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차 뜯어 붙여 시중에 유통

입력 2014.10.10 (23:11) 수정 2014.10.11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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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접합차라고 아십니까?

폐차 직전 차량에서 쓸 수 있는 부분만 뜯어내 이어 붙여 만든 차를 뜻합니다.

괴물 프랑켄슈타인을 연상시키는 이런 엉터리 차들이 중고차 시장에 버젓이 나와 있는데 전문가들조차 구별이 어렵다고 합니다.

안전성이 크게 떨어지는 건 당연합니다.

김영민 기자입니다.

<앵커 멘트>

서울 외곽의 한 공업사.

작업장 안으로 들어서자 차체 안을 쇠기둥으로 지탱해 놓고 수리가 한창입니다.

<인터뷰> 중고 수입차 전문가 : "이었잖아요. 다 이은 거예요. 양쪽 다. 성냥갑 끼듯이 차체 앞부분에 뒷부분과 지붕하고 옆구리를 이렇게 끼워서 맞추는 거죠."

망가진 차량 2대를 자르고 조립해서 차 1대를 새로 만드는 겁니다.

아랫부분은 전복 사고가 난 차량, 윗부분은 화재 차량을 가져다 붙였습니다.

작업장 밖에는 붙이고 남은 차량의 차체가 놓여있습니다.

<인터뷰> 중고 수입차 전문가 : "상판만 땄잖아요. 거기 위에 보시면 여기만 교묘하게 이 점을 피해나갔어요. 접합 부분도 다 갈아내거든요. 구별 못합니다."

수입자동차의 경우 수리비가 비싸다는 점을 악용해서 보험금 타내려고 고치는 일명 작업차도 상당수입니다.

이렇게 여러 대의 사고차를 뜯어 붙여서 만든 접합차를 구별할 수 있을까?

실험을 해보니, 판금 작업 후 기계로 갈고, 접합제를 붙이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한 다음 도색까지 하면 차 안을 다 뜯어보지 않는 한 거의 구분할 수 없습니다.

외관상 사고 흔적이 없는 무사고 차량으로 둔갑하는 겁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멀쩡한 수입차량입니다.

그런데 이 차량은 사고로 차량 뒷부분이 완전히 망가졌었습니다.

지금은 어디를 고쳤는지 육안으로 구분이 힘듭니다.

속고 사는 피해자들은 눈 뜨고 당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박OO (중고 수입차 피해자) : "갑자기 100킬로로 달리다가 20~30킬로로 뚝 떨어지면서 울컥울컥 거리니까 뒤에 있는 차들이 쌍라이트를 켜면서 난리가 났었어요. 겉은 진짜 멀쩡하더라고요"

현행법상 사고차량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접합, 용접이 가능한지 규정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데다 관리 감독 또한 미흡합니다.

<인터뷰>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사고차의 정도가 커서 폐차해야 되는 것 이런 것들은 폐차장에서 찍어 눌러서 완전히 고철로 만드는 걸 확인해야돼요."

충돌 사고가 났을때 운전자와 승객을 보호하는 기능이 크게 떨어지는 접합차량들이 중고차시장의 소비자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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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가진 차 뜯어 붙여 시중에 유통
    • 입력 2014-10-10 23: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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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접합차라고 아십니까?

폐차 직전 차량에서 쓸 수 있는 부분만 뜯어내 이어 붙여 만든 차를 뜻합니다.

괴물 프랑켄슈타인을 연상시키는 이런 엉터리 차들이 중고차 시장에 버젓이 나와 있는데 전문가들조차 구별이 어렵다고 합니다.

안전성이 크게 떨어지는 건 당연합니다.

김영민 기자입니다.

<앵커 멘트>

서울 외곽의 한 공업사.

작업장 안으로 들어서자 차체 안을 쇠기둥으로 지탱해 놓고 수리가 한창입니다.

<인터뷰> 중고 수입차 전문가 : "이었잖아요. 다 이은 거예요. 양쪽 다. 성냥갑 끼듯이 차체 앞부분에 뒷부분과 지붕하고 옆구리를 이렇게 끼워서 맞추는 거죠."

망가진 차량 2대를 자르고 조립해서 차 1대를 새로 만드는 겁니다.

아랫부분은 전복 사고가 난 차량, 윗부분은 화재 차량을 가져다 붙였습니다.

작업장 밖에는 붙이고 남은 차량의 차체가 놓여있습니다.

<인터뷰> 중고 수입차 전문가 : "상판만 땄잖아요. 거기 위에 보시면 여기만 교묘하게 이 점을 피해나갔어요. 접합 부분도 다 갈아내거든요. 구별 못합니다."

수입자동차의 경우 수리비가 비싸다는 점을 악용해서 보험금 타내려고 고치는 일명 작업차도 상당수입니다.

이렇게 여러 대의 사고차를 뜯어 붙여서 만든 접합차를 구별할 수 있을까?

실험을 해보니, 판금 작업 후 기계로 갈고, 접합제를 붙이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한 다음 도색까지 하면 차 안을 다 뜯어보지 않는 한 거의 구분할 수 없습니다.

외관상 사고 흔적이 없는 무사고 차량으로 둔갑하는 겁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멀쩡한 수입차량입니다.

그런데 이 차량은 사고로 차량 뒷부분이 완전히 망가졌었습니다.

지금은 어디를 고쳤는지 육안으로 구분이 힘듭니다.

속고 사는 피해자들은 눈 뜨고 당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박OO (중고 수입차 피해자) : "갑자기 100킬로로 달리다가 20~30킬로로 뚝 떨어지면서 울컥울컥 거리니까 뒤에 있는 차들이 쌍라이트를 켜면서 난리가 났었어요. 겉은 진짜 멀쩡하더라고요"

현행법상 사고차량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접합, 용접이 가능한지 규정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데다 관리 감독 또한 미흡합니다.

<인터뷰>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사고차의 정도가 커서 폐차해야 되는 것 이런 것들은 폐차장에서 찍어 눌러서 완전히 고철로 만드는 걸 확인해야돼요."

충돌 사고가 났을때 운전자와 승객을 보호하는 기능이 크게 떨어지는 접합차량들이 중고차시장의 소비자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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