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확대경] 우울한 노년…‘혼자만의 시간’ 줄여야

입력 2014.05.08 (21:18) 수정 2014.05.08 (22:0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오늘이 어버이 날인데요.

우리나라 어르신들, 상당수가 경제난과 외로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혼자만의 시간을 줄여야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다는데요.

먼저, 노년의 현실을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멘트>

우리나라에선 하루 평균 노인 1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노인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1위로 미국의 5배, 영국의 20배 수준입니다.

증가 속도도 가팔라 지난 10년 새 노인 자살자 수는 세 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로 볼 때 노인 자살률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노인 우울증, 또 이로 인한 자살은 왜 이렇게 늘어날까요?

미처 노년을 준비하지 못한 채 수명이 늘어 질병과 가난, 외로움에 시달리는 노년층이 크게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힙니다.

게다가 가족과 이웃 등 사회 관계망이 해체되고, 양극화가 더 심해진 것도 또 다른 이윱니다.

가장 취약한 사람은 가난한 독거노인입니다.

독거노인은 지난해 125만 명으로 추정되는데, 2035년엔 343만 명까지 늘어날 전망입니다.

그래서 독거노인을 찾아 돌보는 노인 돌보미를 늘리고, 노인들이 숙식과 취미생활을 함께 할 수 있는 노인 공동주택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노인들 스스로 혼자 있는 시간을 줄이고, 주변사람과 어울리도록 노력해야 하는데요.

이재원 기자가 취재한 노인들의 삶, 한번 보시죠.

<리포트>

두 손을 꼬옥 잡고 다니는 팔순의 잉꼬부부.

부인은 가벼운 치매를 앓고 있지만, 은퇴자들이 모여 사는 시니어타운에서 이웃 노인들과 어울려 산 뒤 증상이 좀 나아졌습니다.

<녹취> 최재건(85/구의동) : "여기 사랑의 모임이라고 있어요. 14명이에요. 웃고 즐기고 그러니까 너무 좋은 거죠."

은퇴 후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박정희 씨는 맘이 통하는 벗과 취미 생활 등 관심사를 나누는 게 생활의 활력소입니다.

<인터뷰> 박정희(64/구의동) : "그냥 혼자만 하면 이렇게 좌절하기도 하는데 공동으로 모여서 하면 재밌고..."

복지관 가요교실엔 평균 백 명 넘는 노인들이 나옵니다.

흥겨운 노래도 즐겁지만 친구를 만난다는 설렘이 더 큽니다.

<인터뷰> 우종학(78/구의동) : "지금 이 친구도 사귀고, 여기 나오면 여러 사람 많이 사귀어요."

정부도 '친구 만들어주기 사업'에 올해 예산 30억 원을 투입합니다.

혼자 사는 노인이 많은 농촌 40여 곳엔 공동생활 공간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정윤순(보건복지부 노인정책과장) : "가족이나 이웃과의 왕래가 거의 없어 사회관계가 단절된 어르신들에게 친구를 만들어 주자는 것입니다."

핵가족, 그리고 1인 가족이 대세인 고령화 사회,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 노인들에게 필요한 건 적극적으로 어울려 지내는 삶입니다.

KBS 뉴스 이재원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9확대경] 우울한 노년…‘혼자만의 시간’ 줄여야
    • 입력 2014-05-08 21:21:08
    • 수정2014-05-08 22:03:31
    뉴스 9
<앵커 멘트>

오늘이 어버이 날인데요.

우리나라 어르신들, 상당수가 경제난과 외로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혼자만의 시간을 줄여야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다는데요.

먼저, 노년의 현실을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멘트>

우리나라에선 하루 평균 노인 1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노인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1위로 미국의 5배, 영국의 20배 수준입니다.

증가 속도도 가팔라 지난 10년 새 노인 자살자 수는 세 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로 볼 때 노인 자살률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노인 우울증, 또 이로 인한 자살은 왜 이렇게 늘어날까요?

미처 노년을 준비하지 못한 채 수명이 늘어 질병과 가난, 외로움에 시달리는 노년층이 크게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힙니다.

게다가 가족과 이웃 등 사회 관계망이 해체되고, 양극화가 더 심해진 것도 또 다른 이윱니다.

가장 취약한 사람은 가난한 독거노인입니다.

독거노인은 지난해 125만 명으로 추정되는데, 2035년엔 343만 명까지 늘어날 전망입니다.

그래서 독거노인을 찾아 돌보는 노인 돌보미를 늘리고, 노인들이 숙식과 취미생활을 함께 할 수 있는 노인 공동주택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노인들 스스로 혼자 있는 시간을 줄이고, 주변사람과 어울리도록 노력해야 하는데요.

이재원 기자가 취재한 노인들의 삶, 한번 보시죠.

<리포트>

두 손을 꼬옥 잡고 다니는 팔순의 잉꼬부부.

부인은 가벼운 치매를 앓고 있지만, 은퇴자들이 모여 사는 시니어타운에서 이웃 노인들과 어울려 산 뒤 증상이 좀 나아졌습니다.

<녹취> 최재건(85/구의동) : "여기 사랑의 모임이라고 있어요. 14명이에요. 웃고 즐기고 그러니까 너무 좋은 거죠."

은퇴 후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박정희 씨는 맘이 통하는 벗과 취미 생활 등 관심사를 나누는 게 생활의 활력소입니다.

<인터뷰> 박정희(64/구의동) : "그냥 혼자만 하면 이렇게 좌절하기도 하는데 공동으로 모여서 하면 재밌고..."

복지관 가요교실엔 평균 백 명 넘는 노인들이 나옵니다.

흥겨운 노래도 즐겁지만 친구를 만난다는 설렘이 더 큽니다.

<인터뷰> 우종학(78/구의동) : "지금 이 친구도 사귀고, 여기 나오면 여러 사람 많이 사귀어요."

정부도 '친구 만들어주기 사업'에 올해 예산 30억 원을 투입합니다.

혼자 사는 노인이 많은 농촌 40여 곳엔 공동생활 공간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정윤순(보건복지부 노인정책과장) : "가족이나 이웃과의 왕래가 거의 없어 사회관계가 단절된 어르신들에게 친구를 만들어 주자는 것입니다."

핵가족, 그리고 1인 가족이 대세인 고령화 사회,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 노인들에게 필요한 건 적극적으로 어울려 지내는 삶입니다.

KBS 뉴스 이재원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