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캠핑열풍’ 의 그림자

입력 2014.07.18 (22:50) 수정 2014.07.18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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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캠핑 열풍이 불기 시작한 지 불과 몇년 만에 캠핑인구가 300만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만큼 캠핑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무허가 캠핑장이 난립하면서 안전 사고와 환경 오염을 초래하는 데다 불량 캠핑 용품이 버젓이 고가에 판매되는 등 여러가지 문제점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취재파일 K, 오늘의 이슈 캠핑입니다.

<인터뷰> 백금순(인천시 남동구) : "아이들도 좋아하고 그래서 나오는 거에요. '우후죽순' 캠핑장...안전·환경 '빨간불'"

<녹취>"지자체 담당자 오토캠핑장이라는 법 자체가 안만들어져 있습니다."

<인터뷰> 6천억 원 캠핑용품 시장 : "가격·품질 불만 ‘봇물’ 불량 텐트 피해자 물이 다 새서 아기가 감기에 걸리고.."

<질문>
캠핑의 이모저모에 대해 김대영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캠핑 인구가 300만명에 이른다고 하니 정말 캠핑이 대세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캠핑이 언제부터 이렇게 인기를 끌게 됐나요?

<답변>
캠핑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건 10년전,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되면서부터인데요.

레저를 좋아하는 일부 마니아층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러다 2008년부터 캠핑 인구가 조금씩 늘기 시작했고, 2년전 초중고 주5일 수업이 전면 실시되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지난 토요일 국내 최대 규모인 경기도 가평 자라섬 오토캠핑장을 찾았습니다.

310동을 칠 수 있는 캠핑장에 텐트가 가득 들어섰습니다.

아이들은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하느라 신이 났습니다.

<인터뷰> 이상철(서울 성동구) : "자연이랑 같이 놀게 해주고 싶어서 시작을 했는데 생각 외로 더 아이가 잘 놀고 더 좋아하는 거 같아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캠핑장에 온 아이들은 금세 친구가 돼 신나게 뛰어놉니다.

<인터뷰> 박민제(파주시 교하읍) :"여기서 뛰어놀 수도 있고 술래잡기도 할 수 있고 운동도 할 수 있고 달리기도 할 수 있어요."

저녁 시간이 되자 곳곳에서 숯불이 타오릅니다.

캠핑장에서만큼은 아빠가 요리사입니다.

<녹취> "아빠들이 있어야 돼? 집에서는 엄마가 짱이지? 엄마는 이렇게 못 구워주지?"

<인터뷰> 최재석(경기도 의정부시) : "자연과 접할 수 있는 게 제일 좋고, 아이들하고 뛰어놀 수 있고 이렇게 마음껏 놀 수 있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인터뷰> 최혁주(경기도 의정부시) : "시험이나 그런 거 잘 못봤을 때 집에서는 많이 화내시는데 여기서는 화를 안내시고 잘 넘어가주셔서 캠핑을 많이 나와달라고 아빠한테 부탁하려고 해요."

산림청이 운영하는 자연휴양림 캠핑장도 캠핑족들에게 단연 인깁니다.

주말을 맞아 빈자리가 없이 텐트가 들어섰습니다.

숲속 캠핑은 바쁜 일상으로 지친 몸을 재충전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인터뷰> 최상용(서울 암사동) : "일단 공기 좋고 물좋고 자연에 나오는 게 제일 좋고 그리고 가족들과 평소에 못하던 얘기나 좋은 시간들을 나눌 수 있다는 거 그게 제일 좋습니다."

아이들도 자연과 친구가 됐습니다.

<녹취> "너 이거 부어버린다"

주말에 자연휴양림 캠핑장에 자리를 잡는 건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인터뷰> 김흥수(산음자연휴양림 직원) : "야영 시설이 전체 47면이 설치돼 있고요. 가동률은 80%인데 주말에는 거의 100% 찬다고 보시면 됩니다."

요즘에는 여름 성수기를 맞아 주말마다 캠핑장은 물론 하천변이나 계곡에도 텐트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캠핑 인구는 현재 300만에서 많게는 500만명으로 추산됩니다.

캠핑용품 시장도 폭발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08년 700억원 규모에서 6년만에 10배로 커졌습니다.

1박2일과 같은 TV 프로그램도 캠핑 열풍에 한몫했습니다.

최근에는 캠핑장비가 다 갖춰진 곳에서 편안하게 캠핑을 체험하는 글램핑장도 곳곳에 생겨나고 있습니다.

비싼 장비를 구매하거나 힘들게 장비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인터뷰> 유창진(경기도 고양시) : "캠핑을 하고 싶은데 부담감이 있고 그런데 대신에 글램핑 같은 경우는 시설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캠핑에 대한 맛도 느낄 수가 있고 가족들과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으니까."

<인터뷰> 박경이(을지대 스포츠아웃도어학과교수) : "국민 소득도 늘어났고 주 5일제라든가 이런 영향도 있을 것이고요. 아이들을 둔 부모 입장에선 교육적인 목적으로 캠핑을 너도나도 유행처럼 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질문>
영상을 보니까 캠핑이 대세라는 말이 실감나는데요.

그런데 300만명이나 되는 캠핑족들을 수용할만큼 캠핑장이 충분히 있나요?

<답변>
2천개가 넘으니까 숫자로만 따진다면 충분합니다.

요즘 경치가 좋은 곳에는 자고 일어나면 캠핑장이 하나씩 생겨난다고 할 정도로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는데요.

문제는 캠핑장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대부분 불법이라는 것입니다.

강원도 홍천강에 있는 섬 가장자리로 텐트와 차량이 빼곡히 들어섰습니다.

개수대와 화장실은 물론 야외 수영장까지 갖췄습니다.

지난 해 문을 연 사설 오토캠핑장입니다.

하지만 농지를 불법전용한 무허가 캠핑장입니다.

지난 해에 검찰에 적발됐지만, 계속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녹취> 홍천군청 관계자 : "저지대란 말이죠. 특히 섬이다 보니까 들어가는 길이 잠수교에요. 그걸 통해서 들어가기 때문에 손님을 받으면 큰일나요."

인근의 또 다른 오토캠핑장입니다.

주말을 맞아 캠핑객이 가득 들어찼습니다.

이곳 역시 임야를 불법 전용했다 지난 해 검찰에 적발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캠핑장 관리인 : "저희는 선착순입니다. 3만5천원, 전기까지 쓰면 4만원."

캠핑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캠핑장 수도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2010년에 300개밖에 없던 캠핑장은 현재 2000개를 넘어섰습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공 캠핑장이 440곳, 해수욕장이나 계곡에 들어선 관리하지 않는 캠핑장이 260여곳입니다.

사설 캠핑장이 1330여곳으로 가장 많습니다.

사설 캠핑장은 대부분 최근 2-3년새 생겨났습니다.

공공 캠핑장이 가격이나 시설면에서 단연 우위에 있지만 캠핑 인구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종집(서울 북가좌동) : "예약을 못해요. 저희도 자연휴양림 이런데 예약하려고 했는데 두달 전부터 예약이 다 차있어서 가지를 못 해요. 아예 포기했어요."

이러다보니 경치가 좋은 곳이나 물이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사설 캠핑장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녹취> 신규 캠핑장 : "사장 요새 그냥 캠핑을 많이 다닌다 그러길래 그냥해보려고 하는 거죠."

캠핑장은 법에 따라 일반야영장, 청소년 야영장, 자동차야영장, 관광농원, 유원지, 자연휴양림으로 구분됩니다.

이 가운데 그나마 시설 기준을 정하고 있는 것은 관광진흥업법이 규정하는 자동차야영업장뿐입니다.

하지만 규정이 까다로워서 이 허가를 받은 캠핑장은 국내에 50곳에 불과합니다.

자동차야영업장의 영어명칭인 오토 캠핑장이라고 써있는 곳은 대부분 무허가 캠핑장입니다.

논밭이나 임야를 불법 전용했거나, 펜션과 식당 마당이나 주차장을 캠핑장으로 바꾼 형태입니다.

하지만 관련 법이 없다보니 정부나 지자체는 사설 캠핑장을 사실상 방치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녹취> 지자체 담당자 : "오토캠핑장이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서는 오토캠핑장이라는 법 자체가 안 만들어져 있습니다. 오토캠핑장이라는 항목 자체가 없어요."

최근 문을 연 한 사설 캠핑장입니다.

아찔한 낭떠러지 옆에 텐트가 설치돼 있습니다.

밤에 발을 헛디딜 경우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산을 깎아 캠핑장을 만들다보니 산사태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설 캠핑장은 소화기를 갖추지 않아 불이 날 경우에도 속수무책입니다.

위생이 엉망인 캠핑장도 부지기수입니다.

화장실이나 샤워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거나 관리가 안 돼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기 일쑤입니다.

<인터뷰> 사설 캠핑장 이용객 : "화장실 청소를 거의 안 하는 것 같던데요. 개수대 쪽도 그렇고.."

캠핑장 바닥에 파쇄석 대신 유해물질을 뿜어내는 재생골재, 즉 폐건축물을 깔아놓은 곳도 있습니다.

<녹취> 캠핑장 주인 : "재질이 제대로 된 거 깔려면 비싸잖아요."

자갈같은 것도.

그런데도 사설 캠핑장의 요금은 최근 몇년 새 계속 올라 시설과 환경이 뛰어난 선진국보다 오히려 비싼 형편입니다.

수도권 캠핑장의 경우 지나치게 손님을 많이 받아 난민촌 같은 환경을 만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인터뷰> 천웅(경기도 광주시) : "돈만 받고 사람을 계속 몰아넣어서 공간이라든가 이런 거를 너무 비좁게 해놓으시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 것 좀 고쳐줬으면 좋겠어요."

인천 왕산해수욕장 앞의 한 사설캠핑장입니다.

캠핑장 오수가 인근 하천으로 흘러듭니다.

주변 하천에선 썪은 내가 진동을 합니다.

지난해 환경부는 처음으로 434개 캠핑장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오수를 무단방류하거나 하수처리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76개 캠핑장을 적발했습니다.

환경부는 올해도 지자체와 함께 단속을 벌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정수(환경부 사무관) : "처리시설을 설치 안 해서 방류하는 사례가 작년하고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소규모 작은 캠핑장의 경우 등록 없이 영업을 하기 때문에 관리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캠핑인구가 300만명을 넘어선만큼 관련 법에 대한 정비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박경이(을지대 스포츠아웃도어학과 교수) : "많은 캠핑장들이 환경을 파괴하고 또는 안전이라든가 화재가 났을 경우라든가 이런데 대한 대비가 안돼있는 거죠. 그래서 그런 거를 관리감독을 하려면 다 제도권 안에 들어와서 등록을 하게 하고, 체계적으로 관할 시군구에서 관리감독 해줘는 것이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해서 필요한 것 같습니다.."

<질문>
캠핑장 뿐만 아니라 캠핑용품에 대해서도 소비자 불만이 많은 것 같은데요?!

<답변>
국내 캠핑은 짧은 시간에 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질보다는 양적으로 급팽창했습니다.

캠핑을 좀 한다 하면, 집을 한 채 옮겨 놓는 수준의 장비를 갖고 있습니다.

또 유명 상표의 캠핑용품 가격에 거품이 잔뜩 끼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영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여름 성수기 캠핑장은 장비 경쟁이 벌어지는 곳입니다.

한눈에 봐도 값 비싸 보이는 장비들에 아예 집 한 채를 차린 듯한 모습까지..

suv 차량 한 대로 모자라 용품운반 차량까지 따로 두기도 합니다.

캠핑 비용으로 수백만 원을 쓰는 게 보통입니다.

<인터뷰> 조지훈(서울시 합정동) : "이게 아마 제가 가지고 있는 욤품중에 제일 비싼 거 같아요. 이게(침낭) 61만원.."

<인터뷰> 송영훈(충남 서산시) : "욕망있잖아요. 남자들도 이상하게 내가 더 큰 텐트, 더 좋은 텐트. 그리고 그냥 자식들하고 같이 더 크게 더 편하게 놀고 싶은 그런 것땜에.."

캠핑에 첫발을 들이려면, 보통 어느 정도의 비용이 들까?

텐트는 기본, 최소한의 기준만 해도 침낭, 매트리스, 테이블, 의자, 버너, 코펠, 타프가 필요합니다.

초급자의 경우, 제품을 일일이 고르기가 까다로워 한두 가지 브랜드를 선택해 일괄 구입하기 쉽습니다.

유명 브랜드 제품일수록 가격은 당연히 올라갑니다.

<녹취> 캠핑용품점 직원(음성변조) : "안락한 차를 사고 싶으면 고급세단을 사는 것처럼 근데 좋은거는 알지만 가격대는 비싸잖아요. 그만큼의 좋은 장비를 사시면 좋은 환경을 만들어지고 판단하죠."

국내 캠핑용품의 가격 거품은 유명 브랜드들의 고가 마케팅 전략에서 비롯됩니다.

<녹취> 00캠핑사 직원(음성변조) : "만약에 저가브랜드로 다한다고 하면 사실 200만원으로도 맞출 수 있어요. 근데 000 제품으로 조금 수정을 하신다고 하면은 500 이상 1000까지도 올라가죠. 정말 다양하죠."

현재 국내 캠핑용품 시장은 중저가와 고가품에 대한 구분이 명확합니다.

국내에 유통중인 최고급 수입산 거실형 텐트를 직접 쳐보고, 국내 중소기업제품과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정도 크기의 텐트를 치기 위해선 장정 4명이 붙어도 1시간 가까이 걸립니다.

텐트 내부에 침실과 거실이 따로 구분돼 있고, 갖가지 장비까지 들어서면 내 집 못지않습니다.

그렇다면 가격은?

이 캠핑용품의 경우 텐트만 200만원에 이릅니다. 그리고 이 의자와 테이블, 화로, 매트리스 등 모두 고가입니다.

반면, 같은 용도의 국산 중소기업 제품은 텐트가 70만원에, 의자 4만7천원, 테이블 5만9천원, 화로 8만원, 매트리스 2만5천원 수준입니다.

국내 캠핑용품 시장은 현재, 단 세 곳의 회사가 시장점유율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일본 브랜드인 S사 미국 브랜드인 C사 국산 브랜드인 K사 제품이 빅3로 꼽힙니다.

이들 회사 제품은 가장 기본적인 장비만 사도 수백만 원이 듭니다.

S사 제품이 600만원 대, C사 300만원 후반 대, 국산 K사 제품의 경우, 할인가로 현재 200만원 선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허준규(캠핑협동조합 사무국장) : "이게 시장이 되니까 돈이 되니까 뭐 그때서부터해서 2008년, 2009년도 때 00 코리아 국내 법인이 생기고, 직접적으로 수입을 가져가죠. 직접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당연히 비행이 올라가게 되는.."

여기에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고가 정책에 편승하고 있습니다.

국내 유명 브랜드의 캠핑용품 가격도 빅3에 근접합니다.

문제는, 유독 국내에서 캠핑용품 가격이 더 비싸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서울 YWCA가 한국, 미국, 호주, 일본 등을 대상으로 캠핑용품 가격을 조사했습니다.

4개국에서 공통으로 판매하는 캠핑제품의 평균 소비자가격을 조사한 결과, 같은 제품일지라도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19%, 호주보다 35%, 일본보다 37% 각각 비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악화된 여론으로 올해 초 국내 가격을 조금 내렸지만. 일부 품목에 국한됩니다.

<인터뷰> 박진선(서울YWCA 소비자팀 간사) : "대부분의 캠핑용품 공장들이 중국에서 OEM방식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브랜드 생산지와의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차이가 좀 납득이 되지 않는다라고 저희들이 해당 브랜드측에 이의도 제기했습니다."

비싼 돈을 주고 산 제품의 품질은 과연 어떨까?

150만 원 정도 가격에 판매되는 이 프리미엄형 캠핑 텐트.

힘을 주어 잡아당기자 손쉽게 찢어집니다.

2백만 원이 넘는 이 텐트는 불을 붙이자 불이 계속해서 번집니다.

한 소비자단체가 1,2백만 원대 고가형 텐트 10개를 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 의뢰해 실험 분석한 결과 7개 제품이 찢어지는 정도에서 KS기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3개 제품은 소방 방재청이 고시한 방염 성능 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방수 능력 시험에서도, 품질이 의심스러울 정도였습니다.

품질을 둘러싼 불만은 설문조사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가격대비 품질만족도를 살펴보니, 불만족스럽다고 답한 이가 69.6%에 이르렀습니다.

<인터뷰> 이주홍(녹색소비자연대 국장) :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것들을 테스트해봤을 때 가격과 비례되지 않았습니다. 정비례 관계가 아니라 반비례 관계에도 있었던..."

캠핑용품의 가격 거품은 소비자들이 자초한 측면도 있습니다.

장비를 선택하기 전에 꼼꼼히 살펴보지 않고 무턱대고 비싼 제품을 사는 경향이 많습니다.

게다가 품질과 가격을 따지기 보다는 남들에게 과시하기 위해서 유명 브랜드 제품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자연과 함께 즐긴다는 캠핑의 본질이 흐려지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성연제(캠핑 전문가) : "유수한 외국산 제품들도 중국공장을 국내캠핑용품 메이커들과 공유를 하는 그런 형편입니다. 오히려 문화, 어떻게 놀이를 할건지 어떤 쪽으로 가족들과 즐겁게 놀 것인지에 치중하는 게 더 좋을 거 같습니다"

캠핑용품 시장은 현재 6천억 원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캠핑용품이 어른들의 값비싼 장난감이 되면서 고가 장비에 집착하는 이른바 장비병이 자연 속에서 힐링을 하는 캠핑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질문>
가격 거품에다 단순히 성능이 떨어지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저질, 불량 캠핑용품도 적지 않다고 하던데요?

<답변>
네, 캠핑 인구가 늘면서 불량 캠핑용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이나 홈쇼핑 광고만 보고 제품을 샀다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상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홈쇼핑 채널 등에서 방영 중인 텐트 광고입니다.

유명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운동선수 출신 방송인이 광고를 해 더욱 알려진 제품입니다.

5초 만에 손쉽게 텐트를 펼 수 있다는 광고 때문에 캠핑 초보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홈쇼핑 프로그램을 보다가 이 텐트를 구입한 J 모 씨는 광고만 믿고 제품을 구입했다가 낭패를 봤습니다.

모기장이 고장이 난데다가 누수 현상까지 발생해 텐트를 장만한 뒤 처음 나선 캠핑을 망치고 말았습니다.

<녹취> 불량 캠핑장비 피해자 : "물방울이 떨어져서 깼어요. 물을 맞아서, 우리 와이프 깨우고 그게 이제 8,9군데 계속 떨어지는 거에요. 애기도 있고 한데 비가 조금 왔다고 이렇게 물이 다 새 가지고 애기가 지금 감기에 걸리고..."

최근 여름철 캠핑 시즌이 본격화되면서 J 씨와 같은 피해 사례를 찾아보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캠핑장비 업체의 빅3로 불리는 회사 제품을 구입했는데 폴대가 갈라지고 부러졌다, 3-4인용이라고 해서 주문했더니 키가 175센티미터인 성인이 누울 수도 없는 규모였다,

못이 빠져 텐트를 칠 수가 없었다,

텐트 내부에서 결로현상이 생겨 계속 떨어지는 빗방울을 닦다가 캠핑이 끝났다는 등 불량 캠핑장비를 성토하는 내용이 소비자원 홈페이지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실제로 캠핑용품 관련 상담은 지난 2010년 250건에서 지난해엔 449건에 달할 정도로 급속도로 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갑자기 캠핑 붐이 일면서 장비에 대해 잘 모르는 업체들마저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불량 장비가 판을 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김준성(캠핑 전문가) : "개발자들이 캠핑에 대한 경험이 없거나 남 따라하기를 해서 그렇죠. 남이 잘된다고 하니까 그 제품을 만들어서 모방해보자."

또 인터넷 등을 통해 제품을 직접 보거나 만져보지 않고 구매하는 사용자들이 많은데 캠핑 장비만큼은 체험을 해봐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인터뷰> 김준성(캠핑 전문가) : "캠핑 용품은 직접 가서 앉아보고 해야 된다. 왜냐하면 똑같은 릴렉스 의자가 있는데 이건 편한데 이건 불편할 수도 있거든요. 이건 캠핑 가서 1박2일, 2박3일을 자기가 같이 소유해야 되잖아요? 그러면 거기서 앉아서 밥도 먹고 해야될텐데 뭔가 물건을 보고 디테일하게 판단해서 구매를 해야죠..."

<앵커 멘트>

캠핑의 본질은 각박한 도시에서 벗어나 순수한 자연을 즐기는 것일텐데요?!

<기자 멘트>

네 당연히 즐겨야 할 캠핑이 무허가 영업과 교묘한 상술에 이용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죠

<앵커 멘트>

물론 레저 활동에도 유행이 있을 수 있고 또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의 무지 속에 탈법 영업과 그릇된 상행위가 판을 친다면 캠핑 본연의 순수함은 점점 더 사라질 밖에 없을 것입니다.

김대영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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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 ‘캠핑열풍’ 의 그림자
    • 입력 2014-07-18 17:43:30
    • 수정2014-07-18 23:48:29
    취재파일K
<앵커 멘트>

캠핑 열풍이 불기 시작한 지 불과 몇년 만에 캠핑인구가 300만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만큼 캠핑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무허가 캠핑장이 난립하면서 안전 사고와 환경 오염을 초래하는 데다 불량 캠핑 용품이 버젓이 고가에 판매되는 등 여러가지 문제점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취재파일 K, 오늘의 이슈 캠핑입니다.

<인터뷰> 백금순(인천시 남동구) : "아이들도 좋아하고 그래서 나오는 거에요. '우후죽순' 캠핑장...안전·환경 '빨간불'"

<녹취>"지자체 담당자 오토캠핑장이라는 법 자체가 안만들어져 있습니다."

<인터뷰> 6천억 원 캠핑용품 시장 : "가격·품질 불만 ‘봇물’ 불량 텐트 피해자 물이 다 새서 아기가 감기에 걸리고.."

<질문>
캠핑의 이모저모에 대해 김대영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캠핑 인구가 300만명에 이른다고 하니 정말 캠핑이 대세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캠핑이 언제부터 이렇게 인기를 끌게 됐나요?

<답변>
캠핑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건 10년전,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되면서부터인데요.

레저를 좋아하는 일부 마니아층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러다 2008년부터 캠핑 인구가 조금씩 늘기 시작했고, 2년전 초중고 주5일 수업이 전면 실시되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지난 토요일 국내 최대 규모인 경기도 가평 자라섬 오토캠핑장을 찾았습니다.

310동을 칠 수 있는 캠핑장에 텐트가 가득 들어섰습니다.

아이들은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하느라 신이 났습니다.

<인터뷰> 이상철(서울 성동구) : "자연이랑 같이 놀게 해주고 싶어서 시작을 했는데 생각 외로 더 아이가 잘 놀고 더 좋아하는 거 같아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캠핑장에 온 아이들은 금세 친구가 돼 신나게 뛰어놉니다.

<인터뷰> 박민제(파주시 교하읍) :"여기서 뛰어놀 수도 있고 술래잡기도 할 수 있고 운동도 할 수 있고 달리기도 할 수 있어요."

저녁 시간이 되자 곳곳에서 숯불이 타오릅니다.

캠핑장에서만큼은 아빠가 요리사입니다.

<녹취> "아빠들이 있어야 돼? 집에서는 엄마가 짱이지? 엄마는 이렇게 못 구워주지?"

<인터뷰> 최재석(경기도 의정부시) : "자연과 접할 수 있는 게 제일 좋고, 아이들하고 뛰어놀 수 있고 이렇게 마음껏 놀 수 있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인터뷰> 최혁주(경기도 의정부시) : "시험이나 그런 거 잘 못봤을 때 집에서는 많이 화내시는데 여기서는 화를 안내시고 잘 넘어가주셔서 캠핑을 많이 나와달라고 아빠한테 부탁하려고 해요."

산림청이 운영하는 자연휴양림 캠핑장도 캠핑족들에게 단연 인깁니다.

주말을 맞아 빈자리가 없이 텐트가 들어섰습니다.

숲속 캠핑은 바쁜 일상으로 지친 몸을 재충전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인터뷰> 최상용(서울 암사동) : "일단 공기 좋고 물좋고 자연에 나오는 게 제일 좋고 그리고 가족들과 평소에 못하던 얘기나 좋은 시간들을 나눌 수 있다는 거 그게 제일 좋습니다."

아이들도 자연과 친구가 됐습니다.

<녹취> "너 이거 부어버린다"

주말에 자연휴양림 캠핑장에 자리를 잡는 건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인터뷰> 김흥수(산음자연휴양림 직원) : "야영 시설이 전체 47면이 설치돼 있고요. 가동률은 80%인데 주말에는 거의 100% 찬다고 보시면 됩니다."

요즘에는 여름 성수기를 맞아 주말마다 캠핑장은 물론 하천변이나 계곡에도 텐트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캠핑 인구는 현재 300만에서 많게는 500만명으로 추산됩니다.

캠핑용품 시장도 폭발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08년 700억원 규모에서 6년만에 10배로 커졌습니다.

1박2일과 같은 TV 프로그램도 캠핑 열풍에 한몫했습니다.

최근에는 캠핑장비가 다 갖춰진 곳에서 편안하게 캠핑을 체험하는 글램핑장도 곳곳에 생겨나고 있습니다.

비싼 장비를 구매하거나 힘들게 장비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인터뷰> 유창진(경기도 고양시) : "캠핑을 하고 싶은데 부담감이 있고 그런데 대신에 글램핑 같은 경우는 시설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캠핑에 대한 맛도 느낄 수가 있고 가족들과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으니까."

<인터뷰> 박경이(을지대 스포츠아웃도어학과교수) : "국민 소득도 늘어났고 주 5일제라든가 이런 영향도 있을 것이고요. 아이들을 둔 부모 입장에선 교육적인 목적으로 캠핑을 너도나도 유행처럼 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질문>
영상을 보니까 캠핑이 대세라는 말이 실감나는데요.

그런데 300만명이나 되는 캠핑족들을 수용할만큼 캠핑장이 충분히 있나요?

<답변>
2천개가 넘으니까 숫자로만 따진다면 충분합니다.

요즘 경치가 좋은 곳에는 자고 일어나면 캠핑장이 하나씩 생겨난다고 할 정도로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는데요.

문제는 캠핑장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대부분 불법이라는 것입니다.

강원도 홍천강에 있는 섬 가장자리로 텐트와 차량이 빼곡히 들어섰습니다.

개수대와 화장실은 물론 야외 수영장까지 갖췄습니다.

지난 해 문을 연 사설 오토캠핑장입니다.

하지만 농지를 불법전용한 무허가 캠핑장입니다.

지난 해에 검찰에 적발됐지만, 계속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녹취> 홍천군청 관계자 : "저지대란 말이죠. 특히 섬이다 보니까 들어가는 길이 잠수교에요. 그걸 통해서 들어가기 때문에 손님을 받으면 큰일나요."

인근의 또 다른 오토캠핑장입니다.

주말을 맞아 캠핑객이 가득 들어찼습니다.

이곳 역시 임야를 불법 전용했다 지난 해 검찰에 적발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캠핑장 관리인 : "저희는 선착순입니다. 3만5천원, 전기까지 쓰면 4만원."

캠핑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캠핑장 수도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2010년에 300개밖에 없던 캠핑장은 현재 2000개를 넘어섰습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공 캠핑장이 440곳, 해수욕장이나 계곡에 들어선 관리하지 않는 캠핑장이 260여곳입니다.

사설 캠핑장이 1330여곳으로 가장 많습니다.

사설 캠핑장은 대부분 최근 2-3년새 생겨났습니다.

공공 캠핑장이 가격이나 시설면에서 단연 우위에 있지만 캠핑 인구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종집(서울 북가좌동) : "예약을 못해요. 저희도 자연휴양림 이런데 예약하려고 했는데 두달 전부터 예약이 다 차있어서 가지를 못 해요. 아예 포기했어요."

이러다보니 경치가 좋은 곳이나 물이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사설 캠핑장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녹취> 신규 캠핑장 : "사장 요새 그냥 캠핑을 많이 다닌다 그러길래 그냥해보려고 하는 거죠."

캠핑장은 법에 따라 일반야영장, 청소년 야영장, 자동차야영장, 관광농원, 유원지, 자연휴양림으로 구분됩니다.

이 가운데 그나마 시설 기준을 정하고 있는 것은 관광진흥업법이 규정하는 자동차야영업장뿐입니다.

하지만 규정이 까다로워서 이 허가를 받은 캠핑장은 국내에 50곳에 불과합니다.

자동차야영업장의 영어명칭인 오토 캠핑장이라고 써있는 곳은 대부분 무허가 캠핑장입니다.

논밭이나 임야를 불법 전용했거나, 펜션과 식당 마당이나 주차장을 캠핑장으로 바꾼 형태입니다.

하지만 관련 법이 없다보니 정부나 지자체는 사설 캠핑장을 사실상 방치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녹취> 지자체 담당자 : "오토캠핑장이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서는 오토캠핑장이라는 법 자체가 안 만들어져 있습니다. 오토캠핑장이라는 항목 자체가 없어요."

최근 문을 연 한 사설 캠핑장입니다.

아찔한 낭떠러지 옆에 텐트가 설치돼 있습니다.

밤에 발을 헛디딜 경우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산을 깎아 캠핑장을 만들다보니 산사태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설 캠핑장은 소화기를 갖추지 않아 불이 날 경우에도 속수무책입니다.

위생이 엉망인 캠핑장도 부지기수입니다.

화장실이나 샤워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거나 관리가 안 돼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기 일쑤입니다.

<인터뷰> 사설 캠핑장 이용객 : "화장실 청소를 거의 안 하는 것 같던데요. 개수대 쪽도 그렇고.."

캠핑장 바닥에 파쇄석 대신 유해물질을 뿜어내는 재생골재, 즉 폐건축물을 깔아놓은 곳도 있습니다.

<녹취> 캠핑장 주인 : "재질이 제대로 된 거 깔려면 비싸잖아요."

자갈같은 것도.

그런데도 사설 캠핑장의 요금은 최근 몇년 새 계속 올라 시설과 환경이 뛰어난 선진국보다 오히려 비싼 형편입니다.

수도권 캠핑장의 경우 지나치게 손님을 많이 받아 난민촌 같은 환경을 만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인터뷰> 천웅(경기도 광주시) : "돈만 받고 사람을 계속 몰아넣어서 공간이라든가 이런 거를 너무 비좁게 해놓으시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 것 좀 고쳐줬으면 좋겠어요."

인천 왕산해수욕장 앞의 한 사설캠핑장입니다.

캠핑장 오수가 인근 하천으로 흘러듭니다.

주변 하천에선 썪은 내가 진동을 합니다.

지난해 환경부는 처음으로 434개 캠핑장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오수를 무단방류하거나 하수처리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76개 캠핑장을 적발했습니다.

환경부는 올해도 지자체와 함께 단속을 벌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정수(환경부 사무관) : "처리시설을 설치 안 해서 방류하는 사례가 작년하고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소규모 작은 캠핑장의 경우 등록 없이 영업을 하기 때문에 관리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캠핑인구가 300만명을 넘어선만큼 관련 법에 대한 정비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박경이(을지대 스포츠아웃도어학과 교수) : "많은 캠핑장들이 환경을 파괴하고 또는 안전이라든가 화재가 났을 경우라든가 이런데 대한 대비가 안돼있는 거죠. 그래서 그런 거를 관리감독을 하려면 다 제도권 안에 들어와서 등록을 하게 하고, 체계적으로 관할 시군구에서 관리감독 해줘는 것이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해서 필요한 것 같습니다.."

<질문>
캠핑장 뿐만 아니라 캠핑용품에 대해서도 소비자 불만이 많은 것 같은데요?!

<답변>
국내 캠핑은 짧은 시간에 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질보다는 양적으로 급팽창했습니다.

캠핑을 좀 한다 하면, 집을 한 채 옮겨 놓는 수준의 장비를 갖고 있습니다.

또 유명 상표의 캠핑용품 가격에 거품이 잔뜩 끼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영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여름 성수기 캠핑장은 장비 경쟁이 벌어지는 곳입니다.

한눈에 봐도 값 비싸 보이는 장비들에 아예 집 한 채를 차린 듯한 모습까지..

suv 차량 한 대로 모자라 용품운반 차량까지 따로 두기도 합니다.

캠핑 비용으로 수백만 원을 쓰는 게 보통입니다.

<인터뷰> 조지훈(서울시 합정동) : "이게 아마 제가 가지고 있는 욤품중에 제일 비싼 거 같아요. 이게(침낭) 61만원.."

<인터뷰> 송영훈(충남 서산시) : "욕망있잖아요. 남자들도 이상하게 내가 더 큰 텐트, 더 좋은 텐트. 그리고 그냥 자식들하고 같이 더 크게 더 편하게 놀고 싶은 그런 것땜에.."

캠핑에 첫발을 들이려면, 보통 어느 정도의 비용이 들까?

텐트는 기본, 최소한의 기준만 해도 침낭, 매트리스, 테이블, 의자, 버너, 코펠, 타프가 필요합니다.

초급자의 경우, 제품을 일일이 고르기가 까다로워 한두 가지 브랜드를 선택해 일괄 구입하기 쉽습니다.

유명 브랜드 제품일수록 가격은 당연히 올라갑니다.

<녹취> 캠핑용품점 직원(음성변조) : "안락한 차를 사고 싶으면 고급세단을 사는 것처럼 근데 좋은거는 알지만 가격대는 비싸잖아요. 그만큼의 좋은 장비를 사시면 좋은 환경을 만들어지고 판단하죠."

국내 캠핑용품의 가격 거품은 유명 브랜드들의 고가 마케팅 전략에서 비롯됩니다.

<녹취> 00캠핑사 직원(음성변조) : "만약에 저가브랜드로 다한다고 하면 사실 200만원으로도 맞출 수 있어요. 근데 000 제품으로 조금 수정을 하신다고 하면은 500 이상 1000까지도 올라가죠. 정말 다양하죠."

현재 국내 캠핑용품 시장은 중저가와 고가품에 대한 구분이 명확합니다.

국내에 유통중인 최고급 수입산 거실형 텐트를 직접 쳐보고, 국내 중소기업제품과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정도 크기의 텐트를 치기 위해선 장정 4명이 붙어도 1시간 가까이 걸립니다.

텐트 내부에 침실과 거실이 따로 구분돼 있고, 갖가지 장비까지 들어서면 내 집 못지않습니다.

그렇다면 가격은?

이 캠핑용품의 경우 텐트만 200만원에 이릅니다. 그리고 이 의자와 테이블, 화로, 매트리스 등 모두 고가입니다.

반면, 같은 용도의 국산 중소기업 제품은 텐트가 70만원에, 의자 4만7천원, 테이블 5만9천원, 화로 8만원, 매트리스 2만5천원 수준입니다.

국내 캠핑용품 시장은 현재, 단 세 곳의 회사가 시장점유율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일본 브랜드인 S사 미국 브랜드인 C사 국산 브랜드인 K사 제품이 빅3로 꼽힙니다.

이들 회사 제품은 가장 기본적인 장비만 사도 수백만 원이 듭니다.

S사 제품이 600만원 대, C사 300만원 후반 대, 국산 K사 제품의 경우, 할인가로 현재 200만원 선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허준규(캠핑협동조합 사무국장) : "이게 시장이 되니까 돈이 되니까 뭐 그때서부터해서 2008년, 2009년도 때 00 코리아 국내 법인이 생기고, 직접적으로 수입을 가져가죠. 직접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당연히 비행이 올라가게 되는.."

여기에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고가 정책에 편승하고 있습니다.

국내 유명 브랜드의 캠핑용품 가격도 빅3에 근접합니다.

문제는, 유독 국내에서 캠핑용품 가격이 더 비싸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서울 YWCA가 한국, 미국, 호주, 일본 등을 대상으로 캠핑용품 가격을 조사했습니다.

4개국에서 공통으로 판매하는 캠핑제품의 평균 소비자가격을 조사한 결과, 같은 제품일지라도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19%, 호주보다 35%, 일본보다 37% 각각 비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악화된 여론으로 올해 초 국내 가격을 조금 내렸지만. 일부 품목에 국한됩니다.

<인터뷰> 박진선(서울YWCA 소비자팀 간사) : "대부분의 캠핑용품 공장들이 중국에서 OEM방식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브랜드 생산지와의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차이가 좀 납득이 되지 않는다라고 저희들이 해당 브랜드측에 이의도 제기했습니다."

비싼 돈을 주고 산 제품의 품질은 과연 어떨까?

150만 원 정도 가격에 판매되는 이 프리미엄형 캠핑 텐트.

힘을 주어 잡아당기자 손쉽게 찢어집니다.

2백만 원이 넘는 이 텐트는 불을 붙이자 불이 계속해서 번집니다.

한 소비자단체가 1,2백만 원대 고가형 텐트 10개를 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 의뢰해 실험 분석한 결과 7개 제품이 찢어지는 정도에서 KS기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3개 제품은 소방 방재청이 고시한 방염 성능 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방수 능력 시험에서도, 품질이 의심스러울 정도였습니다.

품질을 둘러싼 불만은 설문조사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가격대비 품질만족도를 살펴보니, 불만족스럽다고 답한 이가 69.6%에 이르렀습니다.

<인터뷰> 이주홍(녹색소비자연대 국장) :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것들을 테스트해봤을 때 가격과 비례되지 않았습니다. 정비례 관계가 아니라 반비례 관계에도 있었던..."

캠핑용품의 가격 거품은 소비자들이 자초한 측면도 있습니다.

장비를 선택하기 전에 꼼꼼히 살펴보지 않고 무턱대고 비싼 제품을 사는 경향이 많습니다.

게다가 품질과 가격을 따지기 보다는 남들에게 과시하기 위해서 유명 브랜드 제품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자연과 함께 즐긴다는 캠핑의 본질이 흐려지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성연제(캠핑 전문가) : "유수한 외국산 제품들도 중국공장을 국내캠핑용품 메이커들과 공유를 하는 그런 형편입니다. 오히려 문화, 어떻게 놀이를 할건지 어떤 쪽으로 가족들과 즐겁게 놀 것인지에 치중하는 게 더 좋을 거 같습니다"

캠핑용품 시장은 현재 6천억 원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캠핑용품이 어른들의 값비싼 장난감이 되면서 고가 장비에 집착하는 이른바 장비병이 자연 속에서 힐링을 하는 캠핑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질문>
가격 거품에다 단순히 성능이 떨어지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저질, 불량 캠핑용품도 적지 않다고 하던데요?

<답변>
네, 캠핑 인구가 늘면서 불량 캠핑용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이나 홈쇼핑 광고만 보고 제품을 샀다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상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홈쇼핑 채널 등에서 방영 중인 텐트 광고입니다.

유명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운동선수 출신 방송인이 광고를 해 더욱 알려진 제품입니다.

5초 만에 손쉽게 텐트를 펼 수 있다는 광고 때문에 캠핑 초보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홈쇼핑 프로그램을 보다가 이 텐트를 구입한 J 모 씨는 광고만 믿고 제품을 구입했다가 낭패를 봤습니다.

모기장이 고장이 난데다가 누수 현상까지 발생해 텐트를 장만한 뒤 처음 나선 캠핑을 망치고 말았습니다.

<녹취> 불량 캠핑장비 피해자 : "물방울이 떨어져서 깼어요. 물을 맞아서, 우리 와이프 깨우고 그게 이제 8,9군데 계속 떨어지는 거에요. 애기도 있고 한데 비가 조금 왔다고 이렇게 물이 다 새 가지고 애기가 지금 감기에 걸리고..."

최근 여름철 캠핑 시즌이 본격화되면서 J 씨와 같은 피해 사례를 찾아보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캠핑장비 업체의 빅3로 불리는 회사 제품을 구입했는데 폴대가 갈라지고 부러졌다, 3-4인용이라고 해서 주문했더니 키가 175센티미터인 성인이 누울 수도 없는 규모였다,

못이 빠져 텐트를 칠 수가 없었다,

텐트 내부에서 결로현상이 생겨 계속 떨어지는 빗방울을 닦다가 캠핑이 끝났다는 등 불량 캠핑장비를 성토하는 내용이 소비자원 홈페이지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실제로 캠핑용품 관련 상담은 지난 2010년 250건에서 지난해엔 449건에 달할 정도로 급속도로 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갑자기 캠핑 붐이 일면서 장비에 대해 잘 모르는 업체들마저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불량 장비가 판을 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김준성(캠핑 전문가) : "개발자들이 캠핑에 대한 경험이 없거나 남 따라하기를 해서 그렇죠. 남이 잘된다고 하니까 그 제품을 만들어서 모방해보자."

또 인터넷 등을 통해 제품을 직접 보거나 만져보지 않고 구매하는 사용자들이 많은데 캠핑 장비만큼은 체험을 해봐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인터뷰> 김준성(캠핑 전문가) : "캠핑 용품은 직접 가서 앉아보고 해야 된다. 왜냐하면 똑같은 릴렉스 의자가 있는데 이건 편한데 이건 불편할 수도 있거든요. 이건 캠핑 가서 1박2일, 2박3일을 자기가 같이 소유해야 되잖아요? 그러면 거기서 앉아서 밥도 먹고 해야될텐데 뭔가 물건을 보고 디테일하게 판단해서 구매를 해야죠..."

<앵커 멘트>

캠핑의 본질은 각박한 도시에서 벗어나 순수한 자연을 즐기는 것일텐데요?!

<기자 멘트>

네 당연히 즐겨야 할 캠핑이 무허가 영업과 교묘한 상술에 이용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죠

<앵커 멘트>

물론 레저 활동에도 유행이 있을 수 있고 또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의 무지 속에 탈법 영업과 그릇된 상행위가 판을 친다면 캠핑 본연의 순수함은 점점 더 사라질 밖에 없을 것입니다.

김대영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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