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의 전략대화, 불안한 힘겨루기

입력 2014.07.12 (08:17) 수정 2014.07.1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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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중 정상회담에 이어 지난 9일과 10일 이틀 동안 미중 전략 대화가 베이징에서 열렸습니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허용 등 동북아에 긴장이 고조된 시기라 두 강대국의 대화에 세계의 이목이 더욱 집중됐죠.

베이징을 연결합니다.

박정호 특파원!

<질문>
G2로 떠오른 중국의 영향력 확대 시도를 미국이 일본과 함께 저지하려고 하는 것이 최근 동북아 정세 아니겠습니까?

이번 전략대화에서 이런 힘겨루기가 그대로 드러났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특히 양국이 이번 전략 대화에서 가장 민감하게 대립한 부분은 영토 주권 문제였습니다.

중국은 석유 수송로와 자원 확보를 위해 동중국해, 남중국해 등으로 적극 진출하고 있는데요.

일본은 물론 베트남 필리핀 등과 충돌하며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영토 문제에서 한치도 물러설 수 없다는 원칙을 강조하면서 미국에게는 한쪽 편을 들지 말고 중립을 지킬 것을 요구했습니다.

반면 존 케리 미 국무 장관은 중국이 동.남 중국해에서 새로운 현상 변경을 시도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전략대화를 일주일 앞두고 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섬인 파라셀 군도에서는 미군 정찰기가 중국의 석유시추시설에 접근하자 중국이 대응출격하는 일까지 있었는데요

미.중간 힘겨루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질문>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나 사이버 해킹 문제에서도 양국간 갈등이 표출됐죠?

<답변>
네, 중국의 외환 보유고는 지난 1분기 기준으로 4조 달러에 육박합니다.

미국 채권을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도 바로 중국인데요.

이 때문에 미국은 중국 당국의 인위적인 환율 개입 중단과 위안화의 추가적인 평가 절상을 촉구했습니다.

반면 중국은 아직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으며 국경을 넘나드는 자본 이동도 여전히 비정상적이기 대문에 환율 개입이 불가피하다고 맞섰습니다.

사이버 해킹 문제에서도 양국은 설전을 벌였습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9일자로 중국이 전 세계를 감시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조직이 미국과 러시아 등 세계 각국의 정보를 훔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전략 대화 폐막 기자회견에서도 양국 사이에 험한 말들이 오갔습니다.

<인터뷰> 존 케리(미 국무 장관) : "사이버 해킹을 통한 지적 재산권 손실은 혁신과 투자에 찬물을 끼얹고 우리의 사업과 국가 경쟁력에도 위협이 됩니다."

<인터뷰> 양제츠(중국 국무위원) : "사이버 공간은 타국의 이익을 침해하는 도구로 사용되서는 안됩니다."

미국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새로운 환경을 만들기를 희망합니다.

<질문>
전략대화 개막 전부터 이런 상황이 예상됐기 때문에 서로 자제하려는 분위기도 보였는데 결국은 갈등이 그대로 노출된 셈이 됐군요?

<답변>
미중 전략 대화는 떠오르는 강국인 중국과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 두 강대국이 양국의 현안과 글로벌 이슈에 대해 폭넓게 논의하는 자리인데요.

시진핑 주석은 개막식 발언을 통해 드넓은 태평양은 미국과 중국 두 대국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하다.

미중은 신형 대국관계를 수립해 상대의 주권과 영토 수호를 존중하고 상대가 선택한 발전 방식을 존중하라고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시진핑(중국 국가 주석/9일) : "미중 양국의 협력은 양국과 세계에 이익이 되겠지만 미중의 대립은 양국과 세계에 곧 재난이 될 것입니다."

케리 미 국무 장관도 미국은 평화롭고 안정적이며 번영하는 중국의 부상을 환영한다며 미국은 중국을 봉쇄하거나 중국과 충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케리(미 국무 장관/10일) : "중국을 봉쇄하거나 중국과 충돌하려는 게 미국의 전략이 아님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미.중 양국 사이에 갈등이 존재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데요.

결국은 각자가 자기 할 말을 하면서 치열한 힘겨루기를 보여줬습니다.

<질문>
이런 갈등과 대립으로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일부 의견 접근을 본 부분도 있죠?

<답변>
양국은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비핵화된 안정적이고 번영하는 한반도를 만드는 일이 긴급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케리 미 국무 장관이 밝혔습니다.

6자 회담 재개 등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하기보다는 원론적인 차원에서 의견 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관측됩니다.

또 양국은 군사 교류 확대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같이했는데요.

실제로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림팩, 즉 환태평양 해상 훈련에 처음으로 함정 4척을 파견했습니다.

주최국인 미국 다음으로 가장 큰 규모인데요.

미국과의 관계 개선과 군사 교류를 확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또 이번 전략 대화에서 두 강대국이 서로의 입장을 솔직하게 노출한 것 자체가 성과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오는 11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펙 회의에서 미중 정상이 만나 이견을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앵커 멘트>

박정호 특파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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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2의 전략대화, 불안한 힘겨루기
    • 입력 2014-07-12 08:57:32
    • 수정2014-07-12 10:33:45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한중 정상회담에 이어 지난 9일과 10일 이틀 동안 미중 전략 대화가 베이징에서 열렸습니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허용 등 동북아에 긴장이 고조된 시기라 두 강대국의 대화에 세계의 이목이 더욱 집중됐죠.

베이징을 연결합니다.

박정호 특파원!

<질문>
G2로 떠오른 중국의 영향력 확대 시도를 미국이 일본과 함께 저지하려고 하는 것이 최근 동북아 정세 아니겠습니까?

이번 전략대화에서 이런 힘겨루기가 그대로 드러났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특히 양국이 이번 전략 대화에서 가장 민감하게 대립한 부분은 영토 주권 문제였습니다.

중국은 석유 수송로와 자원 확보를 위해 동중국해, 남중국해 등으로 적극 진출하고 있는데요.

일본은 물론 베트남 필리핀 등과 충돌하며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영토 문제에서 한치도 물러설 수 없다는 원칙을 강조하면서 미국에게는 한쪽 편을 들지 말고 중립을 지킬 것을 요구했습니다.

반면 존 케리 미 국무 장관은 중국이 동.남 중국해에서 새로운 현상 변경을 시도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전략대화를 일주일 앞두고 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섬인 파라셀 군도에서는 미군 정찰기가 중국의 석유시추시설에 접근하자 중국이 대응출격하는 일까지 있었는데요

미.중간 힘겨루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질문>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나 사이버 해킹 문제에서도 양국간 갈등이 표출됐죠?

<답변>
네, 중국의 외환 보유고는 지난 1분기 기준으로 4조 달러에 육박합니다.

미국 채권을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도 바로 중국인데요.

이 때문에 미국은 중국 당국의 인위적인 환율 개입 중단과 위안화의 추가적인 평가 절상을 촉구했습니다.

반면 중국은 아직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으며 국경을 넘나드는 자본 이동도 여전히 비정상적이기 대문에 환율 개입이 불가피하다고 맞섰습니다.

사이버 해킹 문제에서도 양국은 설전을 벌였습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9일자로 중국이 전 세계를 감시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조직이 미국과 러시아 등 세계 각국의 정보를 훔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전략 대화 폐막 기자회견에서도 양국 사이에 험한 말들이 오갔습니다.

<인터뷰> 존 케리(미 국무 장관) : "사이버 해킹을 통한 지적 재산권 손실은 혁신과 투자에 찬물을 끼얹고 우리의 사업과 국가 경쟁력에도 위협이 됩니다."

<인터뷰> 양제츠(중국 국무위원) : "사이버 공간은 타국의 이익을 침해하는 도구로 사용되서는 안됩니다."

미국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새로운 환경을 만들기를 희망합니다.

<질문>
전략대화 개막 전부터 이런 상황이 예상됐기 때문에 서로 자제하려는 분위기도 보였는데 결국은 갈등이 그대로 노출된 셈이 됐군요?

<답변>
미중 전략 대화는 떠오르는 강국인 중국과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 두 강대국이 양국의 현안과 글로벌 이슈에 대해 폭넓게 논의하는 자리인데요.

시진핑 주석은 개막식 발언을 통해 드넓은 태평양은 미국과 중국 두 대국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하다.

미중은 신형 대국관계를 수립해 상대의 주권과 영토 수호를 존중하고 상대가 선택한 발전 방식을 존중하라고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시진핑(중국 국가 주석/9일) : "미중 양국의 협력은 양국과 세계에 이익이 되겠지만 미중의 대립은 양국과 세계에 곧 재난이 될 것입니다."

케리 미 국무 장관도 미국은 평화롭고 안정적이며 번영하는 중국의 부상을 환영한다며 미국은 중국을 봉쇄하거나 중국과 충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케리(미 국무 장관/10일) : "중국을 봉쇄하거나 중국과 충돌하려는 게 미국의 전략이 아님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미.중 양국 사이에 갈등이 존재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데요.

결국은 각자가 자기 할 말을 하면서 치열한 힘겨루기를 보여줬습니다.

<질문>
이런 갈등과 대립으로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일부 의견 접근을 본 부분도 있죠?

<답변>
양국은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비핵화된 안정적이고 번영하는 한반도를 만드는 일이 긴급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케리 미 국무 장관이 밝혔습니다.

6자 회담 재개 등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하기보다는 원론적인 차원에서 의견 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관측됩니다.

또 양국은 군사 교류 확대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같이했는데요.

실제로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림팩, 즉 환태평양 해상 훈련에 처음으로 함정 4척을 파견했습니다.

주최국인 미국 다음으로 가장 큰 규모인데요.

미국과의 관계 개선과 군사 교류를 확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또 이번 전략 대화에서 두 강대국이 서로의 입장을 솔직하게 노출한 것 자체가 성과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오는 11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펙 회의에서 미중 정상이 만나 이견을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앵커 멘트>

박정호 특파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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