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지방대, 수도권 진출 러시…약인가? 독인가?

입력 2014.10.07 (21:36) 수정 2014.10.0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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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970년대와 80년대 서울 소재 대학들은 강원 충청 영남 등에 제2캠퍼스나 분교를 잇따라 설립했는데요.

정부의 지방균형 발전 정책을 따르면서 한편으로는 대학의 외형적 성장을 꾀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역으로 비수도권 소재 대학들이 수도권에 제2캠퍼스를 하나 둘 씩 세우고 있습니다.

이런 대학들이 있던 지역에서는 아예 본교가 수도권으로 이전하면 지역경제가 어려워진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박원기 기자가 그 실태와 속사정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양주에 올해 처음 문을 연 대학입니다.

강원도 고성에 본교가 있지만 5개 학과를 따로 떼어내 별도 캠퍼스를 세운 겁니다.

수도권에 캠퍼스를 세운 효과는 바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안창영(경동대 양주캠퍼스 교수) : "(2013년도에는) 3대 1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캠퍼스를 이전하고 난 후 2014학년도엔 7대 1 수준으로 입시 지원률이 크게 향상됐습니다."

지난해와 올해 비수도권 대학 3곳이 경기 인천 지역에 새 캠퍼스를 세웠습니다.

여기에다 수도권 캠퍼스 설립을 진행하고 있는 지방대가 또 10곳이 더 있습니다.

학생들이 수도권으로 옮겨갔거나 옮겨갈 본교 지역은 어떨까?...

대학 근처 원룸 건물입니다. 전체 18개 방 가운데 12개가 이렇게 텅 비어 있습니다.

지난해 세운 인천의 제 2캠퍼스로 전교생의 30% 가까운 천5백여 명이 빠져나간 결과입니다.

<인터뷰> 김병순(원룸 임대 지역 주민) : "(방이) 비니까 돈이 마비되잖아요. 그러니까 빚도 못 갚죠. 자꾸 어렵기만 하죠."

충북 제천의 한 대학.

<녹취> "결사 반대! 결사 반대!"

경기도 하남에 새 캠퍼스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에 반발이 거셉니다.

<인터뷰> 박중학(주민) : "(지방대학들이) 전부 다 수도권으로 올라간다면 지방이 점점 낙후되고... 이건 정부에서 (방관)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해당 대학들도 할 말은 있습니다.

<녹취> 00대학 관계자 : "재원 조달, 학생 유치... 다 밑에 있는 (지방)대학들의 고민이거든요."

하지만 대학 이전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인터뷰> 이수연(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 : "외형 확장이나 왜곡된 학벌주의에 기대서 발전 방향을 추구하기보다는 교육 내실화를 기해서 발전방향을 새로 수립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비수도권 14개 광역단체에선 지방대의 수도권행을 막아달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최근 정부와 청와대에 전달했습니다.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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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0-07 21:37:46
    • 수정2014-10-07 22: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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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970년대와 80년대 서울 소재 대학들은 강원 충청 영남 등에 제2캠퍼스나 분교를 잇따라 설립했는데요.

정부의 지방균형 발전 정책을 따르면서 한편으로는 대학의 외형적 성장을 꾀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역으로 비수도권 소재 대학들이 수도권에 제2캠퍼스를 하나 둘 씩 세우고 있습니다.

이런 대학들이 있던 지역에서는 아예 본교가 수도권으로 이전하면 지역경제가 어려워진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박원기 기자가 그 실태와 속사정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양주에 올해 처음 문을 연 대학입니다.

강원도 고성에 본교가 있지만 5개 학과를 따로 떼어내 별도 캠퍼스를 세운 겁니다.

수도권에 캠퍼스를 세운 효과는 바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안창영(경동대 양주캠퍼스 교수) : "(2013년도에는) 3대 1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캠퍼스를 이전하고 난 후 2014학년도엔 7대 1 수준으로 입시 지원률이 크게 향상됐습니다."

지난해와 올해 비수도권 대학 3곳이 경기 인천 지역에 새 캠퍼스를 세웠습니다.

여기에다 수도권 캠퍼스 설립을 진행하고 있는 지방대가 또 10곳이 더 있습니다.

학생들이 수도권으로 옮겨갔거나 옮겨갈 본교 지역은 어떨까?...

대학 근처 원룸 건물입니다. 전체 18개 방 가운데 12개가 이렇게 텅 비어 있습니다.

지난해 세운 인천의 제 2캠퍼스로 전교생의 30% 가까운 천5백여 명이 빠져나간 결과입니다.

<인터뷰> 김병순(원룸 임대 지역 주민) : "(방이) 비니까 돈이 마비되잖아요. 그러니까 빚도 못 갚죠. 자꾸 어렵기만 하죠."

충북 제천의 한 대학.

<녹취> "결사 반대! 결사 반대!"

경기도 하남에 새 캠퍼스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에 반발이 거셉니다.

<인터뷰> 박중학(주민) : "(지방대학들이) 전부 다 수도권으로 올라간다면 지방이 점점 낙후되고... 이건 정부에서 (방관)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해당 대학들도 할 말은 있습니다.

<녹취> 00대학 관계자 : "재원 조달, 학생 유치... 다 밑에 있는 (지방)대학들의 고민이거든요."

하지만 대학 이전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인터뷰> 이수연(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 : "외형 확장이나 왜곡된 학벌주의에 기대서 발전 방향을 추구하기보다는 교육 내실화를 기해서 발전방향을 새로 수립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비수도권 14개 광역단체에선 지방대의 수도권행을 막아달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최근 정부와 청와대에 전달했습니다.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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