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군입대 아들, 어머니와 압록강변 ‘작별 식사’

입력 2014.05.17 (07:25) 수정 2014.05.17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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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의 군 복무 기간은 10년이나 되지만 휴가는 거의 없습니다.

당연히 오랜 시간 자녀들의 얼굴을 다시 보게 되는 부모들의 마음은 애가 타게 마련인데요.

군에 가는 북한의 아들과 배웅나온 어머니가 작별 식사를 하는 모습을 KBS 카메라가 포착했습니다.

김개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북중 접경도시 혜산쪽 압록강입니다.

군복 차림의 앳돼 보이는 남자 대여섯이 강쪽으로 걸어옵니다.

군 입대를 위해 주변 지역에서 온 고등학교 졸업생들입니다.

아직 훈련소에 들어가지도 않았지만 장교 모자를 사서 쓰고 멋을 내는 등 들떠있는 모습입니다.

<인터뷰> 탈북자(혜산 출신) : "군대에 나가서 멋있게 입당을 해서 10년 뒤에 집에 오는 거, 그걸 상상을 하면서 긍지에 겨워서 나가는 거죠."

함께 온 어머니들은 이별이 아쉽지만 애써 표정을 숨깁니다.

<인터뷰> 탈북자(혜산 출신) : "10년을 애들을 못보는데. 10대에 내보내서 30대 돼서 집에 오는데, 정이 다 떨어지는 거죠."

머리에 이고 온 음식을 내려놓은 뒤 자갈밭에 종이와 비닐을 깔고 먹을 준비를 합니다.

군 입대를 앞둔 아들과의 작별 식사입니다.

<인터뷰> 탈북자(혜산 출신) : "이때만큼은 잘 먹여야 한다며 바리바리 싸가지고 오고 그러죠. 돼지고기 반찬 아니면 물고기 반찬, 그게 전부에요. 잘 먹여봤자 소시지."

아들을 따라 혜산까지 왔지만 식당에서 식사할 여유가 없어 고향 출신끼리 강가에 모인 겁니다.

음식을 모두 풀어놓기도 전에 한 아들은 삶은 계란부터 입에 집어넣습니다.

<인터뷰> 탈북자(혜산 출신) : "먼 길을 갈 때는 계란을 먹어야 계란처럼 잘 굴러간다고 꼭 계란을 먹여요."

입대하는 아들에게 한 끼라도 잘 먹이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남이나 북이나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KBS 뉴스 김개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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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 군입대 아들, 어머니와 압록강변 ‘작별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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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4-05-17 08:4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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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군 복무 기간은 10년이나 되지만 휴가는 거의 없습니다.

당연히 오랜 시간 자녀들의 얼굴을 다시 보게 되는 부모들의 마음은 애가 타게 마련인데요.

군에 가는 북한의 아들과 배웅나온 어머니가 작별 식사를 하는 모습을 KBS 카메라가 포착했습니다.

김개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북중 접경도시 혜산쪽 압록강입니다.

군복 차림의 앳돼 보이는 남자 대여섯이 강쪽으로 걸어옵니다.

군 입대를 위해 주변 지역에서 온 고등학교 졸업생들입니다.

아직 훈련소에 들어가지도 않았지만 장교 모자를 사서 쓰고 멋을 내는 등 들떠있는 모습입니다.

<인터뷰> 탈북자(혜산 출신) : "군대에 나가서 멋있게 입당을 해서 10년 뒤에 집에 오는 거, 그걸 상상을 하면서 긍지에 겨워서 나가는 거죠."

함께 온 어머니들은 이별이 아쉽지만 애써 표정을 숨깁니다.

<인터뷰> 탈북자(혜산 출신) : "10년을 애들을 못보는데. 10대에 내보내서 30대 돼서 집에 오는데, 정이 다 떨어지는 거죠."

머리에 이고 온 음식을 내려놓은 뒤 자갈밭에 종이와 비닐을 깔고 먹을 준비를 합니다.

군 입대를 앞둔 아들과의 작별 식사입니다.

<인터뷰> 탈북자(혜산 출신) : "이때만큼은 잘 먹여야 한다며 바리바리 싸가지고 오고 그러죠. 돼지고기 반찬 아니면 물고기 반찬, 그게 전부에요. 잘 먹여봤자 소시지."

아들을 따라 혜산까지 왔지만 식당에서 식사할 여유가 없어 고향 출신끼리 강가에 모인 겁니다.

음식을 모두 풀어놓기도 전에 한 아들은 삶은 계란부터 입에 집어넣습니다.

<인터뷰> 탈북자(혜산 출신) : "먼 길을 갈 때는 계란을 먹어야 계란처럼 잘 굴러간다고 꼭 계란을 먹여요."

입대하는 아들에게 한 끼라도 잘 먹이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남이나 북이나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KBS 뉴스 김개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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