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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판교 공연장 붕괴 사고
‘사고 며칠째인데…’ 판교 현장 10m옆 환풍구 무방비
입력 2014.10.20 (18:01) 수정 2014.10.20 (20:04) 연합뉴스
"○○야 이리 와봐. 저기랑 똑같은 곳에 사람들이 서 있다가 갑자기 밑으로 떨어진거야."

2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몰 야외광장을 찾은 한 시민이 어린 딸에게 손가락으로 좌우를 번갈아 가리키며 사흘 전 이곳에서 일어난 참사를 설명했다.

사고가 일어난 유스페이스 B타워 환풍구 주변에는 폴리스라인이 쳐지고 경찰 10여 명이 둘러서 일반인의 통제를 막았다.

그러나 이곳으로부터 불과 10여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유스페이스 A타워 환풍구는 사정이 전혀 달랐다.

이 환풍구는 깊이가 18.7m는 족히 돼 보였고 그 위로 13개의 철제 덮개가 깔려 있었다. 사고가 난 B타워 환풍구와 규모나 모양새가 닮은 꼴이다.

다른 점은 B타워 환풍구처럼 지상 위로 올라온 1∼1.9m짜리 콘크리트 돌출부 없이 야외광장으로 바로 이어져 보행로 지면 높이에 설치된 도심의 지하철 환풍구와 비슷한 구조였다.

당연히 사람들의 접근이 B타워 환풍구보다 더 쉬워 사고 위험은 더 높았다.

그러나 사고 사흘이 지난 이날 환풍구 주변엔 위험을 알리는 어떠한 안내문도, 사람들의 접근을 경고할 인력은 전혀 없었다.

야외광장을 걷는 일부 시민은 사고 환풍구를 지나자마자 똑같은 환풍구가 무방비로 노출된 채 나타나자 가까이 다가가 깊이를 가늠해보곤 고개를 젓고 혀를 찼다.

인근 상점 아르바이트생 최모씨는 "사고 당일 이 환풍구를 등진 채 무대가 차려져 다행히 이쪽으로 사람들이 몰리지는 않았지만 언제든 똑같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곳인데 보다시피 아무런 안전조치가 없다"고 우려했다.

테크노밸리에 들어선 주변 다른 건물의 일부 환풍구 앞에도 가로수만 듬성듬성 심어졌을 뿐 접근을 막는 통제선이나 팻말은 역시 보이지 않았다.

이번 사고를 야기한 이러한 '안전 불감증'은 건물 뒤편 골목길에서도 여전했다.

유스페이스 타워를 비롯한 야외광장을 따라 들어선 대형 건물의 주차장으로 진입할 수 있는 골목길에는 이날 오전부터 양 옆으로 불법주차 차량들이 늘어섰다.

왕복 3차로가 한 개 차로로 줄어들어 마주 오는 차들은 서로를 피해 간신히 지나다녔다.

화재 발생 시 소방호스를 연결하는 건물의 연결 송수구 앞에도 주차를 막는 어떠한 구조물도 없었다.

이번 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 구조작업에 나섰던 분당소방서 구조팀 역시 불법주차 차량 때문에 현장과 가깝고 접근이 편한 이 골목길을 포기하고 당시 퇴근 차량들로 혼잡한 대로에 유압장비 등을 실은 구조공작차를 세워야 했다.

김태홍(45) 구조팀장은 "팀원들이 탄 소형차는 골목길로 진입했지만 구조공작차는 그럴 수 없어서 대로에 세워두고 장비를 꺼내와야 했다"며 "골목길 불법주차가 별일 아닌 것처럼 여겨져도 비상시에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사고 며칠째인데…’ 판교 현장 10m옆 환풍구 무방비
    • 입력 2014-10-20 18:01:40
    • 수정2014-10-20 20:04:34
    연합뉴스
"○○야 이리 와봐. 저기랑 똑같은 곳에 사람들이 서 있다가 갑자기 밑으로 떨어진거야."

2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몰 야외광장을 찾은 한 시민이 어린 딸에게 손가락으로 좌우를 번갈아 가리키며 사흘 전 이곳에서 일어난 참사를 설명했다.

사고가 일어난 유스페이스 B타워 환풍구 주변에는 폴리스라인이 쳐지고 경찰 10여 명이 둘러서 일반인의 통제를 막았다.

그러나 이곳으로부터 불과 10여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유스페이스 A타워 환풍구는 사정이 전혀 달랐다.

이 환풍구는 깊이가 18.7m는 족히 돼 보였고 그 위로 13개의 철제 덮개가 깔려 있었다. 사고가 난 B타워 환풍구와 규모나 모양새가 닮은 꼴이다.

다른 점은 B타워 환풍구처럼 지상 위로 올라온 1∼1.9m짜리 콘크리트 돌출부 없이 야외광장으로 바로 이어져 보행로 지면 높이에 설치된 도심의 지하철 환풍구와 비슷한 구조였다.

당연히 사람들의 접근이 B타워 환풍구보다 더 쉬워 사고 위험은 더 높았다.

그러나 사고 사흘이 지난 이날 환풍구 주변엔 위험을 알리는 어떠한 안내문도, 사람들의 접근을 경고할 인력은 전혀 없었다.

야외광장을 걷는 일부 시민은 사고 환풍구를 지나자마자 똑같은 환풍구가 무방비로 노출된 채 나타나자 가까이 다가가 깊이를 가늠해보곤 고개를 젓고 혀를 찼다.

인근 상점 아르바이트생 최모씨는 "사고 당일 이 환풍구를 등진 채 무대가 차려져 다행히 이쪽으로 사람들이 몰리지는 않았지만 언제든 똑같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곳인데 보다시피 아무런 안전조치가 없다"고 우려했다.

테크노밸리에 들어선 주변 다른 건물의 일부 환풍구 앞에도 가로수만 듬성듬성 심어졌을 뿐 접근을 막는 통제선이나 팻말은 역시 보이지 않았다.

이번 사고를 야기한 이러한 '안전 불감증'은 건물 뒤편 골목길에서도 여전했다.

유스페이스 타워를 비롯한 야외광장을 따라 들어선 대형 건물의 주차장으로 진입할 수 있는 골목길에는 이날 오전부터 양 옆으로 불법주차 차량들이 늘어섰다.

왕복 3차로가 한 개 차로로 줄어들어 마주 오는 차들은 서로를 피해 간신히 지나다녔다.

화재 발생 시 소방호스를 연결하는 건물의 연결 송수구 앞에도 주차를 막는 어떠한 구조물도 없었다.

이번 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 구조작업에 나섰던 분당소방서 구조팀 역시 불법주차 차량 때문에 현장과 가깝고 접근이 편한 이 골목길을 포기하고 당시 퇴근 차량들로 혼잡한 대로에 유압장비 등을 실은 구조공작차를 세워야 했다.

김태홍(45) 구조팀장은 "팀원들이 탄 소형차는 골목길로 진입했지만 구조공작차는 그럴 수 없어서 대로에 세워두고 장비를 꺼내와야 했다"며 "골목길 불법주차가 별일 아닌 것처럼 여겨져도 비상시에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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