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이라크 모술, 반군에 함락…‘국가 비상사태’ 선포

입력 2014.06.11 (18:00) 수정 2014.06.11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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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라크가 다시 혼란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어제,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이 무장 반군에 함락됐습니다.

이라크 정부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유엔에 긴급지원을 요청한 가운데 군대를 철수한 미국 정부, 진퇴양난에 처했는데요.

이라크 특파원 연결해 현지 상황 들어봅니다.

복창현 특파원!

<질문>
제2의 도시죠? 모술이 반군 손에 들어갔다구요?

<답변>
네. 이라크의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 레바논 이슬람국가 즉 ISIL이 현지시간 10일 이라크 북부의 모술 지역을 장악했습니다.

이로써 모술은 올들어 서부 팔루자에 이어 이라크 정부가 통제력을 잃은 두 번째 도시가 됐는데요.

오사마 누자이프 국회의장은 긴급 회견을 열고 니네바 주의 대부분이 무장세력에 수중에 떨어졌다면서 비상사태를 선포했구요.

또 무장세력에 저항하는 일반 시민에겐 무기와 장비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누리 알 말리키(이라크 총리)

하지만 인구 2백만 명의 모술에선 경찰서와 경찰 차량 대부분이 불에 탄 채로 피란 행렬이 이어지고 있구요.

반군은 모술 시내 곳곳을 다니며 확성기로 자신들이 지역을 해방시키기 위해 왔다면서 저항하는 시민들은 응징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시내 정부 청사와 경찰서, 그리고 군 기지를 장악한 이들은 세 개 교도소에서 수백명의 수감자를 풀어주기까지 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는 상황입니다.

<질문>
그렇군요 ISIL 정부와 5개월 넘게 대치하면서 이라크 전역에서만 올해 벌써 사상자가 5천명을 넘었다고 하니 심각한 수준인데요.

이유가 뭔가요?

<답변>
네. 이라크의 현 상황은 간단히 말해 뿌리깊은 종파갈등 때문인데요.

이라크의 인구 대다수가 수니파인 반면, 알 말리키 현 총리가 이끄는 정부는 소수 시아파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4년 전 수니파 그리고 쿠르드족과 손을 잡고 연립정부를 세웠던 알말리키 총리, 하지만 불과 1년 뒤인 2011년 미군이 철수하자 이들을 배제하고 철저히 시아파 위주의 정책을 펼쳐오면서 다수 수니파의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초 수니파 반군 ISIL에 대한 전면전을 선포하고 미국에 이들을 제압하기 위한 군비 지원을 요청하면서 ISIL을 도발했던 것이 반군의 거센 반발을 샀고 올 초 반군의 팔루자 장악으로 폭발한 셈입니다.

2백만 인구 대부분이 수니파 신자인 모술은 이라크 석유생산의 중심지이자 반미 성향이 강한 지역인 만큼 2003년 이라크전이 발발했을 때에도 미국의 침공에 반대하던 수니파 계열의 성전주의자들은 이곳을 중심으로 공격을 주도해 왔었죠.

그런 만큼 ISIL이 팔루자에 이어 이곳을 공격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질문>
어쨌든 미국으로선 난처한 상황인데요.

백악관 반응은 어떤가요?

<답변>
미군 철수로 인한 치안 공백도 이라크가 내전 상황으로 흘러간 데 단초를 제공한 셈인데요.

실제 ISIL은 미군이 떠난 2011년부터 급격하게 세를 불리면서 반군 활동을 주도해 왔죠.

UN에 따르면 지난해 이라크에선 종파간 분쟁으로 인한 사망자만 무려 8860여명, 갈등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 2006년부터 2008년 이후 최대 피해를 기록했습니다.

때문에 미국 정부, 8년간 이라크전에 1조 달러가 넘는,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철군 이후엔 알 말리키 정부에 무기를 대량으로 지원했음에도 이라크 내 분열을 타파하는데 전혀 기여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어니스트 백악관 수석 부대변인의 말입니다.

<녹취> 어니스트(미 백악관 수석부대변인) : "사태를 해결해야 할 궁극적인 책임은 이라크 지도자들에게도 있습니다."

하지만 군사적 지원에 나설 것인지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습니다.

미군 철수를 업적으로 내세워 온 오바마 대통령에게 재파병은 큰 정치적 부담이기 때문입니다.

<질문>
모술 장악한 ISIL, 다른 지역으로도 공세를 확산할까요?

<답변>
ISIL이 모술 이후 하위자흐, 리야드흐와 같은 키르쿠크의 남서부 도시까지 장악하고 나아가 살라헤딘까지 진격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라크, 점차 내전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는데요.

무장세력은 모술을 거점으로 다른 북부지역까지 확산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될 경우 알 말라키 정권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데요.

여기에 반군에 무기를 지원하는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아랍에미리트 등 주변 국가들의 '파워게임'까지 겹치면서 이라크가 다시 내전으로 가는 것은 아닌지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바그다드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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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6-11 17:57:39
    • 수정2014-06-11 18:28:24
    글로벌24
<앵커 멘트>

이라크가 다시 혼란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어제,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이 무장 반군에 함락됐습니다.

이라크 정부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유엔에 긴급지원을 요청한 가운데 군대를 철수한 미국 정부, 진퇴양난에 처했는데요.

이라크 특파원 연결해 현지 상황 들어봅니다.

복창현 특파원!

<질문>
제2의 도시죠? 모술이 반군 손에 들어갔다구요?

<답변>
네. 이라크의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 레바논 이슬람국가 즉 ISIL이 현지시간 10일 이라크 북부의 모술 지역을 장악했습니다.

이로써 모술은 올들어 서부 팔루자에 이어 이라크 정부가 통제력을 잃은 두 번째 도시가 됐는데요.

오사마 누자이프 국회의장은 긴급 회견을 열고 니네바 주의 대부분이 무장세력에 수중에 떨어졌다면서 비상사태를 선포했구요.

또 무장세력에 저항하는 일반 시민에겐 무기와 장비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누리 알 말리키(이라크 총리)

하지만 인구 2백만 명의 모술에선 경찰서와 경찰 차량 대부분이 불에 탄 채로 피란 행렬이 이어지고 있구요.

반군은 모술 시내 곳곳을 다니며 확성기로 자신들이 지역을 해방시키기 위해 왔다면서 저항하는 시민들은 응징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시내 정부 청사와 경찰서, 그리고 군 기지를 장악한 이들은 세 개 교도소에서 수백명의 수감자를 풀어주기까지 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는 상황입니다.

<질문>
그렇군요 ISIL 정부와 5개월 넘게 대치하면서 이라크 전역에서만 올해 벌써 사상자가 5천명을 넘었다고 하니 심각한 수준인데요.

이유가 뭔가요?

<답변>
네. 이라크의 현 상황은 간단히 말해 뿌리깊은 종파갈등 때문인데요.

이라크의 인구 대다수가 수니파인 반면, 알 말리키 현 총리가 이끄는 정부는 소수 시아파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4년 전 수니파 그리고 쿠르드족과 손을 잡고 연립정부를 세웠던 알말리키 총리, 하지만 불과 1년 뒤인 2011년 미군이 철수하자 이들을 배제하고 철저히 시아파 위주의 정책을 펼쳐오면서 다수 수니파의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초 수니파 반군 ISIL에 대한 전면전을 선포하고 미국에 이들을 제압하기 위한 군비 지원을 요청하면서 ISIL을 도발했던 것이 반군의 거센 반발을 샀고 올 초 반군의 팔루자 장악으로 폭발한 셈입니다.

2백만 인구 대부분이 수니파 신자인 모술은 이라크 석유생산의 중심지이자 반미 성향이 강한 지역인 만큼 2003년 이라크전이 발발했을 때에도 미국의 침공에 반대하던 수니파 계열의 성전주의자들은 이곳을 중심으로 공격을 주도해 왔었죠.

그런 만큼 ISIL이 팔루자에 이어 이곳을 공격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질문>
어쨌든 미국으로선 난처한 상황인데요.

백악관 반응은 어떤가요?

<답변>
미군 철수로 인한 치안 공백도 이라크가 내전 상황으로 흘러간 데 단초를 제공한 셈인데요.

실제 ISIL은 미군이 떠난 2011년부터 급격하게 세를 불리면서 반군 활동을 주도해 왔죠.

UN에 따르면 지난해 이라크에선 종파간 분쟁으로 인한 사망자만 무려 8860여명, 갈등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 2006년부터 2008년 이후 최대 피해를 기록했습니다.

때문에 미국 정부, 8년간 이라크전에 1조 달러가 넘는,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철군 이후엔 알 말리키 정부에 무기를 대량으로 지원했음에도 이라크 내 분열을 타파하는데 전혀 기여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어니스트 백악관 수석 부대변인의 말입니다.

<녹취> 어니스트(미 백악관 수석부대변인) : "사태를 해결해야 할 궁극적인 책임은 이라크 지도자들에게도 있습니다."

하지만 군사적 지원에 나설 것인지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습니다.

미군 철수를 업적으로 내세워 온 오바마 대통령에게 재파병은 큰 정치적 부담이기 때문입니다.

<질문>
모술 장악한 ISIL, 다른 지역으로도 공세를 확산할까요?

<답변>
ISIL이 모술 이후 하위자흐, 리야드흐와 같은 키르쿠크의 남서부 도시까지 장악하고 나아가 살라헤딘까지 진격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라크, 점차 내전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는데요.

무장세력은 모술을 거점으로 다른 북부지역까지 확산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될 경우 알 말라키 정권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데요.

여기에 반군에 무기를 지원하는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아랍에미리트 등 주변 국가들의 '파워게임'까지 겹치면서 이라크가 다시 내전으로 가는 것은 아닌지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바그다드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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