관리와 운영이 엉망이었던 건 여러 면에서 드러났죠?

<답변>
그렇습니다.

일본에서 18년 된 배를 들여온 뒤 개조를 통해 톤 수를 늘려서 운항을 시작한 것부터 무리였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게다가 무리하게 화물 과적을 일삼아왔다는 증언, 선원 안전교육이나 구명장비 구비도 제대로 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물론이고 희생자가 많아진 이유와 책임을 우선 청해진해운 쪽에 물을 수밖에 없습니다.

<질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게 우리가 주목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는 것 아닙니까?

<답변>
네, 이렇게 문제가 많은 선사,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가 바로 유 전 회장 일가이기 때문입니다.

경영에 관여해온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당연히 이번 일에 책임도 져야 마땅한 거겠죠.

유 전 회장 일가가 청해진해운을 어떻게 지배해왔고 어떻게 운영해왔는지를 김종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그는 청해진 해운에서 아무런 직함이 없습니다.

이를 근거로 유 전 회장 측은 세월호 참사에 도의적인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법적 책임에 대해서는 확실히 선을 그었습니다.

<인터뷰> 손병기(변호사/유병언 회장 대리인) : "경영에는 전혀 관여를 안 했습니다. 할 시간도 없고...사진 촬영을 했기 때문에 연세가 41년생이라"

하지만, 검찰이 청해진해운에서 압수한 급여 관련 서류를 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회장님'에게 매달 천만 원 정도씩 지급했다는 내용인데, 여기서 '회장님'은 유병언 전 회장을 가리키는 걸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유 전 회장의 두 아들이 청해진 해운의 지분을 인수한 2007년, 당시 매달 5백만 정도씩 지급됐고 2010년부터는 천만 원으로 인상돼 최근까지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 전 회장 측은 청해진 해운이 세모그룹과 분리되기 전부터 지급받던 돈이라며, 급여 성격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이 직접적 금전 관계는 유 씨가 회사 경영에 관여한, 실질적인 배후임을 입증할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녹취> 청해진해운 직원 : (29일 이재석 리포트) "(세월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아닙니까?) "직원들이 부르기로 회장님이라고 부르니까요. 유병언 회장님이라는 거를..."

유 전 회장 일가와 청해진 해운의 연결고리는 지분 구조에서도 나타납니다.

유 전 회장의 두 아들은 소유주를 알기 어렵게 한 이른바 '거미줄 지배구조'로 30여 개 계열사를 거느려 왔습니다.

이들이 지분을 가진 회사는 모두 4곳.

핵심은 지주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로, 두 아들이 이 회사 지분 39%를 가진 대주주입니다.

이 회사가 청해진 해운과 조선회사 천해지, 그리고 다판다 등 모두 8개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천해지는 다시 청해진 해운의 대주주이고, '다판다'는 천해지와 세모의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이들 계열사들이 다른 계열사 지분을 여러 단계로 보유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정작 유병언 전 회장은 관련주식을 1주도 소유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복잡한 계열사간 지분구조에 유 전 회장의 지배와 경영권이 숨겨져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한득(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형식적으로 경영자에 선임되지 않더라도 사실상 기업 경영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 경우에는 사실상의 관리자로서 일정한 책임을 지울 수 있는 법률상의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유 전 회장 주변엔 핵심 측근 7명이 있습니다.

청해진 해운 대표인 김한식 사장.

<녹취> 김한식(4.17 송명훈 리포트) :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김 사장은 청해진 해운 이외에 다른 계열사 3곳의 감사도 맡고 있습니다.

유 전 회장의 비서출신으로 알려진 50대 여성 김모 씨는 스쿠알렌 등을 만드는 제약업체의 대표이자, 계열사 3곳의 대주주입니다.

이렇게 주요 계열사 경영진과 대주주를 돌려가며 맡은 핵심 인물, 이른바 측근 7인방으로 불립니다.

세모그룹 창립 때부터 유 전 회장과 사업을 함께 해왔거나, 측근들의 2세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계열사 대표(음성변조) : " 개인적인 친분관계야 오래됐지요. 제가 (유병언 전 회장)그분 아들하고도 친구고 저희 아버지께서 세모시절에 투자도 했었고..."

이런 상황에서 청해진 해운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었을까?

인천-제주간 항로를 독점하다시피 했지만, 최근 세월호를 매물로 내와야 할 정도로 수익구조가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12년 일본에서 세월호를 중고로 사들였을 때도 자금난 때문에 개보수 비용을 거래 업체에서 빌려야 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녹취> 해운 업계 관계자 : "배를 사갖고 들어와서 몇 개월 동안 배가 출항을 못했어요. 준비를 못해서...몇 백억 원씩 돈을 주고 사오는데 구비조건을 준비해야 하는데 그것을 못해서...."

침몰 속도를 가속화한 원인으로 지목되는 객실 증설도 이 같은 경영난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수입을 늘리기 위해 무리하게 정원을 백 명 넘게 늘린 것 아니냐는 겁니다.

'주먹구구식' 경영에는 청해진해운 내부의 조직 문화도 한몫을 했습니다.

<녹취> 해운 업계관계자 : "저기(청해진 해운)는 가려져 있는 회사라 자기네 부서끼리 무슨 문제가 생기면 협동해서 해결하려는 스타일이 아니라, 다른 부서가 빈틈만 보이면 배타적으로 하는...."

또한 회사 규모에 비해 외부 교류도 없이 폐쇄적으로 운영됐다고 합니다.

<녹취> 항운 노조 관계자 : "(인천)상의에 회비도 오래 밀렸다고 하니, 그 규모에 비해서는 외부와 교류나 그런 것이 없었던 것 같더라고요."

청해진 해운은 선박과 토지, 건물 등을 담보로 최근까지 금융권에서 돈을 빌려왔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이 60억 원 수준, 부채는 266억 원으로 부채비율이 400%에 달합니다.

이 회사가 사망자나 실종자 가족들에게 법적 배상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됩니다.

인명구조와 광범위한 수색에 쓰이는 천문학적 비용도 물어내야 합니다.

정부가 먼저 지급하고 구상권을 청구해 자금을 회수할 수도 있지만, 도산하거나 자금이 없다고 버티는 경우 현행 법상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인터뷰> 조영곤(변호사) : "재난에 책임이 있는 회사가 실질적으로 재산이 없어서 세금으로 보전하는 것은 큰 문제..관계 법령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실질적 소유주인 유 전 회장에게 이번 사고의 책임을 지울 수 있을지가 하나의 관건입니다.

유 전 회장 측은 자산 규모를 백억 원대라고 밝혔다가 이를 번복했습니다.

<인터뷰> 손병기(변호사/유 전 회장 대리인) : "(재산)규모가?" "기존에 백억 원대라고 했는데 제가 잘못 말씀 드렸고 언론에서 수천억 원대가 하니까 그것에 대비되게 수백억 원대다 말씀드린 것을 백억 원대로 잘못 나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국내외 부동산과 두 아들이 가진 계열사 자산을 포함해 유 전 회장 일가의 자산은 5천억 원정도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유 전 회장이 실제로 청해진해운을 지배하면서 부실하게 관리해 온 정황은 분명하군요?

그런데 유 전 회장은 과거 오대양사건 당시에도 논란에 휩싸였던 인물 아닙니까?

<답변>
네, 오대양사건은 한꺼번에 32명의 시신이 발견돼 충격을 줬던 사건입니다.

유 전 회장은 이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또 유 전 회장은 어떤 인물인지 살펴보죠.

<리포트>

유병언 전 회장은 지난 1979년 세모를 설립했습니다.

1981년에는 권신찬 목사와 함께 기독교복음침례회, 이른바 구원파를 창립했습니다.

<녹취> 유병언(전 세모그룹 회장) : "우리는 독생자 예수님 덕택에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한강 유람선 사업권까지 따내며 사업과 종교 모두 세를 불렸습니다.

1987년 터진 오대양 사건.

이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은 유 전 회장은 직접 연관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횡령 혐의가 인정돼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후 그는 모습을 감췄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유 전 회장이 얼굴없는 억만장자 사진작가, 아해 씨로 활동해 온 사실이 최근 취재에서 확인됐습니다.

<녹취> 유혁기(유 전 회장 아들/아해프레스대표) : "지금 이 창의 크기는 사진 전시회를 위해 만든 창의 크기와 한국에 있는 아버지의 작업실 창의 크기와 같습니다."

1997년 세모그룹은 부도처리 됐지만, 유 전 회장 일가는 해외에서 법인을 만들어 꾸준히 사업을 벌여왔습니다.

2년 전 프랑스의 한 마을을 통째로 사들이고 미국 캘리포니아의 리조트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차남 혁기 씨는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에 고급 주택과 건물을 소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렇게 유 전 회장 일가가 가진 해외 부동산 규모만도 수백억 원대에 이릅니다.

<앵커 멘트>
오대양 사건과 세모그룹 부도 처리 이후에 세간에서는 잊혔지만 유 전 회장과 그 일가는 꾸준히 사업과 활동을 해 온 셈이군요?

<답변>

맞습니다.

그러면서 청해진해운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방식으로 계속해서 해운사업도 해온 거죠.

<질문>
유 전 회장 일가의 비리 혐의에 대해서 검찰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죠?

<답변>
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유 전 회장 일가의 비리와 부실 경영이 세월호 참사와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지를 밝히는 겁니다.

양성모 기자가 검찰의 수사 상황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수많은 생명과 함께 바닷속으로 침몰한 세월호.

세월호의 실질적 선주로 불리는 유병언 씨는 이 참사에 어떤 책임이 있을까?

배의 이름인 '세월'을 특허청 상표 사이트에서 검색해봤습니다.

상표 출원자는 유혁기.

바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둘째 아들입니다.

배가 한번 출항할 때마다 100만 원씩.

혁기 씨는 매년 1억여 원을 꼬박꼬박 상표권료로 챙겼습니다.

청해진해운이 운항하는 또 다른 여객선 오하마나호의 이름도 유 씨의 첫째 아들 대균 씨가 상표권을 갖고 있습니다.

유 씨 일가가 청해진해운으로부터 받은 상표권 사용료는 한해 6억여 원.

청해진해운의 지난해 영업손실 7억 8천만 원에 육박하는 금액입니다.

<인터뷰> 여명준(변호사) : "이런 사례는 거의 보기 힘든 사례인 것 같고요. 상표권 사용료를 지불하더라도 이 액수는 터무니없는 액수입니다. 그런 상표를 사용함으로써 회사에 이익이 되고 거기에 맞는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건데 그렇지 않고 과다하게 책정을 했고 어떤 의도가 있었다, 이런 경우에는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돼서..."

주주일가에게 상표권료를 몰아주는 사이 승무원 안전교육에는 한 해 54만 원밖에 쓰지 않았습니다.

이 승무원들은 세월호 침몰 초기 승객들을 대피시키기는커녕 여러 차례 선내방송을 통해 선실에 머물게 했습니다.

<녹취> 사고 당시 선내방송 : "단원고 학생 여러분 및 승객 여러분에게 안내 말씀드립니다. 현재 층에서 절대 이동하지 마시고 대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인천해양항만청에 신고한 세월호의 입출항 자료입니다.

신고된 화물량만 2천5백 톤을 넘었습니다.

안전한 운항을 위한 기준인 천70톤을 2배 이상 초과해 화물을 실은 겁니다.

화물을 이렇게 과적하면 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수를 뺄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공길영(한국해양대 교수) : "선박에 탑재할 수 있는 무게는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면 화물을 많이 실으려고 하면 평형수를 비워야죠. 근데 이 평형수는 선박의 안전에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선박 안전을 담보로 화물 운송비 수입을 늘린 겁니다.

지난해 청해진해운이 화물운송으로 올린 수입은 190억 원을 넘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과적으로 수입을 늘리고도 청해진해운은 매년 적자에 허덕였습니다.

회사의 실질적 주인인 유병언 전 회장은 그동안 무엇을 한 걸까?

유 씨 일가의 계열사 사무실.

벽에 걸린 구름 사진 달력이 눈에 띕니다.

'아해'라는 이름의 사진작가로 활동한 유 씨가 직접 찍은 사진들로 만든 지난해 달력입니다.

아해 홈페이지에 나타난 이 달력의 가격은 160달러, 우리 돈 17만 원 정도입니다.

그런데 유 씨 일가가 13개 계열사 임원들에게 한 개 당 5백만 원씩 받고 이 달력을 팔았다는 전 계열사 관계자의 진술이 나왔습니다.

유 씨의 사진 역시 계열사가 큰 돈을 주고 사들인 것이 확인됐습니다.

<녹취> 유병언 전 회장 관계자 : "우리 회사로 배당이 몇 개 들어왔다. 그걸 어떻게 해서라도 처리를 하는 거죠."

천해지 조선도 유 전 회장의 사진을 장당 5천만 원씩, 200억 원어치나 사들였습니다.

<녹취> 변기춘(천해지 대표) : "너무 비싼 거 아니냐 이런 얘기도 있는데요?" "대부분의 작품은 루브르나 베르사유나 체코 국립박물관에 걸렸던 그 진품 작품 자체를 갖고 있는 겁니다. 이런 곳에서 안 했으면 저희가 절대로 거기에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작품의 수준이나 가치에 대해 의문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녹취> 이경률(중앙대 사진학과 교수) : "돈만 내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대관료 전시란 게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큰 데서 전시를 했다고 그것을 다 인정하지 않습니다. (유 전 회장의 사진은) 예술적 가치로서 거래될 수 있는 사진의 유형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에서 이런 대중예술사진을 가지고 공식적으로 경매에서 거래를 한다든가 그런 경우는 없습니다."

달력과 사진 판매는 유 씨 일가가 계열사 자금을 빼돌리는 수법이었다는 게 검찰의 시각입니다.

서류상 회사, 이른바 페이퍼컴퍼니를 차려 돈을 횡령한 혐의도 있습니다.

검찰이 압수수색한 이 경영자문회사는 유 씨 일가 관련 계열사들이 자문료 명목으로 2백억 원이 넘는 돈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회사 관계자 : "압수수색 들어온 거 관련해서 여쭤보려고 하는데요." "드릴 말씀이 없는데요."

검찰은 이렇게 모인 돈이 상당 부분 부동산으로 흘러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천만 제곱미터, 축구장 천3백 개 크기의 농장입니다.

주변 시세로 따지면 천억 원이 넘는 땅인데 소유주는 한 영농조합입니다.

<녹취> 농장 관계자(음성변조) : "유기농장이니까 농사짓는 곳이에요. 그러니까 빨리 나가세요." "유병언 회장은..." "아무 관계없어요. 여기는 2000명 넘는 조합원들이 십시일반 돈 모아가지고 하는 유기농 영농조합이에요."

그런데 이 영농조합 등기부 등본에선 이상한 점이 눈에 띕니다.

설립 목적에 기독교복음침례회, 이른바 '구원파' 교회를 위한 사업을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영농조합을 내세워 부동산을 사들였다는 의혹을 받는 이유입니다.

전남 무안의 한 농장.

한 농업법인이 지난 2009년 사들였는데, 저수지를 포함해 38만여 제곱미터에 이릅니다.

<녹취> 인근 주민 : "사람을 못 들어가게 위까지 막고 난리니까 등산오는 사람들이 괜히 이 동네 사는 사람들에게 욕하더라고"

등기부등본에 나온 소유주의 주소로 찾아가 봤더니, 세모그룹의 계열사인 다판다 사무실이 나옵니다.

유 씨 일가가 영농조합과 계열사 등을 내세워 사들인 것으로 보이는 부동산은 제주도와 울릉도까지 전국 천5백만 제곱미터.

여의도 면적의 9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프랑스 남부 쿠르베피 농장과 미국 뉴욕의 고급 저택 등 해외 부동산까지 합치면 수천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계열사 주식과 마찬가지로 유 씨 본인 명의의 부동산은 한 곳도 없습니다.

때문에 누군가 유 씨를 대신해 차명으로 재산을 보유하고 거래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최측근 7인방'에 대한 의문입니다.

<인터뷰> 정선섭(재벌닷컴 대표) :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타 계열사의 감사를 겸직하고 있다든가 이런 중복되는 임원 상태가 많이 나와서 이 사람들의 역할이 이번 세모그룹 전체 조사에서 핵심이 아닐까…"

검찰은 이들이 유 씨의 재산 관리인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김한식 대표를 필두로 이 7인방에 대한 소환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녹취> "(청해진 자금이 유병언 회장한테 건너갔습니까?)... (유 전 회장이 직접 지시한 게 있습니까?) ..."

수사의 핵심은 횡령, 탈세 의혹과 함께 유 씨가 청해진해운의 경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했는지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인터뷰> 최진녕(변호사) : "회사의 주식을 단 한 주도 가지고 있지 않고, 대표이사나 이사라는 직함조차도 쓰고 있지 않기 때문에 외면적으로는 어떤 민사상, 형사상 책임을 지울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볼 여지가 큽니다. 하지만 주식이나 경영권을 차명으로 아들 딸에게 맡겨놓고실질적인 경영에 관여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면 업무상 과실치사 책임을 질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것이"

또 무엇보다 이들에 의한 부실 경영이 세월호 안전에 어떤 문제를 가져왔고, 그것이 이번 참사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철저하게 규명해야 합니다.

검찰은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인 유 씨의 둘째 아들 혁기 씨와 두 딸에게 귀국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습니다.

측근에서 유 씨 일가로 수사의 칼날이 옮겨가는 상황.

세월호의 실질적 선주 유병언 전 회장의 소환조사도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앵커 멘트>

제대로 밝혀져야 할 문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여러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철저히 밝히고 그 책임을 물어야 하겠죠.

유 전 회장과 관련한 의혹들도 반드시 밝혀야 할 것입니다.

<앵커 멘트>

네, 저희 취재파일 K에서도 꾸준히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최정근 기자 수고했습니다.
  • [이슈] 탐욕이 부른 참사
    • 입력 2014-05-02 19:59:03
    • 수정2014-05-03 00:59:28
    취재파일K
<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취재파일 K 한상권입니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 벌써 17일째, 구조와 수색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직도 많은 실종자가 차갑고 어두운 바닷속에 있습니다.

이번 참사는 사고 원인부터 수습 과정까지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낸 인재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오늘 취재파일 K 이슈는 유병언 전 회장을 추적합니다.

<녹취> 이병도 (21일 뉴스9) :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 유병언 씨는 억만장자 사진작가로 알려진 아해 씨로 확인됐습니다."

<녹취> 청해진해운 직원 : "직원들이 부르기로 회장님이라고 부르니까요. 유병언 회장님…"

<녹취> 정순신(인천지검 특수부장/20일 특보 이재석) : "회사 경영이나 직원 관리 등에 문제가 없었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수사하게 될 것입니다."

<앵커 멘트>

탑승객을 버리고 먼저 탈출한 선장과 일부 선원, 초동대처와 구조에 무능함을 드러낸 해경과 정부.

오늘 우리는 먼저, 청해진 해운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 전 회장에게 주목하려 합니다.

최정근 기자와 함께 짚어봅니다.

<질문>
최 기자, 세월호 침몰의 원인이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관리와 운영이 엉망이었던 건 여러 면에서 드러났죠?

<답변>
그렇습니다.

일본에서 18년 된 배를 들여온 뒤 개조를 통해 톤 수를 늘려서 운항을 시작한 것부터 무리였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게다가 무리하게 화물 과적을 일삼아왔다는 증언, 선원 안전교육이나 구명장비 구비도 제대로 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물론이고 희생자가 많아진 이유와 책임을 우선 청해진해운 쪽에 물을 수밖에 없습니다.

<질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게 우리가 주목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는 것 아닙니까?

<답변>
네, 이렇게 문제가 많은 선사,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가 바로 유 전 회장 일가이기 때문입니다.

경영에 관여해온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당연히 이번 일에 책임도 져야 마땅한 거겠죠.

유 전 회장 일가가 청해진해운을 어떻게 지배해왔고 어떻게 운영해왔는지를 김종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그는 청해진 해운에서 아무런 직함이 없습니다.

이를 근거로 유 전 회장 측은 세월호 참사에 도의적인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법적 책임에 대해서는 확실히 선을 그었습니다.

<인터뷰> 손병기(변호사/유병언 회장 대리인) : "경영에는 전혀 관여를 안 했습니다. 할 시간도 없고...사진 촬영을 했기 때문에 연세가 41년생이라"

하지만, 검찰이 청해진해운에서 압수한 급여 관련 서류를 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회장님'에게 매달 천만 원 정도씩 지급했다는 내용인데, 여기서 '회장님'은 유병언 전 회장을 가리키는 걸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유 전 회장의 두 아들이 청해진 해운의 지분을 인수한 2007년, 당시 매달 5백만 정도씩 지급됐고 2010년부터는 천만 원으로 인상돼 최근까지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 전 회장 측은 청해진 해운이 세모그룹과 분리되기 전부터 지급받던 돈이라며, 급여 성격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이 직접적 금전 관계는 유 씨가 회사 경영에 관여한, 실질적인 배후임을 입증할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녹취> 청해진해운 직원 : (29일 이재석 리포트) "(세월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아닙니까?) "직원들이 부르기로 회장님이라고 부르니까요. 유병언 회장님이라는 거를..."

유 전 회장 일가와 청해진 해운의 연결고리는 지분 구조에서도 나타납니다.

유 전 회장의 두 아들은 소유주를 알기 어렵게 한 이른바 '거미줄 지배구조'로 30여 개 계열사를 거느려 왔습니다.

이들이 지분을 가진 회사는 모두 4곳.

핵심은 지주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로, 두 아들이 이 회사 지분 39%를 가진 대주주입니다.

이 회사가 청해진 해운과 조선회사 천해지, 그리고 다판다 등 모두 8개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천해지는 다시 청해진 해운의 대주주이고, '다판다'는 천해지와 세모의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이들 계열사들이 다른 계열사 지분을 여러 단계로 보유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정작 유병언 전 회장은 관련주식을 1주도 소유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복잡한 계열사간 지분구조에 유 전 회장의 지배와 경영권이 숨겨져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한득(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형식적으로 경영자에 선임되지 않더라도 사실상 기업 경영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 경우에는 사실상의 관리자로서 일정한 책임을 지울 수 있는 법률상의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유 전 회장 주변엔 핵심 측근 7명이 있습니다.

청해진 해운 대표인 김한식 사장.

<녹취> 김한식(4.17 송명훈 리포트) :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김 사장은 청해진 해운 이외에 다른 계열사 3곳의 감사도 맡고 있습니다.

유 전 회장의 비서출신으로 알려진 50대 여성 김모 씨는 스쿠알렌 등을 만드는 제약업체의 대표이자, 계열사 3곳의 대주주입니다.

이렇게 주요 계열사 경영진과 대주주를 돌려가며 맡은 핵심 인물, 이른바 측근 7인방으로 불립니다.

세모그룹 창립 때부터 유 전 회장과 사업을 함께 해왔거나, 측근들의 2세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계열사 대표(음성변조) : " 개인적인 친분관계야 오래됐지요. 제가 (유병언 전 회장)그분 아들하고도 친구고 저희 아버지께서 세모시절에 투자도 했었고..."

이런 상황에서 청해진 해운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었을까?

인천-제주간 항로를 독점하다시피 했지만, 최근 세월호를 매물로 내와야 할 정도로 수익구조가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12년 일본에서 세월호를 중고로 사들였을 때도 자금난 때문에 개보수 비용을 거래 업체에서 빌려야 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녹취> 해운 업계 관계자 : "배를 사갖고 들어와서 몇 개월 동안 배가 출항을 못했어요. 준비를 못해서...몇 백억 원씩 돈을 주고 사오는데 구비조건을 준비해야 하는데 그것을 못해서...."

침몰 속도를 가속화한 원인으로 지목되는 객실 증설도 이 같은 경영난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수입을 늘리기 위해 무리하게 정원을 백 명 넘게 늘린 것 아니냐는 겁니다.

'주먹구구식' 경영에는 청해진해운 내부의 조직 문화도 한몫을 했습니다.

<녹취> 해운 업계관계자 : "저기(청해진 해운)는 가려져 있는 회사라 자기네 부서끼리 무슨 문제가 생기면 협동해서 해결하려는 스타일이 아니라, 다른 부서가 빈틈만 보이면 배타적으로 하는...."

또한 회사 규모에 비해 외부 교류도 없이 폐쇄적으로 운영됐다고 합니다.

<녹취> 항운 노조 관계자 : "(인천)상의에 회비도 오래 밀렸다고 하니, 그 규모에 비해서는 외부와 교류나 그런 것이 없었던 것 같더라고요."

청해진 해운은 선박과 토지, 건물 등을 담보로 최근까지 금융권에서 돈을 빌려왔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이 60억 원 수준, 부채는 266억 원으로 부채비율이 400%에 달합니다.

이 회사가 사망자나 실종자 가족들에게 법적 배상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됩니다.

인명구조와 광범위한 수색에 쓰이는 천문학적 비용도 물어내야 합니다.

정부가 먼저 지급하고 구상권을 청구해 자금을 회수할 수도 있지만, 도산하거나 자금이 없다고 버티는 경우 현행 법상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인터뷰> 조영곤(변호사) : "재난에 책임이 있는 회사가 실질적으로 재산이 없어서 세금으로 보전하는 것은 큰 문제..관계 법령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실질적 소유주인 유 전 회장에게 이번 사고의 책임을 지울 수 있을지가 하나의 관건입니다.

유 전 회장 측은 자산 규모를 백억 원대라고 밝혔다가 이를 번복했습니다.

<인터뷰> 손병기(변호사/유 전 회장 대리인) : "(재산)규모가?" "기존에 백억 원대라고 했는데 제가 잘못 말씀 드렸고 언론에서 수천억 원대가 하니까 그것에 대비되게 수백억 원대다 말씀드린 것을 백억 원대로 잘못 나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국내외 부동산과 두 아들이 가진 계열사 자산을 포함해 유 전 회장 일가의 자산은 5천억 원정도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유 전 회장이 실제로 청해진해운을 지배하면서 부실하게 관리해 온 정황은 분명하군요?

그런데 유 전 회장은 과거 오대양사건 당시에도 논란에 휩싸였던 인물 아닙니까?

<답변>
네, 오대양사건은 한꺼번에 32명의 시신이 발견돼 충격을 줬던 사건입니다.

유 전 회장은 이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또 유 전 회장은 어떤 인물인지 살펴보죠.

<리포트>

유병언 전 회장은 지난 1979년 세모를 설립했습니다.

1981년에는 권신찬 목사와 함께 기독교복음침례회, 이른바 구원파를 창립했습니다.

<녹취> 유병언(전 세모그룹 회장) : "우리는 독생자 예수님 덕택에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한강 유람선 사업권까지 따내며 사업과 종교 모두 세를 불렸습니다.

1987년 터진 오대양 사건.

이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은 유 전 회장은 직접 연관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횡령 혐의가 인정돼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후 그는 모습을 감췄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유 전 회장이 얼굴없는 억만장자 사진작가, 아해 씨로 활동해 온 사실이 최근 취재에서 확인됐습니다.

<녹취> 유혁기(유 전 회장 아들/아해프레스대표) : "지금 이 창의 크기는 사진 전시회를 위해 만든 창의 크기와 한국에 있는 아버지의 작업실 창의 크기와 같습니다."

1997년 세모그룹은 부도처리 됐지만, 유 전 회장 일가는 해외에서 법인을 만들어 꾸준히 사업을 벌여왔습니다.

2년 전 프랑스의 한 마을을 통째로 사들이고 미국 캘리포니아의 리조트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차남 혁기 씨는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에 고급 주택과 건물을 소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렇게 유 전 회장 일가가 가진 해외 부동산 규모만도 수백억 원대에 이릅니다.

<앵커 멘트>
오대양 사건과 세모그룹 부도 처리 이후에 세간에서는 잊혔지만 유 전 회장과 그 일가는 꾸준히 사업과 활동을 해 온 셈이군요?

<답변>

맞습니다.

그러면서 청해진해운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방식으로 계속해서 해운사업도 해온 거죠.

<질문>
유 전 회장 일가의 비리 혐의에 대해서 검찰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죠?

<답변>
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유 전 회장 일가의 비리와 부실 경영이 세월호 참사와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지를 밝히는 겁니다.

양성모 기자가 검찰의 수사 상황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수많은 생명과 함께 바닷속으로 침몰한 세월호.

세월호의 실질적 선주로 불리는 유병언 씨는 이 참사에 어떤 책임이 있을까?

배의 이름인 '세월'을 특허청 상표 사이트에서 검색해봤습니다.

상표 출원자는 유혁기.

바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둘째 아들입니다.

배가 한번 출항할 때마다 100만 원씩.

혁기 씨는 매년 1억여 원을 꼬박꼬박 상표권료로 챙겼습니다.

청해진해운이 운항하는 또 다른 여객선 오하마나호의 이름도 유 씨의 첫째 아들 대균 씨가 상표권을 갖고 있습니다.

유 씨 일가가 청해진해운으로부터 받은 상표권 사용료는 한해 6억여 원.

청해진해운의 지난해 영업손실 7억 8천만 원에 육박하는 금액입니다.

<인터뷰> 여명준(변호사) : "이런 사례는 거의 보기 힘든 사례인 것 같고요. 상표권 사용료를 지불하더라도 이 액수는 터무니없는 액수입니다. 그런 상표를 사용함으로써 회사에 이익이 되고 거기에 맞는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건데 그렇지 않고 과다하게 책정을 했고 어떤 의도가 있었다, 이런 경우에는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돼서..."

주주일가에게 상표권료를 몰아주는 사이 승무원 안전교육에는 한 해 54만 원밖에 쓰지 않았습니다.

이 승무원들은 세월호 침몰 초기 승객들을 대피시키기는커녕 여러 차례 선내방송을 통해 선실에 머물게 했습니다.

<녹취> 사고 당시 선내방송 : "단원고 학생 여러분 및 승객 여러분에게 안내 말씀드립니다. 현재 층에서 절대 이동하지 마시고 대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인천해양항만청에 신고한 세월호의 입출항 자료입니다.

신고된 화물량만 2천5백 톤을 넘었습니다.

안전한 운항을 위한 기준인 천70톤을 2배 이상 초과해 화물을 실은 겁니다.

화물을 이렇게 과적하면 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수를 뺄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공길영(한국해양대 교수) : "선박에 탑재할 수 있는 무게는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면 화물을 많이 실으려고 하면 평형수를 비워야죠. 근데 이 평형수는 선박의 안전에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선박 안전을 담보로 화물 운송비 수입을 늘린 겁니다.

지난해 청해진해운이 화물운송으로 올린 수입은 190억 원을 넘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과적으로 수입을 늘리고도 청해진해운은 매년 적자에 허덕였습니다.

회사의 실질적 주인인 유병언 전 회장은 그동안 무엇을 한 걸까?

유 씨 일가의 계열사 사무실.

벽에 걸린 구름 사진 달력이 눈에 띕니다.

'아해'라는 이름의 사진작가로 활동한 유 씨가 직접 찍은 사진들로 만든 지난해 달력입니다.

아해 홈페이지에 나타난 이 달력의 가격은 160달러, 우리 돈 17만 원 정도입니다.

그런데 유 씨 일가가 13개 계열사 임원들에게 한 개 당 5백만 원씩 받고 이 달력을 팔았다는 전 계열사 관계자의 진술이 나왔습니다.

유 씨의 사진 역시 계열사가 큰 돈을 주고 사들인 것이 확인됐습니다.

<녹취> 유병언 전 회장 관계자 : "우리 회사로 배당이 몇 개 들어왔다. 그걸 어떻게 해서라도 처리를 하는 거죠."

천해지 조선도 유 전 회장의 사진을 장당 5천만 원씩, 200억 원어치나 사들였습니다.

<녹취> 변기춘(천해지 대표) : "너무 비싼 거 아니냐 이런 얘기도 있는데요?" "대부분의 작품은 루브르나 베르사유나 체코 국립박물관에 걸렸던 그 진품 작품 자체를 갖고 있는 겁니다. 이런 곳에서 안 했으면 저희가 절대로 거기에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작품의 수준이나 가치에 대해 의문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녹취> 이경률(중앙대 사진학과 교수) : "돈만 내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대관료 전시란 게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큰 데서 전시를 했다고 그것을 다 인정하지 않습니다. (유 전 회장의 사진은) 예술적 가치로서 거래될 수 있는 사진의 유형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에서 이런 대중예술사진을 가지고 공식적으로 경매에서 거래를 한다든가 그런 경우는 없습니다."

달력과 사진 판매는 유 씨 일가가 계열사 자금을 빼돌리는 수법이었다는 게 검찰의 시각입니다.

서류상 회사, 이른바 페이퍼컴퍼니를 차려 돈을 횡령한 혐의도 있습니다.

검찰이 압수수색한 이 경영자문회사는 유 씨 일가 관련 계열사들이 자문료 명목으로 2백억 원이 넘는 돈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회사 관계자 : "압수수색 들어온 거 관련해서 여쭤보려고 하는데요." "드릴 말씀이 없는데요."

검찰은 이렇게 모인 돈이 상당 부분 부동산으로 흘러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천만 제곱미터, 축구장 천3백 개 크기의 농장입니다.

주변 시세로 따지면 천억 원이 넘는 땅인데 소유주는 한 영농조합입니다.

<녹취> 농장 관계자(음성변조) : "유기농장이니까 농사짓는 곳이에요. 그러니까 빨리 나가세요." "유병언 회장은..." "아무 관계없어요. 여기는 2000명 넘는 조합원들이 십시일반 돈 모아가지고 하는 유기농 영농조합이에요."

그런데 이 영농조합 등기부 등본에선 이상한 점이 눈에 띕니다.

설립 목적에 기독교복음침례회, 이른바 '구원파' 교회를 위한 사업을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영농조합을 내세워 부동산을 사들였다는 의혹을 받는 이유입니다.

전남 무안의 한 농장.

한 농업법인이 지난 2009년 사들였는데, 저수지를 포함해 38만여 제곱미터에 이릅니다.

<녹취> 인근 주민 : "사람을 못 들어가게 위까지 막고 난리니까 등산오는 사람들이 괜히 이 동네 사는 사람들에게 욕하더라고"

등기부등본에 나온 소유주의 주소로 찾아가 봤더니, 세모그룹의 계열사인 다판다 사무실이 나옵니다.

유 씨 일가가 영농조합과 계열사 등을 내세워 사들인 것으로 보이는 부동산은 제주도와 울릉도까지 전국 천5백만 제곱미터.

여의도 면적의 9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프랑스 남부 쿠르베피 농장과 미국 뉴욕의 고급 저택 등 해외 부동산까지 합치면 수천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계열사 주식과 마찬가지로 유 씨 본인 명의의 부동산은 한 곳도 없습니다.

때문에 누군가 유 씨를 대신해 차명으로 재산을 보유하고 거래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최측근 7인방'에 대한 의문입니다.

<인터뷰> 정선섭(재벌닷컴 대표) :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타 계열사의 감사를 겸직하고 있다든가 이런 중복되는 임원 상태가 많이 나와서 이 사람들의 역할이 이번 세모그룹 전체 조사에서 핵심이 아닐까…"

검찰은 이들이 유 씨의 재산 관리인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김한식 대표를 필두로 이 7인방에 대한 소환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녹취> "(청해진 자금이 유병언 회장한테 건너갔습니까?)... (유 전 회장이 직접 지시한 게 있습니까?) ..."

수사의 핵심은 횡령, 탈세 의혹과 함께 유 씨가 청해진해운의 경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했는지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인터뷰> 최진녕(변호사) : "회사의 주식을 단 한 주도 가지고 있지 않고, 대표이사나 이사라는 직함조차도 쓰고 있지 않기 때문에 외면적으로는 어떤 민사상, 형사상 책임을 지울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볼 여지가 큽니다. 하지만 주식이나 경영권을 차명으로 아들 딸에게 맡겨놓고실질적인 경영에 관여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면 업무상 과실치사 책임을 질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것이"

또 무엇보다 이들에 의한 부실 경영이 세월호 안전에 어떤 문제를 가져왔고, 그것이 이번 참사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철저하게 규명해야 합니다.

검찰은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인 유 씨의 둘째 아들 혁기 씨와 두 딸에게 귀국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습니다.

측근에서 유 씨 일가로 수사의 칼날이 옮겨가는 상황.

세월호의 실질적 선주 유병언 전 회장의 소환조사도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앵커 멘트>

제대로 밝혀져야 할 문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여러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철저히 밝히고 그 책임을 물어야 하겠죠.

유 전 회장과 관련한 의혹들도 반드시 밝혀야 할 것입니다.

<앵커 멘트>

네, 저희 취재파일 K에서도 꾸준히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최정근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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