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간다] ‘몰카’ 극성…신상 공개된다
입력 2014.07.25 (23:15)
수정 2014.07.26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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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하루종일 손에 쥐고 다니는 현대인의 필수품 스마트폰, 뜻밖에도 이 스마트폰 때문에 여성의 신체 일부를 몰래 찍는 몰카 범죄가 만연한단 사실 아십니까?
또, 몰카를 찍다가 적발되면 성추행범보다 더 높은 수위의 처벌을 받고 평생동안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아십니까?
최근 5년 동안 5배나 늘 정도로 급증하는 몰카범죄, 그 실태를 서영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태양이 작열하는 한 여름의 해운대, 백사장엔 피서객들이 가득합니다.
가족과 함께, 또 친구나 연인과 함께 소리치고 물놀이하면서 무더운 날씨를 잊습니다.
<인터뷰> 이미지(피서객) : "물도 시원하고 사람도 많고 부산에 사는 친구 볼 겸 해서 같이 물놀이 왔어요"
<인터뷰> 김재현(피서객) : "사람도 많고 재미있는 것 같아요. 항상 재미있는 것 같아요. (자주 오십니까?) 네 자주 와요. 피서지엔 사진이 빠질 수 없습니다. 비키니 입은 몸매를 뽐내는 여성들부터 가족과 함께 온 사람들까지, 추억을 간직하려는 이들은 셔터를 누르기 바쁩니다."
뜨거운 여름은 노출의 계절, 또 피서의 계절입니다.
그래서 이곳 부산 해운대에는 전국의 피서인파가 몰려듭니다.
하지만 피서객들 사이에 불청객들도 끼어있습니다.
카메라나 스마트폰으로 노출이 많은 여성의 신체를 몰래 찍는 음흉한 사람들입니다.
경찰이 해변에서 촬영중인 한 남성에게 다가갑니다.
<녹취> "(이거 왜 녹화하고 있죠?) 방송하려고요. 00 TV 있잖아요."
하지만 내용물을 보자는 말에 삭제하겠다고 말합니다.
<녹취> "(그냥 삭제하면 안되나요?) 지금 뭘 찍었느냐에 따라서 삭제해서 해결이 될 수도 있고 안될수도..."
결국 조사를 받기위해 경찰과 동행한 남자는 돈을 벌기 위해 여성들의 신체 특정부위를 촬영했다고 자백합니다.
<녹취> "별 거 아닙니다.(성적 욕구 맞죠?) 몰카 아닙니까 몰카?"
비키니 입은 여성을 몰래 찍는 몰카 범죄는 여름마다 반복됩니다.
<녹취> "(아마추어 성격이라도 여자분들 찍으시면 안돼죠. (아 그래요?) 아 그래요가 아니라, 찍힌 여자분들 기분 나쁘잖아요"
<녹취> 몰카 피해자 : "저희가 서있는데 찍으시는 거예요....."
<녹취> 몰카피의자 : "봐주세요.. 정말요. 정말, 한번만 봐주세요"
관광객들은 불안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소문자 : "(다른 사람을 찍었다 하더라도 불쾌할텐데 제 아이라고 하면 너무 화가 나겠죠?) 집에 가고싶겠죠. 집에 갔겠죠."
<인터뷰> 박서임: "당연히 기분도 나쁘고, 일단 제 사생활이 침해된 거니까, 그러면 어디 딴데 가서도 재밌게 못 놀 것 같아요. 언제 누가 찍고 있을까? 하는 그런 생각 때문에 이 때문에 각 해수욕장에는 여름 한철 동안 몰카 등 성범죄 단속 전담반이 배치됩니다."
<인터뷰> 오상철(경사) : "파라솔 제일 첫번째 밑에 앉아서 바다쪽을 향해서 휴대전화나 카메라로 촬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제일 중점으로 보고요."
여름 피서 극성수기는 이번 주말부터 보름 정도, 경찰은 이 기간에 몰카 범죄가 극성을 부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윤동일(수사팀장) : "다른 사람들이 찍는 것을 목격하셨을 때 제 3자더라도 적극적으로 신고를 해주시면 몰래 촬영 범죄들이 줄어들게 될 것이고, 마음놓고 해수욕장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서울역 앞 사복을 입은 경찰들이 에스컬레이터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잠복 6시간 째, 한 경찰관이 조심스레 에스컬레이터로 접근하더니 한 남성을 가리킵니다.
손으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데, 카메라의 렌즈가 앞 여성의 치마를 향합니다. 경찰은 곧바로 남성을 붙잡습니다.
<녹취> "성폭력 등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체포합니다. 변호사 선임할 수 있고"
확인해보니 앞 여성의 신체 일부가 찍힌 동영상이 저장돼 있습니다.
<녹취> "대상자 선정해놓고 동영상 돌려놓고, 그 사람 뒤에 달라붙은 거 아니야, 이 사람 타겟으로 계속 켜놓고..."
<녹취> "네"
경찰과 동행하는 남성, 스마트폰에 저장된 영상을 확인해보니 몰카 영상만 모두 열 개가 넘습니다.
<녹취> "(6월 27일이네 이것도, 아침 7시 6분이네?) 기억이 안나가지고.. 헷갈려"
지하철 역과 백화점을 돌며 반복된 범행은 해외 여행 중에도 멈출 수 없었습니다.
<녹취> "(일본이네 일본?) 네... (일본 전동차 안에서.. 일본은 왜 갔어?) 여행으로, 형이랑 평범한 대학생이었지만 한번 몰카에 빠져들자 범행은 점점 대담해졌습니다."
여자 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촬영할 정도였습니다.
<녹취> "(여자 화장실 아니야?) 옆칸에 들어가서 찍었네 어떻게 용변보는 모습을 찍었냐 이 사람이 진짜.."
조명까지 켠 상태로 대담하게 벌어지는 몰카 촬영, 하지만 대부분 범행 사실을 부인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녹취> "휴대전화를 만지다가 그냥 닫았어요. 닫았는데 그게 켜져있는지도 모르고 저는 (켜져있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여성 속옷만 찍히나요?)"
<녹취> "(그럼 그 분이 제 앞에 서질 말았어야 되죠) 이사람이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거예요?"
이런 몰카 범죄는 최근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950여건에 불과했지만 해마다 그 수가 급증하면서 지난해에는 4천8백여 건에 달했습니다.
5년 만에 5배가 된 겁니다.
발생 장소별로 보면 기차나 지하철 역, 대합실 등이 57%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몰카 범죄가 증가하는 이유는 우선 스마트폰 보급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성인 대부분이 24시간 지니고 있고, 누구나 손에 쥐고있는 만큼 의심도 받지 않는데, 무릎에 놓고 있으면 촬영 여부를 알아채기도 쉽지 않습니다.
<녹취> "피해자가 앞에 있으면 다리 하나 올리고 무릎 위에 휴대전화 올려놓고 이런 식으로 하면 의심할 사람이 아무도 없죠."
게다가 촬영을 해도 찰칵하는 소리가 나지 않는 앱 등 단속을 어렵게 만드는 앱이 늘고있는데, 몰카를 찍으려는 사람들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만나 단속을 따돌릴 방법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합니다.
<녹취> 이재호(몰카 단속경찰) : "인터넷상으로 서로서로 어떻게 하면 단속을 피할 수 있겠구나, 그런 부분들을 서로서로 공유하다보니까, 단속하는 입장에서는 되거 어려움이 그런게 있죠. 계속 계속 교묘해지고 계속... 스마트폰 몰카를 추적할 방법은 없을까? 우선 스마트폰이 아닌 전문 몰카 장비부터 추적해봤습니다. 벽이나 은폐된 장소에 숨기는 몰카나, 단추형 핀홀 몰카의 경우 간단한 장비로 찾아낼 수 있습니다. 빛 반사를 이용하거나 사용하는 주파수를 추적하는 방식입니다."
<녹취> 기자·전문가 : "(제 얼굴을 비추고 있는 몰카가 있을 경우에 이 장비가 찾아낸다는거죠?) 네, 화면으로 육안으로 볼 수가 있습니다. 모니터링이 가능한거죠."
이렇게 전문 장비도 추적이 가능하지만 스마트폰의 경우 사정이 다릅니다.
카메라를 작동시킨다고 해서 전화기로 사용할 때와 다른 신호가 관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추적이 어렵습니다.
한 대 수천만 원 하는 고가의 주파수 탐지기조차 무용지물입니다
<녹취> 이원업(전문가) : "주파수를 잡아내는 건 가능한데, 화면을 볼수 있다던가, 스마트폰으로 사용되는 음성을 저희가 들을 수 없기 때문에..."
<인터뷰> 강신업(변호사) : "증거가 없으면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인데요. 찍는 장면도 포착하지 못했고, 실제로 (사진이나 동영상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이런 경우에는 처벌하기가 어렵게 되겠죠."
하지만 몰카 범죄가 급증하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여전히 큰 범죄로 여기지 않는 그릇된 인식이 개선되지 않고있다는 데 있습니다.
경찰서에 잡혀들어와서도 웃음을 보이는가 하면, 좋은나라
<녹취> "이런 일이 많나요?"
질문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답합니다.
<녹취>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은? 당연히 알죠. 처벌 받는 것도 아시구요? 네, 오점을 남겼군요. 그러고싶지 않았는데 나도 모르게... 어린 학생일수록 이런 경향이 심합니다.
<녹취> 좋은나라1 : "그냥, 그런 행동을 하면 잘 나오나, 이런게 궁금했어요 솔직히 그냥."
<녹취> "(왜 촬영하신거예요?) 그냥 순간적인 성적 호기심이 들어서, 섹시해서."
이렇다보니 평범하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범죄에 빠져드는 일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몰카 가해자 직업을 살펴보면 회사원이 가장 많고, 학생도 18%나 됩니다.
<인터뷰> 이윤호(동국대 교수) : "직접적인 어떤 신체적인 위해를 가하거나 상처를 주거나 또는 재정적인 손실을 가하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에서 피해 심각성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또 그래서 죄의식을 갖지 않게 되는겁니다." 심지어 대학교수나 의사, 공무원,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 잇따릅니다."
부산 모 대학교 의대 교수인 A 씨는 (전동차안에서 스마트폰 카메라로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범죄라는 죄의식은 희미한 반면 법적 처벌은 가볍지 않습니다. 성범죄 특별법에 의해 5년이하 징역형이나 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신체 접촉에 의한 성추행이 3년이하, 5백만원 이하인 점을 감안하면 그 처벌 수위는 높습니다.
또 성범죄자로 신상등록의 대상까지 됩니다.
향후 20년간 이름과 사진, 주민등록번호, 직업과 주소등 개인정보가 등록되는데, 해마다 한 번씩 경찰서에 가서 사진을 새로 찍어야 하고 이사를 가면 신고해야 합니다.
이 경우 취업제한에 걸려 학교나 의료기관 등 공공기관이나 공무원, 공기업 취업이 일정기간 불가능해집니다.
<인터뷰> 강신업(변호사) : “유죄가 판단되는 경우에는 특히 신상정보 등록 공개 뿐만이 아니라 취업제한이라던가 여러 가지 불이익이 있기 때문에 사실은 어떤 다른 범죄보다 이 몰카범죄가 그 처벌의 수위가 굉장히 높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서울의 한 지하철역입니다.
환승객들이 바쁘게 오가는 통로에 안내판이 걸려 있습니다.
몰카 범행이 잦으니 조심하라는 내용입니다.
경사가 급하고 긴 에스컬레이터 이용객은 표적이 되기 쉽습니다.
<인터뷰> 박혜은(이다경) : "크게 처벌을 했으면 좋겠어요 (어떤 이유에서?) 처음에 그냥 몰카로만 시작됐던게 나중에 더 큰 일로 벌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인터뷰> 황민정·김지원 : "역지사지로 누가 막 그사람이 샤워하고 있는 걸 누가 찍는다고 생각하면 그사람도 기분 나쁠텐데 큰 죄인지 몰랐다고 하는 사람들 다 거짓말 같아서... "
인터넷 유포에 의해 2차피해가 발생할 경우 그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더군다나 몰카 범죄자의 상당수는 이 영상을 인터넷 음란 커뮤니티나 파일공유 사이트에 올리는 상황. 결국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수치스러운 장면이 광범위하게 유포될 수 있는 겁니다.
<인터뷰> 이윤호(경찰대 교수) : "한 번 찍히고 불법 유통이 되기 사작하면 전 세계인에게 언제든지 보여질 수 있는, 그래서 피해의 정도가 시공을 초월해서 확산되기 때문에 더 심각하게 다뤄져야 한다는거죠."
몰카에 중독된 사람들, 검거된 남성들은 하나같이 멈출 수가 없었다고 말합니다.
<녹취> "(왜 촬영했나요?) 습관적으로 그런 거 같아요. 저도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끊을 수 없는 것도 사실이고... 근데 끊으려는 시도는 계속했어요."
<녹취> 몰카 피의자 : "저번에는 다행히 용서를 받았는데 처벌 안 받고 넘긴게 저한테는 오히려 독이 된 거 같아요. '별거 아니구나, 다시 걸리지만 않으면 되겠네' 이런 나쁜 마음이 있었던 거 같아요"
실제로 적발된 사람들은 수십에서 수백장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인터뷰> 이원업(몰카 탐지 전문가) : "카메라를 하나 숨겨가지고 한 시간을 돌아다닌다고 했을 경우에 한 수백 명의 여성을 촬영할 수 있다라는 거예요. 거기서 얻는 그 신비로운 자기만족에 의한 감정은 무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번 해본사람은 본인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계속하게되죠.”
전문가들은 몰카범죄가 더 큰 성범죄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고도 경고합니다.
<인터뷰> 이수정(경기대 교수) : “처음엔 단순히 사진촬영으로 욕구가 충족이 되겠지만 그 비밀스러운 사진촬영이 그 다음번에는 좀 더 강렬한 욕구로 대체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사실이죠.인간의 욕구체계 자체가 사실은 처음에는 쉽게 만족이 되던 것도 점점 더 강렬한 자극을 요구하게 되는 게 그게 본능이란 말이죠.”
신체 접촉 없이, 아무도 모르게 성적 욕망을 채울 수 있다는 멈출수 없는 유혹.
<인터뷰> 이윤호(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몰카 범죄를 할 수 있는 기회는 많아지고, 또 그 기회를 활용해서 몰카를 찍을 수 있는 기계나 기술적인 진보도 빨라지기 때문에 쉽게 누구나 언제나 할 수 있어서 몰카 범죄는 증가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하지만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의 인생에도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몰카 범죄는 IT 기술의 발전과 함께 급증하고 있는 그 자체가 어쩌면 현대사회의 어두운 한 단면을 드러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법적으로 더 촘촘한 방어망을 만드는 만큼이나 몰카가 심각한 범죄라는 사실을 모두가 공유하는 성숙한 의식이 필요해보입니다.
하루종일 손에 쥐고 다니는 현대인의 필수품 스마트폰, 뜻밖에도 이 스마트폰 때문에 여성의 신체 일부를 몰래 찍는 몰카 범죄가 만연한단 사실 아십니까?
또, 몰카를 찍다가 적발되면 성추행범보다 더 높은 수위의 처벌을 받고 평생동안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아십니까?
최근 5년 동안 5배나 늘 정도로 급증하는 몰카범죄, 그 실태를 서영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태양이 작열하는 한 여름의 해운대, 백사장엔 피서객들이 가득합니다.
가족과 함께, 또 친구나 연인과 함께 소리치고 물놀이하면서 무더운 날씨를 잊습니다.
<인터뷰> 이미지(피서객) : "물도 시원하고 사람도 많고 부산에 사는 친구 볼 겸 해서 같이 물놀이 왔어요"
<인터뷰> 김재현(피서객) : "사람도 많고 재미있는 것 같아요. 항상 재미있는 것 같아요. (자주 오십니까?) 네 자주 와요. 피서지엔 사진이 빠질 수 없습니다. 비키니 입은 몸매를 뽐내는 여성들부터 가족과 함께 온 사람들까지, 추억을 간직하려는 이들은 셔터를 누르기 바쁩니다."
뜨거운 여름은 노출의 계절, 또 피서의 계절입니다.
그래서 이곳 부산 해운대에는 전국의 피서인파가 몰려듭니다.
하지만 피서객들 사이에 불청객들도 끼어있습니다.
카메라나 스마트폰으로 노출이 많은 여성의 신체를 몰래 찍는 음흉한 사람들입니다.
경찰이 해변에서 촬영중인 한 남성에게 다가갑니다.
<녹취> "(이거 왜 녹화하고 있죠?) 방송하려고요. 00 TV 있잖아요."
하지만 내용물을 보자는 말에 삭제하겠다고 말합니다.
<녹취> "(그냥 삭제하면 안되나요?) 지금 뭘 찍었느냐에 따라서 삭제해서 해결이 될 수도 있고 안될수도..."
결국 조사를 받기위해 경찰과 동행한 남자는 돈을 벌기 위해 여성들의 신체 특정부위를 촬영했다고 자백합니다.
<녹취> "별 거 아닙니다.(성적 욕구 맞죠?) 몰카 아닙니까 몰카?"
비키니 입은 여성을 몰래 찍는 몰카 범죄는 여름마다 반복됩니다.
<녹취> "(아마추어 성격이라도 여자분들 찍으시면 안돼죠. (아 그래요?) 아 그래요가 아니라, 찍힌 여자분들 기분 나쁘잖아요"
<녹취> 몰카 피해자 : "저희가 서있는데 찍으시는 거예요....."
<녹취> 몰카피의자 : "봐주세요.. 정말요. 정말, 한번만 봐주세요"
관광객들은 불안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소문자 : "(다른 사람을 찍었다 하더라도 불쾌할텐데 제 아이라고 하면 너무 화가 나겠죠?) 집에 가고싶겠죠. 집에 갔겠죠."
<인터뷰> 박서임: "당연히 기분도 나쁘고, 일단 제 사생활이 침해된 거니까, 그러면 어디 딴데 가서도 재밌게 못 놀 것 같아요. 언제 누가 찍고 있을까? 하는 그런 생각 때문에 이 때문에 각 해수욕장에는 여름 한철 동안 몰카 등 성범죄 단속 전담반이 배치됩니다."
<인터뷰> 오상철(경사) : "파라솔 제일 첫번째 밑에 앉아서 바다쪽을 향해서 휴대전화나 카메라로 촬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제일 중점으로 보고요."
여름 피서 극성수기는 이번 주말부터 보름 정도, 경찰은 이 기간에 몰카 범죄가 극성을 부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윤동일(수사팀장) : "다른 사람들이 찍는 것을 목격하셨을 때 제 3자더라도 적극적으로 신고를 해주시면 몰래 촬영 범죄들이 줄어들게 될 것이고, 마음놓고 해수욕장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서울역 앞 사복을 입은 경찰들이 에스컬레이터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잠복 6시간 째, 한 경찰관이 조심스레 에스컬레이터로 접근하더니 한 남성을 가리킵니다.
손으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데, 카메라의 렌즈가 앞 여성의 치마를 향합니다. 경찰은 곧바로 남성을 붙잡습니다.
<녹취> "성폭력 등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체포합니다. 변호사 선임할 수 있고"
확인해보니 앞 여성의 신체 일부가 찍힌 동영상이 저장돼 있습니다.
<녹취> "대상자 선정해놓고 동영상 돌려놓고, 그 사람 뒤에 달라붙은 거 아니야, 이 사람 타겟으로 계속 켜놓고..."
<녹취> "네"
경찰과 동행하는 남성, 스마트폰에 저장된 영상을 확인해보니 몰카 영상만 모두 열 개가 넘습니다.
<녹취> "(6월 27일이네 이것도, 아침 7시 6분이네?) 기억이 안나가지고.. 헷갈려"
지하철 역과 백화점을 돌며 반복된 범행은 해외 여행 중에도 멈출 수 없었습니다.
<녹취> "(일본이네 일본?) 네... (일본 전동차 안에서.. 일본은 왜 갔어?) 여행으로, 형이랑 평범한 대학생이었지만 한번 몰카에 빠져들자 범행은 점점 대담해졌습니다."
여자 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촬영할 정도였습니다.
<녹취> "(여자 화장실 아니야?) 옆칸에 들어가서 찍었네 어떻게 용변보는 모습을 찍었냐 이 사람이 진짜.."
조명까지 켠 상태로 대담하게 벌어지는 몰카 촬영, 하지만 대부분 범행 사실을 부인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녹취> "휴대전화를 만지다가 그냥 닫았어요. 닫았는데 그게 켜져있는지도 모르고 저는 (켜져있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여성 속옷만 찍히나요?)"
<녹취> "(그럼 그 분이 제 앞에 서질 말았어야 되죠) 이사람이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거예요?"
이런 몰카 범죄는 최근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950여건에 불과했지만 해마다 그 수가 급증하면서 지난해에는 4천8백여 건에 달했습니다.
5년 만에 5배가 된 겁니다.
발생 장소별로 보면 기차나 지하철 역, 대합실 등이 57%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몰카 범죄가 증가하는 이유는 우선 스마트폰 보급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성인 대부분이 24시간 지니고 있고, 누구나 손에 쥐고있는 만큼 의심도 받지 않는데, 무릎에 놓고 있으면 촬영 여부를 알아채기도 쉽지 않습니다.
<녹취> "피해자가 앞에 있으면 다리 하나 올리고 무릎 위에 휴대전화 올려놓고 이런 식으로 하면 의심할 사람이 아무도 없죠."
게다가 촬영을 해도 찰칵하는 소리가 나지 않는 앱 등 단속을 어렵게 만드는 앱이 늘고있는데, 몰카를 찍으려는 사람들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만나 단속을 따돌릴 방법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합니다.
<녹취> 이재호(몰카 단속경찰) : "인터넷상으로 서로서로 어떻게 하면 단속을 피할 수 있겠구나, 그런 부분들을 서로서로 공유하다보니까, 단속하는 입장에서는 되거 어려움이 그런게 있죠. 계속 계속 교묘해지고 계속... 스마트폰 몰카를 추적할 방법은 없을까? 우선 스마트폰이 아닌 전문 몰카 장비부터 추적해봤습니다. 벽이나 은폐된 장소에 숨기는 몰카나, 단추형 핀홀 몰카의 경우 간단한 장비로 찾아낼 수 있습니다. 빛 반사를 이용하거나 사용하는 주파수를 추적하는 방식입니다."
<녹취> 기자·전문가 : "(제 얼굴을 비추고 있는 몰카가 있을 경우에 이 장비가 찾아낸다는거죠?) 네, 화면으로 육안으로 볼 수가 있습니다. 모니터링이 가능한거죠."
이렇게 전문 장비도 추적이 가능하지만 스마트폰의 경우 사정이 다릅니다.
카메라를 작동시킨다고 해서 전화기로 사용할 때와 다른 신호가 관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추적이 어렵습니다.
한 대 수천만 원 하는 고가의 주파수 탐지기조차 무용지물입니다
<녹취> 이원업(전문가) : "주파수를 잡아내는 건 가능한데, 화면을 볼수 있다던가, 스마트폰으로 사용되는 음성을 저희가 들을 수 없기 때문에..."
<인터뷰> 강신업(변호사) : "증거가 없으면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인데요. 찍는 장면도 포착하지 못했고, 실제로 (사진이나 동영상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이런 경우에는 처벌하기가 어렵게 되겠죠."
하지만 몰카 범죄가 급증하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여전히 큰 범죄로 여기지 않는 그릇된 인식이 개선되지 않고있다는 데 있습니다.
경찰서에 잡혀들어와서도 웃음을 보이는가 하면, 좋은나라
<녹취> "이런 일이 많나요?"
질문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답합니다.
<녹취>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은? 당연히 알죠. 처벌 받는 것도 아시구요? 네, 오점을 남겼군요. 그러고싶지 않았는데 나도 모르게... 어린 학생일수록 이런 경향이 심합니다.
<녹취> 좋은나라1 : "그냥, 그런 행동을 하면 잘 나오나, 이런게 궁금했어요 솔직히 그냥."
<녹취> "(왜 촬영하신거예요?) 그냥 순간적인 성적 호기심이 들어서, 섹시해서."
이렇다보니 평범하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범죄에 빠져드는 일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몰카 가해자 직업을 살펴보면 회사원이 가장 많고, 학생도 18%나 됩니다.
<인터뷰> 이윤호(동국대 교수) : "직접적인 어떤 신체적인 위해를 가하거나 상처를 주거나 또는 재정적인 손실을 가하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에서 피해 심각성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또 그래서 죄의식을 갖지 않게 되는겁니다." 심지어 대학교수나 의사, 공무원,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 잇따릅니다."
부산 모 대학교 의대 교수인 A 씨는 (전동차안에서 스마트폰 카메라로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범죄라는 죄의식은 희미한 반면 법적 처벌은 가볍지 않습니다. 성범죄 특별법에 의해 5년이하 징역형이나 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신체 접촉에 의한 성추행이 3년이하, 5백만원 이하인 점을 감안하면 그 처벌 수위는 높습니다.
또 성범죄자로 신상등록의 대상까지 됩니다.
향후 20년간 이름과 사진, 주민등록번호, 직업과 주소등 개인정보가 등록되는데, 해마다 한 번씩 경찰서에 가서 사진을 새로 찍어야 하고 이사를 가면 신고해야 합니다.
이 경우 취업제한에 걸려 학교나 의료기관 등 공공기관이나 공무원, 공기업 취업이 일정기간 불가능해집니다.
<인터뷰> 강신업(변호사) : “유죄가 판단되는 경우에는 특히 신상정보 등록 공개 뿐만이 아니라 취업제한이라던가 여러 가지 불이익이 있기 때문에 사실은 어떤 다른 범죄보다 이 몰카범죄가 그 처벌의 수위가 굉장히 높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서울의 한 지하철역입니다.
환승객들이 바쁘게 오가는 통로에 안내판이 걸려 있습니다.
몰카 범행이 잦으니 조심하라는 내용입니다.
경사가 급하고 긴 에스컬레이터 이용객은 표적이 되기 쉽습니다.
<인터뷰> 박혜은(이다경) : "크게 처벌을 했으면 좋겠어요 (어떤 이유에서?) 처음에 그냥 몰카로만 시작됐던게 나중에 더 큰 일로 벌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인터뷰> 황민정·김지원 : "역지사지로 누가 막 그사람이 샤워하고 있는 걸 누가 찍는다고 생각하면 그사람도 기분 나쁠텐데 큰 죄인지 몰랐다고 하는 사람들 다 거짓말 같아서... "
인터넷 유포에 의해 2차피해가 발생할 경우 그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더군다나 몰카 범죄자의 상당수는 이 영상을 인터넷 음란 커뮤니티나 파일공유 사이트에 올리는 상황. 결국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수치스러운 장면이 광범위하게 유포될 수 있는 겁니다.
<인터뷰> 이윤호(경찰대 교수) : "한 번 찍히고 불법 유통이 되기 사작하면 전 세계인에게 언제든지 보여질 수 있는, 그래서 피해의 정도가 시공을 초월해서 확산되기 때문에 더 심각하게 다뤄져야 한다는거죠."
몰카에 중독된 사람들, 검거된 남성들은 하나같이 멈출 수가 없었다고 말합니다.
<녹취> "(왜 촬영했나요?) 습관적으로 그런 거 같아요. 저도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끊을 수 없는 것도 사실이고... 근데 끊으려는 시도는 계속했어요."
<녹취> 몰카 피의자 : "저번에는 다행히 용서를 받았는데 처벌 안 받고 넘긴게 저한테는 오히려 독이 된 거 같아요. '별거 아니구나, 다시 걸리지만 않으면 되겠네' 이런 나쁜 마음이 있었던 거 같아요"
실제로 적발된 사람들은 수십에서 수백장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인터뷰> 이원업(몰카 탐지 전문가) : "카메라를 하나 숨겨가지고 한 시간을 돌아다닌다고 했을 경우에 한 수백 명의 여성을 촬영할 수 있다라는 거예요. 거기서 얻는 그 신비로운 자기만족에 의한 감정은 무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번 해본사람은 본인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계속하게되죠.”
전문가들은 몰카범죄가 더 큰 성범죄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고도 경고합니다.
<인터뷰> 이수정(경기대 교수) : “처음엔 단순히 사진촬영으로 욕구가 충족이 되겠지만 그 비밀스러운 사진촬영이 그 다음번에는 좀 더 강렬한 욕구로 대체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사실이죠.인간의 욕구체계 자체가 사실은 처음에는 쉽게 만족이 되던 것도 점점 더 강렬한 자극을 요구하게 되는 게 그게 본능이란 말이죠.”
신체 접촉 없이, 아무도 모르게 성적 욕망을 채울 수 있다는 멈출수 없는 유혹.
<인터뷰> 이윤호(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몰카 범죄를 할 수 있는 기회는 많아지고, 또 그 기회를 활용해서 몰카를 찍을 수 있는 기계나 기술적인 진보도 빨라지기 때문에 쉽게 누구나 언제나 할 수 있어서 몰카 범죄는 증가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하지만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의 인생에도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몰카 범죄는 IT 기술의 발전과 함께 급증하고 있는 그 자체가 어쩌면 현대사회의 어두운 한 단면을 드러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법적으로 더 촘촘한 방어망을 만드는 만큼이나 몰카가 심각한 범죄라는 사실을 모두가 공유하는 성숙한 의식이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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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가 간다] ‘몰카’ 극성…신상 공개된다
-
- 입력 2014-07-25 20:10:46
- 수정2014-07-26 07:44:10

<앵커 멘트>
하루종일 손에 쥐고 다니는 현대인의 필수품 스마트폰, 뜻밖에도 이 스마트폰 때문에 여성의 신체 일부를 몰래 찍는 몰카 범죄가 만연한단 사실 아십니까?
또, 몰카를 찍다가 적발되면 성추행범보다 더 높은 수위의 처벌을 받고 평생동안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아십니까?
최근 5년 동안 5배나 늘 정도로 급증하는 몰카범죄, 그 실태를 서영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태양이 작열하는 한 여름의 해운대, 백사장엔 피서객들이 가득합니다.
가족과 함께, 또 친구나 연인과 함께 소리치고 물놀이하면서 무더운 날씨를 잊습니다.
<인터뷰> 이미지(피서객) : "물도 시원하고 사람도 많고 부산에 사는 친구 볼 겸 해서 같이 물놀이 왔어요"
<인터뷰> 김재현(피서객) : "사람도 많고 재미있는 것 같아요. 항상 재미있는 것 같아요. (자주 오십니까?) 네 자주 와요. 피서지엔 사진이 빠질 수 없습니다. 비키니 입은 몸매를 뽐내는 여성들부터 가족과 함께 온 사람들까지, 추억을 간직하려는 이들은 셔터를 누르기 바쁩니다."
뜨거운 여름은 노출의 계절, 또 피서의 계절입니다.
그래서 이곳 부산 해운대에는 전국의 피서인파가 몰려듭니다.
하지만 피서객들 사이에 불청객들도 끼어있습니다.
카메라나 스마트폰으로 노출이 많은 여성의 신체를 몰래 찍는 음흉한 사람들입니다.
경찰이 해변에서 촬영중인 한 남성에게 다가갑니다.
<녹취> "(이거 왜 녹화하고 있죠?) 방송하려고요. 00 TV 있잖아요."
하지만 내용물을 보자는 말에 삭제하겠다고 말합니다.
<녹취> "(그냥 삭제하면 안되나요?) 지금 뭘 찍었느냐에 따라서 삭제해서 해결이 될 수도 있고 안될수도..."
결국 조사를 받기위해 경찰과 동행한 남자는 돈을 벌기 위해 여성들의 신체 특정부위를 촬영했다고 자백합니다.
<녹취> "별 거 아닙니다.(성적 욕구 맞죠?) 몰카 아닙니까 몰카?"
비키니 입은 여성을 몰래 찍는 몰카 범죄는 여름마다 반복됩니다.
<녹취> "(아마추어 성격이라도 여자분들 찍으시면 안돼죠. (아 그래요?) 아 그래요가 아니라, 찍힌 여자분들 기분 나쁘잖아요"
<녹취> 몰카 피해자 : "저희가 서있는데 찍으시는 거예요....."
<녹취> 몰카피의자 : "봐주세요.. 정말요. 정말, 한번만 봐주세요"
관광객들은 불안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소문자 : "(다른 사람을 찍었다 하더라도 불쾌할텐데 제 아이라고 하면 너무 화가 나겠죠?) 집에 가고싶겠죠. 집에 갔겠죠."
<인터뷰> 박서임: "당연히 기분도 나쁘고, 일단 제 사생활이 침해된 거니까, 그러면 어디 딴데 가서도 재밌게 못 놀 것 같아요. 언제 누가 찍고 있을까? 하는 그런 생각 때문에 이 때문에 각 해수욕장에는 여름 한철 동안 몰카 등 성범죄 단속 전담반이 배치됩니다."
<인터뷰> 오상철(경사) : "파라솔 제일 첫번째 밑에 앉아서 바다쪽을 향해서 휴대전화나 카메라로 촬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제일 중점으로 보고요."
여름 피서 극성수기는 이번 주말부터 보름 정도, 경찰은 이 기간에 몰카 범죄가 극성을 부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윤동일(수사팀장) : "다른 사람들이 찍는 것을 목격하셨을 때 제 3자더라도 적극적으로 신고를 해주시면 몰래 촬영 범죄들이 줄어들게 될 것이고, 마음놓고 해수욕장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서울역 앞 사복을 입은 경찰들이 에스컬레이터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잠복 6시간 째, 한 경찰관이 조심스레 에스컬레이터로 접근하더니 한 남성을 가리킵니다.
손으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데, 카메라의 렌즈가 앞 여성의 치마를 향합니다. 경찰은 곧바로 남성을 붙잡습니다.
<녹취> "성폭력 등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체포합니다. 변호사 선임할 수 있고"
확인해보니 앞 여성의 신체 일부가 찍힌 동영상이 저장돼 있습니다.
<녹취> "대상자 선정해놓고 동영상 돌려놓고, 그 사람 뒤에 달라붙은 거 아니야, 이 사람 타겟으로 계속 켜놓고..."
<녹취> "네"
경찰과 동행하는 남성, 스마트폰에 저장된 영상을 확인해보니 몰카 영상만 모두 열 개가 넘습니다.
<녹취> "(6월 27일이네 이것도, 아침 7시 6분이네?) 기억이 안나가지고.. 헷갈려"
지하철 역과 백화점을 돌며 반복된 범행은 해외 여행 중에도 멈출 수 없었습니다.
<녹취> "(일본이네 일본?) 네... (일본 전동차 안에서.. 일본은 왜 갔어?) 여행으로, 형이랑 평범한 대학생이었지만 한번 몰카에 빠져들자 범행은 점점 대담해졌습니다."
여자 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촬영할 정도였습니다.
<녹취> "(여자 화장실 아니야?) 옆칸에 들어가서 찍었네 어떻게 용변보는 모습을 찍었냐 이 사람이 진짜.."
조명까지 켠 상태로 대담하게 벌어지는 몰카 촬영, 하지만 대부분 범행 사실을 부인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녹취> "휴대전화를 만지다가 그냥 닫았어요. 닫았는데 그게 켜져있는지도 모르고 저는 (켜져있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여성 속옷만 찍히나요?)"
<녹취> "(그럼 그 분이 제 앞에 서질 말았어야 되죠) 이사람이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거예요?"
이런 몰카 범죄는 최근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950여건에 불과했지만 해마다 그 수가 급증하면서 지난해에는 4천8백여 건에 달했습니다.
5년 만에 5배가 된 겁니다.
발생 장소별로 보면 기차나 지하철 역, 대합실 등이 57%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몰카 범죄가 증가하는 이유는 우선 스마트폰 보급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성인 대부분이 24시간 지니고 있고, 누구나 손에 쥐고있는 만큼 의심도 받지 않는데, 무릎에 놓고 있으면 촬영 여부를 알아채기도 쉽지 않습니다.
<녹취> "피해자가 앞에 있으면 다리 하나 올리고 무릎 위에 휴대전화 올려놓고 이런 식으로 하면 의심할 사람이 아무도 없죠."
게다가 촬영을 해도 찰칵하는 소리가 나지 않는 앱 등 단속을 어렵게 만드는 앱이 늘고있는데, 몰카를 찍으려는 사람들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만나 단속을 따돌릴 방법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합니다.
<녹취> 이재호(몰카 단속경찰) : "인터넷상으로 서로서로 어떻게 하면 단속을 피할 수 있겠구나, 그런 부분들을 서로서로 공유하다보니까, 단속하는 입장에서는 되거 어려움이 그런게 있죠. 계속 계속 교묘해지고 계속... 스마트폰 몰카를 추적할 방법은 없을까? 우선 스마트폰이 아닌 전문 몰카 장비부터 추적해봤습니다. 벽이나 은폐된 장소에 숨기는 몰카나, 단추형 핀홀 몰카의 경우 간단한 장비로 찾아낼 수 있습니다. 빛 반사를 이용하거나 사용하는 주파수를 추적하는 방식입니다."
<녹취> 기자·전문가 : "(제 얼굴을 비추고 있는 몰카가 있을 경우에 이 장비가 찾아낸다는거죠?) 네, 화면으로 육안으로 볼 수가 있습니다. 모니터링이 가능한거죠."
이렇게 전문 장비도 추적이 가능하지만 스마트폰의 경우 사정이 다릅니다.
카메라를 작동시킨다고 해서 전화기로 사용할 때와 다른 신호가 관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추적이 어렵습니다.
한 대 수천만 원 하는 고가의 주파수 탐지기조차 무용지물입니다
<녹취> 이원업(전문가) : "주파수를 잡아내는 건 가능한데, 화면을 볼수 있다던가, 스마트폰으로 사용되는 음성을 저희가 들을 수 없기 때문에..."
<인터뷰> 강신업(변호사) : "증거가 없으면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인데요. 찍는 장면도 포착하지 못했고, 실제로 (사진이나 동영상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이런 경우에는 처벌하기가 어렵게 되겠죠."
하지만 몰카 범죄가 급증하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여전히 큰 범죄로 여기지 않는 그릇된 인식이 개선되지 않고있다는 데 있습니다.
경찰서에 잡혀들어와서도 웃음을 보이는가 하면, 좋은나라
<녹취> "이런 일이 많나요?"
질문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답합니다.
<녹취>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은? 당연히 알죠. 처벌 받는 것도 아시구요? 네, 오점을 남겼군요. 그러고싶지 않았는데 나도 모르게... 어린 학생일수록 이런 경향이 심합니다.
<녹취> 좋은나라1 : "그냥, 그런 행동을 하면 잘 나오나, 이런게 궁금했어요 솔직히 그냥."
<녹취> "(왜 촬영하신거예요?) 그냥 순간적인 성적 호기심이 들어서, 섹시해서."
이렇다보니 평범하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범죄에 빠져드는 일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몰카 가해자 직업을 살펴보면 회사원이 가장 많고, 학생도 18%나 됩니다.
<인터뷰> 이윤호(동국대 교수) : "직접적인 어떤 신체적인 위해를 가하거나 상처를 주거나 또는 재정적인 손실을 가하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에서 피해 심각성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또 그래서 죄의식을 갖지 않게 되는겁니다." 심지어 대학교수나 의사, 공무원,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 잇따릅니다."
부산 모 대학교 의대 교수인 A 씨는 (전동차안에서 스마트폰 카메라로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범죄라는 죄의식은 희미한 반면 법적 처벌은 가볍지 않습니다. 성범죄 특별법에 의해 5년이하 징역형이나 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신체 접촉에 의한 성추행이 3년이하, 5백만원 이하인 점을 감안하면 그 처벌 수위는 높습니다.
또 성범죄자로 신상등록의 대상까지 됩니다.
향후 20년간 이름과 사진, 주민등록번호, 직업과 주소등 개인정보가 등록되는데, 해마다 한 번씩 경찰서에 가서 사진을 새로 찍어야 하고 이사를 가면 신고해야 합니다.
이 경우 취업제한에 걸려 학교나 의료기관 등 공공기관이나 공무원, 공기업 취업이 일정기간 불가능해집니다.
<인터뷰> 강신업(변호사) : “유죄가 판단되는 경우에는 특히 신상정보 등록 공개 뿐만이 아니라 취업제한이라던가 여러 가지 불이익이 있기 때문에 사실은 어떤 다른 범죄보다 이 몰카범죄가 그 처벌의 수위가 굉장히 높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서울의 한 지하철역입니다.
환승객들이 바쁘게 오가는 통로에 안내판이 걸려 있습니다.
몰카 범행이 잦으니 조심하라는 내용입니다.
경사가 급하고 긴 에스컬레이터 이용객은 표적이 되기 쉽습니다.
<인터뷰> 박혜은(이다경) : "크게 처벌을 했으면 좋겠어요 (어떤 이유에서?) 처음에 그냥 몰카로만 시작됐던게 나중에 더 큰 일로 벌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인터뷰> 황민정·김지원 : "역지사지로 누가 막 그사람이 샤워하고 있는 걸 누가 찍는다고 생각하면 그사람도 기분 나쁠텐데 큰 죄인지 몰랐다고 하는 사람들 다 거짓말 같아서... "
인터넷 유포에 의해 2차피해가 발생할 경우 그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더군다나 몰카 범죄자의 상당수는 이 영상을 인터넷 음란 커뮤니티나 파일공유 사이트에 올리는 상황. 결국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수치스러운 장면이 광범위하게 유포될 수 있는 겁니다.
<인터뷰> 이윤호(경찰대 교수) : "한 번 찍히고 불법 유통이 되기 사작하면 전 세계인에게 언제든지 보여질 수 있는, 그래서 피해의 정도가 시공을 초월해서 확산되기 때문에 더 심각하게 다뤄져야 한다는거죠."
몰카에 중독된 사람들, 검거된 남성들은 하나같이 멈출 수가 없었다고 말합니다.
<녹취> "(왜 촬영했나요?) 습관적으로 그런 거 같아요. 저도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끊을 수 없는 것도 사실이고... 근데 끊으려는 시도는 계속했어요."
<녹취> 몰카 피의자 : "저번에는 다행히 용서를 받았는데 처벌 안 받고 넘긴게 저한테는 오히려 독이 된 거 같아요. '별거 아니구나, 다시 걸리지만 않으면 되겠네' 이런 나쁜 마음이 있었던 거 같아요"
실제로 적발된 사람들은 수십에서 수백장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인터뷰> 이원업(몰카 탐지 전문가) : "카메라를 하나 숨겨가지고 한 시간을 돌아다닌다고 했을 경우에 한 수백 명의 여성을 촬영할 수 있다라는 거예요. 거기서 얻는 그 신비로운 자기만족에 의한 감정은 무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번 해본사람은 본인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계속하게되죠.”
전문가들은 몰카범죄가 더 큰 성범죄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고도 경고합니다.
<인터뷰> 이수정(경기대 교수) : “처음엔 단순히 사진촬영으로 욕구가 충족이 되겠지만 그 비밀스러운 사진촬영이 그 다음번에는 좀 더 강렬한 욕구로 대체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사실이죠.인간의 욕구체계 자체가 사실은 처음에는 쉽게 만족이 되던 것도 점점 더 강렬한 자극을 요구하게 되는 게 그게 본능이란 말이죠.”
신체 접촉 없이, 아무도 모르게 성적 욕망을 채울 수 있다는 멈출수 없는 유혹.
<인터뷰> 이윤호(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몰카 범죄를 할 수 있는 기회는 많아지고, 또 그 기회를 활용해서 몰카를 찍을 수 있는 기계나 기술적인 진보도 빨라지기 때문에 쉽게 누구나 언제나 할 수 있어서 몰카 범죄는 증가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하지만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의 인생에도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몰카 범죄는 IT 기술의 발전과 함께 급증하고 있는 그 자체가 어쩌면 현대사회의 어두운 한 단면을 드러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법적으로 더 촘촘한 방어망을 만드는 만큼이나 몰카가 심각한 범죄라는 사실을 모두가 공유하는 성숙한 의식이 필요해보입니다.
하루종일 손에 쥐고 다니는 현대인의 필수품 스마트폰, 뜻밖에도 이 스마트폰 때문에 여성의 신체 일부를 몰래 찍는 몰카 범죄가 만연한단 사실 아십니까?
또, 몰카를 찍다가 적발되면 성추행범보다 더 높은 수위의 처벌을 받고 평생동안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아십니까?
최근 5년 동안 5배나 늘 정도로 급증하는 몰카범죄, 그 실태를 서영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태양이 작열하는 한 여름의 해운대, 백사장엔 피서객들이 가득합니다.
가족과 함께, 또 친구나 연인과 함께 소리치고 물놀이하면서 무더운 날씨를 잊습니다.
<인터뷰> 이미지(피서객) : "물도 시원하고 사람도 많고 부산에 사는 친구 볼 겸 해서 같이 물놀이 왔어요"
<인터뷰> 김재현(피서객) : "사람도 많고 재미있는 것 같아요. 항상 재미있는 것 같아요. (자주 오십니까?) 네 자주 와요. 피서지엔 사진이 빠질 수 없습니다. 비키니 입은 몸매를 뽐내는 여성들부터 가족과 함께 온 사람들까지, 추억을 간직하려는 이들은 셔터를 누르기 바쁩니다."
뜨거운 여름은 노출의 계절, 또 피서의 계절입니다.
그래서 이곳 부산 해운대에는 전국의 피서인파가 몰려듭니다.
하지만 피서객들 사이에 불청객들도 끼어있습니다.
카메라나 스마트폰으로 노출이 많은 여성의 신체를 몰래 찍는 음흉한 사람들입니다.
경찰이 해변에서 촬영중인 한 남성에게 다가갑니다.
<녹취> "(이거 왜 녹화하고 있죠?) 방송하려고요. 00 TV 있잖아요."
하지만 내용물을 보자는 말에 삭제하겠다고 말합니다.
<녹취> "(그냥 삭제하면 안되나요?) 지금 뭘 찍었느냐에 따라서 삭제해서 해결이 될 수도 있고 안될수도..."
결국 조사를 받기위해 경찰과 동행한 남자는 돈을 벌기 위해 여성들의 신체 특정부위를 촬영했다고 자백합니다.
<녹취> "별 거 아닙니다.(성적 욕구 맞죠?) 몰카 아닙니까 몰카?"
비키니 입은 여성을 몰래 찍는 몰카 범죄는 여름마다 반복됩니다.
<녹취> "(아마추어 성격이라도 여자분들 찍으시면 안돼죠. (아 그래요?) 아 그래요가 아니라, 찍힌 여자분들 기분 나쁘잖아요"
<녹취> 몰카 피해자 : "저희가 서있는데 찍으시는 거예요....."
<녹취> 몰카피의자 : "봐주세요.. 정말요. 정말, 한번만 봐주세요"
관광객들은 불안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소문자 : "(다른 사람을 찍었다 하더라도 불쾌할텐데 제 아이라고 하면 너무 화가 나겠죠?) 집에 가고싶겠죠. 집에 갔겠죠."
<인터뷰> 박서임: "당연히 기분도 나쁘고, 일단 제 사생활이 침해된 거니까, 그러면 어디 딴데 가서도 재밌게 못 놀 것 같아요. 언제 누가 찍고 있을까? 하는 그런 생각 때문에 이 때문에 각 해수욕장에는 여름 한철 동안 몰카 등 성범죄 단속 전담반이 배치됩니다."
<인터뷰> 오상철(경사) : "파라솔 제일 첫번째 밑에 앉아서 바다쪽을 향해서 휴대전화나 카메라로 촬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제일 중점으로 보고요."
여름 피서 극성수기는 이번 주말부터 보름 정도, 경찰은 이 기간에 몰카 범죄가 극성을 부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윤동일(수사팀장) : "다른 사람들이 찍는 것을 목격하셨을 때 제 3자더라도 적극적으로 신고를 해주시면 몰래 촬영 범죄들이 줄어들게 될 것이고, 마음놓고 해수욕장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서울역 앞 사복을 입은 경찰들이 에스컬레이터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잠복 6시간 째, 한 경찰관이 조심스레 에스컬레이터로 접근하더니 한 남성을 가리킵니다.
손으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데, 카메라의 렌즈가 앞 여성의 치마를 향합니다. 경찰은 곧바로 남성을 붙잡습니다.
<녹취> "성폭력 등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체포합니다. 변호사 선임할 수 있고"
확인해보니 앞 여성의 신체 일부가 찍힌 동영상이 저장돼 있습니다.
<녹취> "대상자 선정해놓고 동영상 돌려놓고, 그 사람 뒤에 달라붙은 거 아니야, 이 사람 타겟으로 계속 켜놓고..."
<녹취> "네"
경찰과 동행하는 남성, 스마트폰에 저장된 영상을 확인해보니 몰카 영상만 모두 열 개가 넘습니다.
<녹취> "(6월 27일이네 이것도, 아침 7시 6분이네?) 기억이 안나가지고.. 헷갈려"
지하철 역과 백화점을 돌며 반복된 범행은 해외 여행 중에도 멈출 수 없었습니다.
<녹취> "(일본이네 일본?) 네... (일본 전동차 안에서.. 일본은 왜 갔어?) 여행으로, 형이랑 평범한 대학생이었지만 한번 몰카에 빠져들자 범행은 점점 대담해졌습니다."
여자 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촬영할 정도였습니다.
<녹취> "(여자 화장실 아니야?) 옆칸에 들어가서 찍었네 어떻게 용변보는 모습을 찍었냐 이 사람이 진짜.."
조명까지 켠 상태로 대담하게 벌어지는 몰카 촬영, 하지만 대부분 범행 사실을 부인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녹취> "휴대전화를 만지다가 그냥 닫았어요. 닫았는데 그게 켜져있는지도 모르고 저는 (켜져있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여성 속옷만 찍히나요?)"
<녹취> "(그럼 그 분이 제 앞에 서질 말았어야 되죠) 이사람이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거예요?"
이런 몰카 범죄는 최근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950여건에 불과했지만 해마다 그 수가 급증하면서 지난해에는 4천8백여 건에 달했습니다.
5년 만에 5배가 된 겁니다.
발생 장소별로 보면 기차나 지하철 역, 대합실 등이 57%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몰카 범죄가 증가하는 이유는 우선 스마트폰 보급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성인 대부분이 24시간 지니고 있고, 누구나 손에 쥐고있는 만큼 의심도 받지 않는데, 무릎에 놓고 있으면 촬영 여부를 알아채기도 쉽지 않습니다.
<녹취> "피해자가 앞에 있으면 다리 하나 올리고 무릎 위에 휴대전화 올려놓고 이런 식으로 하면 의심할 사람이 아무도 없죠."
게다가 촬영을 해도 찰칵하는 소리가 나지 않는 앱 등 단속을 어렵게 만드는 앱이 늘고있는데, 몰카를 찍으려는 사람들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만나 단속을 따돌릴 방법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합니다.
<녹취> 이재호(몰카 단속경찰) : "인터넷상으로 서로서로 어떻게 하면 단속을 피할 수 있겠구나, 그런 부분들을 서로서로 공유하다보니까, 단속하는 입장에서는 되거 어려움이 그런게 있죠. 계속 계속 교묘해지고 계속... 스마트폰 몰카를 추적할 방법은 없을까? 우선 스마트폰이 아닌 전문 몰카 장비부터 추적해봤습니다. 벽이나 은폐된 장소에 숨기는 몰카나, 단추형 핀홀 몰카의 경우 간단한 장비로 찾아낼 수 있습니다. 빛 반사를 이용하거나 사용하는 주파수를 추적하는 방식입니다."
<녹취> 기자·전문가 : "(제 얼굴을 비추고 있는 몰카가 있을 경우에 이 장비가 찾아낸다는거죠?) 네, 화면으로 육안으로 볼 수가 있습니다. 모니터링이 가능한거죠."
이렇게 전문 장비도 추적이 가능하지만 스마트폰의 경우 사정이 다릅니다.
카메라를 작동시킨다고 해서 전화기로 사용할 때와 다른 신호가 관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추적이 어렵습니다.
한 대 수천만 원 하는 고가의 주파수 탐지기조차 무용지물입니다
<녹취> 이원업(전문가) : "주파수를 잡아내는 건 가능한데, 화면을 볼수 있다던가, 스마트폰으로 사용되는 음성을 저희가 들을 수 없기 때문에..."
<인터뷰> 강신업(변호사) : "증거가 없으면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인데요. 찍는 장면도 포착하지 못했고, 실제로 (사진이나 동영상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이런 경우에는 처벌하기가 어렵게 되겠죠."
하지만 몰카 범죄가 급증하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여전히 큰 범죄로 여기지 않는 그릇된 인식이 개선되지 않고있다는 데 있습니다.
경찰서에 잡혀들어와서도 웃음을 보이는가 하면, 좋은나라
<녹취> "이런 일이 많나요?"
질문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답합니다.
<녹취>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은? 당연히 알죠. 처벌 받는 것도 아시구요? 네, 오점을 남겼군요. 그러고싶지 않았는데 나도 모르게... 어린 학생일수록 이런 경향이 심합니다.
<녹취> 좋은나라1 : "그냥, 그런 행동을 하면 잘 나오나, 이런게 궁금했어요 솔직히 그냥."
<녹취> "(왜 촬영하신거예요?) 그냥 순간적인 성적 호기심이 들어서, 섹시해서."
이렇다보니 평범하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범죄에 빠져드는 일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몰카 가해자 직업을 살펴보면 회사원이 가장 많고, 학생도 18%나 됩니다.
<인터뷰> 이윤호(동국대 교수) : "직접적인 어떤 신체적인 위해를 가하거나 상처를 주거나 또는 재정적인 손실을 가하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에서 피해 심각성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또 그래서 죄의식을 갖지 않게 되는겁니다." 심지어 대학교수나 의사, 공무원,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 잇따릅니다."
부산 모 대학교 의대 교수인 A 씨는 (전동차안에서 스마트폰 카메라로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범죄라는 죄의식은 희미한 반면 법적 처벌은 가볍지 않습니다. 성범죄 특별법에 의해 5년이하 징역형이나 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신체 접촉에 의한 성추행이 3년이하, 5백만원 이하인 점을 감안하면 그 처벌 수위는 높습니다.
또 성범죄자로 신상등록의 대상까지 됩니다.
향후 20년간 이름과 사진, 주민등록번호, 직업과 주소등 개인정보가 등록되는데, 해마다 한 번씩 경찰서에 가서 사진을 새로 찍어야 하고 이사를 가면 신고해야 합니다.
이 경우 취업제한에 걸려 학교나 의료기관 등 공공기관이나 공무원, 공기업 취업이 일정기간 불가능해집니다.
<인터뷰> 강신업(변호사) : “유죄가 판단되는 경우에는 특히 신상정보 등록 공개 뿐만이 아니라 취업제한이라던가 여러 가지 불이익이 있기 때문에 사실은 어떤 다른 범죄보다 이 몰카범죄가 그 처벌의 수위가 굉장히 높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서울의 한 지하철역입니다.
환승객들이 바쁘게 오가는 통로에 안내판이 걸려 있습니다.
몰카 범행이 잦으니 조심하라는 내용입니다.
경사가 급하고 긴 에스컬레이터 이용객은 표적이 되기 쉽습니다.
<인터뷰> 박혜은(이다경) : "크게 처벌을 했으면 좋겠어요 (어떤 이유에서?) 처음에 그냥 몰카로만 시작됐던게 나중에 더 큰 일로 벌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인터뷰> 황민정·김지원 : "역지사지로 누가 막 그사람이 샤워하고 있는 걸 누가 찍는다고 생각하면 그사람도 기분 나쁠텐데 큰 죄인지 몰랐다고 하는 사람들 다 거짓말 같아서... "
인터넷 유포에 의해 2차피해가 발생할 경우 그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더군다나 몰카 범죄자의 상당수는 이 영상을 인터넷 음란 커뮤니티나 파일공유 사이트에 올리는 상황. 결국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수치스러운 장면이 광범위하게 유포될 수 있는 겁니다.
<인터뷰> 이윤호(경찰대 교수) : "한 번 찍히고 불법 유통이 되기 사작하면 전 세계인에게 언제든지 보여질 수 있는, 그래서 피해의 정도가 시공을 초월해서 확산되기 때문에 더 심각하게 다뤄져야 한다는거죠."
몰카에 중독된 사람들, 검거된 남성들은 하나같이 멈출 수가 없었다고 말합니다.
<녹취> "(왜 촬영했나요?) 습관적으로 그런 거 같아요. 저도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끊을 수 없는 것도 사실이고... 근데 끊으려는 시도는 계속했어요."
<녹취> 몰카 피의자 : "저번에는 다행히 용서를 받았는데 처벌 안 받고 넘긴게 저한테는 오히려 독이 된 거 같아요. '별거 아니구나, 다시 걸리지만 않으면 되겠네' 이런 나쁜 마음이 있었던 거 같아요"
실제로 적발된 사람들은 수십에서 수백장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인터뷰> 이원업(몰카 탐지 전문가) : "카메라를 하나 숨겨가지고 한 시간을 돌아다닌다고 했을 경우에 한 수백 명의 여성을 촬영할 수 있다라는 거예요. 거기서 얻는 그 신비로운 자기만족에 의한 감정은 무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번 해본사람은 본인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계속하게되죠.”
전문가들은 몰카범죄가 더 큰 성범죄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고도 경고합니다.
<인터뷰> 이수정(경기대 교수) : “처음엔 단순히 사진촬영으로 욕구가 충족이 되겠지만 그 비밀스러운 사진촬영이 그 다음번에는 좀 더 강렬한 욕구로 대체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사실이죠.인간의 욕구체계 자체가 사실은 처음에는 쉽게 만족이 되던 것도 점점 더 강렬한 자극을 요구하게 되는 게 그게 본능이란 말이죠.”
신체 접촉 없이, 아무도 모르게 성적 욕망을 채울 수 있다는 멈출수 없는 유혹.
<인터뷰> 이윤호(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몰카 범죄를 할 수 있는 기회는 많아지고, 또 그 기회를 활용해서 몰카를 찍을 수 있는 기계나 기술적인 진보도 빨라지기 때문에 쉽게 누구나 언제나 할 수 있어서 몰카 범죄는 증가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하지만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의 인생에도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몰카 범죄는 IT 기술의 발전과 함께 급증하고 있는 그 자체가 어쩌면 현대사회의 어두운 한 단면을 드러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법적으로 더 촘촘한 방어망을 만드는 만큼이나 몰카가 심각한 범죄라는 사실을 모두가 공유하는 성숙한 의식이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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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민 기자 seo01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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