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사망, 과실 없었다는 입증 못 하면 배상해야”

<앵커 멘트>

최근 가수 故 신해철 씨 사망으로 의료사고에 관한 관심이 커졌는데요.

의료과실이 아닌 다른 원인을 병원측에서 입증하지 못했다며 수술을 받고 숨진 가장의 유가족에게 병원이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채승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6월, 50대 남성이 제주대학교 병원에서 목디스크 진단을 받고 뒷목을 절개해 목뼈를 깎고 붙이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후 수술 부위가 붓고 출혈이 발생해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20일 만에 뇌 손상으로 인한 심정지로 숨졌습니다.

이 남성의 유족은 수술과정에서 척추 동맥을 손상시켜 숨졌다며 병원을 상대로 5억 9천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이 사건 재판을 맡은 법원은 병원 측이 유족에게 3억 7천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의료과실이 아닌 다른 원인을 병원측에서 입증하지 못했고, 환자를 중환자실로 옮긴 뒤 유족에게 의료 과실을 인정하며 손해배상 서약서를 쓴 점을 판결 근거로 들었습니다.

<녹취> 김종범(제주지방법원 공보판사) : "망인이 건강상의 결함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수술 과정에서 동맥 손상이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이는 점을 감안해 피고에게 손해 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의료 과실이 없었더라도 수술 후 일부 후유장애가 남을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설명한 걸 고려해 병원 책임을 80%로 제한했습니다.

KBS 뉴스 채승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