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의 구조 기회 외면…탈출 급급

입력 2014.05.05 (23:32) 수정 2014.05.06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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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 하루 세월호 사고 해역에서 14구의 시신이 발견돼 수색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수사도 진척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고 당시 세월호 선박직 선원들은 4차례의 구조 기회가 있었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고 구조정이 오기만을 기다렸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곽선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침몰하는 세월호 안에서 승객들이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던 그 순간! "움직이지 마세요. 움직이면 더 위험하니까…."

대기하라는 방송만 남긴 채선원들은 이미 조타실과 복도로 모였습니다.

진도 선박관제센터가 구조 방송을 지시했지만 방송이 안 된다고 응답합니다.

<녹취> 진도 선박관제센터 : "승객들에게 구명동의 입으라고 방송 한 번 하십시오."

<녹취> 세월호 : "현재 방송도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합동수사본부 조사에서 선원들은 조타실의 방송 설비가 모두 정상이었는데도 구조 방송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무전기가 넉 대나 있었지만 승무원들이 탑승객 구조를 위한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비상벨도 울리지 않았습니다.

승무원이 비상벨을 짧게 7번, 길게 1번 울려 '퇴선'을 알릴 수 있었는데도 승객들을 놔둔 채 먼저 빠져 나가기에 급급했습니다.

여기다가 선실 전화기의 0번만 누르면 사용할 수 있는 선내 비상 방송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4차례의 구조 기회가 있었는데도 선원들이 한데 모인 9시 5분부터 40여 분 동안 아무런 조치를 안 한 겁니다.

기관직 선원 한 명이 구명정 쪽으로 발을 뗐다가 미끄러운 것 같아 그만뒀다는 게 유일한 구조 시도였습니다.

<녹취> 박OO(세월호 기관장) : "시도는 다 했습니다.미끄러져 갈 수가 없었습니다."

선원들은 승객 구조를 외면한 채 구조선에 손을 흔들었고 9시 40분 기관실 선원들이, 8분 뒤에는 선장과 조타실 선원들이 앞다투어 해경 함정에 올라탔습니다.

KBS 뉴스 곽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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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번의 구조 기회 외면…탈출 급급
    • 입력 2014-05-05 23:33:43
    • 수정2014-05-06 01:4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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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 하루 세월호 사고 해역에서 14구의 시신이 발견돼 수색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수사도 진척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고 당시 세월호 선박직 선원들은 4차례의 구조 기회가 있었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고 구조정이 오기만을 기다렸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곽선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침몰하는 세월호 안에서 승객들이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던 그 순간! "움직이지 마세요. 움직이면 더 위험하니까…."

대기하라는 방송만 남긴 채선원들은 이미 조타실과 복도로 모였습니다.

진도 선박관제센터가 구조 방송을 지시했지만 방송이 안 된다고 응답합니다.

<녹취> 진도 선박관제센터 : "승객들에게 구명동의 입으라고 방송 한 번 하십시오."

<녹취> 세월호 : "현재 방송도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합동수사본부 조사에서 선원들은 조타실의 방송 설비가 모두 정상이었는데도 구조 방송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무전기가 넉 대나 있었지만 승무원들이 탑승객 구조를 위한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비상벨도 울리지 않았습니다.

승무원이 비상벨을 짧게 7번, 길게 1번 울려 '퇴선'을 알릴 수 있었는데도 승객들을 놔둔 채 먼저 빠져 나가기에 급급했습니다.

여기다가 선실 전화기의 0번만 누르면 사용할 수 있는 선내 비상 방송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4차례의 구조 기회가 있었는데도 선원들이 한데 모인 9시 5분부터 40여 분 동안 아무런 조치를 안 한 겁니다.

기관직 선원 한 명이 구명정 쪽으로 발을 뗐다가 미끄러운 것 같아 그만뒀다는 게 유일한 구조 시도였습니다.

<녹취> 박OO(세월호 기관장) : "시도는 다 했습니다.미끄러져 갈 수가 없었습니다."

선원들은 승객 구조를 외면한 채 구조선에 손을 흔들었고 9시 40분 기관실 선원들이, 8분 뒤에는 선장과 조타실 선원들이 앞다투어 해경 함정에 올라탔습니다.

KBS 뉴스 곽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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