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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2014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실책’ 강정호, 우승 문턱서 쓸쓸한 퇴장
입력 2014.11.11 (22:19) 수정 2014.11.11 (22:28) 연합뉴스
11일 저녁 서울 잠실구장에서 치러진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한국시리즈 6차전.

넥센이 1-11로 크게 뒤진 9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는 박병호가 들어섰다.

대기타석에는 강정호가 기다리고 있었다. 강정호는 단 한 번만이라도 자신에게 기회가 오길 바랐다. 이대로 한국시리즈를 끝낼 수는 없었다.

그러나 박병호는 끝내 뜬공으로 물러났고, 강정호는 쓸쓸히 돌아섰다.

유격수 최초로 40홈런을 때려내며 선수 인생에서 가장 화려한 한 해를 보낸 강정호에게는 너무나 슬픈 퇴장이었다.

돌이켜보면 강정호는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을 앞두고 양 팀이 출사표를 밝히는 미디어데이 행사에 꼬박꼬박 참석했다.

미디어데이 행사에는 감독을 비롯해 주장과 주요 선수 한 명이 참석한다.

대개 베테랑 선수나 팀의 간판선수가 이 자리에 끼기 마련인데, 넥센 히어로즈에는 그 인물이 바로 유격수 강정호였다.

2006년 넥센의 전신인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강정호는 2008년 넥센의 창단 때부터 구단과 함께 성장한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선수다.

넥센을 대표하는 선수로는 으레 박병호를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박병호는 LG 트윈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에 둥지를 튼 경우다.

그에 반해 강정호는 현대의 해체와 넥센의 창단 과정 등 온갖 우여곡절 속에서 팀을 지킨, 말 그대로 넥센을 상징하는 선수다.

그런 강정호였기에 창단 후 처음으로 밟은 한국시리즈 무대의 의미는 각별할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을 마치고 구단 동의하에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자격을 획득한 그였기에 어쩌면 마지막 한국시리즈 무대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강정호에게 한국시리즈 무대는 가혹했다.

플레이오프 때까지만 해도 타율 0.533에 2홈런 4타점을 올리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던 그의 방망이는 한국시리즈에 들어서자 거짓말처럼 차갑게 식었다.

1차전에서 결승 2점 홈런을 때려낸 이후에는 5차전까지 15타석 연속 무안타에 그쳤다.

공격도 풀리지 않았고, 수비에서도 국가대표 유격수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특히 2승 2패로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펼쳐진 5차전이 뼈아팠다.

강정호는 1-0으로 앞선 9회말 1사에서 야마이코 나바로의 땅볼 타구를 처리하지 못해 실책으로 내보냈다. 강정호의 실책은 참사로 이어졌다.

9회말 2사 1, 3루 위기에 몰린 넥센은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 최형우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며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자신의 실책으로 경기를 내줬다는 생각에 강정호는 경기가 끝나고 나서도 한동안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일어나지 못했다.

강정호는 5차전이 끝난 후 마련된 선수단 식사 자리에도 나타나지 않고 혼자 숙소에 틀어박혀 속으로 눈물을 삼켰다.

마지막 6차전에서도 강정호는 끝내 살아나지 않았다.

강정호는 6차전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결국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050(20타수 1안타)에 1홈런 3타점의 참담한 성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수비에서도 4회초 1사에서 이지영의 평범한 땅볼을 놓치는 어이없는 실책을 저지르며 또 한 번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정규시즌에서 슬럼프 없이 공수에서 꾸준한 모습을 보였던 강정호였기에 더욱 믿기지 않는 부진이었다.

강정호는 누구보다 절실하고 간절하게 이번 '가을 잔치'에 임했다.

구단과 함께 성장해왔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에 팀에 마지막 선물을 안겨준다는 각오로 뛰었을 강정호에게 우승은 최우선의 목표였다.

그러나 강정호에게 이러한 절실함은 오히려 독으로 작용한 듯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지켜보는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도 그를 초조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잘하려는 마음이 커질수록 강정호는 방망이는 주춤거렸고, 수비에서도 작아졌다.

4번 타자 박병호와 더불어 5번 타자 강정호가 끝없는 부진에 빠지면서 넥센은 결국 한국시리즈에서 2승4패에 그치며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그러나 누구도 강정호를 비난할 수 없다.

정규시즌에서 슬럼프 없이 공수에서 맹활약한 강정호가 없었다면 넥센이 여기까지 올라올 수도 없었다.

중요한 것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강정호에게 이번 한국시리즈의 부진이 더 크게 도약하는 성장통이 되길 바란다.
  • ‘실책’ 강정호, 우승 문턱서 쓸쓸한 퇴장
    • 입력 2014-11-11 22:19:31
    • 수정2014-11-11 22:28:37
    연합뉴스
11일 저녁 서울 잠실구장에서 치러진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한국시리즈 6차전.

넥센이 1-11로 크게 뒤진 9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는 박병호가 들어섰다.

대기타석에는 강정호가 기다리고 있었다. 강정호는 단 한 번만이라도 자신에게 기회가 오길 바랐다. 이대로 한국시리즈를 끝낼 수는 없었다.

그러나 박병호는 끝내 뜬공으로 물러났고, 강정호는 쓸쓸히 돌아섰다.

유격수 최초로 40홈런을 때려내며 선수 인생에서 가장 화려한 한 해를 보낸 강정호에게는 너무나 슬픈 퇴장이었다.

돌이켜보면 강정호는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을 앞두고 양 팀이 출사표를 밝히는 미디어데이 행사에 꼬박꼬박 참석했다.

미디어데이 행사에는 감독을 비롯해 주장과 주요 선수 한 명이 참석한다.

대개 베테랑 선수나 팀의 간판선수가 이 자리에 끼기 마련인데, 넥센 히어로즈에는 그 인물이 바로 유격수 강정호였다.

2006년 넥센의 전신인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강정호는 2008년 넥센의 창단 때부터 구단과 함께 성장한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선수다.

넥센을 대표하는 선수로는 으레 박병호를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박병호는 LG 트윈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에 둥지를 튼 경우다.

그에 반해 강정호는 현대의 해체와 넥센의 창단 과정 등 온갖 우여곡절 속에서 팀을 지킨, 말 그대로 넥센을 상징하는 선수다.

그런 강정호였기에 창단 후 처음으로 밟은 한국시리즈 무대의 의미는 각별할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을 마치고 구단 동의하에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자격을 획득한 그였기에 어쩌면 마지막 한국시리즈 무대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강정호에게 한국시리즈 무대는 가혹했다.

플레이오프 때까지만 해도 타율 0.533에 2홈런 4타점을 올리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던 그의 방망이는 한국시리즈에 들어서자 거짓말처럼 차갑게 식었다.

1차전에서 결승 2점 홈런을 때려낸 이후에는 5차전까지 15타석 연속 무안타에 그쳤다.

공격도 풀리지 않았고, 수비에서도 국가대표 유격수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특히 2승 2패로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펼쳐진 5차전이 뼈아팠다.

강정호는 1-0으로 앞선 9회말 1사에서 야마이코 나바로의 땅볼 타구를 처리하지 못해 실책으로 내보냈다. 강정호의 실책은 참사로 이어졌다.

9회말 2사 1, 3루 위기에 몰린 넥센은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 최형우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며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자신의 실책으로 경기를 내줬다는 생각에 강정호는 경기가 끝나고 나서도 한동안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일어나지 못했다.

강정호는 5차전이 끝난 후 마련된 선수단 식사 자리에도 나타나지 않고 혼자 숙소에 틀어박혀 속으로 눈물을 삼켰다.

마지막 6차전에서도 강정호는 끝내 살아나지 않았다.

강정호는 6차전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결국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050(20타수 1안타)에 1홈런 3타점의 참담한 성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수비에서도 4회초 1사에서 이지영의 평범한 땅볼을 놓치는 어이없는 실책을 저지르며 또 한 번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정규시즌에서 슬럼프 없이 공수에서 꾸준한 모습을 보였던 강정호였기에 더욱 믿기지 않는 부진이었다.

강정호는 누구보다 절실하고 간절하게 이번 '가을 잔치'에 임했다.

구단과 함께 성장해왔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에 팀에 마지막 선물을 안겨준다는 각오로 뛰었을 강정호에게 우승은 최우선의 목표였다.

그러나 강정호에게 이러한 절실함은 오히려 독으로 작용한 듯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지켜보는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도 그를 초조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잘하려는 마음이 커질수록 강정호는 방망이는 주춤거렸고, 수비에서도 작아졌다.

4번 타자 박병호와 더불어 5번 타자 강정호가 끝없는 부진에 빠지면서 넥센은 결국 한국시리즈에서 2승4패에 그치며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그러나 누구도 강정호를 비난할 수 없다.

정규시즌에서 슬럼프 없이 공수에서 맹활약한 강정호가 없었다면 넥센이 여기까지 올라올 수도 없었다.

중요한 것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강정호에게 이번 한국시리즈의 부진이 더 크게 도약하는 성장통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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