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쓰레기 종량제가 도입된 지 20년째를 맞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과연 쓰레기는 얼마나 줄었고, 재활용은 얼마나 잘 되고 있을까요?
재활용되지 못한 채 버려지는 자원이 지금도 연간 2조 원대에 이르고, 이대로 가다간 수년 내 쓰레기 대란이 올지도 모른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영민 기자가 우리나라 쓰레기 배출 실태를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밤늦은 서울의 한 거리.
수많이 이들로 붐비는 이곳엔 넘쳐나는 또다른 게 있습니다.
바로, 쓰레기입니다.
바닥엔 전단지가 나뒹굴고, 손닿는 어느 곳에나 쓰레기는 함부로 버려져 있습니다.
폐지를 줍는 노인들조차 혀를 내두릅니다.
<인터뷰> 리어카 할아버지 : "새벽 되면 엉망진창이죠. 술먹고 막 여기서 막 지저분하고 병 깨지고 여름에는 엄청났죠."
도로 모퉁이나, 구석진 곳, 심지어 화단에도 누가 버렸는지 알 수 없는 쓰레기로 뒤덮여있습니다.
<인터뷰> 김윤태(서울 용산구) : "커피 그런거나 손에 들고있는 가벼운 쓰레기 같은 것 았잖아요 그냥 버리고 가는 것 같아요"
<인터뷰> 송지영(용인시) : "쓰레기통이 없으니까 그냥 저런거(쓰레기더미) 있으면 그냥 놓고 가게 되는 것 같아요."
다세대 가구가 밀집해 있는 주택가.
이곳 또한 곳곳이 쓰레기 집하장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비닐, 플라스틱, 종이 등 어느 것 하나 분리 배출되지 않았고..
동네를 돌아보니(미속) 거의 20~30미터 간격으로 함부로 버려진 쓰레기 뭉치가 보입니다.
<인터뷰> 동네 주민 : "아침에 출근해서 보면 너무 지저분하죠. 깨끗하면 좋은데.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 일종의 군중심리죠. 그렇게 버리고 하니까"
어느 지역이건 사정은 비슷합니다.
가정에서 내다 버린 쓰레기 가운데 종량제 봉투에 담긴 쓰레기는 채 절반도 안됩니다.
<녹취> 재활용품 수거 작업자 : "따로따로 분류해서 버려야 하는 거잖아요. 이렇게 분리수거 안하고 시민들이 그냥 버린단 말이에요"
쓰레기 처리업체도 방법이 없어 일반 쓰레기와 재활용품을 한데 섞어 그냥 싣고 갑니다.
<녹취> 쓰레기 수거 작업자 : "솔직히 말씀드리는데 우리가 여기서 다 싣고가잖아, 다 태워. 그냥 국가적으로 낭비 이런 걸 떠나서 이게 뭐냐고 이게..."
아파트 또한 그 속을 들여다보면, 예외라 할 수 없습니다.
눈에 보이는 분리 배출은 신경을 쓰지만 종량제 봉투안에는 무엇이 들어있는지 모른 채 막무가내로 버려집니다.
수도권 지역 쓰레기를 처리하는 1540만㎡의 매립지는 단일 매립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입니다.
<녹취> 뿌리고, 포집정 연기나고..
서울, 경기, 인천 등지에서 각종 쓰레기를 싣고 온 트럭들이 쉴 새 없이 오가고..
삽차와 불도저로 땅속으로 쓰레기를 밀어 붓습니다.
1992년부터 쓰레기를 묻기 시작한 수도권 매립지입니다.
현재 1매립장은 매립이 완료됐고, 2매립장은 2016년 말이면 매립이 완료됩니다.
이곳에 하루 들어오는 쓰레기 양은 만 3천여톤. 내후년 이후 이 많은 쓰레기들이 어디로 갈지 지금도 결정나지 않았습니다.
1매립장은 지난 2000년 이미 모두 찼고 7천 8백만 톤을 묻을 수 있는 2매립장의 처리 공간은 10% 조금 넘게 남았습니다.
3, 4매립장 부지가 남아 있지만 매립 면허권을 가진 인천시가 2016년 매립 종료를 선언했고, 매립지 소유주인 환경부와 서울시는 추가 매립을 바라고 있는 상황.
엇갈리는 이해관계로 수년 내 쓰레기 대란이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주형(수도권매립지 부장) : "위생매립을 하려면 (땅을) 옹기처럼 만들어야 합니다. 그릇처럼 만드는데 저희가 일반적으로 4년 정도 소요되는 기간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쓰레기를 땅에 매립하는 방식으로 처리하면 비용은 싸지만 환경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쓰레기 매립률을 비교해보면, 우리나라가 9.4%를 보이는 반면, 일본 3.8%, 독일은 0.42%에 불과합니다.
이유는 치리 비용에 있습니다.
재활용을 하려면 톤당 17만원, 소각은 12~15만원이 들지만, 매립은 5만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러다보니 쓰레기 처리 비용을 따져볼 때 우리나라는 독일의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평범한 도심 주택가.
이 지역 곳곳에는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재활용 분리 배출지가 있습니다.
종량제과 음식물 봉투, 재활용품 분리수거함을 갖췄고, 수거함 각각의 간격도 100미터 이내로 뒀습니다.
주택가에 아파트와 같은 방식의 분리시스템을 전국 최초로 설치한 겁니다.
각 수거함마다 이를 관리하는 사람도 따로 지정해 운영중입니다.
<인터뷰> 쓰레기 분리수거 관리인 : "이게 없을 때에는 쓰레기가 엄청나게 이 동네에 많았어요. 이게 생긴 뒤로는 사람들이 다 분리수거를 하고, 동네가 쓰레기가 안 날려다니니까 깨끗해졌다. 너무 좋다...고양이도 많이 없어졌어요"
이 공장은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철근들을 따로 모아 재활용하고, 폐타이어나 폐유 등도 모아 처리해 매립 폐기물을 발생시키지 않는 사업장으로 운영중입니다.
작업 장갑이나 종이, 생활쓰레기까지 분리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인터뷰> 유승광(환경부 폐자원에너지과장) : "폐기물 정책의 우선순위는 첫째 발생의 최소화, 둘째 재활용의 최대화, 그리고 마지막으로 발생된 폐기물에 대해 위생 매립과 같은 안전처리순입니다.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는 56%가 재활용이 가능한 물질입니다. 제대로 분리배출하고 수거만 할 수 있어도 매립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쓰레기 종량제가 시행된 건 지난 1995년.
이후 각 가정과 사업장에서도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하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의도하지 않았던 논란도 불거집니다.
시내 길거리나 광장, 공원 등 공공장소에는 언젠가부터 쓰레기통이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1995년 당시 7천6백여개에 달하던 길거리 쓰레기통이 지난해 4720여개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종량제 봉투 사용을 유도하고 지자체 재정난을 해소한다는 취지에서 공공장소의 쓰레기통을 없앤 겁니다.
하지만, 거리가 더 지저분해졌다. 성숙한 시민의견을 정착시켜야 한다 등의 의견은 여전히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민형(천호동) : "이정도 거리에 이정도 인원이 왔다갔다 유동인구 있는 거리에서 지금보다는 조금 늘여야..현재수준보다 줄어들지 않을까.."
<인터뷰> 유덕형(분당구 금곡동) : "들고 다니다가 가방에 넣거나 그래서 집에 갖다 버리거나 딱히 길에 잘 안 버리는 것 같아요."
대표적 재활용 정책인 공병 보증금제는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병 보증금을 받기 위해 마트나 슈퍼마켓 등을 찾아도 거절당하거나 값을 깎이기 십상입니다.
<녹취> "(공병환불되나요?) 안되는데, 교육받을 때도 그런 말씀 없으셨는데."
<녹취> "30원, 맥주병은 40원. (40원, 50원 적혀있던데) 그거하고는 달라요."
맥주병 50원, 소주병은 40원을 돌려주도록 법으로 정해놨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이달 초 막을 내린 인천 아시안게임.
경기 중 수구와 승마, 골프, 근대 5종 등은 이곳 수도권매립지 내 매립장 위에 경기장을 세워 치러졌습니다.
36홀의 일반인용 골프장은 매립이 종료된 1매립장 위에 지난해 말 들어섰습니다.
매립은 끝났지만, 이를 친환경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습니다.
매립지에서 포집된 매립가스를 이용해 50MW 규모의 발전시설을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박정현(차장) : "매립가스에선 메탄이 주성분입니다. 우리가정에서 쓰는 LNG가 메탄가스입니다. 매립이 완료된 1매립장과 지금 현재 매립이 진행되는 2매립장에서 매립가스를 포집해서 발전을 하게 되는 거죠"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매립 전 재활용...
우리나라 생활폐기물 가운데 재활용되는 양은 약 42%, 재활용이 되지 못한 채 버려지는 자원이 연간 2조 원에 이릅니다.
재활용 산업은 1조 7천억원 규모로 EU 국가들과 비교해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분리수거 된 원재료 공급이 어렵다보니 재활용 업체의 설비 용량 또한 1/3만 가동되고 있습니다.
쉽게 쓰고, 쉽게 버리는 만큼 현 세대는 물론 후대에까지 환경오염 등 사회적 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인터뷰> 김미화(자원순환사회연대 사무총장) : "매립세라든가 EU처럼 가연성폐기물을 5% 이내로 매립하든가 아니면 가연성 폐기물을 절대로 매립해서는 안된다라든가 이런 강력한 정책이 발효돼서 추진이 돼야 된다고 봅니다. "
20년 째를 맞은 쓰레기 종량제 정책으로 쓰레기 배출량은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무더기로 버려지는 종량제 봉투 속에는 재활용될 수 있는 물질이 절반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쓰레기 대란을 경고하는 시계 추의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쓰레기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지금도 이곳저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쓰레기량을 최대한 줄이고,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쓰레기는 이를 자원화해 이용하는 자세일 건데요.
버리면 쓰레기, 분류해 모으면 자원이 된다는 작은 실천, 선진 시민의식이야말로 사람과 환경을 위한 자원순환 사회로의 첫걸음입니다.
취재파일K, 다음주에 찾아뵙겠습니다.
쓰레기 종량제가 도입된 지 20년째를 맞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과연 쓰레기는 얼마나 줄었고, 재활용은 얼마나 잘 되고 있을까요?
재활용되지 못한 채 버려지는 자원이 지금도 연간 2조 원대에 이르고, 이대로 가다간 수년 내 쓰레기 대란이 올지도 모른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영민 기자가 우리나라 쓰레기 배출 실태를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밤늦은 서울의 한 거리.
수많이 이들로 붐비는 이곳엔 넘쳐나는 또다른 게 있습니다.
바로, 쓰레기입니다.
바닥엔 전단지가 나뒹굴고, 손닿는 어느 곳에나 쓰레기는 함부로 버려져 있습니다.
폐지를 줍는 노인들조차 혀를 내두릅니다.
<인터뷰> 리어카 할아버지 : "새벽 되면 엉망진창이죠. 술먹고 막 여기서 막 지저분하고 병 깨지고 여름에는 엄청났죠."
도로 모퉁이나, 구석진 곳, 심지어 화단에도 누가 버렸는지 알 수 없는 쓰레기로 뒤덮여있습니다.
<인터뷰> 김윤태(서울 용산구) : "커피 그런거나 손에 들고있는 가벼운 쓰레기 같은 것 았잖아요 그냥 버리고 가는 것 같아요"
<인터뷰> 송지영(용인시) : "쓰레기통이 없으니까 그냥 저런거(쓰레기더미) 있으면 그냥 놓고 가게 되는 것 같아요."
다세대 가구가 밀집해 있는 주택가.
이곳 또한 곳곳이 쓰레기 집하장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비닐, 플라스틱, 종이 등 어느 것 하나 분리 배출되지 않았고..
동네를 돌아보니(미속) 거의 20~30미터 간격으로 함부로 버려진 쓰레기 뭉치가 보입니다.
<인터뷰> 동네 주민 : "아침에 출근해서 보면 너무 지저분하죠. 깨끗하면 좋은데.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 일종의 군중심리죠. 그렇게 버리고 하니까"
어느 지역이건 사정은 비슷합니다.
가정에서 내다 버린 쓰레기 가운데 종량제 봉투에 담긴 쓰레기는 채 절반도 안됩니다.
<녹취> 재활용품 수거 작업자 : "따로따로 분류해서 버려야 하는 거잖아요. 이렇게 분리수거 안하고 시민들이 그냥 버린단 말이에요"
쓰레기 처리업체도 방법이 없어 일반 쓰레기와 재활용품을 한데 섞어 그냥 싣고 갑니다.
<녹취> 쓰레기 수거 작업자 : "솔직히 말씀드리는데 우리가 여기서 다 싣고가잖아, 다 태워. 그냥 국가적으로 낭비 이런 걸 떠나서 이게 뭐냐고 이게..."
아파트 또한 그 속을 들여다보면, 예외라 할 수 없습니다.
눈에 보이는 분리 배출은 신경을 쓰지만 종량제 봉투안에는 무엇이 들어있는지 모른 채 막무가내로 버려집니다.
수도권 지역 쓰레기를 처리하는 1540만㎡의 매립지는 단일 매립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입니다.
<녹취> 뿌리고, 포집정 연기나고..
서울, 경기, 인천 등지에서 각종 쓰레기를 싣고 온 트럭들이 쉴 새 없이 오가고..
삽차와 불도저로 땅속으로 쓰레기를 밀어 붓습니다.
1992년부터 쓰레기를 묻기 시작한 수도권 매립지입니다.
현재 1매립장은 매립이 완료됐고, 2매립장은 2016년 말이면 매립이 완료됩니다.
이곳에 하루 들어오는 쓰레기 양은 만 3천여톤. 내후년 이후 이 많은 쓰레기들이 어디로 갈지 지금도 결정나지 않았습니다.
1매립장은 지난 2000년 이미 모두 찼고 7천 8백만 톤을 묻을 수 있는 2매립장의 처리 공간은 10% 조금 넘게 남았습니다.
3, 4매립장 부지가 남아 있지만 매립 면허권을 가진 인천시가 2016년 매립 종료를 선언했고, 매립지 소유주인 환경부와 서울시는 추가 매립을 바라고 있는 상황.
엇갈리는 이해관계로 수년 내 쓰레기 대란이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주형(수도권매립지 부장) : "위생매립을 하려면 (땅을) 옹기처럼 만들어야 합니다. 그릇처럼 만드는데 저희가 일반적으로 4년 정도 소요되는 기간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쓰레기를 땅에 매립하는 방식으로 처리하면 비용은 싸지만 환경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쓰레기 매립률을 비교해보면, 우리나라가 9.4%를 보이는 반면, 일본 3.8%, 독일은 0.42%에 불과합니다.
이유는 치리 비용에 있습니다.
재활용을 하려면 톤당 17만원, 소각은 12~15만원이 들지만, 매립은 5만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러다보니 쓰레기 처리 비용을 따져볼 때 우리나라는 독일의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평범한 도심 주택가.
이 지역 곳곳에는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재활용 분리 배출지가 있습니다.
종량제과 음식물 봉투, 재활용품 분리수거함을 갖췄고, 수거함 각각의 간격도 100미터 이내로 뒀습니다.
주택가에 아파트와 같은 방식의 분리시스템을 전국 최초로 설치한 겁니다.
각 수거함마다 이를 관리하는 사람도 따로 지정해 운영중입니다.
<인터뷰> 쓰레기 분리수거 관리인 : "이게 없을 때에는 쓰레기가 엄청나게 이 동네에 많았어요. 이게 생긴 뒤로는 사람들이 다 분리수거를 하고, 동네가 쓰레기가 안 날려다니니까 깨끗해졌다. 너무 좋다...고양이도 많이 없어졌어요"
이 공장은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철근들을 따로 모아 재활용하고, 폐타이어나 폐유 등도 모아 처리해 매립 폐기물을 발생시키지 않는 사업장으로 운영중입니다.
작업 장갑이나 종이, 생활쓰레기까지 분리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인터뷰> 유승광(환경부 폐자원에너지과장) : "폐기물 정책의 우선순위는 첫째 발생의 최소화, 둘째 재활용의 최대화, 그리고 마지막으로 발생된 폐기물에 대해 위생 매립과 같은 안전처리순입니다.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는 56%가 재활용이 가능한 물질입니다. 제대로 분리배출하고 수거만 할 수 있어도 매립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쓰레기 종량제가 시행된 건 지난 1995년.
이후 각 가정과 사업장에서도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하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의도하지 않았던 논란도 불거집니다.
시내 길거리나 광장, 공원 등 공공장소에는 언젠가부터 쓰레기통이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1995년 당시 7천6백여개에 달하던 길거리 쓰레기통이 지난해 4720여개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종량제 봉투 사용을 유도하고 지자체 재정난을 해소한다는 취지에서 공공장소의 쓰레기통을 없앤 겁니다.
하지만, 거리가 더 지저분해졌다. 성숙한 시민의견을 정착시켜야 한다 등의 의견은 여전히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민형(천호동) : "이정도 거리에 이정도 인원이 왔다갔다 유동인구 있는 거리에서 지금보다는 조금 늘여야..현재수준보다 줄어들지 않을까.."
<인터뷰> 유덕형(분당구 금곡동) : "들고 다니다가 가방에 넣거나 그래서 집에 갖다 버리거나 딱히 길에 잘 안 버리는 것 같아요."
대표적 재활용 정책인 공병 보증금제는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병 보증금을 받기 위해 마트나 슈퍼마켓 등을 찾아도 거절당하거나 값을 깎이기 십상입니다.
<녹취> "(공병환불되나요?) 안되는데, 교육받을 때도 그런 말씀 없으셨는데."
<녹취> "30원, 맥주병은 40원. (40원, 50원 적혀있던데) 그거하고는 달라요."
맥주병 50원, 소주병은 40원을 돌려주도록 법으로 정해놨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이달 초 막을 내린 인천 아시안게임.
경기 중 수구와 승마, 골프, 근대 5종 등은 이곳 수도권매립지 내 매립장 위에 경기장을 세워 치러졌습니다.
36홀의 일반인용 골프장은 매립이 종료된 1매립장 위에 지난해 말 들어섰습니다.
매립은 끝났지만, 이를 친환경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습니다.
매립지에서 포집된 매립가스를 이용해 50MW 규모의 발전시설을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박정현(차장) : "매립가스에선 메탄이 주성분입니다. 우리가정에서 쓰는 LNG가 메탄가스입니다. 매립이 완료된 1매립장과 지금 현재 매립이 진행되는 2매립장에서 매립가스를 포집해서 발전을 하게 되는 거죠"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매립 전 재활용...
우리나라 생활폐기물 가운데 재활용되는 양은 약 42%, 재활용이 되지 못한 채 버려지는 자원이 연간 2조 원에 이릅니다.
재활용 산업은 1조 7천억원 규모로 EU 국가들과 비교해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분리수거 된 원재료 공급이 어렵다보니 재활용 업체의 설비 용량 또한 1/3만 가동되고 있습니다.
쉽게 쓰고, 쉽게 버리는 만큼 현 세대는 물론 후대에까지 환경오염 등 사회적 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인터뷰> 김미화(자원순환사회연대 사무총장) : "매립세라든가 EU처럼 가연성폐기물을 5% 이내로 매립하든가 아니면 가연성 폐기물을 절대로 매립해서는 안된다라든가 이런 강력한 정책이 발효돼서 추진이 돼야 된다고 봅니다. "
20년 째를 맞은 쓰레기 종량제 정책으로 쓰레기 배출량은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무더기로 버려지는 종량제 봉투 속에는 재활용될 수 있는 물질이 절반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쓰레기 대란을 경고하는 시계 추의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쓰레기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지금도 이곳저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쓰레기량을 최대한 줄이고,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쓰레기는 이를 자원화해 이용하는 자세일 건데요.
버리면 쓰레기, 분류해 모으면 자원이 된다는 작은 실천, 선진 시민의식이야말로 사람과 환경을 위한 자원순환 사회로의 첫걸음입니다.
취재파일K, 다음주에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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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레기 대란 눈 앞에
-
- 입력 2014-10-24 23:04:15
- 수정2014-10-25 03:20:44

<앵커 멘트>
쓰레기 종량제가 도입된 지 20년째를 맞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과연 쓰레기는 얼마나 줄었고, 재활용은 얼마나 잘 되고 있을까요?
재활용되지 못한 채 버려지는 자원이 지금도 연간 2조 원대에 이르고, 이대로 가다간 수년 내 쓰레기 대란이 올지도 모른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영민 기자가 우리나라 쓰레기 배출 실태를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밤늦은 서울의 한 거리.
수많이 이들로 붐비는 이곳엔 넘쳐나는 또다른 게 있습니다.
바로, 쓰레기입니다.
바닥엔 전단지가 나뒹굴고, 손닿는 어느 곳에나 쓰레기는 함부로 버려져 있습니다.
폐지를 줍는 노인들조차 혀를 내두릅니다.
<인터뷰> 리어카 할아버지 : "새벽 되면 엉망진창이죠. 술먹고 막 여기서 막 지저분하고 병 깨지고 여름에는 엄청났죠."
도로 모퉁이나, 구석진 곳, 심지어 화단에도 누가 버렸는지 알 수 없는 쓰레기로 뒤덮여있습니다.
<인터뷰> 김윤태(서울 용산구) : "커피 그런거나 손에 들고있는 가벼운 쓰레기 같은 것 았잖아요 그냥 버리고 가는 것 같아요"
<인터뷰> 송지영(용인시) : "쓰레기통이 없으니까 그냥 저런거(쓰레기더미) 있으면 그냥 놓고 가게 되는 것 같아요."
다세대 가구가 밀집해 있는 주택가.
이곳 또한 곳곳이 쓰레기 집하장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비닐, 플라스틱, 종이 등 어느 것 하나 분리 배출되지 않았고..
동네를 돌아보니(미속) 거의 20~30미터 간격으로 함부로 버려진 쓰레기 뭉치가 보입니다.
<인터뷰> 동네 주민 : "아침에 출근해서 보면 너무 지저분하죠. 깨끗하면 좋은데.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 일종의 군중심리죠. 그렇게 버리고 하니까"
어느 지역이건 사정은 비슷합니다.
가정에서 내다 버린 쓰레기 가운데 종량제 봉투에 담긴 쓰레기는 채 절반도 안됩니다.
<녹취> 재활용품 수거 작업자 : "따로따로 분류해서 버려야 하는 거잖아요. 이렇게 분리수거 안하고 시민들이 그냥 버린단 말이에요"
쓰레기 처리업체도 방법이 없어 일반 쓰레기와 재활용품을 한데 섞어 그냥 싣고 갑니다.
<녹취> 쓰레기 수거 작업자 : "솔직히 말씀드리는데 우리가 여기서 다 싣고가잖아, 다 태워. 그냥 국가적으로 낭비 이런 걸 떠나서 이게 뭐냐고 이게..."
아파트 또한 그 속을 들여다보면, 예외라 할 수 없습니다.
눈에 보이는 분리 배출은 신경을 쓰지만 종량제 봉투안에는 무엇이 들어있는지 모른 채 막무가내로 버려집니다.
수도권 지역 쓰레기를 처리하는 1540만㎡의 매립지는 단일 매립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입니다.
<녹취> 뿌리고, 포집정 연기나고..
서울, 경기, 인천 등지에서 각종 쓰레기를 싣고 온 트럭들이 쉴 새 없이 오가고..
삽차와 불도저로 땅속으로 쓰레기를 밀어 붓습니다.
1992년부터 쓰레기를 묻기 시작한 수도권 매립지입니다.
현재 1매립장은 매립이 완료됐고, 2매립장은 2016년 말이면 매립이 완료됩니다.
이곳에 하루 들어오는 쓰레기 양은 만 3천여톤. 내후년 이후 이 많은 쓰레기들이 어디로 갈지 지금도 결정나지 않았습니다.
1매립장은 지난 2000년 이미 모두 찼고 7천 8백만 톤을 묻을 수 있는 2매립장의 처리 공간은 10% 조금 넘게 남았습니다.
3, 4매립장 부지가 남아 있지만 매립 면허권을 가진 인천시가 2016년 매립 종료를 선언했고, 매립지 소유주인 환경부와 서울시는 추가 매립을 바라고 있는 상황.
엇갈리는 이해관계로 수년 내 쓰레기 대란이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주형(수도권매립지 부장) : "위생매립을 하려면 (땅을) 옹기처럼 만들어야 합니다. 그릇처럼 만드는데 저희가 일반적으로 4년 정도 소요되는 기간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쓰레기를 땅에 매립하는 방식으로 처리하면 비용은 싸지만 환경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쓰레기 매립률을 비교해보면, 우리나라가 9.4%를 보이는 반면, 일본 3.8%, 독일은 0.42%에 불과합니다.
이유는 치리 비용에 있습니다.
재활용을 하려면 톤당 17만원, 소각은 12~15만원이 들지만, 매립은 5만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러다보니 쓰레기 처리 비용을 따져볼 때 우리나라는 독일의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평범한 도심 주택가.
이 지역 곳곳에는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재활용 분리 배출지가 있습니다.
종량제과 음식물 봉투, 재활용품 분리수거함을 갖췄고, 수거함 각각의 간격도 100미터 이내로 뒀습니다.
주택가에 아파트와 같은 방식의 분리시스템을 전국 최초로 설치한 겁니다.
각 수거함마다 이를 관리하는 사람도 따로 지정해 운영중입니다.
<인터뷰> 쓰레기 분리수거 관리인 : "이게 없을 때에는 쓰레기가 엄청나게 이 동네에 많았어요. 이게 생긴 뒤로는 사람들이 다 분리수거를 하고, 동네가 쓰레기가 안 날려다니니까 깨끗해졌다. 너무 좋다...고양이도 많이 없어졌어요"
이 공장은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철근들을 따로 모아 재활용하고, 폐타이어나 폐유 등도 모아 처리해 매립 폐기물을 발생시키지 않는 사업장으로 운영중입니다.
작업 장갑이나 종이, 생활쓰레기까지 분리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인터뷰> 유승광(환경부 폐자원에너지과장) : "폐기물 정책의 우선순위는 첫째 발생의 최소화, 둘째 재활용의 최대화, 그리고 마지막으로 발생된 폐기물에 대해 위생 매립과 같은 안전처리순입니다.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는 56%가 재활용이 가능한 물질입니다. 제대로 분리배출하고 수거만 할 수 있어도 매립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쓰레기 종량제가 시행된 건 지난 1995년.
이후 각 가정과 사업장에서도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하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의도하지 않았던 논란도 불거집니다.
시내 길거리나 광장, 공원 등 공공장소에는 언젠가부터 쓰레기통이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1995년 당시 7천6백여개에 달하던 길거리 쓰레기통이 지난해 4720여개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종량제 봉투 사용을 유도하고 지자체 재정난을 해소한다는 취지에서 공공장소의 쓰레기통을 없앤 겁니다.
하지만, 거리가 더 지저분해졌다. 성숙한 시민의견을 정착시켜야 한다 등의 의견은 여전히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민형(천호동) : "이정도 거리에 이정도 인원이 왔다갔다 유동인구 있는 거리에서 지금보다는 조금 늘여야..현재수준보다 줄어들지 않을까.."
<인터뷰> 유덕형(분당구 금곡동) : "들고 다니다가 가방에 넣거나 그래서 집에 갖다 버리거나 딱히 길에 잘 안 버리는 것 같아요."
대표적 재활용 정책인 공병 보증금제는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병 보증금을 받기 위해 마트나 슈퍼마켓 등을 찾아도 거절당하거나 값을 깎이기 십상입니다.
<녹취> "(공병환불되나요?) 안되는데, 교육받을 때도 그런 말씀 없으셨는데."
<녹취> "30원, 맥주병은 40원. (40원, 50원 적혀있던데) 그거하고는 달라요."
맥주병 50원, 소주병은 40원을 돌려주도록 법으로 정해놨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이달 초 막을 내린 인천 아시안게임.
경기 중 수구와 승마, 골프, 근대 5종 등은 이곳 수도권매립지 내 매립장 위에 경기장을 세워 치러졌습니다.
36홀의 일반인용 골프장은 매립이 종료된 1매립장 위에 지난해 말 들어섰습니다.
매립은 끝났지만, 이를 친환경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습니다.
매립지에서 포집된 매립가스를 이용해 50MW 규모의 발전시설을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박정현(차장) : "매립가스에선 메탄이 주성분입니다. 우리가정에서 쓰는 LNG가 메탄가스입니다. 매립이 완료된 1매립장과 지금 현재 매립이 진행되는 2매립장에서 매립가스를 포집해서 발전을 하게 되는 거죠"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매립 전 재활용...
우리나라 생활폐기물 가운데 재활용되는 양은 약 42%, 재활용이 되지 못한 채 버려지는 자원이 연간 2조 원에 이릅니다.
재활용 산업은 1조 7천억원 규모로 EU 국가들과 비교해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분리수거 된 원재료 공급이 어렵다보니 재활용 업체의 설비 용량 또한 1/3만 가동되고 있습니다.
쉽게 쓰고, 쉽게 버리는 만큼 현 세대는 물론 후대에까지 환경오염 등 사회적 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인터뷰> 김미화(자원순환사회연대 사무총장) : "매립세라든가 EU처럼 가연성폐기물을 5% 이내로 매립하든가 아니면 가연성 폐기물을 절대로 매립해서는 안된다라든가 이런 강력한 정책이 발효돼서 추진이 돼야 된다고 봅니다. "
20년 째를 맞은 쓰레기 종량제 정책으로 쓰레기 배출량은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무더기로 버려지는 종량제 봉투 속에는 재활용될 수 있는 물질이 절반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쓰레기 대란을 경고하는 시계 추의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쓰레기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지금도 이곳저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쓰레기량을 최대한 줄이고,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쓰레기는 이를 자원화해 이용하는 자세일 건데요.
버리면 쓰레기, 분류해 모으면 자원이 된다는 작은 실천, 선진 시민의식이야말로 사람과 환경을 위한 자원순환 사회로의 첫걸음입니다.
취재파일K, 다음주에 찾아뵙겠습니다.
쓰레기 종량제가 도입된 지 20년째를 맞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과연 쓰레기는 얼마나 줄었고, 재활용은 얼마나 잘 되고 있을까요?
재활용되지 못한 채 버려지는 자원이 지금도 연간 2조 원대에 이르고, 이대로 가다간 수년 내 쓰레기 대란이 올지도 모른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영민 기자가 우리나라 쓰레기 배출 실태를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밤늦은 서울의 한 거리.
수많이 이들로 붐비는 이곳엔 넘쳐나는 또다른 게 있습니다.
바로, 쓰레기입니다.
바닥엔 전단지가 나뒹굴고, 손닿는 어느 곳에나 쓰레기는 함부로 버려져 있습니다.
폐지를 줍는 노인들조차 혀를 내두릅니다.
<인터뷰> 리어카 할아버지 : "새벽 되면 엉망진창이죠. 술먹고 막 여기서 막 지저분하고 병 깨지고 여름에는 엄청났죠."
도로 모퉁이나, 구석진 곳, 심지어 화단에도 누가 버렸는지 알 수 없는 쓰레기로 뒤덮여있습니다.
<인터뷰> 김윤태(서울 용산구) : "커피 그런거나 손에 들고있는 가벼운 쓰레기 같은 것 았잖아요 그냥 버리고 가는 것 같아요"
<인터뷰> 송지영(용인시) : "쓰레기통이 없으니까 그냥 저런거(쓰레기더미) 있으면 그냥 놓고 가게 되는 것 같아요."
다세대 가구가 밀집해 있는 주택가.
이곳 또한 곳곳이 쓰레기 집하장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비닐, 플라스틱, 종이 등 어느 것 하나 분리 배출되지 않았고..
동네를 돌아보니(미속) 거의 20~30미터 간격으로 함부로 버려진 쓰레기 뭉치가 보입니다.
<인터뷰> 동네 주민 : "아침에 출근해서 보면 너무 지저분하죠. 깨끗하면 좋은데.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 일종의 군중심리죠. 그렇게 버리고 하니까"
어느 지역이건 사정은 비슷합니다.
가정에서 내다 버린 쓰레기 가운데 종량제 봉투에 담긴 쓰레기는 채 절반도 안됩니다.
<녹취> 재활용품 수거 작업자 : "따로따로 분류해서 버려야 하는 거잖아요. 이렇게 분리수거 안하고 시민들이 그냥 버린단 말이에요"
쓰레기 처리업체도 방법이 없어 일반 쓰레기와 재활용품을 한데 섞어 그냥 싣고 갑니다.
<녹취> 쓰레기 수거 작업자 : "솔직히 말씀드리는데 우리가 여기서 다 싣고가잖아, 다 태워. 그냥 국가적으로 낭비 이런 걸 떠나서 이게 뭐냐고 이게..."
아파트 또한 그 속을 들여다보면, 예외라 할 수 없습니다.
눈에 보이는 분리 배출은 신경을 쓰지만 종량제 봉투안에는 무엇이 들어있는지 모른 채 막무가내로 버려집니다.
수도권 지역 쓰레기를 처리하는 1540만㎡의 매립지는 단일 매립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입니다.
<녹취> 뿌리고, 포집정 연기나고..
서울, 경기, 인천 등지에서 각종 쓰레기를 싣고 온 트럭들이 쉴 새 없이 오가고..
삽차와 불도저로 땅속으로 쓰레기를 밀어 붓습니다.
1992년부터 쓰레기를 묻기 시작한 수도권 매립지입니다.
현재 1매립장은 매립이 완료됐고, 2매립장은 2016년 말이면 매립이 완료됩니다.
이곳에 하루 들어오는 쓰레기 양은 만 3천여톤. 내후년 이후 이 많은 쓰레기들이 어디로 갈지 지금도 결정나지 않았습니다.
1매립장은 지난 2000년 이미 모두 찼고 7천 8백만 톤을 묻을 수 있는 2매립장의 처리 공간은 10% 조금 넘게 남았습니다.
3, 4매립장 부지가 남아 있지만 매립 면허권을 가진 인천시가 2016년 매립 종료를 선언했고, 매립지 소유주인 환경부와 서울시는 추가 매립을 바라고 있는 상황.
엇갈리는 이해관계로 수년 내 쓰레기 대란이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주형(수도권매립지 부장) : "위생매립을 하려면 (땅을) 옹기처럼 만들어야 합니다. 그릇처럼 만드는데 저희가 일반적으로 4년 정도 소요되는 기간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쓰레기를 땅에 매립하는 방식으로 처리하면 비용은 싸지만 환경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쓰레기 매립률을 비교해보면, 우리나라가 9.4%를 보이는 반면, 일본 3.8%, 독일은 0.42%에 불과합니다.
이유는 치리 비용에 있습니다.
재활용을 하려면 톤당 17만원, 소각은 12~15만원이 들지만, 매립은 5만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러다보니 쓰레기 처리 비용을 따져볼 때 우리나라는 독일의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평범한 도심 주택가.
이 지역 곳곳에는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재활용 분리 배출지가 있습니다.
종량제과 음식물 봉투, 재활용품 분리수거함을 갖췄고, 수거함 각각의 간격도 100미터 이내로 뒀습니다.
주택가에 아파트와 같은 방식의 분리시스템을 전국 최초로 설치한 겁니다.
각 수거함마다 이를 관리하는 사람도 따로 지정해 운영중입니다.
<인터뷰> 쓰레기 분리수거 관리인 : "이게 없을 때에는 쓰레기가 엄청나게 이 동네에 많았어요. 이게 생긴 뒤로는 사람들이 다 분리수거를 하고, 동네가 쓰레기가 안 날려다니니까 깨끗해졌다. 너무 좋다...고양이도 많이 없어졌어요"
이 공장은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철근들을 따로 모아 재활용하고, 폐타이어나 폐유 등도 모아 처리해 매립 폐기물을 발생시키지 않는 사업장으로 운영중입니다.
작업 장갑이나 종이, 생활쓰레기까지 분리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인터뷰> 유승광(환경부 폐자원에너지과장) : "폐기물 정책의 우선순위는 첫째 발생의 최소화, 둘째 재활용의 최대화, 그리고 마지막으로 발생된 폐기물에 대해 위생 매립과 같은 안전처리순입니다.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는 56%가 재활용이 가능한 물질입니다. 제대로 분리배출하고 수거만 할 수 있어도 매립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쓰레기 종량제가 시행된 건 지난 1995년.
이후 각 가정과 사업장에서도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하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의도하지 않았던 논란도 불거집니다.
시내 길거리나 광장, 공원 등 공공장소에는 언젠가부터 쓰레기통이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1995년 당시 7천6백여개에 달하던 길거리 쓰레기통이 지난해 4720여개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종량제 봉투 사용을 유도하고 지자체 재정난을 해소한다는 취지에서 공공장소의 쓰레기통을 없앤 겁니다.
하지만, 거리가 더 지저분해졌다. 성숙한 시민의견을 정착시켜야 한다 등의 의견은 여전히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민형(천호동) : "이정도 거리에 이정도 인원이 왔다갔다 유동인구 있는 거리에서 지금보다는 조금 늘여야..현재수준보다 줄어들지 않을까.."
<인터뷰> 유덕형(분당구 금곡동) : "들고 다니다가 가방에 넣거나 그래서 집에 갖다 버리거나 딱히 길에 잘 안 버리는 것 같아요."
대표적 재활용 정책인 공병 보증금제는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병 보증금을 받기 위해 마트나 슈퍼마켓 등을 찾아도 거절당하거나 값을 깎이기 십상입니다.
<녹취> "(공병환불되나요?) 안되는데, 교육받을 때도 그런 말씀 없으셨는데."
<녹취> "30원, 맥주병은 40원. (40원, 50원 적혀있던데) 그거하고는 달라요."
맥주병 50원, 소주병은 40원을 돌려주도록 법으로 정해놨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이달 초 막을 내린 인천 아시안게임.
경기 중 수구와 승마, 골프, 근대 5종 등은 이곳 수도권매립지 내 매립장 위에 경기장을 세워 치러졌습니다.
36홀의 일반인용 골프장은 매립이 종료된 1매립장 위에 지난해 말 들어섰습니다.
매립은 끝났지만, 이를 친환경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습니다.
매립지에서 포집된 매립가스를 이용해 50MW 규모의 발전시설을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박정현(차장) : "매립가스에선 메탄이 주성분입니다. 우리가정에서 쓰는 LNG가 메탄가스입니다. 매립이 완료된 1매립장과 지금 현재 매립이 진행되는 2매립장에서 매립가스를 포집해서 발전을 하게 되는 거죠"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매립 전 재활용...
우리나라 생활폐기물 가운데 재활용되는 양은 약 42%, 재활용이 되지 못한 채 버려지는 자원이 연간 2조 원에 이릅니다.
재활용 산업은 1조 7천억원 규모로 EU 국가들과 비교해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분리수거 된 원재료 공급이 어렵다보니 재활용 업체의 설비 용량 또한 1/3만 가동되고 있습니다.
쉽게 쓰고, 쉽게 버리는 만큼 현 세대는 물론 후대에까지 환경오염 등 사회적 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인터뷰> 김미화(자원순환사회연대 사무총장) : "매립세라든가 EU처럼 가연성폐기물을 5% 이내로 매립하든가 아니면 가연성 폐기물을 절대로 매립해서는 안된다라든가 이런 강력한 정책이 발효돼서 추진이 돼야 된다고 봅니다. "
20년 째를 맞은 쓰레기 종량제 정책으로 쓰레기 배출량은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무더기로 버려지는 종량제 봉투 속에는 재활용될 수 있는 물질이 절반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쓰레기 대란을 경고하는 시계 추의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쓰레기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지금도 이곳저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쓰레기량을 최대한 줄이고,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쓰레기는 이를 자원화해 이용하는 자세일 건데요.
버리면 쓰레기, 분류해 모으면 자원이 된다는 작은 실천, 선진 시민의식이야말로 사람과 환경을 위한 자원순환 사회로의 첫걸음입니다.
취재파일K, 다음주에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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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기자 publi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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