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미·쿠바 53년 만에 국교 정상화…북한은?

입력 2014.12.18 (21:17) 수정 2014.12.18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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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지난해 12월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의 추모식에서 미국과 쿠바 정상이 서로 손을 맞잡았습니다.

그뒤 1년 만에 두 나라는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국교를 정상화하는데 전격 합의했습니다.

외교관계를 끊은 지 53년, 반세기 넘게 서로에게 총을 겨누던 앙숙이 마침내 화해를 이뤄낸 겁니다.

먼저, 양국의 역사적 합의를 워싱턴에서 김성진특파원이 전합니다.

▼ 미·쿠바 53년 만의 화해 ▼

<리포트>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쿠바와 국교를 정상화하겠다고 전격 선언했습니다.

지난 1961년 국교 단절 후 53년 만입니다.

<녹취> 오바마(미국 대통령)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도 즉각 화답했습니다.

<녹취> 라울 카스트로(쿠바 국가평의회의장) : "우리는 양국의 이해 영역을 해결하고 전진할 수 있었습니다."

두 나라는 곧바로 - 국교정상화 협상, - 대사관 개설, - 테러지원국 해제 등 실질적 조치를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쿠바에 대한 인적, 물적 교류 제한조치도 풀어서 사실상 자유화했습니다.

화해의 징표로 쿠바는 간첩 행위를 했다며 그동안 억류해 왔던 미국인 앨런 그로스를, 미국은 복역 중인 쿠바 정보요원 3명을 맞교환 형식으로 석방했습니다.

쿠바 곳곳에서 열렬한 환호가 터져나오는 가운데, 남미 국가들과 캐나다, EU, 러시아 등 국제사회는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미국 야당인 공화당의 주요 인사들은 얻는 거 없이 내주기만 했다며 쿠바 독재 정권을 돕는 국교 정상화에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 굴곡의 미·쿠바 관계…화해 배경은? ▼

<기자 멘트>

제 뒤에 보시는 건물, 쿠바 아바나 중심가에 있는 옛 의사당 건물, 카피톨리오입니다.

미국 의사당과 똑같은 모습이죠.

1920년대 미국 업체가 지은 건데, 이처럼 밀접했던 쿠바와 미국은 1950년 말 적대 관계로 돌아섭니다.

피델 카스트로와 체게바라, 두 인물로 상징되는 사회주의혁명이 일어나 친미 정권을 몰아내고 미국 기업들을 몰수한 겁니다.

여기에 미국은 쿠바와 외교관계를 끊고 전면적인 금수 조치로 맞섭니다.

그런가 하면 CIA가 미국내 쿠바 망명자들을 앞세워 피그만을 침공하도록 하는 등 쿠바 정권 붕괴를 끝없이 시도했습니다.

쿠바 역시 옛 소련과 손잡고 자국 영토에 미국 본토를 겨냥한 미사일 기지 건설을 추진하며 미-소 양 진영간 핵전쟁 위기로까지 치닫습니다.

90년대 사회주의권이 모두 붕괴된 뒤에도 미국과 쿠바간 적대관계는 지속됐습니다.

이런 오랜 반목이 왜 청산될 걸까요?

미국 입장에서는 쿠바 봉쇄 정책이, 성공은 커녕 오히려 남미 좌파 확산의 계기가 됐다는 자성이 컸습니다.

쿠바 역시 수십년에 걸친 봉쇄로 경제가 파탄 지경에 이르러, 돌파구가 필요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훌륭한 중재자도 있었습니다.

바로 프란치스코 교황입니다.

막후에서 두 나라 정상을 설득하고, 양국 대표단을 바티칸으로 초청하는 등, 막힌 물꼬를 터줬습니다.

이제 관심은 미국이 북한과도 관계 개선에 나설까 하는 점입니다.

워싱턴에서 이강덕 특파원입니다.

▼ 오바마, 북한에도 손 내미나? ▼

<리포트>

북한은 지난달 케네스 배등 억류중이던 미국인들을 석방했습니다.

석방 협상을 위해 미국 정부는 장관급인 클래퍼 정보국 국장을 북한에 파견했습니다.

경색돼 가던 미국과 북한 관계에 변화 가능성이 생긴 것입니다.

북한을 신뢰할 수 없는 상대라며 협상에 소극적이던 북한 담당 미국 관리들도 대화 필요성을 거론하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러셀(美 국무부 차관보) : "오바마 행정부는 결코 북한과의 대화에 주저하지 않습니다."

관건은 우선 북한 핵문제입니다.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계속 추구할 경우 북미관계 진전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오바마 정부는 분명히하고 있습니다.

<녹취> 오바마(美 대통령) : "북한이 대화를 원한다면 한반도 비핵화를 고민해야 합니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북한과 국제 사회의 대립이 첨예해지는 것도 북미관계 진전에는 또다른 변수입니다.

소니 영화사 해킹에 북한이 연루된 것으로 최종 결론날 경우 의회 등 미국내 여론은 더욱 나빠질 수 있습니다.

미국과 북한이 관계 정상화까지 가려면 남북관계 진전 등 넘어야 할 높은 산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입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이강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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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미·쿠바 53년 만에 국교 정상화…북한은?
    • 입력 2014-12-18 21:18:35
    • 수정2014-12-18 22: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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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의 추모식에서 미국과 쿠바 정상이 서로 손을 맞잡았습니다.

그뒤 1년 만에 두 나라는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국교를 정상화하는데 전격 합의했습니다.

외교관계를 끊은 지 53년, 반세기 넘게 서로에게 총을 겨누던 앙숙이 마침내 화해를 이뤄낸 겁니다.

먼저, 양국의 역사적 합의를 워싱턴에서 김성진특파원이 전합니다.

▼ 미·쿠바 53년 만의 화해 ▼

<리포트>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쿠바와 국교를 정상화하겠다고 전격 선언했습니다.

지난 1961년 국교 단절 후 53년 만입니다.

<녹취> 오바마(미국 대통령)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도 즉각 화답했습니다.

<녹취> 라울 카스트로(쿠바 국가평의회의장) : "우리는 양국의 이해 영역을 해결하고 전진할 수 있었습니다."

두 나라는 곧바로 - 국교정상화 협상, - 대사관 개설, - 테러지원국 해제 등 실질적 조치를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쿠바에 대한 인적, 물적 교류 제한조치도 풀어서 사실상 자유화했습니다.

화해의 징표로 쿠바는 간첩 행위를 했다며 그동안 억류해 왔던 미국인 앨런 그로스를, 미국은 복역 중인 쿠바 정보요원 3명을 맞교환 형식으로 석방했습니다.

쿠바 곳곳에서 열렬한 환호가 터져나오는 가운데, 남미 국가들과 캐나다, EU, 러시아 등 국제사회는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미국 야당인 공화당의 주요 인사들은 얻는 거 없이 내주기만 했다며 쿠바 독재 정권을 돕는 국교 정상화에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 굴곡의 미·쿠바 관계…화해 배경은? ▼

<기자 멘트>

제 뒤에 보시는 건물, 쿠바 아바나 중심가에 있는 옛 의사당 건물, 카피톨리오입니다.

미국 의사당과 똑같은 모습이죠.

1920년대 미국 업체가 지은 건데, 이처럼 밀접했던 쿠바와 미국은 1950년 말 적대 관계로 돌아섭니다.

피델 카스트로와 체게바라, 두 인물로 상징되는 사회주의혁명이 일어나 친미 정권을 몰아내고 미국 기업들을 몰수한 겁니다.

여기에 미국은 쿠바와 외교관계를 끊고 전면적인 금수 조치로 맞섭니다.

그런가 하면 CIA가 미국내 쿠바 망명자들을 앞세워 피그만을 침공하도록 하는 등 쿠바 정권 붕괴를 끝없이 시도했습니다.

쿠바 역시 옛 소련과 손잡고 자국 영토에 미국 본토를 겨냥한 미사일 기지 건설을 추진하며 미-소 양 진영간 핵전쟁 위기로까지 치닫습니다.

90년대 사회주의권이 모두 붕괴된 뒤에도 미국과 쿠바간 적대관계는 지속됐습니다.

이런 오랜 반목이 왜 청산될 걸까요?

미국 입장에서는 쿠바 봉쇄 정책이, 성공은 커녕 오히려 남미 좌파 확산의 계기가 됐다는 자성이 컸습니다.

쿠바 역시 수십년에 걸친 봉쇄로 경제가 파탄 지경에 이르러, 돌파구가 필요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훌륭한 중재자도 있었습니다.

바로 프란치스코 교황입니다.

막후에서 두 나라 정상을 설득하고, 양국 대표단을 바티칸으로 초청하는 등, 막힌 물꼬를 터줬습니다.

이제 관심은 미국이 북한과도 관계 개선에 나설까 하는 점입니다.

워싱턴에서 이강덕 특파원입니다.

▼ 오바마, 북한에도 손 내미나? ▼

<리포트>

북한은 지난달 케네스 배등 억류중이던 미국인들을 석방했습니다.

석방 협상을 위해 미국 정부는 장관급인 클래퍼 정보국 국장을 북한에 파견했습니다.

경색돼 가던 미국과 북한 관계에 변화 가능성이 생긴 것입니다.

북한을 신뢰할 수 없는 상대라며 협상에 소극적이던 북한 담당 미국 관리들도 대화 필요성을 거론하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러셀(美 국무부 차관보) : "오바마 행정부는 결코 북한과의 대화에 주저하지 않습니다."

관건은 우선 북한 핵문제입니다.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계속 추구할 경우 북미관계 진전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오바마 정부는 분명히하고 있습니다.

<녹취> 오바마(美 대통령) : "북한이 대화를 원한다면 한반도 비핵화를 고민해야 합니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북한과 국제 사회의 대립이 첨예해지는 것도 북미관계 진전에는 또다른 변수입니다.

소니 영화사 해킹에 북한이 연루된 것으로 최종 결론날 경우 의회 등 미국내 여론은 더욱 나빠질 수 있습니다.

미국과 북한이 관계 정상화까지 가려면 남북관계 진전 등 넘어야 할 높은 산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입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이강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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