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확대경] 통신에 밀린 UHD…부담은 결국 소비자 몫

입력 2014.10.10 (21:21) 수정 2014.10.10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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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금의 HDTV보다 최소한 4배 더 선명한 TV, UHD TV가 요즘 앞다퉈 출시되고 있는데요.

아직은 이 TV를 구입하더라도 초고화질을 실감하긴 어렵습니다.

저희 KBS같은 지상파 방송사들은 UHD 방송 기술을 이미 개발했지만, 주파수 배정에서 통신사에 밀려 UHD 콘텐츠 제작에 본격적으로 나서지 못하고있습니다.

결국 소비자 부담만 늘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문종, 박경호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요즘 TV 매장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건 HD TV보다 4배 더 선명한 UHD TV입니다.

초고화질의 매력에, 일반 HD TV와의 가격 차까지 빠르게 줄어들면서, TV 시장의 대세는 UHD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팔리는 TV 10대 가운데 7대가 UHD TV일 정도입니다.

<인터뷰> 노진일(TV 판매점 부점장) : "(HD TV를) 1~2년 쓰고 다시 UHD로 바꾸는 것보다는 지금 UHD를 구매해서 10년을 쓰시는 게 더 이득이기 때문에…."

지난해 만 대 정도 판매됐던 국내 UHD TV는 이제 6만 대 정도로 급증했습니다.

4년 뒤면, 전세계에서 판매되는 TV 3분의 1 가량은 UHD TV일 걸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아직 UHD 시대를 실감하긴 어렵습니다.

TV만 있을 뿐, 초고화질로 볼 수 있는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올해 유료 UHD 방송을 시작한 케이블TV의 경우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100편 남짓.

그것도 여행 다큐멘터리와 어린이 만화가 대부분입니다.

<인터뷰> 조정호(UHD TV 시청자) : "드라마나 예능, 스포츠, 아이들용 프로그램을 가족들이 다 즐겁게 보기 위해서 UHD TV를 샀는데, 콘텐츠가 부족한 것 같아서..."

콘텐츠가 부족한 이유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UHD 콘텐츠 제작에 본격적으로 나서지 않아서입니다.

지금은 UHD 콘텐츠를 제작한다 해도 지상파 방송사들이 이를 방송할 수가 없어 시험 제작에만 머물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UHD 방송을 하려면 700㎒라는 주파수를 배정받는게 꼭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 주파수는 우선 통신용으로 주기로 이미 결정됐다는게 미래창조과학부의 입장입니다.

이처럼 중요한 주파수 정책에서 정작 방송은 빼고 통신으로 쏠리는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 알아봤습니다.

700MHz 주파수는 원래 방송이 쓰다 디지털 전환 이후 빈 용도로 남았습니다.

이 주파수를 독식하려고 통신사들은 거대한 자본을 앞세워 치열한 로비전을 펼칩니다.

결국 2012년초 당시 방통위는 이 주파수를 통신용으로 우선 배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배정 권한을 물려받은 미래부는 아직 고시 절차가 끝나지 않았는데 이미 결정됐다며 내놓고 통신사의 입장을 지지해왔습니다.

휴대전화 서비스를 감당하려면 불가피하다는 거지만 수조원대의 막대한 경매 수입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방송은 무료서비스라 주파수를 그냥 줘야하지만 통신사에 배정해 경매에 부치면 경매 수익을 챙길 수있습니다.

이에 대해 자본 논리로 치우치는 것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잇따릅니다.

<인터뷰> 박기호(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 "미래부가 명확한 계획성 없이 경제적 논리로만 주파수 문제를 접근하고 있다는 게 제일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홍의락(국회 미방위 위원) : "국가재난안전망 등 새로운 요구도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어떻든 국가 안전과 국민의 혜택이 많이 돌아가는 정책을 찾아내야합니다."

주파수는 공공재인 만큼 지금이라도 원점에서 공익성을 따져 볼 때라는 지적입니다.

이대로 통신에 주파수가 배정되면 조단위의 엄청난 투자 비용이 들게 됩니다.

이 부담이 결국 소비자들의 몫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이어서 정연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래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손꼽히는 사물 인터넷 기술입니다.

이런 서비스를 위해 통신업계는 700MHz 주파수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문제는 비용입니다.

통신회사가 700MHz 주파수를 사용할 경우 막대한 투자비 지출이 불가피합니다.

국내 이통사들은 그동안 통신용으로는 다른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해와 기지국을 비롯한 인프라를 전부 새로 깔아야 합니다.

이 비용만 수천억원대, 여기에 경매비용으로 지출한 조단위 비용까지 합치면 엄청난 규모입니다.

방송사들은 700MHz를 아날로그 방송때 이미 사용해 구축 비용이 거의 들지 않습니다.

통신사의 엄청난 투자 비용은 결국 소비자들에게 떠넘겨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LTE 주파수 대역을 차지하려고 2조원대가 넘는 경매 비용을 쏟아 부은 통신사들은 요금을 슬그머니 올렸습니다.

<인터뷰> "700메가 주파수가 통신 쪽에 할애가 된다면 그 천문학적인 경매비용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가 될 것이고요.국민들에게 무료보편적인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방송사가 도입하려는 UHD방식은 주파수 효율이 높아 10년뒤쯤엔 더 많은 주파수를 반납할 수 있습니다.

통신업계가 요구하는 주파수를 가장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도 오히려 UHD 도입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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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확대경] 통신에 밀린 UHD…부담은 결국 소비자 몫
    • 입력 2014-10-10 21:24:18
    • 수정2014-10-10 22: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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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금의 HDTV보다 최소한 4배 더 선명한 TV, UHD TV가 요즘 앞다퉈 출시되고 있는데요.

아직은 이 TV를 구입하더라도 초고화질을 실감하긴 어렵습니다.

저희 KBS같은 지상파 방송사들은 UHD 방송 기술을 이미 개발했지만, 주파수 배정에서 통신사에 밀려 UHD 콘텐츠 제작에 본격적으로 나서지 못하고있습니다.

결국 소비자 부담만 늘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문종, 박경호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요즘 TV 매장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건 HD TV보다 4배 더 선명한 UHD TV입니다.

초고화질의 매력에, 일반 HD TV와의 가격 차까지 빠르게 줄어들면서, TV 시장의 대세는 UHD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팔리는 TV 10대 가운데 7대가 UHD TV일 정도입니다.

<인터뷰> 노진일(TV 판매점 부점장) : "(HD TV를) 1~2년 쓰고 다시 UHD로 바꾸는 것보다는 지금 UHD를 구매해서 10년을 쓰시는 게 더 이득이기 때문에…."

지난해 만 대 정도 판매됐던 국내 UHD TV는 이제 6만 대 정도로 급증했습니다.

4년 뒤면, 전세계에서 판매되는 TV 3분의 1 가량은 UHD TV일 걸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아직 UHD 시대를 실감하긴 어렵습니다.

TV만 있을 뿐, 초고화질로 볼 수 있는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올해 유료 UHD 방송을 시작한 케이블TV의 경우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100편 남짓.

그것도 여행 다큐멘터리와 어린이 만화가 대부분입니다.

<인터뷰> 조정호(UHD TV 시청자) : "드라마나 예능, 스포츠, 아이들용 프로그램을 가족들이 다 즐겁게 보기 위해서 UHD TV를 샀는데, 콘텐츠가 부족한 것 같아서..."

콘텐츠가 부족한 이유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UHD 콘텐츠 제작에 본격적으로 나서지 않아서입니다.

지금은 UHD 콘텐츠를 제작한다 해도 지상파 방송사들이 이를 방송할 수가 없어 시험 제작에만 머물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UHD 방송을 하려면 700㎒라는 주파수를 배정받는게 꼭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 주파수는 우선 통신용으로 주기로 이미 결정됐다는게 미래창조과학부의 입장입니다.

이처럼 중요한 주파수 정책에서 정작 방송은 빼고 통신으로 쏠리는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 알아봤습니다.

700MHz 주파수는 원래 방송이 쓰다 디지털 전환 이후 빈 용도로 남았습니다.

이 주파수를 독식하려고 통신사들은 거대한 자본을 앞세워 치열한 로비전을 펼칩니다.

결국 2012년초 당시 방통위는 이 주파수를 통신용으로 우선 배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배정 권한을 물려받은 미래부는 아직 고시 절차가 끝나지 않았는데 이미 결정됐다며 내놓고 통신사의 입장을 지지해왔습니다.

휴대전화 서비스를 감당하려면 불가피하다는 거지만 수조원대의 막대한 경매 수입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방송은 무료서비스라 주파수를 그냥 줘야하지만 통신사에 배정해 경매에 부치면 경매 수익을 챙길 수있습니다.

이에 대해 자본 논리로 치우치는 것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잇따릅니다.

<인터뷰> 박기호(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 "미래부가 명확한 계획성 없이 경제적 논리로만 주파수 문제를 접근하고 있다는 게 제일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홍의락(국회 미방위 위원) : "국가재난안전망 등 새로운 요구도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어떻든 국가 안전과 국민의 혜택이 많이 돌아가는 정책을 찾아내야합니다."

주파수는 공공재인 만큼 지금이라도 원점에서 공익성을 따져 볼 때라는 지적입니다.

이대로 통신에 주파수가 배정되면 조단위의 엄청난 투자 비용이 들게 됩니다.

이 부담이 결국 소비자들의 몫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이어서 정연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래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손꼽히는 사물 인터넷 기술입니다.

이런 서비스를 위해 통신업계는 700MHz 주파수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문제는 비용입니다.

통신회사가 700MHz 주파수를 사용할 경우 막대한 투자비 지출이 불가피합니다.

국내 이통사들은 그동안 통신용으로는 다른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해와 기지국을 비롯한 인프라를 전부 새로 깔아야 합니다.

이 비용만 수천억원대, 여기에 경매비용으로 지출한 조단위 비용까지 합치면 엄청난 규모입니다.

방송사들은 700MHz를 아날로그 방송때 이미 사용해 구축 비용이 거의 들지 않습니다.

통신사의 엄청난 투자 비용은 결국 소비자들에게 떠넘겨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LTE 주파수 대역을 차지하려고 2조원대가 넘는 경매 비용을 쏟아 부은 통신사들은 요금을 슬그머니 올렸습니다.

<인터뷰> "700메가 주파수가 통신 쪽에 할애가 된다면 그 천문학적인 경매비용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가 될 것이고요.국민들에게 무료보편적인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방송사가 도입하려는 UHD방식은 주파수 효율이 높아 10년뒤쯤엔 더 많은 주파수를 반납할 수 있습니다.

통신업계가 요구하는 주파수를 가장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도 오히려 UHD 도입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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