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확대경] 취업 시즌 시작…장애인 고용 현실은?

입력 2014.09.09 (21:33) 수정 2014.09.09 (22:2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최근 대기업 공채 계획이 속속 발표되면서 하반기 취업 시즌, 본격화됐습니다.

하지만, 취업에 특히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있다고요?

네, 장애인 구직자들인데요.

장애인 고용 의무 제도가 있어도 별소용이 없습니다.

장애인 취업, 현실은 어떻고 대책은 없는지 최형원, 윤지연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정부 지원으로 올해 초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을 받고 있는 윤석민 씨는 며칠전 꿈에 그리던 대기업 계열사 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인터뷰> 윤석민(취업 예정자) : "너무 기뻤고, 부모님도 좋아하시고 친구들이나 같이 공부하는 동료들이 축하해줘서…"

8년 전 사고로 다리를 다친 뒤 계속된 치료와 재활 만큼이나, 장애에 대한 편견에 맞서야했던 구직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윤석민(취업 예정자) : "(원서도) 수십군데 넣었는데, 면접에도 가지 못하고 서류전형에서 탈락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쪽에서는 그렇게 바라보지 않아서…"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대학 졸업반 김건 씨.

시각장애인인 김 씨는 장애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사람을 뽑겠다는 기업의 입장을 접하곤 무력감을 느꼈다며 가슴 아파합니다.

<인터뷰> 김건(서울대 경제학과 4학년/시각장애인) : "(장애인) 특별 전형의 경우에도 기업에서는 중중 장애보다는 경증 장애인을 뽑으니까 시험장에 갔는데 저만 중증 장애인이고…"

장애에 대한 편견, 배려심 없는 우리 기업 문화가 장애인들의 취업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장애인 취업을 장려하기 위해 지난 1991년부터 국가와 지자체, 민간 사업자에게 일정 비율의 장애인을 고용하도록 강제하는 장애인고용 의무제도가 시행됐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국내 30대 그룹 가운데 24개 그룹의 계열사 99곳은 분담금이라는 '돈'으로 장애인 고용 의무를 때우고 있습니다.

강제 제재만으로는 장애인 고용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방증일텐데요.

그렇다면, 장애인 취업 확대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청각장애인 바리스타 신재하 씨가 전용 수화로 주문을 받습니다.

비장애인 고객들도 안내를 따라하면 수화로 주문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신재하(청각장애인 바리스타) : "손님들이 제가 청각장애인인 걸 알아보고 격려해주시고, 제가 만든 커피를 맛있다며 좋아해 주실 때 보람을 느낍니다."

음료 주문을 위한 수화를 자체 개발하고 장애인 근무 안내판도 붙여놨습니다.

복지재단의 주선으로 다양한 직업 체험에 나선 장애 학생들, 저마다 호기심이 가득합니다.

중학생 주희 양은 시각장애인 앵커를 꿈꾸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주희(중학생/시각장애인) : "(이창훈 아나운서 만나면 뭐 물어보고 싶다고 했지?) 아나운서가 된 계기랑, 만약에 내가 이창훈 아나운서처럼 좋은 아나운서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이처럼 시각장애인의 희망직업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지만, 직업교육 과정은 여전히 안마나 침술에 집중돼 있습니다.

정부의 장애인 고용 지원 강화와 폭넓은 직업교육이 절실해 보입니다.

KBS 뉴스 윤지연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9확대경] 취업 시즌 시작…장애인 고용 현실은?
    • 입력 2014-09-09 21:37:37
    • 수정2014-09-09 22:20:27
    뉴스 9
<앵커 멘트>

최근 대기업 공채 계획이 속속 발표되면서 하반기 취업 시즌, 본격화됐습니다.

하지만, 취업에 특히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있다고요?

네, 장애인 구직자들인데요.

장애인 고용 의무 제도가 있어도 별소용이 없습니다.

장애인 취업, 현실은 어떻고 대책은 없는지 최형원, 윤지연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정부 지원으로 올해 초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을 받고 있는 윤석민 씨는 며칠전 꿈에 그리던 대기업 계열사 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인터뷰> 윤석민(취업 예정자) : "너무 기뻤고, 부모님도 좋아하시고 친구들이나 같이 공부하는 동료들이 축하해줘서…"

8년 전 사고로 다리를 다친 뒤 계속된 치료와 재활 만큼이나, 장애에 대한 편견에 맞서야했던 구직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윤석민(취업 예정자) : "(원서도) 수십군데 넣었는데, 면접에도 가지 못하고 서류전형에서 탈락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쪽에서는 그렇게 바라보지 않아서…"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대학 졸업반 김건 씨.

시각장애인인 김 씨는 장애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사람을 뽑겠다는 기업의 입장을 접하곤 무력감을 느꼈다며 가슴 아파합니다.

<인터뷰> 김건(서울대 경제학과 4학년/시각장애인) : "(장애인) 특별 전형의 경우에도 기업에서는 중중 장애보다는 경증 장애인을 뽑으니까 시험장에 갔는데 저만 중증 장애인이고…"

장애에 대한 편견, 배려심 없는 우리 기업 문화가 장애인들의 취업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장애인 취업을 장려하기 위해 지난 1991년부터 국가와 지자체, 민간 사업자에게 일정 비율의 장애인을 고용하도록 강제하는 장애인고용 의무제도가 시행됐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국내 30대 그룹 가운데 24개 그룹의 계열사 99곳은 분담금이라는 '돈'으로 장애인 고용 의무를 때우고 있습니다.

강제 제재만으로는 장애인 고용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방증일텐데요.

그렇다면, 장애인 취업 확대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청각장애인 바리스타 신재하 씨가 전용 수화로 주문을 받습니다.

비장애인 고객들도 안내를 따라하면 수화로 주문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신재하(청각장애인 바리스타) : "손님들이 제가 청각장애인인 걸 알아보고 격려해주시고, 제가 만든 커피를 맛있다며 좋아해 주실 때 보람을 느낍니다."

음료 주문을 위한 수화를 자체 개발하고 장애인 근무 안내판도 붙여놨습니다.

복지재단의 주선으로 다양한 직업 체험에 나선 장애 학생들, 저마다 호기심이 가득합니다.

중학생 주희 양은 시각장애인 앵커를 꿈꾸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주희(중학생/시각장애인) : "(이창훈 아나운서 만나면 뭐 물어보고 싶다고 했지?) 아나운서가 된 계기랑, 만약에 내가 이창훈 아나운서처럼 좋은 아나운서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이처럼 시각장애인의 희망직업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지만, 직업교육 과정은 여전히 안마나 침술에 집중돼 있습니다.

정부의 장애인 고용 지원 강화와 폭넓은 직업교육이 절실해 보입니다.

KBS 뉴스 윤지연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