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 PS승리’ 오재영 “위로 되는 경기”

입력 2014.10.30 (22:34) 수정 2014.10.30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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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의 2014년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믿음직한 투구를 보여준 선발투수는 20승 투수 앤디 밴헤켄도, 승률왕 헨리 소사도 아니었다.

왼손투수 오재영은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2 승리를 이끌고 넥센 선발 중 처음으로 이번 포스트시즌 승리투수에 이름을 올리면서 3차전 MVP로 뽑히는 겹경사를 맞았다.

그가 포스트시즌에서 승리한 것은 현대 유니콘스 소속이던 2004년 삼성 라이온즈와 겨룬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선발승을 거둔 지 무려 10년 만이다. 당시 오재영은 정규시즌 10승 9패로 신인왕도 거머쥐었다.

하지만 올해 정규시즌에서는 5승6패에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도 1차례에 불과해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달랐다. 오재영은 이날 6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잡아내고 안타 3개와 볼넷 2개로 1점만 내주는 호투를 펼쳤다.

오재영은 경기 후 "올해 많이 아쉬웠는데, 이 한 경기로 위로가 많이 된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10년 전에도 2승 1패 상태에서 등판해 이겼다"고 돌아보며 "올해도 1승 1패의 중요한 시점에서 등판해 이를 악물고 던졌다"고 밝혔다.

또 이날 잠실구장에는 LG의 팬들이 원정 외야까지 가득 채워 LG 응원가를 부르며 분위기를 압도했지만 오재영은 "경기 중에 함성을 못 들었다"며 "의식을 안 해서 마운드에서 내려와서야 알았다"며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했다고 전했다.

이번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넥센은 LG와 비교해 투수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밴헤켄과 소사 등 외국인 투수로 이뤄진 '원투펀치'를 제외하고는 마운드를 지킬 선발투수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오재영은 이런 우려를 비웃듯 이날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오재영은 1회말 LG 타선을 삼자범퇴로 물리쳤고 2회말에는 안타 2개를 허용했지만 점수를 내주지는 않았다. 3회말과 4회말에도 삼자범퇴 행진을 벌였다.

5회말에는 선두타자 브래드 스나이더를 삼진으로 잡은 뒤 볼넷과 좌전 안타, 몸에 맞는 공을 잇달아 내주며 1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염경엽 넥센 감독은 오재영의 어깨를 믿었다.

오재영은 정성훈의 희생타로 1점을 내주긴 했지만 LG가 대타로 내세운 채은성을 1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 믿음에 보답했다.

6회말에도 오재영은 볼넷 하나를 내줬을 뿐 12개의 공으로 LG 타선을 틀어막으며 이닝을 끝냈다.

그 사이 1·2차전에서 부진했던 넥센의 타격이 살아나 오재영의 승리를 거들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넥센 선발투수 중 이날 오재영의 투구가 가장 뛰어났다.

1차전 선발 소사는 4⅓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한 안타 6개와 볼넷 5개를 내주고 3실점(3자책) 하는 기대 이하의 투구를 보였다.

밴헤켄은 7⅔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아내며 에이스다운 투구를 선보였지만, 안타 4개와 실책으로 2점(1자책)을 내주며 팀의 2-9 패배를 막지 못했다.

5전 3승제인 플레이오프에서 넥센과 LG가 1승1패를 나눠 가진 상태여서 3차전 선발 오재영이 짊어져야 할 책임감은 더욱 컸다.

염 감독은 올 시즌 LG에게 유독 강했던 오재영에게 신뢰를 보냈다.

LG를 상대로 오재영은 4경기에 선발로 나서 1승에 평균자책점 1.83을 찍으며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다. 잠실구장에서는 2경기에 나와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했다.

특히 이날 오재영은 정성훈, 박용택, 이진영 등 LG의 베태랑 타자들을 무안타로 돌려세우며 철저하게 틀어막았다.

LG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 것에 대해 오재영은 "저도 그게 의문"이라며 "그저 저랑 LG 타자들이랑 타이밍이 잘 안 맞는 것 같다. 오늘도 '하던 대로 하자'는 마음으로 던져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오재영의 이날 직구 구속은 시속 137∼143㎞로 빠르진 않지만 LG 타선은 이를 공략하지 못하고 파울과 땅볼로 연결하기 일쑤였다. 커브와 슬라이더, 포크볼 등 변화구도 LG 타선을 현혹했다.

이날 LG 선발 코리 리오단(28)은 정규시즌에서 9승10패, 평균자책점 3.96의 성적을 내며 오재영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날은 4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안타 7개를 내주고 5실점하며 체면을 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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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만 PS승리’ 오재영 “위로 되는 경기”
    • 입력 2014-10-30 22:34:43
    • 수정2014-10-30 22:4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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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의 2014년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믿음직한 투구를 보여준 선발투수는 20승 투수 앤디 밴헤켄도, 승률왕 헨리 소사도 아니었다.

왼손투수 오재영은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2 승리를 이끌고 넥센 선발 중 처음으로 이번 포스트시즌 승리투수에 이름을 올리면서 3차전 MVP로 뽑히는 겹경사를 맞았다.

그가 포스트시즌에서 승리한 것은 현대 유니콘스 소속이던 2004년 삼성 라이온즈와 겨룬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선발승을 거둔 지 무려 10년 만이다. 당시 오재영은 정규시즌 10승 9패로 신인왕도 거머쥐었다.

하지만 올해 정규시즌에서는 5승6패에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도 1차례에 불과해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달랐다. 오재영은 이날 6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잡아내고 안타 3개와 볼넷 2개로 1점만 내주는 호투를 펼쳤다.

오재영은 경기 후 "올해 많이 아쉬웠는데, 이 한 경기로 위로가 많이 된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10년 전에도 2승 1패 상태에서 등판해 이겼다"고 돌아보며 "올해도 1승 1패의 중요한 시점에서 등판해 이를 악물고 던졌다"고 밝혔다.

또 이날 잠실구장에는 LG의 팬들이 원정 외야까지 가득 채워 LG 응원가를 부르며 분위기를 압도했지만 오재영은 "경기 중에 함성을 못 들었다"며 "의식을 안 해서 마운드에서 내려와서야 알았다"며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했다고 전했다.

이번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넥센은 LG와 비교해 투수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밴헤켄과 소사 등 외국인 투수로 이뤄진 '원투펀치'를 제외하고는 마운드를 지킬 선발투수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오재영은 이런 우려를 비웃듯 이날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오재영은 1회말 LG 타선을 삼자범퇴로 물리쳤고 2회말에는 안타 2개를 허용했지만 점수를 내주지는 않았다. 3회말과 4회말에도 삼자범퇴 행진을 벌였다.

5회말에는 선두타자 브래드 스나이더를 삼진으로 잡은 뒤 볼넷과 좌전 안타, 몸에 맞는 공을 잇달아 내주며 1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염경엽 넥센 감독은 오재영의 어깨를 믿었다.

오재영은 정성훈의 희생타로 1점을 내주긴 했지만 LG가 대타로 내세운 채은성을 1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 믿음에 보답했다.

6회말에도 오재영은 볼넷 하나를 내줬을 뿐 12개의 공으로 LG 타선을 틀어막으며 이닝을 끝냈다.

그 사이 1·2차전에서 부진했던 넥센의 타격이 살아나 오재영의 승리를 거들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넥센 선발투수 중 이날 오재영의 투구가 가장 뛰어났다.

1차전 선발 소사는 4⅓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한 안타 6개와 볼넷 5개를 내주고 3실점(3자책) 하는 기대 이하의 투구를 보였다.

밴헤켄은 7⅔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아내며 에이스다운 투구를 선보였지만, 안타 4개와 실책으로 2점(1자책)을 내주며 팀의 2-9 패배를 막지 못했다.

5전 3승제인 플레이오프에서 넥센과 LG가 1승1패를 나눠 가진 상태여서 3차전 선발 오재영이 짊어져야 할 책임감은 더욱 컸다.

염 감독은 올 시즌 LG에게 유독 강했던 오재영에게 신뢰를 보냈다.

LG를 상대로 오재영은 4경기에 선발로 나서 1승에 평균자책점 1.83을 찍으며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다. 잠실구장에서는 2경기에 나와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했다.

특히 이날 오재영은 정성훈, 박용택, 이진영 등 LG의 베태랑 타자들을 무안타로 돌려세우며 철저하게 틀어막았다.

LG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 것에 대해 오재영은 "저도 그게 의문"이라며 "그저 저랑 LG 타자들이랑 타이밍이 잘 안 맞는 것 같다. 오늘도 '하던 대로 하자'는 마음으로 던져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오재영의 이날 직구 구속은 시속 137∼143㎞로 빠르진 않지만 LG 타선은 이를 공략하지 못하고 파울과 땅볼로 연결하기 일쑤였다. 커브와 슬라이더, 포크볼 등 변화구도 LG 타선을 현혹했다.

이날 LG 선발 코리 리오단(28)은 정규시즌에서 9승10패, 평균자책점 3.96의 성적을 내며 오재영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날은 4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안타 7개를 내주고 5실점하며 체면을 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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