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안전 한국’ 재난 통신망 구축 과제는?

입력 2014.07.24 (21:39) 수정 2014.07.24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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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세월호 참사 당시, 119에는 수십 건의 신고가 접수됐지만 정작 진도 선박관제센터에 연결되는 데는 14분이나 걸렸습니다.

이 이후에도 구조당국 간의 혼선은 계속됐습니다.

당시 해경과 119 구조단의 통신 내용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119 : "침몰한 배 안에 요 구조자가 있는지 저희는 바로 투입을 해서 구조가 가능한 대원들이거든요."

<녹취> 해경 1 : "바꿔드릴게요. 잠깐만요."

<녹취> 119 : "잠수해서 출동해서 구조가 가능한 대원들인데요."

<녹취> 해경 2 : "잠깐만요."

<녹취> 해경 3 : "여보세요. 어떤 내용이세요?"

<녹취> 119 : "바로 잠수가 가능한 직원들이거든요."

<녹취> 해경 3 : "들어가봐야 알겠는데...지금 상황에선 뭐 그렇게..."

수백 명의 생명이 걸린 긴박한 상황에서 전화로 통화하며 우왕좌왕 했는데요.

해경과 소방, 해군이 서로 다른 통신망을 가동하고 있어서 원활한 의사소통을 못한 탓입니다.

일원화된 재난통신망이 있었다면 이렇게 지휘 체계와 상황을 묻고 답하느라 시간을 허비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국가재난망이 갖춰진 미국에선 어떻게 긴급상황에 대처할까요, 박태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경찰 : "책임자 바꿔주세요!"

<녹취> 구급대 : "네, 먼저 앰뷸런스가 빠져나올수 있게 주변 도로부터 정리해주세요."

현장의 다급한 목소리에 침착하게 지시하는 본부,최악의 보스턴테러, 빈틈없는 초동대응의 뒤에 재난 대비 통합네트워크, 일명 '퍼스트넷'이 있었습니다.

<녹취> 리 헤밀튼(911테러 위원장) : "퍼스트넷에 따라 미국 전역의 공공안전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따로 놀았던 경찰,소방서,병원, 자치단체, 연방정부가 단일 통신망으로 결합된 것은 2012년부터입니다.

퍼스트넷은, 상무부 산하 독립기구로 설립돼, 국토안보,법무,예산 등 유관 부처의 재난대응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지원받습니다.

미 의회는 퍼스트넷이 재난대응에 필요한 모든 자원과 조치를 동원할 수 있게 법제화했습니다.

<녹취> 조 바이든(미국 부통령 피해자) : "지문확인, 화재건물의 내부구조 파악, 교통사고 상황 실시간 중계 등이 현장에서 즉석으로 가능해졌습니다.

체계적이고 신속한 초동조치를 위한 무선광대역통신망의 등장, 미국의 재난발생 대응은 퍼스트넷 이전과 이후로 나눠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KBS 뉴스 박태서입니다.

<기자 멘트>

현재 서울시와 경기도에는 소방과 경찰의 통합망이, 5대 광역시에는 '1대 다' 통신이 가능한 경찰망이 구축돼있습니다.

'테트라망'으로 불리는 이 통신망은 도입된 지 10년이 넘은 것으로, 음성 교신은 가능하지만 영상 전송이 불가능합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현재 이동통신업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LTE방식으로 국가재난망을 구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세계적으로 이미 상용화돼 있어 기술 검증과 단말기 제작이 쉽고, 사진과 비디오 등 영상 전송도 가능한 게 장점입니다.

하지만 재난망으로서 갖춰야 할 기능이 완벽하진 않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통신이 끊기지 않아야 하고, 모든 단말기를 동시에 호출할 수 있는 기능 등이 다소 불안정해 보완이 필요합니다.

시작은 내년부터입니다.

강원 지역에서 시범 실시하고 2016년에는 도 단위로 2017년에는 전국에 망이 연결됩니다.

군인,경찰,소방,지자체까지 재난이 발생하면 하나의 통신망을 사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정부가 새로 설치하는 자가망과 민간의 상용망을 모두 쓰는 혼합망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이렇게 하는데 앞으로 3년 동안 무려 1조 원의 예산이 들어가는데요, 지난 11년 동안 표류해 왔던 국가재난망 구축사업이 제대로 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 지, 정연욱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서울시내 모든 119 신고를 받는 서울종합방재센터입니다.

지방자치단체와 소방서 간 일원화된 신고 시스템으로 즉각적인 대응과 점검이 가능합니다.

<녹취> 성바오로 이송 마쳤는지.

하지만 군,경찰과는 무전 수신 체계가 달라 실시간 소통이 어렵습니다.

재난상황 발생 시 신속한 초기대응을 위해 통합된 무전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인터뷰> 임경호(소방방재청) : "주파수라든지 이런 부분이 달라서 서로 소통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스템 내에서는 같은 주파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기관이 달라도 통신이 가능합니다."

문제는 재난통신망에 사용될 것으로 유력한 700MHz 주파수의 수요가 많다는 점입니다.

LTE로 기술방식이 확정될 경우 필요한 주파수는 20MHz 가량.

하지만 이동통신사를 비롯해 철도망과 해양통신망도 이 주파수 배정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정부가 통신 위주의 주파수 정책에서 탈피해야만 재난망 구축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잇따릅니다.

<인터뷰> 심진홍(안전관리본부) : "이 통신망을 구축했을 때 편익으로 생명과 재산, 피해를 막는 거를 뽑았었거든요. 결국은 이제 생명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경제적인 거를 따지기가 어렵다."

또 LTE망 구축에만 1조원 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예산 조달 방안이 우선 해결 과제로 꼽힙니다.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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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안전 한국’ 재난 통신망 구축 과제는?
    • 입력 2014-07-24 21:41:42
    • 수정2014-07-24 22:59:42
    뉴스 9
<기자 멘트>

세월호 참사 당시, 119에는 수십 건의 신고가 접수됐지만 정작 진도 선박관제센터에 연결되는 데는 14분이나 걸렸습니다.

이 이후에도 구조당국 간의 혼선은 계속됐습니다.

당시 해경과 119 구조단의 통신 내용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119 : "침몰한 배 안에 요 구조자가 있는지 저희는 바로 투입을 해서 구조가 가능한 대원들이거든요."

<녹취> 해경 1 : "바꿔드릴게요. 잠깐만요."

<녹취> 119 : "잠수해서 출동해서 구조가 가능한 대원들인데요."

<녹취> 해경 2 : "잠깐만요."

<녹취> 해경 3 : "여보세요. 어떤 내용이세요?"

<녹취> 119 : "바로 잠수가 가능한 직원들이거든요."

<녹취> 해경 3 : "들어가봐야 알겠는데...지금 상황에선 뭐 그렇게..."

수백 명의 생명이 걸린 긴박한 상황에서 전화로 통화하며 우왕좌왕 했는데요.

해경과 소방, 해군이 서로 다른 통신망을 가동하고 있어서 원활한 의사소통을 못한 탓입니다.

일원화된 재난통신망이 있었다면 이렇게 지휘 체계와 상황을 묻고 답하느라 시간을 허비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국가재난망이 갖춰진 미국에선 어떻게 긴급상황에 대처할까요, 박태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경찰 : "책임자 바꿔주세요!"

<녹취> 구급대 : "네, 먼저 앰뷸런스가 빠져나올수 있게 주변 도로부터 정리해주세요."

현장의 다급한 목소리에 침착하게 지시하는 본부,최악의 보스턴테러, 빈틈없는 초동대응의 뒤에 재난 대비 통합네트워크, 일명 '퍼스트넷'이 있었습니다.

<녹취> 리 헤밀튼(911테러 위원장) : "퍼스트넷에 따라 미국 전역의 공공안전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따로 놀았던 경찰,소방서,병원, 자치단체, 연방정부가 단일 통신망으로 결합된 것은 2012년부터입니다.

퍼스트넷은, 상무부 산하 독립기구로 설립돼, 국토안보,법무,예산 등 유관 부처의 재난대응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지원받습니다.

미 의회는 퍼스트넷이 재난대응에 필요한 모든 자원과 조치를 동원할 수 있게 법제화했습니다.

<녹취> 조 바이든(미국 부통령 피해자) : "지문확인, 화재건물의 내부구조 파악, 교통사고 상황 실시간 중계 등이 현장에서 즉석으로 가능해졌습니다.

체계적이고 신속한 초동조치를 위한 무선광대역통신망의 등장, 미국의 재난발생 대응은 퍼스트넷 이전과 이후로 나눠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KBS 뉴스 박태서입니다.

<기자 멘트>

현재 서울시와 경기도에는 소방과 경찰의 통합망이, 5대 광역시에는 '1대 다' 통신이 가능한 경찰망이 구축돼있습니다.

'테트라망'으로 불리는 이 통신망은 도입된 지 10년이 넘은 것으로, 음성 교신은 가능하지만 영상 전송이 불가능합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현재 이동통신업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LTE방식으로 국가재난망을 구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세계적으로 이미 상용화돼 있어 기술 검증과 단말기 제작이 쉽고, 사진과 비디오 등 영상 전송도 가능한 게 장점입니다.

하지만 재난망으로서 갖춰야 할 기능이 완벽하진 않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통신이 끊기지 않아야 하고, 모든 단말기를 동시에 호출할 수 있는 기능 등이 다소 불안정해 보완이 필요합니다.

시작은 내년부터입니다.

강원 지역에서 시범 실시하고 2016년에는 도 단위로 2017년에는 전국에 망이 연결됩니다.

군인,경찰,소방,지자체까지 재난이 발생하면 하나의 통신망을 사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정부가 새로 설치하는 자가망과 민간의 상용망을 모두 쓰는 혼합망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이렇게 하는데 앞으로 3년 동안 무려 1조 원의 예산이 들어가는데요, 지난 11년 동안 표류해 왔던 국가재난망 구축사업이 제대로 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 지, 정연욱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서울시내 모든 119 신고를 받는 서울종합방재센터입니다.

지방자치단체와 소방서 간 일원화된 신고 시스템으로 즉각적인 대응과 점검이 가능합니다.

<녹취> 성바오로 이송 마쳤는지.

하지만 군,경찰과는 무전 수신 체계가 달라 실시간 소통이 어렵습니다.

재난상황 발생 시 신속한 초기대응을 위해 통합된 무전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인터뷰> 임경호(소방방재청) : "주파수라든지 이런 부분이 달라서 서로 소통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스템 내에서는 같은 주파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기관이 달라도 통신이 가능합니다."

문제는 재난통신망에 사용될 것으로 유력한 700MHz 주파수의 수요가 많다는 점입니다.

LTE로 기술방식이 확정될 경우 필요한 주파수는 20MHz 가량.

하지만 이동통신사를 비롯해 철도망과 해양통신망도 이 주파수 배정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정부가 통신 위주의 주파수 정책에서 탈피해야만 재난망 구축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잇따릅니다.

<인터뷰> 심진홍(안전관리본부) : "이 통신망을 구축했을 때 편익으로 생명과 재산, 피해를 막는 거를 뽑았었거든요. 결국은 이제 생명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경제적인 거를 따지기가 어렵다."

또 LTE망 구축에만 1조원 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예산 조달 방안이 우선 해결 과제로 꼽힙니다.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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