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승락 “미안하다는 정호 말에 눈물 꾹”

입력 2014.11.11 (18:05) 수정 2014.11.1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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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고, 9회말 2아웃에서 끝내기 2루타를 허용하는 등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냉탕과 온탕을 넘나든 넥센 히어로즈의 마무리 투수 손승락(32)의 머릿속엔 후배들 걱정뿐이었다.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을 앞두고 만난 손승락은 전날 끝내기 안타를 허용한 순간을 돌아보면서 "어제 끝나고 정호가 제일 신경 쓰였다"고 털어놨다.

손승락은 전날 1-0으로 앞선 8회말 무사 만루 위기에 마운드에 올라 실점 없이 아웃 3개를 잡아내는 쾌투로 넥센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9회말 2사 1, 3루에 삼성 최형우에게 주자 모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끝내기 우선상 2루타를 허용해 1-3로 역전패했다.

9회말 1사에서 야마이코 나바로의 땅볼성 타구를 잡았다가 놓치며 출루를 허용한 유격수 강정호의 실책이 결정적인 단초가 됐다.

손승락은 "경기 끝나고 밥 먹는데 (강)정호가 안 보여서 찾아갔더니 혼자 있더라"라며 "(강)정호가 미안하다고 하는데 눈을 보니까 마음이 찡해져서 나도 눈물이 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정호의 눈에 맺힌 것은 '하품'이었지만, 왠지 그런 게 보였다"며 "저도 형이니까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데 막느라 혼났다"며 웃었다.

손승락은 최형우에게 안타를 내주지 않았더라면 강정호의 마음도 편했을 것으로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면서 "최형우가 잘 쳤다"고 인정했다.

전날 경기 후 최형우는 "마침 제가 머릿속에 그려놓은 볼 배합으로 왔다"며 역전의 주인공이 된 순간을 돌아봤다.

당시 손승락은 몸쪽 직구-바깥쪽 직구-몸쪽 직구-바깥쪽 직구-몸쪽 직구 순으로 공을 던졌다.

이에 대해 손승락은 "눈에 보이는 볼 배합이었지만, 이전까지 계속 그렇게 던졌는데 삼성은 알고서도 못 쳐서 자신감이 있었다"며 "포수 박동원의 사인을 따르지만 공을 던지는 최종결정은 내가 했고 그 공을 (최)형우가 잘 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만약에 이번과 같은 상황이 또 한 번 찾아온다면 "비장의 무기를 꺼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우리가 우승하면 이번 경험은 더 재밌는 이야기로 남을 것이고, 우리가 진다면 교훈이 될 것"이라며 지나간 경기에 관계없이 앞으로 펼칠 경기에서 이길 생각만 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8회 무사 만루 위기를 넘겼을 때의 상황도 돌아봤다.

당시 무사 만루를 만들고 마운드에서 내려간 조상우(21)는 손승락에게 반복해서 "살려줘서 고맙다"고 고개를 숙였다고 한다.

오히려 손승락은 "시즌 때는 조상우와 한현희가 날 살렸다"며 "오히려 내가 그들에게 고맙다"고 강조했다.

손승락은 만루에 등판할 때 '무조건 안 준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면서 "정규시즌 때는 한 점 줄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하는데 그때는 박동원 사인 대로 던져 점수 안 줄 생각뿐이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우리는 항상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팀이 우승하면 유한준이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주고 있는 '손가락으로 하늘 찌르기' 세리머니를 다 같이 하기로 했다고 귀띔하면서 "나는 북받쳐서 눈으로 하품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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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승락 “미안하다는 정호 말에 눈물 꾹”
    • 입력 2014-11-11 18:05:03
    • 수정2014-11-11 18:16:32
    연합뉴스
무사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고, 9회말 2아웃에서 끝내기 2루타를 허용하는 등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냉탕과 온탕을 넘나든 넥센 히어로즈의 마무리 투수 손승락(32)의 머릿속엔 후배들 걱정뿐이었다.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을 앞두고 만난 손승락은 전날 끝내기 안타를 허용한 순간을 돌아보면서 "어제 끝나고 정호가 제일 신경 쓰였다"고 털어놨다.

손승락은 전날 1-0으로 앞선 8회말 무사 만루 위기에 마운드에 올라 실점 없이 아웃 3개를 잡아내는 쾌투로 넥센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9회말 2사 1, 3루에 삼성 최형우에게 주자 모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끝내기 우선상 2루타를 허용해 1-3로 역전패했다.

9회말 1사에서 야마이코 나바로의 땅볼성 타구를 잡았다가 놓치며 출루를 허용한 유격수 강정호의 실책이 결정적인 단초가 됐다.

손승락은 "경기 끝나고 밥 먹는데 (강)정호가 안 보여서 찾아갔더니 혼자 있더라"라며 "(강)정호가 미안하다고 하는데 눈을 보니까 마음이 찡해져서 나도 눈물이 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정호의 눈에 맺힌 것은 '하품'이었지만, 왠지 그런 게 보였다"며 "저도 형이니까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데 막느라 혼났다"며 웃었다.

손승락은 최형우에게 안타를 내주지 않았더라면 강정호의 마음도 편했을 것으로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면서 "최형우가 잘 쳤다"고 인정했다.

전날 경기 후 최형우는 "마침 제가 머릿속에 그려놓은 볼 배합으로 왔다"며 역전의 주인공이 된 순간을 돌아봤다.

당시 손승락은 몸쪽 직구-바깥쪽 직구-몸쪽 직구-바깥쪽 직구-몸쪽 직구 순으로 공을 던졌다.

이에 대해 손승락은 "눈에 보이는 볼 배합이었지만, 이전까지 계속 그렇게 던졌는데 삼성은 알고서도 못 쳐서 자신감이 있었다"며 "포수 박동원의 사인을 따르지만 공을 던지는 최종결정은 내가 했고 그 공을 (최)형우가 잘 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만약에 이번과 같은 상황이 또 한 번 찾아온다면 "비장의 무기를 꺼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우리가 우승하면 이번 경험은 더 재밌는 이야기로 남을 것이고, 우리가 진다면 교훈이 될 것"이라며 지나간 경기에 관계없이 앞으로 펼칠 경기에서 이길 생각만 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8회 무사 만루 위기를 넘겼을 때의 상황도 돌아봤다.

당시 무사 만루를 만들고 마운드에서 내려간 조상우(21)는 손승락에게 반복해서 "살려줘서 고맙다"고 고개를 숙였다고 한다.

오히려 손승락은 "시즌 때는 조상우와 한현희가 날 살렸다"며 "오히려 내가 그들에게 고맙다"고 강조했다.

손승락은 만루에 등판할 때 '무조건 안 준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면서 "정규시즌 때는 한 점 줄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하는데 그때는 박동원 사인 대로 던져 점수 안 줄 생각뿐이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우리는 항상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팀이 우승하면 유한준이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주고 있는 '손가락으로 하늘 찌르기' 세리머니를 다 같이 하기로 했다고 귀띔하면서 "나는 북받쳐서 눈으로 하품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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