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기자가 간다] 줄줄 새는 소방 예산
입력 2014.09.13 (00:05) 수정 2014.09.13 (01:02) 취재파일K
자동재생
동영상영역 시작
동영상영역 끝
<앵커 멘트>

최근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정부는 소방 방재 관련 장비를 대폭 확충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소방 방재 장비들은 투명한 절차와 철저한 검증을 거쳐서 구입하고 활용해야 하지만, 정부의 예산 집행은 곳곳에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수백 억원짜리 소방 헬기가 단 한 차례도 화재진압용으로 활용되지 못한 사례도 KBS 취재 결과 밝혀졌습니다.

기자가 간다, 소방 방재 관련 예산의 허술한 집행에 대해 김종수 기자가 추적해 봤습니다.

<리포트>

구급차의 접근이 쉽지 않은 산속이나 섬에서 긴급 환자가 발생했을 때 투입해야 하는 응급 헬기, 24시간 대기가 원칙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인명을 구하기 위해 투입돼야 하는 응급 헬기는 걸핏하면 자치단체장의 일정에 동원됩니다.

순간적인 부주의로 대규모 인명 피해뿐만 아니라, 소중한 문화재까지 소실되는 화재, 이를 초기에 감지하기 위해 첨단 센서가 달린 감지기를 곳곳에 설치합니다.

복원된 문화재와 국회, 정부청사 등에 설치된 이 감지기는 불량 제품으로 판명됐습니다.

숭례문이 여전히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었습니다.

취재는 한 제보자와의 만남으로부터 시작됐습니다.

소방 방재 관련 예산이 허술하게 쓰이고 있다, 하지만, 소방방재청이 외부에서 감사를 제대로 받은 적이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녹취> "문제가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어떤 자료를 저희가 요청해야지 그런 문제들이 명확히 드러날까요?"

취재진은 소방방재청 중앙 119 구조본부에서 구입한 장비 목록과 특정 헬기의 정비 기록, 진화 작업 투입 실적 등을 요구했습니다.

가장 큰 예산 낭비 사례는 대형 사건사고에 투입되고 있는 중앙 119구조본부의 헬기였습니다.

이 헬기의 2009년 도입 당시 가격은 447억원, 프랑스 유로콥터사에서 구매한 기종으로 다목적 대형 소방헬기입니다.

대형 헬기라서 최대 28명까지 탑승이 가능하고 중소형 헬기의 취약점들을 해소할 수 있는 장거리 기동성과 커진 물탱크 용량 등이 특징이라고 홍보를 했습니다.

<녹취> 제보자(음성대역) : "아마 현재까지 가장 비싼 금액을 주고 산 소방 헬기일텐데, 이 기종을 위해 따로 조종사들을 채용했고 정비팀도 만들었습니다."

과연 이 헬기는 화재 현장에 출동한 적이 있을까.

소방방재청에 확인한 결과 3호기로 불리는 이 헬기는 불을 끄는 목적으로 사용된 적이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중앙119구조본부측은 이 헬기가 응급구조용으로 지정돼서 화재진압용으로 쓰이지는 않는다고 밝혔지만, 제보자와 정비 전문가들의 주장은 다릅니다.

헬기 도입 당시 20억원 넘게 들여서 구입한 물탱크에서 각종 결함이 발생해서 실제 화재상황에는 무용지물이란 것입니다.

<녹취> 제보자(음성대역) : "물탱크 설치가 복잡해서 이틀 이상 걸립니다. 영하로 기온에 떨어지면 이마저도 쓸 수 없어서 화재진압용으로 투입된 실적이 없는 것입니다."

최근 3년 동안의 헬기 수리 정비 자료에서도 문제점은 발견됐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정비기간이 5월부터 8월까지 석달이 넘습니다.

자료에는 기록되진 않았지만, 정비 업체 선정에 이미 2달 정도 걸렸고 9월 한달 동안은 시험 비행에만 매달려 사실상 비행이 불가능한 기간이 일년에 절반이나 됐습니다.

<녹취> 제보자(음성대역) : "생각해 보세요. 4백억원 넘는 장비를 반년넘게 정비를 위해 세워둔다면 돈이 얼마나 낭비되는 건가요. 매년 10억 넘게 지불하는 헬기 보험료가 그냥 나간다고 생각하면 더 그렇지요."

정비에 쓰인 예산에도 낭비요소가 많다는 지적입니다.

지난해 소방방재청이 조달청 장비 구매 시스템인 나라장터에 올렸던 배정 예산은 11억원, 그러나 실제 투입된 예산은 2배 가까이 불어나 20억원을 넘었습니다.

비용이 급증한 이유는 내부 정비인력이 맡아야 할 부분까지 외부 용역에 맡겼기 때문이란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중앙 119구조본부는 정비 비용이 늘어난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은 거절했습니다.

<인터뷰> 중앙119구조본부 관계자 : "강원헬기(추락사고) 이후 우리 기장님 조종사들이 굉장히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는 상태인데 그런 상황에서 인터뷰는 곤란한 것 같아요."

다시 정확한 입장을 요구하자, 119구조본부는 서면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검사과정에 결함이 발견돼 2억 원정도 비용이 더 들었지만, 6억 원이 든 엔진 정비는 별도업체에 맡기는 부분이라서 추가 비용으로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항공 정비 전문가들은 잘못된 예산 집행 탓에 정비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고 질타합니다.

<녹취> 외부 정비 전문가(음변 녹취파일) : "(헬기 정비기술을)어깨너머로만 배우거나 옛날 주먹구구식으로 해서 그런 수준이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다보니까 (119구조본부)그들은 돈으로 해결해야지요. 그래서 2년에 한 번씩 십몇억을 주면서 정비를 해야 하는 것이지요.외부업체에 의해서..."

<녹취> 멀티콥터 생산업체 : "헬리캠은 촬영을 하기위해서 붙여진 이름이고 이건 멀티콥터라고 해야지 맞습니다."

낮은 고도에서 비행하면서 지상의 사물을 정밀하게 촬영할 수 있는 이른바, 멀티콥터로 불리는 장비입니다.

촬영이나 정찰용으로도 쓰이는데, 최근에는 그 범위가 소방방재영역까지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인터뷰> 김정환(전무/멀티콥터 생산업체) : "지상에서 보는 것하고 공중에서 보는 것하고 다르지 않습니까. 화재는 전부 다르겠지만 그래서 그걸 파악하기 위해서, 소방관련 분야는 저희가 입찰한 적이 없는데, 사실 몇건 없었어요."

중앙 119구조본부는 해외에서 재난이 발생했을 때 구조 지원용으로 무인항공기 즉 멀티콥터를 1년전에 구매하면서 유럽국가 제품을 선택했습니다.

동영상 촬영용 카메라까지 포함해 1억 4천만원을 주고 구매한 멀티콥터는 평소에는 인천공항 인근 물류창고에 보관돼 있습니다.

현재는 이 같은 특수장비도 순수 우리 기술로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 2배 정도 비싼 값에 해외업체 장비를 들여오는 것은 예산낭비 사례라고 관련분야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단순비교는 무리지만, 비슷한 기능의 제품을 10분의 1값에 제공할 수 있다는 업체도 있었습니다.

<녹취>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유럽제품 도입은)너무 비싼 경우로 그게 저희한테 10분의 1만 투자됐으면 저희는 충분히 거기에 상응하는 제품을 제대로 만들어낼 수가 있어요. 당연히 납품할 수도 있고요. 전 이해가 잘 안갑니다."

유럽 국가 제품을 수입해 납품한 업체는 이미 수입 원가 등을 투명하게 공개한데다 모든 계약이 투명하게 이뤄져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멀티콥터 수입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조달청에서 전화가 왔어요. 저한테요.(중앙119구조본부에서)아주 급하게 사야한다고 하는데 조건을 맞출수 있으면 맞춰달라 입찰에 참여해달라, 그래서 참여했고요. 체공시간이 지금 방송사에서 쓰는 것은 길어야 10분,15분입니다.(저희 수입제품은)최소 40분입니다. 채공시간을 5분, 10분 늘리는 것은 엄청난 기술력입니다."

소방방재청 119구조본부에서 1년에 장비 구입으로 쓸 수 있는 돈은 응급의료 기금까지 포함해 백70억원 정도, 이 예산만 제대로 집행해도 소방 방재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질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백동현(가천대 교수) : "일단 조직이 아니래도 계급조직이면 경직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면 내부의 특수적인 분야는 대체적으로 외부에 노출되지가 않지요. 외부보다는 자체적으로 확인하고 감독하는 자체적인 감찰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달 초, 경찰에서는 소방 장비 관련 업체 한곳을 압수수색했습니다.

화재를 초기에 감지하는 불꽃 감지기를 만드는 업체인데, 교묘한 눈속임으로 인증을 통과한 뒤 정부와 공공기관 등에 불량 불꽃감지기 190억원어치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 업체가 성능을 조작해 승인을 받거나 내부 부품을 불량품으로 바꿔 납품하는 수법을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럴듯한 인증서와 특허 관련 서류에 국회, 세종시 정부청사, 산림청, 과학기술원과 교육청 등 50개 정부기관이 모두 감쪽같이 속아 넘어갔습니다.

이 불량품은 방화로 소실됐던 숭례문에도 설치됐습니다.

문화재청은 불꽃 감지기 16개를 설치한 뒤에 용역업체를 통해 점검까지 벌였지만 감지기가 '먹통'인줄 몰랐다고 토로했습니다.

<녹취> 문화재청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 말고도 다 똑같이 테스터로 하거든요. 그 테스터로는 성능이나 감도까지는 테스트할 수는 없거든요. 정밀검사를 하진 않았고..."

이러다 보니 감지기 교체 비용으로 수십억대의 예산이 다시 투입돼야 하는 상황...

<인터뷰> 신동석(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지능범죄수사팀장) : "다른 업체 것보다 싼 것을 구매해서 사용했지만 결국 불량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다시 구매해서 또 설치를 해야 합니다. 예산이 낭비될 수 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재난 현장에서 구조요원들의 생명을 지켜주는 특수 보호복의 구매 과정에도 문제가 제기됩니다.

각종 특수 보호복 납품업체들은 공무원과 특정 업체의 결탁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워낙 특수한 분야다 보니 말이 공개 입찰이지 지역 소방본부가 특정 업체를 사실상 지정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김채영(전문/특수복 생산업체) : "○○○제품 아니면 안됩니다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그래서 아 이거 뭐가 있구나 큰 일났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일본 것도 한번 알아봤어요. 알아보니까 일본 것도 이 사양에는 안맞는 것입니다."

특정 인증을 받은 제품을 납품하라는 119 구조본부의 요구조건을 맞추지 못해 결국 파산하게 됐다고 토로하는 업체도 있습니다.

<인터뷰> 배경영(사장/특수복 제작업체) : "지급 보증금만 손해가 7400만원 물건 값으로 손해는 약 2억원 그냥 돈 없는 작은 업체에서 3억원이 묶여 있어서 그냥 도망간 셈이니..."

이에 대해 119구조본부측은 해당 업체의 제품이 소방산업기술원의 인증을 받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것이라며, 업체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선 감찰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각종 재난 재해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 도입되는 수백억 원짜리 장비들.

장비 납품을 둘러싼 잡음과 업계의 고발성 민원이 이어지면서, 소방 방재 예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흔들이고 있습니다.

세금으로 마련되는 소방 방재장비, 일부 소방서에서는 소방관들이 사용할 특수 장갑도 모자라서 개인이 구입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과 직결된 만큼 예산의 우선순위를 바로 정하고 그 집행 과정도 투명해야 할 것입니다.

취재파일 K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 [기자가 간다] 줄줄 새는 소방 예산
    • 입력 2014-09-12 15:58:08
    • 수정2014-09-13 01:02:32
    취재파일K
<앵커 멘트>

최근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정부는 소방 방재 관련 장비를 대폭 확충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소방 방재 장비들은 투명한 절차와 철저한 검증을 거쳐서 구입하고 활용해야 하지만, 정부의 예산 집행은 곳곳에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수백 억원짜리 소방 헬기가 단 한 차례도 화재진압용으로 활용되지 못한 사례도 KBS 취재 결과 밝혀졌습니다.

기자가 간다, 소방 방재 관련 예산의 허술한 집행에 대해 김종수 기자가 추적해 봤습니다.

<리포트>

구급차의 접근이 쉽지 않은 산속이나 섬에서 긴급 환자가 발생했을 때 투입해야 하는 응급 헬기, 24시간 대기가 원칙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인명을 구하기 위해 투입돼야 하는 응급 헬기는 걸핏하면 자치단체장의 일정에 동원됩니다.

순간적인 부주의로 대규모 인명 피해뿐만 아니라, 소중한 문화재까지 소실되는 화재, 이를 초기에 감지하기 위해 첨단 센서가 달린 감지기를 곳곳에 설치합니다.

복원된 문화재와 국회, 정부청사 등에 설치된 이 감지기는 불량 제품으로 판명됐습니다.

숭례문이 여전히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었습니다.

취재는 한 제보자와의 만남으로부터 시작됐습니다.

소방 방재 관련 예산이 허술하게 쓰이고 있다, 하지만, 소방방재청이 외부에서 감사를 제대로 받은 적이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녹취> "문제가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어떤 자료를 저희가 요청해야지 그런 문제들이 명확히 드러날까요?"

취재진은 소방방재청 중앙 119 구조본부에서 구입한 장비 목록과 특정 헬기의 정비 기록, 진화 작업 투입 실적 등을 요구했습니다.

가장 큰 예산 낭비 사례는 대형 사건사고에 투입되고 있는 중앙 119구조본부의 헬기였습니다.

이 헬기의 2009년 도입 당시 가격은 447억원, 프랑스 유로콥터사에서 구매한 기종으로 다목적 대형 소방헬기입니다.

대형 헬기라서 최대 28명까지 탑승이 가능하고 중소형 헬기의 취약점들을 해소할 수 있는 장거리 기동성과 커진 물탱크 용량 등이 특징이라고 홍보를 했습니다.

<녹취> 제보자(음성대역) : "아마 현재까지 가장 비싼 금액을 주고 산 소방 헬기일텐데, 이 기종을 위해 따로 조종사들을 채용했고 정비팀도 만들었습니다."

과연 이 헬기는 화재 현장에 출동한 적이 있을까.

소방방재청에 확인한 결과 3호기로 불리는 이 헬기는 불을 끄는 목적으로 사용된 적이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중앙119구조본부측은 이 헬기가 응급구조용으로 지정돼서 화재진압용으로 쓰이지는 않는다고 밝혔지만, 제보자와 정비 전문가들의 주장은 다릅니다.

헬기 도입 당시 20억원 넘게 들여서 구입한 물탱크에서 각종 결함이 발생해서 실제 화재상황에는 무용지물이란 것입니다.

<녹취> 제보자(음성대역) : "물탱크 설치가 복잡해서 이틀 이상 걸립니다. 영하로 기온에 떨어지면 이마저도 쓸 수 없어서 화재진압용으로 투입된 실적이 없는 것입니다."

최근 3년 동안의 헬기 수리 정비 자료에서도 문제점은 발견됐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정비기간이 5월부터 8월까지 석달이 넘습니다.

자료에는 기록되진 않았지만, 정비 업체 선정에 이미 2달 정도 걸렸고 9월 한달 동안은 시험 비행에만 매달려 사실상 비행이 불가능한 기간이 일년에 절반이나 됐습니다.

<녹취> 제보자(음성대역) : "생각해 보세요. 4백억원 넘는 장비를 반년넘게 정비를 위해 세워둔다면 돈이 얼마나 낭비되는 건가요. 매년 10억 넘게 지불하는 헬기 보험료가 그냥 나간다고 생각하면 더 그렇지요."

정비에 쓰인 예산에도 낭비요소가 많다는 지적입니다.

지난해 소방방재청이 조달청 장비 구매 시스템인 나라장터에 올렸던 배정 예산은 11억원, 그러나 실제 투입된 예산은 2배 가까이 불어나 20억원을 넘었습니다.

비용이 급증한 이유는 내부 정비인력이 맡아야 할 부분까지 외부 용역에 맡겼기 때문이란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중앙 119구조본부는 정비 비용이 늘어난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은 거절했습니다.

<인터뷰> 중앙119구조본부 관계자 : "강원헬기(추락사고) 이후 우리 기장님 조종사들이 굉장히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는 상태인데 그런 상황에서 인터뷰는 곤란한 것 같아요."

다시 정확한 입장을 요구하자, 119구조본부는 서면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검사과정에 결함이 발견돼 2억 원정도 비용이 더 들었지만, 6억 원이 든 엔진 정비는 별도업체에 맡기는 부분이라서 추가 비용으로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항공 정비 전문가들은 잘못된 예산 집행 탓에 정비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고 질타합니다.

<녹취> 외부 정비 전문가(음변 녹취파일) : "(헬기 정비기술을)어깨너머로만 배우거나 옛날 주먹구구식으로 해서 그런 수준이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다보니까 (119구조본부)그들은 돈으로 해결해야지요. 그래서 2년에 한 번씩 십몇억을 주면서 정비를 해야 하는 것이지요.외부업체에 의해서..."

<녹취> 멀티콥터 생산업체 : "헬리캠은 촬영을 하기위해서 붙여진 이름이고 이건 멀티콥터라고 해야지 맞습니다."

낮은 고도에서 비행하면서 지상의 사물을 정밀하게 촬영할 수 있는 이른바, 멀티콥터로 불리는 장비입니다.

촬영이나 정찰용으로도 쓰이는데, 최근에는 그 범위가 소방방재영역까지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인터뷰> 김정환(전무/멀티콥터 생산업체) : "지상에서 보는 것하고 공중에서 보는 것하고 다르지 않습니까. 화재는 전부 다르겠지만 그래서 그걸 파악하기 위해서, 소방관련 분야는 저희가 입찰한 적이 없는데, 사실 몇건 없었어요."

중앙 119구조본부는 해외에서 재난이 발생했을 때 구조 지원용으로 무인항공기 즉 멀티콥터를 1년전에 구매하면서 유럽국가 제품을 선택했습니다.

동영상 촬영용 카메라까지 포함해 1억 4천만원을 주고 구매한 멀티콥터는 평소에는 인천공항 인근 물류창고에 보관돼 있습니다.

현재는 이 같은 특수장비도 순수 우리 기술로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 2배 정도 비싼 값에 해외업체 장비를 들여오는 것은 예산낭비 사례라고 관련분야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단순비교는 무리지만, 비슷한 기능의 제품을 10분의 1값에 제공할 수 있다는 업체도 있었습니다.

<녹취>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유럽제품 도입은)너무 비싼 경우로 그게 저희한테 10분의 1만 투자됐으면 저희는 충분히 거기에 상응하는 제품을 제대로 만들어낼 수가 있어요. 당연히 납품할 수도 있고요. 전 이해가 잘 안갑니다."

유럽 국가 제품을 수입해 납품한 업체는 이미 수입 원가 등을 투명하게 공개한데다 모든 계약이 투명하게 이뤄져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멀티콥터 수입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조달청에서 전화가 왔어요. 저한테요.(중앙119구조본부에서)아주 급하게 사야한다고 하는데 조건을 맞출수 있으면 맞춰달라 입찰에 참여해달라, 그래서 참여했고요. 체공시간이 지금 방송사에서 쓰는 것은 길어야 10분,15분입니다.(저희 수입제품은)최소 40분입니다. 채공시간을 5분, 10분 늘리는 것은 엄청난 기술력입니다."

소방방재청 119구조본부에서 1년에 장비 구입으로 쓸 수 있는 돈은 응급의료 기금까지 포함해 백70억원 정도, 이 예산만 제대로 집행해도 소방 방재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질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백동현(가천대 교수) : "일단 조직이 아니래도 계급조직이면 경직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면 내부의 특수적인 분야는 대체적으로 외부에 노출되지가 않지요. 외부보다는 자체적으로 확인하고 감독하는 자체적인 감찰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달 초, 경찰에서는 소방 장비 관련 업체 한곳을 압수수색했습니다.

화재를 초기에 감지하는 불꽃 감지기를 만드는 업체인데, 교묘한 눈속임으로 인증을 통과한 뒤 정부와 공공기관 등에 불량 불꽃감지기 190억원어치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 업체가 성능을 조작해 승인을 받거나 내부 부품을 불량품으로 바꿔 납품하는 수법을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럴듯한 인증서와 특허 관련 서류에 국회, 세종시 정부청사, 산림청, 과학기술원과 교육청 등 50개 정부기관이 모두 감쪽같이 속아 넘어갔습니다.

이 불량품은 방화로 소실됐던 숭례문에도 설치됐습니다.

문화재청은 불꽃 감지기 16개를 설치한 뒤에 용역업체를 통해 점검까지 벌였지만 감지기가 '먹통'인줄 몰랐다고 토로했습니다.

<녹취> 문화재청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 말고도 다 똑같이 테스터로 하거든요. 그 테스터로는 성능이나 감도까지는 테스트할 수는 없거든요. 정밀검사를 하진 않았고..."

이러다 보니 감지기 교체 비용으로 수십억대의 예산이 다시 투입돼야 하는 상황...

<인터뷰> 신동석(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지능범죄수사팀장) : "다른 업체 것보다 싼 것을 구매해서 사용했지만 결국 불량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다시 구매해서 또 설치를 해야 합니다. 예산이 낭비될 수 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재난 현장에서 구조요원들의 생명을 지켜주는 특수 보호복의 구매 과정에도 문제가 제기됩니다.

각종 특수 보호복 납품업체들은 공무원과 특정 업체의 결탁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워낙 특수한 분야다 보니 말이 공개 입찰이지 지역 소방본부가 특정 업체를 사실상 지정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김채영(전문/특수복 생산업체) : "○○○제품 아니면 안됩니다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그래서 아 이거 뭐가 있구나 큰 일났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일본 것도 한번 알아봤어요. 알아보니까 일본 것도 이 사양에는 안맞는 것입니다."

특정 인증을 받은 제품을 납품하라는 119 구조본부의 요구조건을 맞추지 못해 결국 파산하게 됐다고 토로하는 업체도 있습니다.

<인터뷰> 배경영(사장/특수복 제작업체) : "지급 보증금만 손해가 7400만원 물건 값으로 손해는 약 2억원 그냥 돈 없는 작은 업체에서 3억원이 묶여 있어서 그냥 도망간 셈이니..."

이에 대해 119구조본부측은 해당 업체의 제품이 소방산업기술원의 인증을 받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것이라며, 업체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선 감찰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각종 재난 재해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 도입되는 수백억 원짜리 장비들.

장비 납품을 둘러싼 잡음과 업계의 고발성 민원이 이어지면서, 소방 방재 예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흔들이고 있습니다.

세금으로 마련되는 소방 방재장비, 일부 소방서에서는 소방관들이 사용할 특수 장갑도 모자라서 개인이 구입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과 직결된 만큼 예산의 우선순위를 바로 정하고 그 집행 과정도 투명해야 할 것입니다.

취재파일 K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취재파일K 전체보기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